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도서관으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책을 읽기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과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이 학습 자료를 찾아보거나 정신적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소중한 공간이랍니다. 도서관은 교실이 있는 본관 건물과 체육관이 있는 식당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리포터도 점심식사를 마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도서관에 들른답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독서삼매경 속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기 때문입니다. 마침 서가 사이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회 선생님을 발견했습니다. 책읽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선생님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독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독서관련 전문가들 가운데는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독서량이 떨어진다고 걱정하고 있지만,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독서삼매경에 빠진 학생들 곁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이 계시니까요.
2005-09-17 10:59추석 명절이 다가오자 연일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 전화가 걸러와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어떤 제자는 문자 메시지로 온갖 문구를 써서 보내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온갖 아바타가 그려진 이메일을 보내는 제자가 있어 가끔은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가끔은 이름은 알겠는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때면 지나간 졸업 앨범 사진을 뒤척이며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제자들은 애교 섞인 말로 찾아뵙지 못함을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기 전에 다음에 꼭 찾아뵙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는 제자들도 많은데 그나마 전화라도 해주는 제자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기만 하다. 이 모든 것들이 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그런데 문안을 하는 제자의 공통점이 있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 하고 행동 또한 모범생인 학생들로부터 안부 전화나 편지를 받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나마 연락을 취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말썽을 많이 피워 학생과를 자주 드나들던 학생들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제자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저녁 퇴근 무렵. 주머니 있던 휴대전화의 벨이 울렸다. 발신 전화번호가 낯설었다. 전화를 받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울러 나왔다. “선생님, 안녕하십
2005-09-17 10:55며칠 전 학교시험문제도 저작권 인정한다는 보도는 현재 학교 교사에게는 큰 기쁨인 동시에 경고성 있는 의도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각 학교에서 교사들은 문제집에 있는 문항을 약간 변형시키거나 그대로 출제해 학생을 평가하는 데만 사용한 것이 보편화된 사실이다. 허나 그것조차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한다. 저작권이란 그 한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는 법규에 규정돼 있다고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교사는 학생들의 평가에만 쓰기 위해 모 문제집의 좋은 문항을 일부 표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학원으로 새어가 학생들에게 판매될 경우 교사의 징계는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대학, 이 삼각관계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가 안고 있는 과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오랫동안 공부를 시키면 학원에서는 학생의 건강, 교사의 무성의 감독, 학문의 자율권 문제 등등을 들고 나와 학교에 압박을 가하고, 또 학원으로 학생들이 몰려가면 학생들의 불법타락, 학원의 상업화로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 문제, 음성과외 등으로 여론이 끊고, 대학수능시험이 어려우면 학원으로 학생을 몰아낼 것이냐고
2005-09-17 10:48종례시간. 벌써 아이들의 마음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로 마음이 들떠 있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선생님이기에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표정으로 보아 종례 시간이 길어지면 왠지 짜증을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즐거운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한 마디만 하고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올 추석 연휴는 워낙 짧아 아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조금 부족한 듯하나 이 기간 동안이나마 입시의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기를 바랬다. 교실 문 앞에 서서 가방을 챙겨 나가는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들 또한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답례를 해주었다. 오늘따라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아이는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도무지 집에 갈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얼굴이 시무룩해져 있었다. 그래서 다가가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OO아, 집에 안가니? 어디 아픈 거니?” “------” 그 아이는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창문만 바라보았다. 무언가에 심보가 났는지…
2005-09-17 10:46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한가위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등 정겨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교실은 오히려 정적만이 감돌 뿐입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 평소와는 다르게 1, 2학년 학생들은 곧바로 집으로 귀가하고 3학년 학생들 가운데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은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하여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학생들이 교실에 가득 찼으나 귀향길에 나선 학생들로 인하여 중간중간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집이 가까운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한가위 명절의 흥겨운 분위기도 즐길 여유가 없는 듯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 큰 한가위 선물은 바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제일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삼매경에 빠져있는 전국의 모든 고3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고3 화이팅!!
