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교조의 ‘통일학교 자료집’ 세미나 파문이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있다. 문제의 진원이 다름 아닌 이미 1990년대 법원으로부터 ‘이적 표현물’로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는 북한 역사책 ‘현대조선력사’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교조 측은 북한을 방문했던 교사들이 북한을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연 세미나의 자료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그리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자칫 전교조는 물론이거니와 교육현장 전반에 큰 부담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는 개인 사상의 자유 그 이상의 문제로써 교육계의 한 사람으로 우려되는 바가 크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료집에는 6·25전쟁에 대하여 “인민군대는 반격을 개시한 지 1개월 반 동안에 남반부 전 지역의 90% 이상에 달하는 넓은 지역과 남반부 총인구의 92% 이상을 해방하였다”라고 기술하고, 항일 무장투쟁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항일무장투쟁을 통해 마련된 주체적 혁명 역량은 조국 광복의 역사적 위업을 성취했고 조선혁명을 더욱 힘 있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튼튼한 밑천이 됐다”는 등 북한의 주장이 여과 없이 기술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보도 내용과 일치하는 이런 자료를 가지고 개최한 세미나의 대
최근 태풍 ‘에위니아’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휴교령이 내려지고 물난리와 함께 사고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농·산·어촌지역 학생들이 등하교길에서 당한 크고 작은 사고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경북 성주에서는 아버지가 먼 곳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러 자신의 트럭을 몰고 학교로 가 방향이 같은 중·고생 6명을 더 태우고 집으로 향하던 중 차가 폭우 속에서 논두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인근 마을로 빠진 차를 끌어낼 트랙터를 구하러 달려간 사이 트럭에 타고 있던 아들은 친구 2명과 함께 차에서 내려 자신의 집까지 걸어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중학생 남매가 학교를 마치고 학교 버스를 타고 내려 집으로 돌아가다가 폭우로 불어난 도랑을 함께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으며, 전북 남원에서도 초등학생이 단축수업을 받은 뒤 학교버스에서 내렸으나 보호자 없이 혼자 집으로 혼자 걸어가다가 급류에 휘말려 익사했다. 이처럼 농·산·어촌지역 학생들은 항상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장거리에 학교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농산어촌 인구가 줄면서 많은 소규모학교가 통폐합됨으로써 학생들
사기(史記)에 소개된 고사다. 조(趙)나라의 조사(趙奢)라는 훌륭한 장군 슬하에 병법에 매우 능하고 영리한 괄(括)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조사는 임종에 앞서 부인에게, “전쟁이란 생사가 달린 결전으로, 이론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병법을 이론적으로만 논하는 것은 장수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앞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괄을 대장으로 삼지 않도록 말려 달라”는 유언을 하였다. 훗날 진(秦)나라가 조나라를 침략하면서 첩자를 보내 ‘조나라의 염파(廉頗)장군은 늙어서 두렵지 않지만 다만 혈기왕성한 조괄(趙括)이 대장이 될까 두렵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 유언비어에 솔깃한 조나라 왕은 전쟁에 경험 많은 명장 염파 대신 조괄을 대장으로 내정했다. 이에 대신 인상여(藺相如)가, “왕께서 그 이름만을 믿고 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마치 기둥을 아교로 붙여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교주고슬-膠柱鼓瑟)과 같습니다. 괄은 단지 그의 아버지가 준 병법을 읽었을 뿐, 상황에 대처할 줄 모릅니다.”라고 조언하며 조괄의 대장 임명을 극렬히 반대했다. 그러나 조나라 왕은 끝내 인상여의 말을 무시하고 조괄을 군대 총사령관에 임명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려한 대로 최악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에 인기연예인을 상대로 한 '몰래카메라'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상황은 좀 다르다지만 최근 경기도내 한 외고가 모든 교실 천장에 CCTV 카메라를 설치 한 뒤 교무실에서 교감 등 관리자들이 이를 이용, 각 교실의 수업장면과 학생 생활 등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교육청이 가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실로 어이없는 일이다. CCTV란 화상의 송․수신을 수신대상 이외는 임의로 수신할 수 없도록 돼 있어 폐쇄회로 TV라고도 하는데 이른바 이 '몰카'가 최근 방송 이외의 산업용, 교육용, 의료용, 교통관제용, 방재용 및 사내의 화상정보 전달용 등으로 그 용도가 다양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커진 학교폭력의 예방을 목적으로 통학로와 학교 내에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물론 학교공동체의 합의하에 신청한 학교에 한해서이며 장소도 인권침해 논쟁의 소지가 큰 곳을 피해 교실 밖에 설치하되 화장실과 쓰레기장, 운동장 구석 등 학교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각지대에 설치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이처럼 애당초 범죄예방 등을 목적으로 설치되던 CCTV가 사생활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심
