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게 하는 천지서커스단의 기예 왕부정거리를 걷다보니 시나브로 날이 저물고 있다. 사방에 땅거미가 지고 북경의 야경이 하나 둘 점멸하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 우리 일행은 북경에 들르면 반드시 먹고 간다는 '베이징덕(북경오리구이)'를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해 식단을 찬찬히 살펴보니 외국의 정상들도 다녀간 곳이라 적혀있다. 그만큼 유명한 집이라는 자랑일 테지만, 막상 음식을 시식해보니 급 실망! 우리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다. 고기에서 노린내가 너무 심해서 비위가 상했다. 겨우 한 점을 먹고 고량주로 입가심을 한 뒤 식당문을 나섰다. 아시아의 뉴욕, 북경 북경의 거리는 이제 완연한 야경이다. 마치 서울의 어느 거리를 걷고있는 느낌이다. 북경의 거리를 보니 무늬만 사회주의이지 내용은 완전한 자본주의란 생각이 들었다. 거리 곳곳에 CF화면이 난무하고 화려하고 현란한 네온사인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바야흐로 아시아의 뉴욕이란 느낌이 들었다. 7시 50분부터 시작되는 북경 천지서커스를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현지 가이드의 재촉에 우리는 병아리가 어미 닭을 따르듯 가이드의 뒤를 졸랑졸랑 따라 서커스장에 도착했다. 북경의 천지서커스
2011-09-11 23:48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관장 김창수)은 9월 학생눈높이맞춤공연으로 오는 17일 오후 4시 대공연장 싸리재홀에서 퓨전국악「아나야가 들려주는 가을소리」를 공연한다. 아나야는 퓨전국악보컬그룹으로 지난 2006년 '민요는 랩'을 선언하며 전통 민요와 판소리, 굿 등 우리의 전통음악으로 음악적 실험을 해온 그룹으로 영화 워낭소리의 주제곡을 만들어 불러 화제를 모았으며,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부문 1등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이다. 특히 2009년 4월에는 미국 뉴욕초청공연을 가져 미국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공연에는 미인, 바람을 그리다, 따북네 등의 곡을 선사하고 관객들의 잠재된 신명을 깨워줄 것으로 기대 되는데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는 이번공연 이외에도 9월 기획공연으로 9.24일 오후 4시 퓨전타악「공감 21」을 준비하고 있다. 입장료는 학생 무료, 일반 6천원으로 학생교육문화회관 홈페이지(www.iecs.go.kr)에서 인터넷 예약 가능하며 잔여석 및 현장잔여분에 한해 공연 당일 1시간 전부터 현장 배부를 한다.
2011-09-11 11:59북경에서의 행복한 날들 - KE2851기를 타고 공중 부양하다 대한항공 KE2851기가 김포공항의 활주로를 박차며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무려 500톤의 쇳덩이가 가뿐하게 공중부양 하는 모습을 보며 현대과학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전율을 느끼는 순간이다. 아이들이 무사히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앉은 것을 확인한 뒤, 필자도 자리에 앉았다. 내 좌석 번호는 42B번으로창가 쪽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만족해야 했다. 등받이에 어깨를 묻자 갑자기 나른한 피곤함이 엄습했다. 아침 비행기를 타려고 새벽 4시부터 서둘렀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좌석에 기대어 졸았는가 싶었는데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졸린 눈을 비벼보니 아리따운 스튜어디스가 기내식을 배식중이었다. 마침 출출하던 차에 이게 웬 횡재냐 싶다. 옆에 앉은 경빈이는 벌써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기내식을 해치우고 또다시 입맛을 다시고 있다. 양이 적은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자 스피커에서 기장의 낭랑한 안내 멘트가 흘러나온다. "이 비행기는 현재 김포공항을 출발 북경공항에는 10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이며 한국과의 시차는 1시간이 되겠습니다. 현재 고도는 3000m이고 속도는 시속 820km가 되
