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1일 열린우리당 소속 교육위원 8명과의 간담회에서 “행자부장관이 갖고 있는 교원정원 책정권을 교육부장관이 갖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현 체제에서도 현장에 필요한 만큼은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여당 교육위원들 사이에서 논의 돼온 교원정원 책정권 이관 방안을 이제 정부여당이 본격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급당 학생수의 단계적 감축은 참여정부의 주요 교육공약이고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08년까지 교원 법정정원을 100%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힌바 있다. 교원 법정정원 확보는 현재 OECD 평균 수준보다 30~40%나 더 많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한 시발점이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2008년 이후에도 상당기간 교원 수를 대폭 늘려나가야 한다. 그러나 행자부장관이 교원조정권을 행사하는 한 대폭 증원은 물론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자체가 어렵다. 선진국 수준의 교육여건을 갖추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대폭적 교원증원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교원정원 책정권의 이관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교육부는 2만 7358명의 교원 증원을 요구했지만 행자부와의 조정 과정
부적격교원 문제를 다루기 위해 6월 하순부터 시작된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실무지원단 회의가 벌써 10차 회의를 끝마쳤다. 지금까지 논의된 사항은 크게 두 가지 로 구분된다. 하나는 부적격교원 유형에 관한 사항이다. 성적관련, 성범죄, 금품수수 등으로 문제되는 교원, 그리고 정신적·신체적 질환으로 문제되는 교원이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중대한 폭력교원에 대하여는 별도의 처리방안을 강구키로 하였다. 다른 하나는 유형별 조치에 관한 사항이다. 성적관련, 성범죄, 금품수수로 문제되는 교원은 징계조치를 강화한다는 것이고, 정신적·신체적 질환 교원은 치유대책 마련, 질병·휴직기간 연장 및 명예퇴직 우선 고려, 직권 휴직·면직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10차례의 회의가 진행되면서 과거와 달라진 점이 눈에 뛴다. 교원단체들은 교원을 옭아매는 제재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한편으로 교직사회 내의 문제점에 대해 반성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진지하게 논의를 전개한 점이다. 다소 논의의 전개과정은 더디어 보이지만, 교원단체·학부모단체 모두 성실하면서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러함에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도 있다. 첫째, 정부의 접근방식에 문제가 있다. 교원들은 명예와 자긍심
올해도 각급학교에서 국감자료 챙기느라 수업 못하는 일이 벌어질 듯하다. 국회 교육위는 올해부터 국감자료를 CD로 배포한다고 하고, 총리는 국감자료를 국민 일반에게도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종이 자료가 디지털화된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여전해 학교를 포함한 피감기관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국감에서 열린우리 복기왕 의원과 민노 최순영 의원은 경북교육청의 교육기자재 입찰 및 구매와 관련된 82만장 2.6톤의 자료를 요구하고 이를 몽땅 전교조와 전공노에 넘겨 줘 물의를 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불법 사례에 대해 국회윤리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도 이와 유사한 행태가 되풀이 될 것이 뻔하다. 지난 국감 때 교총이 전국에서 80개 학교를 표집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료 제출요구는 8월에서 10월초까지 집중되고 학교당 평균 40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시․도 교육위원들이 요구한 30건보다 더 많다. 교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국감자료 요구 행태는 겨우 몇 시간을 주고 막무가내 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몇 년치 또는 포괄적으로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학창 시절 수련 활동은 친구와 어울리는 즐거움, 극기 훈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키는 성취감, 대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는 호연지기를 키운다. 수련 활동을 통한 절정감(peak experience) 체험은 청소년들에게 보약이다. 일례로 등산이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쾌감이라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왜 산에 오르느냐고 묻는다. 절정감은 느끼는 것이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학창시절 수련 활동을 통해 절정감을 체험할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들은 나이가 들어서야 이를 깨닫게 된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도전하고 성취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다양한 형태의 수련 활동 기회가 풍부하게 주어져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청소년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안전사고의 위험, 수련활동비 징수와 결산의 번거로움, 빈약한 인센티브 등 요인으로 수련활동 안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청소년 업무 담당 교사뿐만 아니라 담임교사들도 각종 수련 활동에 학생들을 적극 안내하고 인솔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추고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전국단위 학교안전사고 보험 공단의 신설과 함께 교사들이 수련활동에 따른 경비 징수와 결산 등 부수적인 업무로 피로감을