한국교총이 최근 홈페이지에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게시물을 통해 교단에서의 성희롱 및 촌지수수 등 사회에 물의를 빚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천명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사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촌지근절을 명분으로 한 법안 제정을 준비할 때나, 교육부가 교원의 촌지수수에 대한 징계 기준을 세분화한 공문을 학교에 내려보냈을 때만 해도 모든 교사가 파렴치한 ‘선생 김봉두’로 취급받는 것 같아 명예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이 사실이다. 옛날엔 자식을 맡긴 선생님께 참꽃으로 빚은 술 한 병을 선물하는 것이 미덕으로 통하였고, 소풍 때 정성스레 짚으로 싼 토종계란 한 줄을 보내는 것이 남에게 전혀 흉이 되지 않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서당에서 책거리를 하면 학부모가 스승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진심에서 우러난 대접을 하는 것은 결코 남의 손가락질 대상이 아니었고 오히려 스승, 제자 그리고 학부모의 인간적인 윤리의 본으로 통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날 그야말로 부끄러운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상은 많이 변했다. 언제부터인가 ‘촌지’라는 흉기가 우리 교직사회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음은 물론이고 교사들
“국무총리는 나이 때문에 좀 그렇고, 교육부총리 정도면 한번 해 보고 싶다” 김병준 신임 교육부총리가 임명 직전 교육부총리 출신의 한 인사와 만나 했던 얘기다. 결국 그는 희망대로 교육부총리에 기용됐다. 실망을 넘어 어이가 없다. 교육부총리가 ‘어디 한 번 해볼까?’ 하며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렇게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자리란 말인가.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누군가, 현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실상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바로 그의 대표작이다. ‘헌법만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고 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교육도 부동산 정책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다. '교육은 산업'이라고 말하며 반대를 무릅쓰고 경제 관료를 교육부총리로 임명한 노대통령과 코드가 딱 맞는 사고방식이다. 김 전부총리를 능가하는 ‘노(盧) 코드’의 추종자로 지금보다 더 기가 막힌 교육정책을 쏟아낼 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을 옥죄더니 이제 이해찬, 김진표 부총리에 이어 교육을 망치는 대열에 합류한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교육계가 자칫 우리 속담으로 ‘갈수록 태산’, 사자성어로 ‘설상가상’, 서양 속담으로는 ‘프라이팬에서 불속으로(ou
학교급식에서 직영체제가 나름대로의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첫째, 모든 학교에는 영양교사는 물론 국가가 인정하는 조리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총정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교육부의 회계제도 하에서는 배치되는 영양교사 수만큼 수업담당 교사가 줄어 사서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치료교사 등과 함께 학교현장에서 정원관리상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둘째, 학교장 등 교직원의 책임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문제점이다. 급식 사고 발생 시 관리자는 도의적 책임을 넘어 1차적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음식물 책임배상보험’ 등 각종 보험가입을 통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이 갖춰진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위험에 무방비 상태인 학교장이나 행정실장 등은 사활이 걸린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셋째, 직영체제라고 해서 반드시 양질의 식재료만 사용하거나 예산이 크게 절감된다는 보장이 없다. 기업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해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가격 급등에 대비한 저장 관리가 가능한 대형 위탁업체와는 달리 학교는 이런 면이 불가능
최근 학교는 물론 온 나라가 사상 초유의 급식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집단 식중독 사태가 식품업체로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기업이 관리하는 위탁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것 외에 감염경로나 책임소재를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면이다. 사고가 터지자 모두들 기다렸다는듯이 위생관리와 감독체계 부실, 이윤추구에 급급한 위탁급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학교급식은 직영 전환만이 대안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학교에서 급식을 직영체제로 전환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나름대로의 논리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위탁급식 옹호론자는 결코 아님도 아울러 밝혀둔다. 다만, 각각의 문제점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학교급식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시범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급식지역이라는 격려를 받아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제주도는 집단 식중독 사고 등 학교급식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됐을까. 그렇지 않다. 매년 4~5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규모와 학교 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더 높은 사고율이다.
