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교과부는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과학기술 선진화로 세계일류국가 도약’이라는 정책 방향 하에 여러 가지 정책과 사업이 제시됐다. 학교현장의 관점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2년을 돌아볼 때 수많은 정책이 양산되고, 새로운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하루가 편한 날이 없었다고 본다. 내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중반에 접어드는 해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책을 양산하기보다 학교현장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원하여 정책이 내실 있게 학교에 뿌리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봄에 씨앗을 뿌려, 여름에 이를 가꾸어 가을에는 추수한다는 이치는 교육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여름이 다가오는데 또 다른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은 가을에 추수할 수 없다. 교육정책은 ‘개혁성’과 ‘안정성’ 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끊임없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육정책은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진화가 학교의 현장성과 안정성을 지나치게 훼손할 경우 선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초래된다. 따라서 개혁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실사구시’의 정신을 필요로 한다. 역대 정권이 수많은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새로운 정책을 양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정책이 흐지부지되
2009-12-30 13:46희망찬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걱정부터 앞선다. 왜냐하면 작년 12월 교과부가 확정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 때문이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내년에 당장 적용할 초1ㆍ2, 중1, 고1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2012년 초3ㆍ4, 중2, 고2, 그리고 2013년 초5ㆍ6, 중3, 고3 등에 시행착오 없이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준비 시간이 많지 않다.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내용을 보면 교과군·학년군 도입을 통한 집중이수제 시행, 학기당 이수 과목 수가 10~13개에서 8개 이하로 축소, 특별활동과 창의적 재량활동이 통합된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 교과군별 기준시수의 20% 증감 운영, 과목별 시수의 단위 학교의 결정 등이다. 이제 뜨거운 감자는 교과부에서 학교로 넘어왔다. 그렇다고 교과부의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 개정 취지와 목적이 살아나도록 학교를 뒷받침하고 교원 수급 등을 비롯한 교육과정 자율운영 기반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교과부 고시로 학교의 교육과정은 획일화된 것에서 벗어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가 본격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올해 당장 발등에 불
2009-12-30 13:45유아학비 부담 경감과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을 위해 발표된 유아교육 선진화 계획은 교과부가 심혈을 기울인 노력이 엿보인다. 우선 도시지역의 공립유치원을 확충해 나간다는 내용은 요즘 원아모집 시기로 민감해져있는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이다. 그동안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공립유치원 입학하기가 로또당첨보다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이제는 선진국답게 병설유치원이 아니라 단설유치원 신설을 적극 추진해 학교다운 규모를 갖춘 곳에서 유아 발달에 맞는 교육환경과 질 높은 교육을 서비스해야 한다. 사립유치원비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계획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되 반드시 투명성과 책무성을 확보해야 하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조치다. 열악한 사립유치원 교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단기 대체교사 지원과 우수교사 발굴에 대한 지원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종일제 운영에 있어 특성화 활동이라는 미명 하에 언어, 예체능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은 유아의 발달과 맞지 않을뿐더러 자칫 유아교육이 사설학원과 같은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반드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유아
2009-12-12 10:45국회가 상임위별로 291조 규모의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법정시한 하루 전인 지난 1일에야 첫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수학능력시험 원점수 공개를 둘러싸고 상임위가 공전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국회 교과위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41조의 예산안을 심의 중에 있다. 이번 예산심의를 통해 50만 교원은 교원의 사기를 높이는 조그마한 성과라도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정부가 공무원의 보수를 2년 연속 동결하면서 교총과 교과부가 공동으로 교육현실과 특수성을 감안해 인상과 신설을 추진했던 불요불급한 수당마저 일괄 동결되었기 때문이다. 학급담임교사수당 및 보직교사수당은 2003년 각각 11만원과 7만원으로 인상된 후 무려 7년간 동결된 상태다. 최근에는 특기·적성교육 확대, 수행평가 등으로 담임업무가 증가하고 있고, 학교업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보직교사의 보상이 미흡해 담임과 보직 기피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또 단일호봉체계인 교원보수체계에서는 교감 승진으로 인한 보수인상 효과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 교감과 같은 호봉의 교사는 보수상의 차이가 4만6000원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 신종플루 등 보건교육과 학교급식으로 인한…
2009-12-12 10:43교과부는 지난 17일 현행 초빙교장제를 폐지하고, 일반 초중고등학교에도 교장자격증소지자를 대상으로 교장공모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면서 교장자격연수 비율을 높여 교장자격증소지자의 인력풀을 현재 130%에서 15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입법예고는 기존의 승진순위에 따른 교장임용에서 벗어나 공개 모집방식을 도입하여 교장자격증소지자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교장의 학교경영 책무성을 강화하여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교장자격증소지자를 대상으로 임용함으로써 자격체계의 근간을 유지, 존중하고 있다는 점과 교장임용방식의 다양화를 통한 유능한 교장을 임용하려는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할 의도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장은 교과부-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학교로 이어지는 중층구조속에서 최종책임자라기보다는 중간관리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학교를 전문직으로 경영하는 전문경영인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전문직으로서의 교장자격요건이 반드시 필요함을 줄기차게 강조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초빙교장제는 일부가 교장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2009-11-26 13:30교과부가 26일 근평기간 10년을 최근 5년으로 하되 3개년을 선택 반영하는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을 개정하는 입법예고를 함으로써,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에 교원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지난 2007년 5월25일 근평 10년으로 확대하는 승진규정이 개정된 지 2년6개월만이다. 