[PART VIEW]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다. 국어사전에 실린 우리말 어휘의 60~70%가 한자어이니 한자어를 빼고는 우리말의 말글살이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자어는 여전히 ‘아는 사람’이 쓰는 말이다. 한자 하나하나의 뜻을 알아야 그 의미와 용법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한자어를 잘못 쓰면 또 그만큼 못 배워 보인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발음이 비슷해 만들어진 ‘풍지’의 잘못된 적용 “나 어렸을 때,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문장에는 흔히 잘못 쓰는 한자어 ‘풍지박살’이 들어 있다.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으로 쓰는 이 말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 흩어진다’는 뜻의 ‘풍비(風飛)’와 ‘우박처럼 깨어져 조각조각 부서진다’는 뜻의 ‘박산(雹散)’이 합쳐진 말로 ‘풍비박산’이라고 해야 옳지만, 흔히 ‘풍지박살’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이에 앞서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한자어인 ‘평지풍파(平地風波)’가 첫 번째 음절의 발음과
우리말에는 ‘음매[소], 매매[염소], 히히힝[말], 꿀꿀[돼지], 찍찍[쥐], 야옹[고양이], 멍멍/왕왕/컹컹[개], 캥캥[여우], 짹짹[참새], 지지배배[제비], 개굴개굴[개구리], 앵앵[모기] 등과 같이 각종 동물들의 울음소리, 곤충들의 떨림소리를 가리키는 의성어들이 발달해 있다. 소를 부릴 때 쓰는 다양한 의성어 이와 함께 우리말에는 가축을 부리거나 동물을 부를 때 쓰는 말도 따로 발달해 있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대표적인 가축은 소와 말이다. 우선 소나 말을 몰 때 쓰는 말에 ‘이랴’ 혹은 ‘이랴이랴’가 있다. 같은 ‘이랴’라 하더라도 소와 말을 부릴 때 사용하는 용법이 조금씩 다르다. 소 등에 올라타서 천천히 걸으면서 ‘이랴’하는 것은 걸음을 재촉하는 경우이고 말 등에 올라타서 ‘이랴’하는 것은 말을 바삐 몰 때 쓴다. 소에게 쓰는 ‘이랴’는 ‘걸어라’의 어감을 지니고 말에게 쓰는 ‘이랴’는 ‘뛰어라’의 어감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랴’와 비슷한 말로 ‘이러’도 있는데, ‘이랴’가 주로 소나 말을 타고 몰 때 쓰는 말인데 비해 ‘이러’는 소나 말을 타고 몰 때뿐만 아니라 소나 말을 내려서 끌 때도 쓴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서 ‘이랴’
[PART VIEW]우리말 ‘감’과 한자 ‘量’이 결합된 ‘깜냥’ ‘깜냥’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가늠해 보아 해낼 만한 능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뜻을 참고해 이 말의 어원을 따져 보며 우리말의 변화를 살펴보자. ‘깜냥’은 본래 ‘깜’과 ‘냥’이 결합한 말이다. 여기서 ‘깜’은 ‘재료’나 ‘재물’ 혹은 ‘어떤 능력이나 자격을 갖춘 사람’을 가리키는 우리말 ‘감’에서 온 말이고 ‘냥’은 한자 ‘量’에서 바뀐 것이다. ‘감’은 본래 ‘옷감’, ‘안줏감’, ‘장난감’에서처럼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쓰는 재료’ 혹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를 뜻하거나 ‘장군감’, ‘신랑감’, ‘신붓감’에서처럼 ‘어떤 재능이나 자격을 갖춘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인데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쓰는) 재료’가 기본 의미였다. ‘재료’의 뜻을 가진 ‘ ’에서 비롯된 ‘감’ 우리말 ‘감’은 15, 16세기에는 ‘’으로, 17세기 이후에는 ‘’ 혹은 ‘음’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주로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쓰는 재료’의 뜻으로 사용됐다. ‘’의 경우, 15세기 법화경언해(1463)에는 ‘具(갖출 구)’에 대한 번역어로, 16세기 훈몽자회(1527)나 신증유합(