최근 부모의 경제력과 학력, 사교육비의 지출규모에 따라 수능점수가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돼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져주었다. 이는 사교육을 매개로 ‘학력 대물림’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결과가 저소득과 시장개방 확대 등으로 경쟁기반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 농산어촌 가계에 시름을 더하고 학생의 전학을 부추길 악재로 작용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낙후된 농어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국회는 지난해 ‘농림어업인삶의질향상및농산어촌지역개발촉진에관한특별별’을 제정하는 등 농어촌의 회생에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지난해 ‘농어촌교육살리기대책’과 ‘교육복지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교원의 근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 있는 대책으로 작동할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다. 농어촌교육정책의 핵심은 교육기반의 구축은 물론, 농어촌학교 근무교원의 교직수행에 대한 보람의 제공, 인센티브제의 도입 및 생활인으로서의 여건을 마련해 주는 데 있다. 농어촌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과 각종 교육프로그램의 제공, 교육활동에 대한 최대한의 자율권 부여, 과도한
설동근 부산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한 2기 교육혁신위는 공허한 논란으로 지새운 1기 때와는 달리 가시적인 형태의 교육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후반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추진해야할 당위성이 있다. 1기 교육혁신위의 경우 처음부터 이념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탓인지 큰 사고(?)를 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민의 정부 시절 ‘만난을 무릅쓰고 교육개혁을 하겠다’며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을 강행해 공교육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7․20 교육여건 개선 사업 역시 교원 수보다 교실 늘리는 데 치중해 오히려 교육여건을 왜곡시킨 측면이 없지 않아 섣부른 개혁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 1기 교육혁신위는 일반 연구보고서처럼 백화점식으로 정책만 나열한 최종보고서만 내고 공식 제안 또는 권고사항을 채택하지 않은 채 마감했다. 대학까지 평준화하려고 했던 호기 그리고 교육이력철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 비현실적인 논란으로 세월 다 보내고 마지막으로 서둘러 그 동안의 각종 논란을 내부 조율마저 거치는 둥 마는 둥 정리해 펴낸 모양새다. 그
교원평가제와 관련한 김 교육부총리의 발언이 교육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8월 3일, 교원평가 및 부적격교원 대책을 9월부터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언론보도가 교육계를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한국교총 윤종건 회장 등이 교육부총리를 만나 강력하게 항의한 결과 김 교육부총리의 유감 표명과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함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번 김 교육부총리의 발언이 우여곡절 끝에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를 구성하여 전원합의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정부, 교원단체, 학부모단체가 공식적인 논의 틀 속에서 협의를 계속 해 나가고 있는 마당에 이를 전면 부정하고 약속을 뒤집는 발언이라 그 파장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는 지난 6월 20일 정부가 일방적인 교원평가 추진을 중단하고 종합적 관점에서 교육력 제고방안을 정부, 교원단체, 학부모단체가 공동으로 협의하고 합의된 사항만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따라서 교원평가나 부적격교원 대책 등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마땅히 이 협의회에서 제시하고 논의해 나가면 될 일이다. 더욱이 합의되지도 않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한국교총의 질의에 대한 회답에서 ‘단위학교 체험활동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차량지원은 청소년활동진흥법에 의거 무방하다’고 밝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처럼 공교육을 응원하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도농교류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의왕시청에 차량지원을 요청했다가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 초등교사가 교총에 상담을 의뢰하면서 교육계에 화제가 됐다. 만약 이번에 중앙선관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무방하다’는 명쾌한 해석이 아니라 선거법 저촉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어정쩡한 해석을 내렸다면 지방자치단체의 학교 지원은 잔뜩 위축될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가 체험학습 기회의 부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건만 체험학습은 안전사고 위험에다 비용 문제가 발생해 여전히 기피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말로만 체험학습을 강조하지 말고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부담을 줄여줘야 하고 소요 경비와 편의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그 동안 선심성 논
한국교총 윤종건회장, 전교조 이수일위원장, 한교조 민경숙 위원장 등 교원 3단체장은 5일 낮 김진표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만나 '9월중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발언에 대한 부총리의 해명을 요구했다.