잔인한 5월이 지나갔다. 올해 스승의 날에는 대부분의 학교가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여 교사와 학생이 모두 떠나 학교 스스로 문을 닫았다. 스승과 교직사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과 불신’을 넘어 상호이해의 단계로 나아가보자는 고심의 산물이었다. ‘경찰의 날’에 경찰을,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을 생각하듯이 ‘스승의 날’에도 교사들에 대해 일년에 한번쯤만이라도 왜곡된 시각이 아닌 호의적인 관심을 가져보는 날 정도로만 생각해도 족하겠다는 작은 바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촌지 문제가 사라지기는커녕 언론에서는 오히려 이날이 마치 ‘선물이나 촌지 따위를 주고받는 날이었음’으로 더 왜곡되게 편향된 시각으로 보도함으로써 교직사회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러잖아도 해마다 5월이면 때 맞춰 붕괴된 공교육, 촌지나 바라고 성추행이나 일삼는 교사 등 해묵은 이야기를 들춰내 교직에 대한 질타를 빼놓지 않을 터였는데 스스로 학교 문까지 닫았으니 ‘오죽했으면 학교 문을 닫겠느냐’는 교육현실에 대한 암울함까지 비춰져 오히려 득보다 실이 더 많은 날로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다. 유네스코가 1994년 ‘세계 스승의 날’로 선포한 10월 5일을 현재 100여 개국이 기념하고 있건만 스승
교실에서 선생님만 못 알아듣는 휴대폰 벨소리가 등장함으로써 이제 학교에서 30대만 넘어도 10대들에게 '쉰세대'로 낙인찍히게 생겼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테스트베드(Testbed)’-신제품 시험무대-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 휴대폰 가입자가 약 3천8백여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80%를 훨씬 넘어섰다. 명실상부한 휴대폰 선진국이다. 특히 가입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25%로써 휴대폰 평균 사용기간이 11.9개월인 이들의 휴대폰 사용은 차세대 이동통신 DMB 서비스와 함께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급기야 최근에는 나이가 들면 듣지못하는, 일명 ‘틴(Teen)벨’이라는 10대 전용 휴대폰 벨소리가 등장했다. '틴벨! 어른들은 안들려요'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이 벨소리는 1만 7,000Hz 주파수 대역을 사용, 빠르면 20대 후반부터 청력이 떨어지는 성인들이 8,000Hz대 이상의 고음대 소리는 들을 수 없다는 점에서 착안된 것으로 고주파로 대화하는 박쥐나 돌고래의 소리를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미 영국에서 개발되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보편화되어가는 이 고주파 벨소리가 우리나라에도 곧 보급
경제관료 출신인 현 교육부총리가 임명될 때 교육계는 물론 사회 일각의 우려가 컸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은 ‘교육은 산업이다’라며 교육 문외한인 교육부총리를 탄생시켰다. 대통령의 고집대로 경제관료가 경제 논리로 교육행정을 한 결과 교육현장은 지금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교육의 올바른 미래를 실현해가야 할 교육부가 코드정치와 경제 논리에 따라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교육부가 발표하는 정책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실망스럽다 못해 분노가 느껴질 정도다. 교육현장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로 갈등과 불신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교육은 경제가 아니어서 단순한 산술적 판단이 아닌 교육적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결과다. 그러나 교육계의 혼란이 대통령과 교육수장의 이런 잘못된 교육 철학이 낳은 부작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공교육과 교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최근 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의 신입생 선발에 있어 지역을 제한하는 거의 협박성에 가까운 조치가 터져 나왔다. ‘공영형 혁신학교’ 등을 내세워 ‘공모교장제’ 시범운영도 강행했다. 전국 24
‘교육부 개혁 없이 교육개혁 없다’. 6.20자 C일보에 실린 독자칼럼 제목이다. 그는 최근 촌지 수수액에 따라 교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징계 규정을 만들어 시도교육청에 시달함으로써 교사 집단을 마치 비리와 부정의 온상으로 간주한 속 좁은 교육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의 심각한 난맥상은 교육 관료들의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되었는데도 이를 애써 모른 체하면서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며 교사들을 질책하고 채찍질하기 전에 교육부 개혁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순서라고 지적했다. 옳은 지적이다. 교사는 교육의 시작이고 끝이다. 교육의 승패가 달려있는 교사를 기죽이고는 교육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의 공교육이 이처럼 파국으로 치닫게 된 배경에는 교육부의 책임이 크고 ‘학교붕괴의 진원지’가 바로 교육부라고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오죽하면 함께 가야 할 교육의 주체가 교육당국을 불신하고 무용론을 주장할까. 교장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준비 없이 시범운영을 강행한 '교원평가제', 교육현장의 실정고려나 검증 없이 전면 수용한 '방과후학교', '사학법 개정' 파동