입소리 감탄사란? 우리말에는 재미난 입소리 감탄사들이 많다. 입소리 감탄사란 사람의 내적, 외적인 느낌을 입으로 표현하게 되는 말들을 가리킨다. ‘하하, 허허, 호호’ 따위의 웃음소리나 ‘앙앙, 엉엉, 흑흑’ 따위의 울음소리, ‘꿀꿀, 짹짹, 개굴개굴’이나 ‘딱, 휙, 출렁’ 따위의 자연물 소리를 흉내내는 흉내말과는 다른 것들이다. 우리말 입소리 감탄사에는 ‘아이고, 어라, 오, 우와, 애걔’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내는 크고 작은 놀람을 나타내는 말들과 ‘아야, 어이쿠, 에취, 큭, 퉤’ 등 신체에 전달되는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을 외마디로 내는 소리들, ‘에, 음, 거시기, 말이지, 있지’처럼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가는 말 습관(이를 학문적으로는 간투사라고 한다) 같은 것들을 통틀어 이른다. 화자,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감탄사 이런 입소리 감탄사에는 특히 ‘놀람’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인간사가 포함된다. ‘허’ 같은 감탄사는 흔히 놀랄 때나 기가 막힐 때 쓰는 말이지만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쓰고 안타까운 일이나 때론 기쁜 일을 만날 때도 저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말인데 흔히 나이 지긋한 남성들이 사용하는 말이다. 여성들이나 어린아이들이라고 해서 못쓸
식욕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이 수면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잠을 나타내는 말이 아주 발달해 있다. 특히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 세분화 돼 있어 그만큼 사람들이 깊은 잠을 이루는 일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귀잠과 수잠 잠을 나타내는 우리말에 ‘귀잠’이라는 말과 ‘수잠’이라는 말이 있다. ‘귀잠’이란 ‘아주 깊이 든 잠’을 가리키는 말인데 중세 국어의 ‘그위’이라는 말에서 변한 것이다. ‘그위’는 ‘관(官)’이나 ‘고위직의 관리(官吏)’를 가리키는 말로 ‘그위구위구의귀’로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그위’은 ‘관(官)에서 자는 안전한 잠’ 혹은 ‘고위직의 관리가 자는 잠’이라는 뜻에서 ‘아주 편안하게 드는 잠’ 혹은 ‘아주 깊이 드는 귀한 잠’의 의미로 파생된 것이다. 중세 국어에는 ‘귀잠’의 반대말로 ‘깊이 들지 못하는 잠’ 즉 ‘얕게 살짝 든 잠’을 가리키는 ‘수흐’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은 ‘수흐수후잠’을 거쳐 현대 국어에 ‘수잠’이라는 말로 남겨져 있다. ‘수흐’의 ‘수흐’ 혹은 ‘숳’이 중세국어의 ‘숲[林]’ 또는 ‘수풀[藪]’의 의미를 갖던 말이니 ‘수잠’은 ‘산속이나 숲속에서 나무를 하다가 잠깐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재면서 살아간다. 눈앞에 보이는 물체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 ‘높이’를 재고, 얼마나 옆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길이’를 잰다. ‘높이’는 ‘세로’의 다른 이름이고 ‘길이’는 ‘가로’의 다른 이름인데 이 둘이 만나면서 생기는 넓은 영역을 ‘넓이’라고 한다. ‘자’에서 나온 ‘재다’의 의미확대 ‘세로’의 옛말은 ‘셰’였는데 이 말은 ‘서다[立]’의 옛말인 ‘셔다’의 어간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서 있는 모양의 길이’를 나타내던 것이다. ‘가로’의 옛말은 였다. 가 ‘가로’로 바뀌자 이때의 ‘로’가 부사격조사 ‘로’로 인식되어서 ‘셰’에도 ‘로’가 붙어서 ‘셰로세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어쨌든 ‘세로’와 ‘가로’는 그렇게 ‘높이’와 ‘길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됐다. ‘재다’라는 말은 본래 ‘자’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에는 ‘자’로 사물의 길이를 재는 일을 ‘자히다’라고 했다. 이 ‘자히다’가 ‘자이다’가 되었다가 줄어서 ‘재다’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자히다재다’는 본래 길이나 높이, 넓이와 같이 ‘자’를 대어서 알아볼 때 쓰는 말이었다. 그러다 ‘자’가 없을
