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반고, 특성화고, 특수목적고 세 고교에 대한 수업컨설팅 활동에 팀장으로 참여해 교사와 학생과의 교수·학습 장면을 살펴봤다. 다양한 기자재를 활용하거나 적절한 언행으로 학생들과 함께 좋은 수업에 푹 빠진 교사가 있는 반면,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으로 임하는 교사도 더러 보였다. 학교마다 교육목표와 진로진학 방향이 다른 만큼 교수·학습에 대한 컨설팅도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호텔, 공동실습장, 동물원 등 취업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있는 특성화고에는 안전보호 장치 없이 용접하는 실습 현장이나 다소 청결하지 못한 요리 실습실에 대해 개선을 주문했다. 일반고와 특목고에는 글로컬 리더의 덕목을 조언했다. 글로컬(global과 local의 합성어) 리더란, 지역을 사랑하고, 세계를 누비며 꿈을 펼치는 세방화(세계화+지방화) 인재를 말한다. 이를 위해 학교 인근에 있는 여러 오름과 4ㆍ3 때 폐허가 된 마을에 대한 체험학습을 권하기도 했다. 학교 특색 고려해 적합한 교육활동 컨설팅 해야 수업컨설턴트들은 수업을 준비하고 시연한 교사들에게 공감과 소통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사전ㆍ사후협의회를 통해 교수ㆍ학습의 세세한 데까지 애정 어린 조언을 전하곤 한다.
2013-07-18 16:34국민이 말하는 시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에 따르는 시대지만 교육만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의 불만과 비판은 많은데 해법을 찾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과 학생이 원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쇄신차원의 교육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선행학습금지’로 상징되는 교육정책의 로드맵을 만들며 출범을 준비하던 지난 겨울방학, 일선 고등학교는 고1 진학생들의 첫 시험인 배치고사부터 오히려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학교에서는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EBS를 통해서라도 암묵적으로 선행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 놨다. 공교육에 앞장서야 할 학교조차 한 술 더 떠서 시간당 수십만 원의 고액을 들여 대치동이나 수도권 일류 강사들을 초빙, 수시논술이나 면접에 대비하면서 이를 명문고로 치장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구성원 간 신뢰와 협력 우선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고민하기 위해선 이미 도래한 지식정보사회의 관점에서 창의와 잠재력을 길러주는 집단지성(集團知性,…
2013-07-18 16:27이명박 정부에서 유난히 잦은 교육과정 개정이 이어졌는데 가장 최근에 고시된 국가수준 교육과정 총론은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고시 제 2012-31호로, 이 교육과정은 개정시기로 본다면 2009 개정 시기에 해당한다. 2012년 7월 9일자로 고시한 2012-14호의 개정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교육과정 총론을 일부 개정한 것이다. 주요 개정내용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및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에 관한 것으로,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중점에서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생의 학기당 이수 교과목 수를 8개 이내로 편성하도록 한다. 단, 체육, 예술(음악/미술) 교과목은 8개 이내에서 제외하여 편성할 수 있다’라고 개정했다. 이 개정문은 아이러니하게도 과목수 제한이 여전히 8개 이내임을 재천명해 집중이수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음을 명문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단서 조항에서 예체능 교과목을 제외해 기존에 집중이수 과목수 제한에서 제외됐던 교양교과, 특성화고의 실습위주의 과목을 포함할 경우 집중이수제는 사실상 폐기된 정책이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집중이수제는 사실상 폐기된 정책 현행 교육과정 총론 및
2013-07-15 16:45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학기부터 초·중학교에서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학습용어를 중심으로 한자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교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행 교과서에는 개념을 나타내는 어휘들이 상당히 많다. 그 대부분이 한자어로 돼 있다. 수학·과학도 한자어 어휘 많아 국어 교과만이 아니고 수학이나 사회, 과학 등의 교과서에도 중요한 개념을 담은 한자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분수(分數)를 배울 때 진분수‘(眞分數)’, ‘가분수(假分數)’, ‘대분수(帶分數)’의 앞에 붙은 ‘진(眞), 가(假), 대(帶)’자의 뜻을 알고 공부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 표준발음을 익힐 때 단음인 ‘의사(醫師)’와 장음인 ‘의:사(義士)’의 차이점도 한자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많은 학생들이 6․25 전쟁을 ‘북침’이라고 한 것도 한문 문장의 구조를 잘못 이해한 데서 발생한 문제인 부분도 있다. 그간의 우리 한자교육은 정권 차원이나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몇 차례의 굴곡을 겪어왔다. 한자를 병기(倂記)한 국어 교과서로 공부하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그래서 세대가 한문을 배운 세대와 그렇지 않은…
2013-07-14 14:01매독환주(賣櫝還珠). 중국 고대서인 한비자 외저 편에 나오는 말로, 상자만 사고 구슬은 돌려준다는 뜻이다. 초나라 사람이 정(鄭)나라로 진주를 팔러 갔는데, 값을 높게 받으려고 화려한 장식으로 꾸미고 좋은 향기가 나도록 했다. 그런데 이것을 산 사람은 상자의 뚜껑을 열어 구슬은 버리고 상자만 갖고 가버렸다는 이야기이다. 본질을 버려두고 말단만을 쫓는 풍조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우리 교육이 딱 그 꼴이다. 정치교육감들의 포장만 화려한 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매몰되고, 속으로는 교육공동체간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며, 학교와 교원의 위상과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교육의 본질은 외면 받고 있다. 한국교총이 제2의 새교육 개혁운동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더 이상 이런 교육의 심각한 해체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이다. 교총은 창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복지 포퓰리즘에서 교육본질 회복으로 교육의 중심축을 돌리고, 학력 중심에서 인성 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했다. 또 학습·배움과 교수·가르침의 균형을 찾도록 하고, 공동체간 신뢰를 바탕으로 가정·학교·사회가 함께하는 통합적·협력적 교육개혁을 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운동은 교원
