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보름에는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정을 나누는 세시풍속이 많다. 정월 열나흘인 작은보름도 사실상 대보름과 같이 여겨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이웃과 나누어 먹는 등 많은 풍속이 전해온다. 작은보름이었던 지난 2월 5일이 마침 일요일이라 고향의 행사에 참석하기 좋았다. 고향의 여러 마을에서 척사대회가 열렸고 우리 마을은 풍물놀이로 보름맞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 고향 ′소래울′.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의 옛 지명인데 소래울은 좁은 골짜기로 해석되고, 마을이 안쪽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어 ′안골′로도 불린다. 디지털청주문화대전에 의하면 '안골'은 안(內)과 골(谷)이 결합한 이름으로 ′내곡′은 ′안골′이 한자화한 지명이다. 소래울은 낮은 산등성이를 경계로 큰소래울과 작은소래울로 나뉜다. 그중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옛 모습 그대로 40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소래울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들판 끝과 마을 앞으로 중부고속도로와 충북선철도가 지나고, 마을 뒤편으로 자동차전용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고향의 착한 사람들은 본인들의 편리성과는 무관한 도로와 철도 때문에 속상한 일 많아도
2012-02-15 14:24다시 김훈의 소설을 만났다. 김훈의 소설은 비슷한 면이 있다. 역사소설도 소재만 달라질 뿐 민중의 삶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설 ‘흑산’도 마찬가지다. 민초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서캐처럼 천한 사람들의 모습이 전개된다. 문장이 짧은 것도 여전하다. 짧아서 서술자의 감정도 없다. 인물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도 없다. 오직 사실만 냉정하고 날카롭게 전달한다. 이는 ‘남한산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김훈의 소설에서 서사가 왜소한 것은 아니다. 그가 전개하는 역사적 서사는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다. 인간의 내면까지 담담하게 전하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있다. 당시 조선은 무기력했다. 세상도 무기력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왕과 조정은 권력을 잃었다. 외세가 밀려오고 있었지만 조선의 왕권은 대응할 능력도 사상도 없었다. 왕권을 추스르는 일만이 대왕대비 정순왕후의 최대 관심사였다. 부실한 왕권의 틈을 이용해 관리들은 수탈과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부패한 왕권과 비루한 세도가들의 위세에 눌린 민심은 새로운 사상을 만났다. 천주교였다. 그러나 대왕대비는 천주교를 역적의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왕조를 뒤엎으려는 ‘사학(邪學)’의 뿌리를 잘라버리라는 자교
2012-02-12 09:42청주의 젖줄 무심천(無心川). 이름과 같이 마음을 비운 사람처럼 시내를 가로지르며 유유히 흘러간다. 해마다 겨울이면 이 무심천 줄기의 일부를 막아 만들어진 썰매장이 어린이들의 놀이마당이 된다. 어린이들이 겨울철에 즐기는 놀이 중 썰매가 단연 인기다. 썰매는 눈이나 얼음판 위에서 타는 놀이기구로 오래 전부터 즐기던 민속놀이였다. 얼음판에서 타는 일반적인 썰매는 잘 미끄러지도록 판자 밑에 각목을 나란히 붙이고 쇠줄을 박는다.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수영교 아래 무심천 썰매장에서 이색썰매타기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의 얼음판을 찾았다. 이번 행사는 아빠가 만든 이색썰매경연대회, 썰매경주, 얼음판에서 팽이치기, 눈사람 만들기, 퀴즈풀기 등 여러 가지 민속놀이를 하며 문화‧전통시장 상품권과 썰매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했다. 썰매까지 무료로 대여하는 무심천 썰매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어린이들이 타고 놀기 좋게 각종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이색썰매였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는 "추위와 생활고로 움츠러든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팍팍한 세상을 훈훈하게 만들자."는