2005-09-17 10:45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의 수시 2학기 원서접수가 이번주를 고비로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내신성적과 각종 실적을 토대로 담임교사와 함께 상담을 거쳐 맞춤식 지원 전략을 수립한 수험생들은 이젠 대학별 고사라는 관문을 남겨놓게 되었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수십 대 일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기 위해서는 지원 대학의 전형 방법과 일정을 참고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1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하여 실패의 쓴 맛을 경험했던 학생들은 이번 만큼은 반드시 합격한다는 자세로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05-09-17 10:441교시를 끝내고 우유를 가지러 가던 6학년 재성이가 급하게 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 새가 죽었는데 어떻게 하죠?" "그래? 안 됐구나. 어떻게 하면 좋겠니?" "글쎄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예, 땅에 묻어요." "땅에 묻어주면 참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그렇게 해서 재성이는 화단을 파고 새를 묻어주기로 했습니다. 날마다 학교의 교정에서 울던 새일 것입니다. 아마 가족인 새들과 함께 날다가 유리창에 부딪쳐서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새의 눈이 감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보고 슬퍼할까봐 재성이와 둘이서 화단을 파고 묻어준 뒤 아이들이 밟지 않도록 떨어진 꽃무릇을 주워다가 하트 모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꼬마들이 달려와서 죽어서라도 행복하라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 줍니다. 사람이든 한 마리 새이든지 그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측은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죽은 새이니 함부로 하거나 그냥 버리는 것은 아이들의 감성을 상하게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매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교육적인 지를 늘 생각해야 하는 선생님의 자리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아이들은 누
2005-09-17 10:43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실험실의 불은 밤늦도록 꺼지지 않습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확대되면서 과학 한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래부터 이공계 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힘들게 공부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공계의 열악한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공계 대학 진학에 망설이는 경향이 있느나 최근들어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몇몇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자극받아서 그런지 점차 이공계와 순수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과학선생님들도 퇴근을 미룬 채 학생지도에 여념이 없답니다.
2005-09-17 10:43아침부터 연곡분교의 주방장이신 홍맹례 여사님의 손길이 매우 바쁩니다. 전체 점심 식사를 혼자서 다 책임지면서도 선생님들이 원하는 특별 메뉴를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추석맞이 송편 빚기 체험학습'을 하는 날입니다. 시골이어도 생업에 바쁜 학부모님들이 집에서 송편을 빚는 집이 거의 없어서 송편을 빚어볼 기회를 갖지 못하니 학교에서라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송편은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우며 덕담을 나누는, 참 아름다운 우리네 삶의 모습인데도 바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니면 차례상에 놓을 송편만 떡집에서 사서 쓰는 풍조가 널리 퍼진 까닭입니다. 대화를 나눌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하고 오랜 동안 만나지 못한 친척들끼리 둘러 앉아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풍경이니, 농경 사회의 풍속이지만 오히려 요즈음처럼 각박한 사회에서만은 한가위에 꼭 해야 할 음식이 아닌가 합니다. 쌀가루를 빻아서 익반죽(뜨거운 물로 반죽)을 하여 준비해 놓고 깨를 볶아 학년 별로 그릇에 담아 누구누가 제일 예쁜 송편을 빚나 내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방앗간에서 쌀을 곱게 해주지 않는 바람에 반죽이 잘 안 되어,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송편이 터진다며 선생님을 불렀습니다.…
2005-09-17 10:41같은 장소를 1년 열두 달을 다녀도 똑같은 장면은 볼 수 없지요. 변화무쌍한 날씨와 산(산맥)과 마을과 들판이 시시때때로 멋진 풍경화를 보여줍니다. '조금 있다 찍어야지' 하다가 맘에 드는 풍경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요즘 비가 오고 난후 청명한 가을날씨 덕분에 일찍 출근하는 맛이 납니다.청양에서 대천 쪽으로 구봉산의 여주재를 넘다보면 산 저쪽과 이쪽의 날씨가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주재를 넘자 마자 이름없는 산맥과 산맥 사이에 하얀 구름이 학이 춤을 추듯 느리게 움직이며 깔려 있습니다. 1년중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발아래 익어가는 들판과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출근일랑 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길게 난 마을길로 따라 들어갈까요? 아담한 동네를 뚫고 나아가면 하얀 구름에 파묻힌 또 다른 마을이 있을텐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이른 아침의 멋진 풍경에 나그네는 넋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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