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교육사라는 명저를 남긴 이만규 선생은 1906년에 경성사범학교에 진학하여 교사가 되려 하였으나, 입시에 실패하여 부득이(?)하게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진학하였다. 졸업 후 개업 의사가 되었으나 곧 폐업하고 사립중학교 생물교사로 교직의 길을 선택하였다. 근대 초기에는 이처럼 교육자가 의사에 버금가는 전문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해방 후 자본주의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의사와 교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의사는 전문직, 교사는 일반 급여생활자 혹은 유사 전문직 정도로 인식의 전도가 일어났다. 역사가 만든 비극이지만 교육자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교직의 성격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50년대 후반부터였다. 의사·변호사 등 근대적 직종의 약진 속에서 열악한 근무조건과 부족한 경제적 대우에 불만을 품은 교사들의 아우성이 쉴 사이 없이 노출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원노동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1947년에 결성되어 교원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근무여건 개선에 몰두하고 있던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의 적극적 활동에 고무된 측면도 있었다. 물론 1950년대 중반 이후 일교조의 과격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
2016-09-01 09:00198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1월호 커버스토리에 PC가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대개 화제의 인물이 실리던 타임지의 표지 사진에 예외적으로 PC가 전면을 장식한 것이다. 그 후 36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류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1세기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PC가 일반사람들에게 보편화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부터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후반 이후 급격히 확산했다. PC의 등장은 온 세계를 변화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엄청난 정보를 축적할 수 있었고 몇 초 만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게 되었다. 엄청난 정보량과 초고속 정보처리시스템은 우리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Davos Forum)에서 지적하듯 4차 산업혁명의 격랑 속에 우리의 삶과 교육이 맡겨지고 있는 셈이다. 新 3R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정보화사회의 확산은 이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국적과 언어를 초월한 학습시대를 맞고 있다. 이 점에서 교육의 기능은 가상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정보를 쓸모없는 정보와 쓸모 있는 정보로 구분하여, 유용한 지식(
2016-09-01 09:00교장공모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학교 교육 혁신의 중요한 과제로 선정되었다. 학부모, 교원, 지역인사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일정 기간 임용하여 단위학교의 교육력을 향상하고, 공교육 활성화 토대를 마련하고자 2007년 9월 시범 시행됐고 올해로 교장공모제 도입 1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공모 유형으로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만을 자격 기준으로 하는 초빙형,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까지 가능한 내부형, 해당 학교 교육과정에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까지 확대한 개방형이 있다. 공모제 긍정 평가 불구, 개선 과제도 많아 교장공모제 추진 업무 흐름도는 공모 희망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등 의견수렴을 거쳐 교육감에게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교육감은 학교별 공모 요건 내용 등을 검토하여 대상 학교를 확정하여 통보한다. 통보받은 학교는 학교홈페이지 등에 교장 공모 사실을 공고하고 응모자를 접수한 후에 응모자를 대상으로 심사하여 3배수 순위 및 점수를 교육(지원)청에 보고한다. 교육청 단위 교장공모심사위원회에서는 단위학교에서 추천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2배수 순위와 점수를 부여한다. 시도교육청에서는 단위학교
2016-09-01 09:00유치원을 비롯한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교권침해가 문제시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권침해 사례와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고, 일부 사안의 경우 매스컴에 보도될 만큼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2016년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488건에 달하며 10년 전인 2006년의 179건보다 2.7배나 늘었고, 2014년의 439건과 비교해도 11.2%가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교육신문(2013.10.14.)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권을 침해한 사례가 무려 2만 건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공식적으로 집계된 통계 외에 학교 차원에서 또는 교사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거나 그냥 넘어간 사례를 포함하면 실제로 교권침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교권조례는 교육활동 보호 최소 방어선 교권침해문제는 직접적으로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피해 당사자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습권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사·학생·학부모로 구성된 교육공동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결과를…
2016-09-01 09:001990년대 중반 고등학교 다닐 때다. 1~3학년의 학습 분량을 2년 안에 숨 가쁘게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들께서도 그렇게 해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우리를 다그쳤다. 힘겨운 나날을 보낸 후 사범대에 진학하고, 교편을 잡은 지도 벌써 13년이 되어간다. 최근 교육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 학생인권,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무한한 관심 등 다양한 변수들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아울러 사회가 급변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만큼 학교도 변화에 동참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가끔 지역 학부모들과 교육계 이슈에 관해 얘기를 나눌 때가 있다. 최근에 이들과 나눈 대화의 주제는 공교육정상화특별법이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동네슈퍼 사장님은 개정된 공교육정상화특별법에 대찬성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선행학습 때문에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필자의 아들딸도 사교육을 받고 있다. 물론 예체능 위주이지만 비용 측면에서 만만치 않기에 사장님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논란 부른 방과후학교 선행학습 허용 교육부는 2016년 5월 29일 개정·공포된