2011-09-10 20:21부채꼴 모양 아름다운 마을- 촨디샤 잘 알려지지 않는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은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바로 북경에서 90여km 떨어진 아름다운 마을, 촨디샤(爨底下)이다. 촨디샤는 450여년 넘게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로 북경에서 차를 타고 휴게소 없는 고불고불 산길을 따라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정도 달려 첩첩산중을 가야 한다. 마을 어귀 매표소에서 입장료 35원을 내면 비로소 마을 구경이 가능하다. 먼저 마을 안길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 앞산을 약 10여분 정도 오르라고 권하고 싶다. 앞산 위에서 보면 마을은 꼭 산 중턱에서 부채를 펼친 것 같이 오밀조밀하게 짜여 있다.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동화적 상상력이 퐁퐁 샘솟는다. 촨디샤(爨底下)에 爨은 부뚜막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화북지방 전통 가옥의 형태인 사합원이 양식이다. 마을에 보관되어 있는 “쭈셴탕(祖先堂, 조선당)”에 기록을 보면 마을 주민은 모두 한씨 성을 가지고 있어 한씨 집성촌이다. 지붕은 대개 기와로 명, 청나라 시대의 사합원 양식의 집들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영화, TV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자주 이용되었다고 한다
2011-09-08 22:07피서산장-열하일기 박지원의 웃음과 해학이 묻어나는 곳으로 쨍쨍 찌는 무더위가 물러나고 아침저녁이면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이런 계절에 딱 여행하기 알맞은 곳은 바로 승덕(承德)이다. 승덕은 중국 황제들이 더위를 피해 묵던, 피서산장(避暑山莊)이 있는 곳이다. 승덕은 열하(熱河)로 불리며, 행정상의 지명이다. 북경에서 기차로 4시간 반쯤이면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북경과 가까운 천진 같은 도시들이 대개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평지이다. 그러나 승덕은 뒤에 산이 있고 강이 흐르는 배산임수 명당의 자리로 한국지형으로 본다면 강원도 영월 같은 느낌이 드는 작고 아담한 도시이다. 이런 선선하고 조용한 곳이기에 청나라의 황제들은 여름을 보내기 좋은 별궁이 자리 잡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조선의 사신들과 박지원은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생일잔치가 승덕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압록강에서 출발하여 밤낮을 달려 도착한 곳이 열하, 승덕에 자리 잡고 있는 피서산장이다. 피서산장은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피서산장은 무척 넓다. 산장은 걸어서 하루를 돌아도 다 못 보는데 산지와 평지로 이루어져 있다. 산장 안에 있는 관광차 요금 50원으로 움직여도 거
2011-09-07 20:10인천평생학습관(관장 이규진) 갤러리나무에서는9월 15일부터 27일까지 '3인 3색 비상전'이 열린다. 이번 3인 3색전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현직교사들로 구성되어 꾸준히 작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 중 강해순(신송고 교사) 작가는 한국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진한 채색의 화려함과 섬세함을 은은하게 표현했고, 자연을 소재로 다루되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그만의 독특하고도 창의적인 화법으로 승화시켜 화폭에 담았다. 나옥진(신송고 교사) 작가는 칠보기법을 활용해 회화적 느낌이 나도록 했으며, 여러 기법을 활용해 자연과 꽃의 이미지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칠보공예의 예술성을 한층 높혔다. 또한, 김정기(명신여고 교사)작가는 흙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흙의 물성에 대한 연구와 그 형태의 다양성에 대한 실험으로 진행되게 되는데 이번 전시는 3인의 작가들의 특성과 감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한국화의 매력과 칠보예술의 화려함 그리고, 도예의 실용적인 모습과 조형적인 요소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평생학습관 홈페이지나 기획부(899-1511~6)로 문의하면 된다.