2012-02-07 17:16나는 천성이 낙천적이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행동을 한다. 이러한 내 행동에 대해 가장 답답하고 속이 타는 사람은 내 아내다. 아내는 늘 철저하게 모든 일에 대해 꼼꼼하고 치밀하다. 약속시간은 5분 전에 먼저 도착해야 하고, 준비물 또한 미리 철저히 챙기는 버릇이 있어서 항상 모든 일에 서둘지 않으며 여유가 있다. 그러나 나는 천하태평이다. 미리 준비하는 것도 없고 닥쳐야 부리나케 서두르다보니 항상 모임에 늦게 참여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꼭 필요로 하는 것을 잃어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늘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 편이다. 또,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면 건성으로 듣고 적당히 내 나름대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 가이드는 여러 번 비행기 탑승 때 액체 류 즉, 치약, 음료수, 화장품, 약품류, 농수산물류 등은 일체 손가방이나 배낭에 넣어 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지만, 호주에서 산 물건은 호주공항을 빠져나갈 때 걱정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을 나는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 가이드가 안내한 곳에서 구입한 폴리코산올(혈관 치료제)과 플로폴리스 치약을 배낭에 넣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으로 출
2012-02-05 13:31지난 주말 남해여행을 떠났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경남 남해군 금산과 응봉산 등반이다. 우리나라에서 5번째 크기의 섬인데 섬이름이 도(島)로 끊나지 않는다. 역사 기록으로도 남해군, 남해현, 해양현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하는 추억만들기다. 05:30 기상하여 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걸머진다. 어제 배낭 속에 귤, 찐고구마, 빵 등을 챙겨넣는아내를 보니마치 여행 마니아 같아 보인다. 사전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보다 여행의 여유를 즐기는 아내다. 수원역(07:05)에서 순천행 무궁화를 타고 순천역 도착(11:30), 돌솥비빔밭으로 점심 먹고 순천터미널에서 남해행 버스(13:00)에 몸을 싣는다. 남해 터미널에서 상주행 버스(14:20)를 타고 금산탐방지원센터에 도착(15:20)하여 산행 시작이다. 신분이 교육자인 것은 숨길 수 없나 보다. 오른쪽 금산자연관찰로로 접어든 것이 엉뚱한 길로 가게되었다. 정상 등산로인 쌍홍문, 제석봉, 흔들바위 쪽으로 가야 하는데 방향을 오른쪽으로 잘못 잡은 것이다. 숲속 소로를 헤매며 땀을 뻘뻘 흘리며 산비탈을 오르다 능선 대로를 만났다. 이 높은 곳에 자동차길이라니 황당하기만 하다. 좌회전하여금산 정상(705m)에 올랐다
2012-01-31 22:49겨울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추운 바람이 몰아치는 높은 산에 올라야 한다. 1월 29일, 몽벨서청주산악회원들이 영산 태백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10분경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어둠속의 시가지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청주를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동편의 산봉우리 사이로 붉은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증평에서 일행들이 합류하니 관광버스 3대에 빈자리가 없다. 어떤 일이든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면 다 이뤄진다. 몽벨서청주산악회 신광복 산대장이 능력과 신의로 이뤄낸 일이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신 맑은 날씨다. 눈을 감았지만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들이 귓가로 들려온다. 1시간 20여분을 부지런히 달린 관광버스가 중앙탑, 중원고구려비와 가까운 중앙탑 휴게소에 정차한다. 열정적인 삶은 힘을 샘솟게 한다. 열정적인 산행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은 서정우님이 이곳에서 합류했다. 중간에 차를 바꿔 탔지만 서로 다른 차를 타고오던 부부에게 자리를 양보해 기분이 좋다. 충주를 지나자 좌우의 산세가 험해진다. 제천, 영월을 지난 버스가 연하계곡 입구의 연화휴게소에 정차한다. 규정이 바뀌었지만 예전에 지은 건물들은 여전히 여자화장실이 부족하다.