그 당시 대다수 교원들은 지나친 근평기간 확대는 소규모학교가 대다수인 농산어촌 등 교육소외지역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승진경쟁 심화로 인한 갈등이 증폭될 것이며, 타 공무원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많다면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장기간의 평가를 통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강행한 바 있다. 그동안 교총은 근평 10년 반대 회장 기자회견․서명운동․집회 등 반대활동을 전개했고, 올해 1월29일 교과부와의 교섭을 통해 교사의 근평기간을 단축 조정키로 합의했다. 그 이후 교총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근평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동을 지속했고, 교총회장도 장관면담시마다 이 문제를 거론하여 이번에 결국 근평기간을 단축시키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학교현장과 함께 하지 못하는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 대표적
2009-11-26 13:29최근 한국교총은 5년이 넘게 논란이 되어왔던 교원평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나 정치권, 여론에 끌려 다니지 않고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원평가를 당당히 받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사실 교총은 그동안 교원평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평가의 취지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찬성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또한 교원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목적이 있으므로 평가결과를 인사, 보수와 연계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인사연계 시도를 저지하는 활동을 적극 전개해 왔다. 그 결과 현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평가결과를 인사, 보수와 연계시키지 않고 연수 자료로만 활용하고 학생, 학부모에 의한 평가는 ‘평가’가 아닌 ‘만족도 조사’로 완화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정부와 정치권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인사 및 보수와 연계시키지 않는 교원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하며 강력한 교원평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교원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교원평가를 시행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현실을 왜곡하고 교원평가만능주의에 경도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안병만 교육과
2009-08-21 10:34우리나라도 지난 20년 동안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탈북자 등이 급속하게 늘어남에 따라 비교적 동질적이던 인구구성과 사회문화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6년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 지원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올해에도 ‘2009년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 지원 계획은 2006년도 대책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 및 상담 지원 확대나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이해 교육 강화 등은 분명 다문화 교육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교육현장에 잘 반영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문화 교육이 한국 사회의 장기적 비전에 바탕으로 교육제도 전반의 개혁 및 재구조화의 일환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류집단 학생들조차 과외나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뒤쳐질 수밖에 없는 교과지식 위주의 획일적 평가와 무한 경쟁 풍토가 만연된 우리 사회의 학교 현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 구사능력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여타 문화적 자산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다수의 다문화 가정
2009-07-23 15:12우리나라 유아교육의 현 주소는 OECD국가들 중 꼴찌에 가깝다. 2006년 현재 OECD 선진 25개국 대부분의 유치원 취원율이 90% 이상인 반면 우리는 38%에 그치고 있다. 이중 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은 2008년 기준으로 전체 취원대상(만3~5세) 유아 140여만명 중 11만 9000여명, 8.4%에 불과하다. 사립과 민간 의존도가 높다보니 학부모들은 유아 때부터 수십만원의 보육비, 교육비를 대느라 허리가 휜다. 이 때문에 많은 수의 아이들은 가정에 머물고 있으며 취원했다 해도 선택기관에 따라 교육격차가 발생한다. 유아부터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구분이 생겨 이후 사회 양극화의 발단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국내외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다. 학부모들은 원한다. 유치원 단계부터 집에서 가깝고 질 높은 교육을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기를. 그렇다면 그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공립유치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임용고시를 통과한 우수한 교사들과 월 3만 3000원(서울의 경우)에 불과한 수업료, 유아발달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수요가 빗발치는 공립유치원을 왜 세우지 못하는 것일까? 보육시설과 사립유치원 눈치 보기에 급급해 공립유
2009-07-23 09:12기금을 제외한 내년도 교과부 총 예산규모는 41조 333억원으로, 금년보다 0.4% 감소될 것이라고 한다. R&D 분야는 4.1% 늘었고 사업비는 4.9% 감소된 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6.9%(2조 2503억원)나 감소된다고 한다. 금년도 교부금은 작년도보다 2조 123억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내년도에 교부금이 4조원 이상 줄어드는 셈이 된다. 시·도 교육예산의 인건비 비중이 70%에 이르는 상황에서 교부금 감소액 4조원은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작년에 기획재정부가 교육세 폐지 방침을 밝혔을 때, 우리는 내국세가 줄어들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오히려 지방교육재정 확충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심한 것은 지방교육재정이 파탄나는 상황에서도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목적세 폐지라는 명분에 집착하고 있고, 교과부는 거기에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4년까지만 해도 교부금법에는 내국세 수입 감소에 대비하여 두 가지 안전장치를 두고 있었다. 하나는 내국세 교부금과 별도로 교부되는 봉급교부금 규정이었고, 다른 하나는 특별한 경우에 추가 교부할 수 있는 증액교부 규정이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규정은 2004년말 교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폐지
2009-07-16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