2003년 가을 조선시대 여인의 몸으로 최초로 임금의 주치의가 된 의녀 대장금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MBC 드라마 대장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장금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조정은 양의 깜찍한 연기를 기억할 것이다. 어린 대장금은 천민 신분에서 우여곡절 끝에 생각시로 뽑혀 궁에 수라간 나인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다른 생각시들과 호된 궁중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생강’에서 파생된 새앙각시(생각시)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겠지만 어린 대장금이 처음에 궁에 들어갈 때의 호칭으로 사용된 ‘생각시’는 뜻밖에도 우리 전통의 향신료 재료인 ‘생강(生薑)’에서 온 말이다. ‘생강’이 바뀌어 ‘새앙각시’도 되었다가 ‘생각시’도 되었다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앙각시’의 ‘새앙’과 ‘생각시’의 ‘생’은 모두 ‘생강’과 관련된 말이지만 이 말들과 혼동을 일으키는 말들이 여럿 있다. 이 단어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조선 시대, 임금이나 왕비가 평상시에 거처하는 곳인 지밀(至密)과 침방(針房), 수방(繡房) 등에 소속된 궁녀 중 관례(冠禮)를 치르지 않아 ‘새앙머리’를 땋은 어린 궁녀를 ‘새앙각시’라고 한다. ‘새앙머리’란 머리를 두 갈래로 갈라서 땋아 이것을 다시 틀어
우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식물도감, 동물도감을 펴놓고 자연의 생명체 이름들을 외운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이 됨을 알고 있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동물의 이름은 토끼, 생쥐 같은 조그마한 것들부터 메갈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동물에 이르기까지 웬만하면 쉽게 외워진다. [PART VIEW]구분되지 않는 식물이름 이에 비해서 식물 이름은 아무리 커다란 식물도감을 펼쳐놓고 외워도, 아니 솔직히 식물도감이 클수록 잘 안 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우리 어린이들은, 아니 우리 청소년과 우리 자신들 모두 식물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우리 동네 가로수 이름, 우리 동네 뒷동산 산책길에 놓인 그 숱한 나무 이름, 풀 이름, 꽃 이름들을 우리는 서로 잘 모르고 살아간다. 기껏해야 소나무, 참나무, 대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정도를 구별하고 꽃이 피는 계절의 목련나무, 벚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 정도를 구별할 뿐이다. 오리나무, 스무나무, 물푸레나무, 작살나무, 쥐똥나무 같은 것들은 산책길마다 이름표를 다 붙여놨어도 돌아서면 까먹기 일쑤다. 게다가 소나무에 적송, 해송
[PART VIEW]‘종이나 헝겊 따위의 거죽에 부풀어 일어나는 몹시 가는 털’을 ‘보풀’이라고 한다. 이 보풀의 낱낱의 올을 ‘보푸라기’라고 하는데 ‘보풀’과 ‘보푸라기’의 어원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뜻밖의 단어 ‘뽐내다’를 만나게 된다. 오늘은 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부풀다’의 작은말에서 온 ‘보풀’ ‘보풀’의 뜻을 다시 읽어보면 그 속에는 ‘부풀다’라는 말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부풀다’에 대해서 ‘①종이나 헝겊 따위의 거죽에 부풀이 일어나다’ 또는 ‘②물체가 늘어나면서 부피가 커지다’로 뜻풀이하고 작은말로 ‘보풀다’를 연결하고 있다. ‘보풀’과 ‘보푸라기’를 ‘부풀다-보풀다’의 관계와 관련지어 보면 우리는 쉽게 ‘부풀’과 ‘부푸러기’같은 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그동안 관심을 기울여 오지 못한 두 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보풀’은 ‘부풀다’의 작은 말인 ‘보풀다’라는 말과 상관이 있고 우리말에는 ‘보풀’의 큰말로 ‘부풀’이 있다는 것이다. ‘보풀’의 ‘오라기’가 ‘보푸라기’인데 대해서 ‘부풀’의 ‘오라기’는 ‘부푸러기’이다. 물론 우리 국어사전에는 ‘보풀’, ‘부풀’도 있고