2016-09-01 09:00“억울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순간, 그가 독백처럼 내뱉었다. 사학인으로서, 사립교장들의 대표로서, 그리고 40여 년간 교단에 선 교사로서의 소회를 응축한 한마디였다. 박재련 대한사립중고등학교교장회 회장(서울공연예술고 교장, 사진)은 “사학이 부패 집단으로 매도되고, 정부로부터 각종 차별에 시달리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제22대 회장선거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임기는 올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년. 그는 재임 동안 사학의 정체성을 살리고 사립교장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공·사립 간 차별을 없애기 위해 부당한 대우에 침묵하지 않는 강력한 교장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 교육감들의 반(反)사학정책과 학생 수 감축, 김영란법(法) 등 산적한 현안과 맞닥뜨려 있는 박 회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속내를 들어봤다. 첫 직선 회장으로서 임기 8개월을 보냈다. 소감은? 부담이 크다. 사립학교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정책에서공·사립 차별은 여전하고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다 보니 학교 여건은 갈수록 열악해 지
2016-09-01 09:002016년 7월 하순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수학교육자대회(ICME13)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한국 학생은 수학적인 숙달도를 평가하는 데 익숙하지만, 사고를 확장하여 다방면에 활용할 줄을 모르기 때문에 실제 수학실력은 형편 없다는 극단적인 시각도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교육 관련 행사장을 가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학부모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우르르 나오는 수백 명의 아이를 보니까 ‘저 많은 아이가 내 자식의 경쟁자구나. 저 학생들을 모두 시험을 쳐서 눌러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답답해졌어.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해.” 대입제도에 무릎 꿇은 교육과정 대학은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최종 목표이자 결과가 된 지 오래다. 선호하는 대학의 정원에 비하여 입학을 원하는 학생의 숫자는 압도적으로 많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때문에 학습의 본질 추구보다는 점수 따기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떠한 내용으로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따라 학교의 교실 풍경은 크게 달라진다. 2015년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
2016-09-01 09:00입시가 문제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입니다. 입시 때문에 공교육이 뒤틀리고, 사교육에 학부모 허리가 휘고, 한국 학생들이 세계 최고로 불행합니다. 입시 때문에 교사 채용과 교직관이 왜곡되고, 다양한 인재가 배출되지 못하고, 새로운 교육방법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입시정책이 달라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 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해결책으로 거의 매년 새로운 수능시험 제도와 입시제도가 도입되긴 합니다. 입학전형이 바뀌고, 수능 영역이 바뀌고, 등급 평가 방식이 바뀝니다. 실은 너무 자주 바뀔뿐더러 규칙과 절차가 너무 많아져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럽고 힘들어서 입시폐지 운동까지 할 지경입니다. 제가 대학에 갔던 시대에는 일차 떨어지면 이차에 갔으니 입학전형이 2가지밖에 안 된 셈입니다. 그게 현재는 2,0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갑자기 천동설과 지동설이 떠오릅니다. 입시정책에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ios)의 천동설은 모든 천체가 우주의 중심인 지구를 완벽한 원으로 이루어진 궤도로 공전한다는 가설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원이 아닌 행성의 궤도를 묘사하기 위해서 큰 원에 작
2016-08-01 09:00최근 몇 년 사이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 교사의 이미지는 ‘어린아이들을 때리고, 밀치고, 꼬집는 무서운 사람들’로 변했다. 오늘날 이 땅에서 유아를 교육하고 돌보는 일을 하는 교사들은 잠재적 아동학대자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성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며, 교사의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는 무시한 채 자녀의 안녕을 위해 CCTV 감시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치원 교사는 모두 잠재적 아동학대자인가? 유치원 교사는 직업 분류상 전문직에 속한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치원 교사들은 공·사립에 관계없이 모두 법적으로 동일한 교권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다른 학교 급의 교사들에 비해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다. 교권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법률 수준에서 규정된 ‘권리’와 교직에 대한 사회적 맥락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권위’를 포괄한다. 권리는 일반적으로 공공성·전문성·근로자성에 기초하여 정의된다. 우선 공공성에 기초한 유치원 교사의 권리는 전문직으로서 직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법이 인정하는 힘’을 의미한다. 유치원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원은 헌법 제31조제
2016-08-01 09:00사회가 발전할수록 학사 학위가 필요한 직업은 늘어날까?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통계를 보면 4년제 대학(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 비율은 20~25% 정도이다. 과거와 큰 변동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의 폭은 미미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1억 4,700만 개 일자리 중 학사 학위가 필요한 일자리는 21%인 3,200만 개에 불과했다(2005년 기준). 대신 예전보다 가장 많이 빠르게 늘어난 일자리는 고졸의 블루칼라 노동자(blue collar worker)와 전문대 졸업의 중간 전문인(technician)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70.8%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2015년 기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 41%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및 직업교육을 이수한 고학력 청년(25세~34세) 비중은 67.1%로 역시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은 65%…풀어야 할 과제는? 우리나라 청년실업률(15∼29세)은 2016년 12.5%(2월 기준, 5월 현재 9.7%)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으며(표 2 참조), 실업자 100만 시대
2016-08-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