2012-01-31 22:48급박하게 떠난주말겨울산행, 지금도 소백산 정상 비로봉 아래 펼쳐진 장관이 눈에 아른 거린다. 비로봉 정상의 난간, 난간을 연결하는 줄, 안내표지판, 돌탑, 소나무, 철쭉 등에 붙은 상고대는 자연이 만든 신비의 세계다. 얼마 전 토요일, 아내와 함께소백산 여행을 떠났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오후 12시 30분서수원 터미널에서 제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제천에서는 환승 시간 여유가 있어 아이젠을 구입하였다. 눈길 산행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최신 제품을 보니 체인젠이다. 아이젠의 경우 미끄럼 방지 바닥 날이 두 개 정도지만 체인젠은 무려 10개다. 그 만치 저항이 강해 미끄럼이 방지되는 것이다. 가격이 35,000원이라 한 개 구입으로 아내와 같이 쓰기로 했다. 이어 영주행 버스, 단양을 거쳐서 가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영주에 도착하여 내일 산행 계획을 세워본다. 여행 경험상 버스 기사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알아보니완만한 등산 코스를 알려 준다. 비로사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라는 것. 버스 출발 시간을 메모하였다. 이제 저녁 시간, 무엇을 어디에서 먹을까? 영주의 대표음식을 먹고 싶다. 지나가는 40-50대 중반의 아줌마들에게 정
2012-01-25 18:09방학 중 사서교사를 임용해 체계적인 도서관 운영 서림초등학교(교장 이병노)는 1월 2일부터 2월 3일까지 1개월간 학생 및 지역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방학 중 도서관 운영 사서교사를 임용하여 체계적으로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여 학부모 및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림초의 도서관은 학기 중에도 다양하게 도서관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학습을 하는데 중심 구실을 다해오고 있었는데 방학 중에도 이런 학교의 교육 풍토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교 예산을 활용 방학 중 도서관에 상주하면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교사를 선정하여 효율적인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서림초의 겨울방학 중 도서관 운영을 주관하고 있는 이교장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 능력, 문제해결력 등 지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독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학교 예산을 활용하여 방학 중 사서 교사를 임용, 도서관을 운영하여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며 방학 중에도 도서관 운영을 위해 애쓰는 교직원들을 격려했다.
2012-01-03 22:56"그곳에 뭔 볼거리가 있느냐?" "몇 번 다녀온 곳을 왜 또 가느냐?" '제 눈에 안경'이라고 사람마다 보는 눈과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르다. 자연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날 그곳에 있던 사람만 보고 느끼게 한다. 그래서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본 곳을 또 찾고, 여행의 즐거움은 가본 사람만 안다. 지난 12월 25일, 몽벨서청주산악회원들이 겨울궁전 덕유산으로 눈꽃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몇 번 다녀온 곳이지만 정상의 상고대와 눈꽃이 아른거려 마음이 들떴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탓에 단단히 준비를 하고 승용차를 몰아 경유지인 청주시외버스남부터미널로 갔다. 목적지에 도착해 아내와 내가 운전을 교대하려고 차밖으로 나온 사이에 문이 잠겼다. 배낭과 카메라가 차안에 있어 갑자기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몸은 욕망이 더 큰 쪽으로 움직인다. 우여곡절 끝에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서 회원들과 합류했다. 무주리조트의 설원은 스키나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알록달록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덕유산을 산행할 사람들은 탑승료가 왕복 12000원, 편도 8000원인 곤도라 탑승장에 길게 줄을 섰다. 요즘은 표를 구입하고 휴게실에 대기하면 탑승번호를 알려준
2012-01-03 22:55떨어진 낙엽이 거리를 알록달록 채우고, 바스락 소리를 내며 곧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흩날리는 낙엽을 온몸으로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낙엽 쌓인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긴다. 그런데서 진면목을 찾아내는 게 인생살이의 묘미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수목원이다. 수목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도 수목원이 있다. 한밭수목원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대전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근린공원으로 문화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 문화 예술의 메카인 둔산대공원 내에 위치한다. 도시민에게는 이런 명소가 도심에 있다는 게 행복이다. 이맘때의 수목원은 '마지막 잎새'처럼 늦자락까지 매달고 있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퍼즐을 맞추듯 조각난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다. 여가를 즐기려는 시민이나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잠깐 시간을 낸다면 도심 가운데서도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 갑천, 엑스포과학공원의 녹지와 생태 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이다. 식장산ㆍ계룡산ㆍ우성이산 등 대전 인근의 산과 들
2012-01-02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