‘검어쥐다’에서 온 ‘거머리’ ‘거머리’는 다른 동물의 외부에 기생하며 피를 빨아 먹는 지렁이 비슷한 생물이다. 주로 어린 시절에 경험하는 단어이고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 이 말의 말밑을 고민할 일은 별로 없다. 혹시 이 말에 대해서 그 말밑을 생각해 본다면, 거머리의 몸 색깔이 검붉다는 점에 착안해 이 말이 ‘검다[黑]’에 접미사 ‘-어리’가 결합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거머리 중에는 검붉은색만 있는 것은 아니고 선홍색을 띤 것도 있고 그 종류가 다양해서 ‘검다’는 색깔에서 이름이 왔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이보다는 ‘거머리’류의 환형동물이 빨판을 가지고 포유류에게 ‘거머쥐듯이’ 달라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일반적인 속성을 통해 이 말을 ‘*검다[捲]’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본다. ‘*검다[捲]’는 ‘감다[捲]’의 큰말로 지금은 없어진 말이지만 중세나 근세까지 우리말에서 널리 쓰이던 말이다. ‘감다’에서 ‘감아쥐다’가 나왔듯 ‘검다’에서 ‘검어쥐다’가 나온 것인데, 다만 현대 국어에서 ‘*검다’가 소멸했기 때문에 맞춤법에서는 ‘감아쥐다’와 ‘거머쥐다’의 차이가 생긴 것뿐이다. ‘거미’도 ‘*검다[捲]’와 관련한 말이다. 그동안 우리에게
♪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 동요 ‘흰구름’의 한 구절이다. 하도 어린 시절부터 부르던 노래라서 특별히 모르는 단어가 없어 보이지만 ‘솔바람’이 어떤 바람이지? 왜 솔바람이라고 하는 거지? 하는 질문에 이르면 정작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막연히 ‘솔바람’을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면 당장 왜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을 몰고 와서 도망갔을까 하는 논술식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의 결론은 결국 솔바람과 소나무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소나무 밭에서 부는 바람이 솔바람’식의 단순한 설명이 아님을 기억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동요 ‘흰구름’의 ‘솔바람’은 어떤 바람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솔바람’이라는 단어가 두 단어 등재되어 있다. 하나는 정말 “소나무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이고 다른 하나는 ‘소슬(蕭瑟)바람’의 유의어로 “가을에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주며 부는 으스스한 바람”을 가리킨다. 그런데 “소나무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의 정체도 불분명하거니와 “퉁소나 거문고 소리 같은 외롭고 쓸쓸한 느낌
우리말은 다른 나라 말들과 달리 웃음을 나타내는 말이 매우 발달해 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웃음을 나타내는 말들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마치 말하듯이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이와 함께 우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보통 ‘ㅎㅎ’으로 웃음을 화면 위에 드러내곤 한다. 하지만 익명의 바다인 인터넷 환경에서 사용되는 ‘ㅎㅎ’은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지만 정확히 어떤 웃음소리인지 실제 음성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현실에서의 우리말 웃음은 웃는 사람이 누구냐, 어떤 상황에서 웃는 웃음이냐에 따라 실제로는 ‘하하’, ‘호호’, ‘허허’, ‘헤헤’, ‘흐흐’, ‘히히’로 다양하게 실현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화자에 대한 정보가 익명의 조건 속에 갇혀 버린 인터넷에서의 ‘ㅎㅎ’는 환산될 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웃음을 나타내는 말이 매우 발달된 한국어 실제 웃음으로 실현되는 우리말 ‘하하’는 젊은 남성들의 웃음을 가리키는 말이고 ‘호호’는 젊은 여성들의 웃음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허허’는 중후한 장년층 남성들의 웃음인데, 간혹 ‘후후’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후후’를 웃음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