2011-09-06 18:10강원도는 청정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곳을 대표한다. 그중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춘천은 맑고 수량이 풍부한 소양호와 공지천, 소양강과 북한강이 있어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물의 도시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춘천이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선 복선전철로 가까워졌다. 우리나라에 어디 이런 곳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만 춘천은 특색이 많은 도시다. 춘천을 대표하는 닭갈비와 막국수는 국민 모두가 즐겨먹는 서민음식이다. 국립춘천박물관, 강원경찰박물관, 강원도산림박물관,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원대중앙박물관 등 춘천에는 역사를 이어가는 박물관이 많다. 머리 빡빡 밀은 젊은이들이 덜컹거리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와 입영하던 추억의 장소다. 8월을 보내기 전에 호반의 명소를 둘러보고 싶어 아내와 춘천을 다녀왔다. 춘천시내에 들어서 춘천역과 남춘천역을 지나고, 소양2교를 건너고, 심일로와 신생발로를 달려 북쪽 끝에 위치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으로 갔다. 향토음식을 테마로 건립한 박물관의 메밀전시관에는 메밀의 유래와 분포, 메밀의 효과와 역사, 메밀과 관련된 전문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막국수관에서는 막국수의 종류, 제조법, 유래 등 막국수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2011-09-04 22:58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울산은 볼거리가 다양해 매력 있는 여행지다. 8월 중순 대학동기 부부들이 울산의 자수정동굴나라, 간절곶, 장생포, 방어진항, 슬도, 일산해수욕장, 대왕암공원을 구경하고 왔다. 1박 2일 일정이라 반구대암각화는 돌아볼 엄두도 못 내고 태화강은 여행지를 오가며 눈요기만 했다. 첫 번째 들른 곳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가까운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의 자수정동굴나라다. 더운 날씨인데 넓은 주차장이 부족할 만큼 차량들로 넘쳐난다. 자수정동굴나라가 위치한 울주군과 언양읍 일대는 100여 개의 광산이 있던 세계적인 자수정 산지다. 1층과 2층으로 연결된 동굴 길이 2.5km의 폐광을 한국자수정산업관광주식회사에서 관광지로 개발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온도 10∼14℃의 동굴에서 호수, 폭포, 분수대를 만난다. 독도를 형상화한 독도관, 인류변천사관, 이집트관, 원주민생활관, 자수정 기체험실, 10톤의 자수정을 채취한 자수정정동, 자수정전시관, 옛 사람들이 채광하는 모습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매일 5회 공연하는 묘기를 관람하고 동굴의 물길을 따라 보트도 탈 수 있다. 외부에 자수정판매점과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있다. 차를
2011-09-04 11:03아내가 둘째 외손자 칠바라지하러 간다고 가고 3일째 되는 날 며느리가 쇠고기국과 멸치조림, 가지볶음을 쟁반에 예쁘게 담아 가지고 내려왔다. “3주 정도 걸립니다, 묵은 김치는 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있고, 국은 세 가지 끓여서 냉동실에 봉지봉지 넣어 두었고, 마른반찬과 된장은 냉장고에 있으니 굶지 말고 밥은 해서 먹기 바랍니다.” 며칠 전부터 압력솥에 밥하는 것, 물 맞추는 것 좀 보고 배우라고 온통 난리다. “그런 건 걱정 마시오. 나도 고등학교 때 삼년이나 자취를 했소, 그까짓 것 한 달도 아니고 3주 정도야 누워서 식은 죽 먹기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만만찮았다. 며느리와 아들은 우리 집 이층 한집에 산다. 결혼할 때 집을 구해서 내보낼까 하다가 그래도 한집 식구가 됐는데 1년은 같이 살아야 친척들도 알고 예절도 익힌다고 같이 살자고 했더니 입이 쑥 나와 한동안 안 좋은 얼굴을 했지만 그래도 말없이 예쁜 일만 골라 하며 살았는데, 이제 손자가 다섯 살, 세 살 둘 있으니 젊을 때 나가서 살아 보라고 해도 안 나가고 살고 있다. 같이 한집에 산 지가 6년이 되어 가는데 며느리와 아들 모두 같이 모여 밥을 먹은 건 외식을 빼고는 손가락을 꼽아도 몇 번 안 되
2011-09-04 11:00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그런데 여름이 거꾸로 오나보다. 그늘에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진작 이렇게 날씨가 좋았더라면 농작물이라도 제대로 자랐을 텐데... 올해는 일조량 부족으로 과일 값이 비싸다. 며칠 후면 맞이할 추석 명절을 물가 때문에 걱정한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했다. 지금 어디선가 가을이 숨고르기를 하며 부지런히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불쑥 우리들 앞에 나타나 제 모습을 뽐내려고... 이맘쯤이면 감, 사과, 포도, 국화,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가을철의 과일과 꽃들이 생각난다. 가까이에 와있는 가을을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부산 방향)에서 그림으로 미리 만날 수 있다. 휴게소에 들린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화가와 그림이야기 이상철 木과 畵의 조화展'이 가을 그림으로 탈바꿈했다. 서양화가 이상철 화백(011-548-2235)은 옛 문짝, 나무 주걱, 베틀 북, 함지박을 캔버스로 사용한다. 우리와 친숙했던 옛날의 생활도구들이 각종 가을 과일, 꽃, 물방울과 어우러진 모습이 신선하다. 이제는 하나, 둘 추억 속으로 사라진 생활도구 위에 그려진 가을 그림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2011-09-02 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