천연기념물 243호인 독수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철새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지내고 다시 추운 북쪽 시베리아와 몽골 등지로 돌아가야 할 독수리가 여름이 된 지금까지도 휴전선 DMZ 지역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생태학자들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독수리가 야생성을 잃어 버려 돌아가지 않거나, 제2세 새끼독수리가 무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낙오하여 미조(迷鳥)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본성과 본래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독수리가 최근의 '갈팡질팡' 교육계를 연상케 한다. 한편 가장 오래 사는 새, 독수리의 수명은 최고 70년이다. 그러나 70년을 살기 위해서는 40살 정도에서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위한 신중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40년 정도가 되면 발톱이 안으로 굽어지고 부리는 가슴 쪽으로 길게 구부러지며, 깃털은 낡고 날개 또한 점점 무거워져 마침내 먹이사냥 조차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늙은 독수리의 선택은 두 가지 밖에 없다. 1년쯤 더 살다가 죽든지 아니면, 고통스러운 혁신을 통하여 다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독수리는 자신의 낡은 부리를 바위에 으깨 뽑은 후 새 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린 후에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개선특위 전체회의 표결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안’이 부결됨으로써 첨예한 논란이 일단락 됐다. 그런데 돌연 교육혁신위에서 다시 교장공모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참교육학부모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시민연대 등 일부 학부모단체와 시민단체에 소속된 찬성 측 위원들의 압력에 의해서다. 이는 '일사부재리 원칙'마저 부정하는 몰상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기구의 공식적인 논의 과정과 표결을 거쳐 결정된 사항에 승복하고 폐기하는 것이 당연하며, 애당초 잘못 태어난 '무자격 교장공모제' 발상은 더 이상 교육혁신위원회의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아무나 교장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교육혁신위에 소속된 중립적 입장의 교육전문가들이 대거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선 학교 전체 교원의 80~90%가 반대하는 안이다. 하물며 ‘공모교장제’ 시범운영을 강행하고 있는 교육부도 이 안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움직임은 교육혁신위가 백년대계를 향한 합리적인 교육정책이나 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코드에 맞춘 정치적 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한다. 김대중 정부의 무리한
지난 8일 전교조 충북지부와 올 1월 출범한 충북교육청 공무원노조(충북교노)가 만나 정책협의를 가졌다. 최근 단체협약 적용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양 단체는 앞으로 ‘동일한 노동자’ 입장에서 공동 노력하고 서로의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해 적잖이 우려된다. 작금은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승진제도 개선 방안과 교장공모제 등의 논의를 놓고 교육계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때다. 특히 정부는 단위학교 책임 경영, 자율성 확대라는 미명 아래 ‘공영형 혁신학교’, ‘혁신위 자율학교’, ‘농산어촌 1군1우수고’, ‘특성화 자율학교’ 등의 갖가지 이름으로 일선 교육현장과의 논의나 합의 없이 '교장공모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공모교장제’를 통해 기업인, 퇴역관료 등 교사자격증은 물론 교육경력이 없는 외부 인사에게도 교장직을 개방하려는 것이 교육부와 이주호, 백원우 등 국회의원, 대통령 산하 교육혁신위원회의 생각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차례 지적한 대로 ‘아무나’ 교장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의 국가공무원 신분을 가진 교사는 단위학교의 계약직 고용인이라는 신분으로 전락될 것이 뻔하다. 전교조는 어떤가. 그들은 한 발 더 나아가 학교장의 권력을 교사, 학부모,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