방학을 맞아 선생님들의 연수 열기가 삼복더위보다 뜨겁다. 한국교총에서도 올여름 300명의 교원들이 현장교육연구방법론 등의 연수를 받는다. 게 중에는 지방에서 올라와 하숙방을 얻어놓고 수고하는 열성파도 있다. 노력과 시간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모두들 학점, 또는 승진점수를 따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에서 연수 경비를 지원받은 교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가하면 최근 3년동안 연수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교원들이 20%가 넘는다는 연전의 조사결과도 있었다. 현행 체계로는 승진에 관심이 없고, 연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교직생활 3년이 지나면 받게되는 1급정교사 자격연수만 받고 나면 나머지 30여년 동안을 연수한번 받지 않아도 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실제로 그런 교원은 한사람도 없겠지만, 한마디로 승진에 목마른 사람은 스스로 돈들여 가며 우물을 파고, 싫으면 관두라는 식이다. 지식기반 사회, 평생학습 시대를 맞이하여 온 국민들이 생애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기업체에서는 직원연수에 명운을 걸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 때, 정작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교원들의
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수석교사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는 소리가 높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지난달 23일 하계연수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모든 교사가 교장․교감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수석교사제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한나라당 교육선진화 특위는 수석교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수석교사제 도입을 국가가 추진해야 할 10대 교육정책 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참여정부 들어 교원 3단체, 전문가, 학부모단체 대표로 구성된 교원인사제도혁신협의회는 1년을 넘게 논란을 벌이다 전교조 외 모두가 수석교사제 도입을 지지했음에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0년 전인 95년 수석교사제 도입을 추진했던 교육부는 당시 재정경제원에 의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이 비토된 후 손을 놓고 있다. 교육부는 수석교사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주로 시행 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대학의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처럼 일정한 교단 경력과 연수․연구 실적을 쌓으면 교사, 선임교사, 수석교사로 자격과 보수 상승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교총의 주장대
일본의 극우세력을 대변하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후쇼사출판사의 역사·공민교과서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채택되고 있다. 지난 13일 도이치현 오타와라시 교육위원회는 후쇼사판 교과서를 교육위원 전원일치로 채택하는 결의를 했다. 이를 계기로 그 동안 눈치를 보아온 여타 자치단체도 연이어 후쇼사 교과서 채택을 결정할 듯하다. 알려진 것처럼 후쇼사 교과서는 일제 침략을 미화하고 종군 위안부와 조선인 강제 징용 사실을 부정하는 등 과거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1년의 경우 이 교과서는 피해국 당사자인 한국이나 중국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0.039%의 채택률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일본 내 못 말리는 우익세력의 적극적인 공세와 정부 국회 등의 암묵적 지원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로 채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채택률이 1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교총은 18일,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공한을 일본의 500여 교육위원회 의장단, 문부성 장관, 일교조, 일본 내 유력 언론사, 그리고 EI, UNESCO 등에 보냈다. 교총은 “잘못된 역사관에 근거한 교과서의 채택이 확대 보
교육부는 부적격교원을 가려내고 임용권자에게 징계를 요구하는 교육감 자문기구로 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적격교원심사위는 학부모․교직․시민단체, 법률전문가, 의사 등으로 구성해 감사관실의 조사를 마친 민원에 대해 부적격 여부를 심사해 교육감에게 필요한 조치를 권고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학교교육력제고를위한특별협의회가 전원 합의제 형식으로 이 안건을 처리키로 하고 있는 가운데, 교원 3단체는 부정적이어서 교육부 안대로 추진될 가능성은 일단 희박하지만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교총은 교육부안의 문제점으로 현행 교원징계위원회와 업무 중복, 마녀사냥 식 교권침해 우려, 징계라는 준사법적 행정행위에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전례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16일 열린 대한교육법학회 세미나는 지난 14년간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교원징계의 55%가 위법․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 ‘교원 징계가 솜방망이’라는 국민 일반의 오해에 경종을 울렸다. 아울러 법무부는 우리나라 범죄 유형의 특징으로 거짓말과 사기, 무고가 외국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지금도 많
지난 1일 현직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전․현직 교장, 교수, 경제인, 언론인, 종교인 등 발기인 200여명이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창립식을 가졌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렇게 함께 모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육으로 興한 나라, 교육으로 亡해간다’는 오늘의 교육현실에 대한 절박한 위기의식과 함께 우리교육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들이 경험하는 공교육의 붕괴는 자유와 자율, 그리고 책임의 상실에서 비롯됐다. 학교와 교장, 교사, 학생과 학부모 등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자율적 의지와 판단에 의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지만, 국가는 모든 교육활동을 독점, 강화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박정희 시대에 만들어졌던 평준화 정책이 더 확대되고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이 세차게 다져지며, 사립학교의 자율적 기반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위기를 심화하고 좌절을 느끼게 하지만, 바로 이것이 오늘날 교육위기의 근본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하기에 오히려 희망을 발견한다. 21세기 글로벌 지식기반사회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민주시민의 육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독점과 통제가 아
어느 중견 중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의 성적이 계속 떨어진다며 개탄했다. 그는 좋은 고교에 갈수록 내신이 불리해 지는데 학생들이 열심히 성적을 올리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예전에는 중학생들의 꿈이 서울대였는데 요즘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서울대를 힐난하고, 일부 선생님들은 대놓고 서울대 폐지론을 들먹이니…”라며 학력저하, 교실 붕괴를 우려했다. 중학생들이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이런 한편에서 교육부는 군 단위 우수고를 육성한다고 하니 헛갈린다. 2008 대입시안이 적용되는 고1 학생들이 내신 중압감으로 인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교육부총리가 나서 내신 반영률이 실제로는 별로 높지 않다고 기자회견 한 게 엊그제인데, 노 대통령이 서울대가 양보해야 한다고 한마디 하자 이제는 논술고사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논술고사 비중을 낮추면서 내신 반영률도 낮추는 묘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3불 정책’을 강조하는 교육부는 걸핏하면 세계적으로 대학별 본고사를 치루는 예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 출신 고교의 학력 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소위 고교등급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도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애써 감춘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