2013-07-14 13:59국내 신문사의 대표는 외국인이 맡을 수 없게 돼 있다. 일 년 여 전 외국 국적을 가진 인물이 모 신문사 사장이 되자 해당 법률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사장 선임권을 가진 단체에서 문제의 인물을 사장을 건너 뛰어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대표 이사로서의 자격 요건에는 부적합하지만 윗자리인 회장은 상관없지 않느냐는 해괴한 설명이다. ‘대표’로 곤란하다는 얘기였는데 그걸 ‘대표 이사’라는 직함으로 슬쩍 바꿔치기해서 기어이 대표로 올린 것이다. 이런 걸 꼼수라고 부른다. 지난 9일, 전교조가 국정원 사태와 관련하여 ‘현 시국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을 발표했다. 명백한 불법 행위다. 대법원은 교사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특정 정치세력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교원의 정치중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코미디는 여기서부터다. 이번 시국 선언은 전교조가 국정원을 고소, 고발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치활동금지의무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가 등장했다. 전교조가 아니고 관리 감독 기관인 교육부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시국 선언이 하고 싶어지면 일단 해당 단체를…
2013-07-14 13:58어느 병원에서 mp3에 연결된 이어폰을 배에 감고 있는 임산부를 봤다. 태아에게 직접 음악을 들려준다는 Belly 폰이었다. 배에 이어폰을 붙인 임산부를 보니 딸을 얼마 전에 결혼시킨 애비로서 태교가 마치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대부분의 육아 책들은 배 속의 태아를 가르치는 ‘학습태교’를 말한다. 책은 ‘아이의 99%가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며 교육열에서는 세계 1위인 한국 예비엄마들을 충동질한다. 부모 욕심일 뿐 효과는 없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아기만을 원하고 빌던 예비엄마들이 ‘우리아이가 똑똑해야 할텐데’하며 단단한 각오로 ‘영어, 수학, 음악, 동화, 호흡, 두뇌자극’ 등의 학습태교에 관심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임산부들의 욕심일 뿐 학습태교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엄마가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 좋은 환경을 주는 게 태교고 태아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전통적 태교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기에 한 명 또는 두 명의 자녀만 갖는 예비엄마들만 나무랄 순 없다. 그러나 태중의 아이부터 교육전쟁인 사교육시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초·중·고생 중 73%가 사교육을 받
2013-07-11 10:42얼마 전 교과연수에서 한 교사가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시대적 배경을 참고해 논술하라”는 문제를 출제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당시 의사는 잘 사는 계층이었을 텐데 왜 독립운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역사의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義士)의 뜻도 모르고, 병원의 의사(醫師)로 판단한 것이다. 정말로 역사의식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한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한국사 강의를 방영한 것도 눈에 띄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충분히 지도하지 못하는 것을 젊은 학생들이 주로 시청하는 오락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씁쓸한 우리 학교의 현실이 있다. 집중이수제가 실시되면서 한국사는 1년 만에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능시험에서도 한국사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어서 한국사의 존재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 비춰 볼 때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이 바닥 수준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 여러 국가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교육시키고 있다. 그런
2013-07-11 10:38평소 휴대폰을 잘 제출하지 않는 3명의 아이에게 경각심을 불러주기 위해 반성문을 써오게 했다. 그리고 며칠 간 말미를 주고 진심이 우러나올 수 있을 정도의 반성문을 작성해 올 것을 주문했다. 반성문 내용에 따라 휴대폰 미제출에 대한 벌점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 기간 내 써 오지 않을 시 교칙에 의거 벌점을 부여할 것이며 누적 벌점으로 학교 봉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필자의 말에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 뒤, 학교 봉사가 신경 쓰였던지 아이들은 종이 한 장을 가득 채운 반성문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 중 한 녀석이 반성문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다음에는 다른 벌을 줄 수 없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반성문 대신 다른 벌을 주면 안 되나요?” “요 녀석, 아직 반성을 못했구나. 반성문 한 장 더 쓰고 싶어?” 내 말에 녀석은 손사래를 치며 조금 전 자신이 내뱉은 말에 사과했다. “아, 아닙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 녀석이 힘들게 썼다는 반성문을 읽어보려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녀석이 쓴 글씨가 너무 엉망이어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나머지…
2013-07-11 10:36한국교총이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교육부에 단체 교섭·협의를 요청했다. 전교조도 교육부에 교섭을 요구하고 본 교섭에 들어가기 전 예비과정인 사전협의가 시작됐다. 교총의 교섭요구 사항은 이미 언론을 통해 누차 공개된 바 있다. 지난달 20일에 제35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안양옥 회장의 취임사에서도 교육본질 회복과 교원이 교육개혁 주체로 나서기 위해 필요한 정책 개선과 제도 마련을 위한 역점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사전협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섭 요구과제는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협의는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 교육여건 개선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처우 개선을 위해 199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년 진행됐다. 총 6장, 57개조, 108항목으로 이뤄진 올해 교총의 교섭․협의 과제 요구서는 ‘교육 및 교원 근무여건 개선’, ‘교원 전문성 신장’, ‘교원처우 개선 및 복지증진’, ‘교권 신장 및 교육권 보호’ 등 공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교육 및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 부문에서는 교원 잡무 경감, 교원 정원 확충,
2013-07-06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