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5월 28일 안전한 환경 속에서 학교가 마음 놓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고, 사고 초기부터 교육청 전담팀과 전담변호사가 법률 대응을 지원하며,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적용 범위도 수학여행만이 아니라 운동장 체육활동, 실험·실습 등 교육활동 전반으로 넓혔다. 그동안 교원단체가 줄기차게 제기해 온 요구를 일부나마 반영하려 한 노력이 보인다는 점, 국가가 이제야 교사의 절박한 현실을 제도적으로 마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사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 현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번 대책이 겉보기에는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현장 교사들이 직면한 근본적인 두려움과 법적 취약성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미완의 대책에 그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과실 면책 기준의 모호성이다. 교육부는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2026-07-07 10:00
지방 교사,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그동안 교사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업 중 하나로 꼽혔다.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과 든든한 공무원연금, 그리고 정년 보장이라는 3대 축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워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러한 직업적 안정성은 역설적이게도 자산 관리 측면에서는 ‘달콤한 함정’으로 작용한다. 매달 쥐어지는 안정적인 소득에 안주하는 사이, 수도권과 지방 간의 자산 양극화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방 교사로서 실거주로 지방에 살아가다 보면 ‘주거’와 ‘투자’가 자연스럽게 동일시된다. 매일 출퇴근하는 학교가 있고 나의 일상이 펼쳐지는 지역이기에,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 집을 사고 그곳에 부동산 자산을 묻어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며, 굳이 내가 살지 않는 다른 지역 부동산 시세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실거주 관점에서는 좋지만, 자산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아무리 살기 좋은 내 집일지라도, 인구가 빠져나가고 성장이 따라주지 않는 지역의 부동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가치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 거주자라고 해서 반드시 내 집을 지방에 마련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직
2026-07-07 10:00
몇 년 전이었다. 6학년 서너 명이 도서관에 왔다. 독서동아리를 만들려고 하니 동아리 지도를 맡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여태까지의 독서동아리는 보통 다른 동아리를 신청했다가 떨어져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오는 동아리였는데 의외로 여학생 몇 명이 이끄미가 되어 부탁하러 왔으니, 나로서는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들은 동아리 모집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소개해야 하는데 독서 외에 다른 활동을 넣어도 되냐고 물었다. 모든 활동은 책과 연결되는 것이라서 활동 자체가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자율동아리는 3학년부터 6학년이 함께하는 동아리다. 매주 화요일 5~6교시에 각 교실과 특별실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다. 이끄미를 맡은 고학년들이 포스터를 그려서 복도 게시판에 붙이고 각 학급에 돌아다니며 동아리 부원을 모집했다. 나는 나대로 ‘과연 어떤 아이들이 올까? 몇 명이 올까?’ 하는 기대감에 일주일을 보냈다. 함께 어울리는 마당 동아리 수업 전날 이끄미들이 달려왔다. “선생님, 12명이 모집되었어요!”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에 12명의 아이가 모인 것이다. 농촌 소외지역의 소규모학교라 12명은 많은 숫자였다. 그 노력이 기특했다.
2026-07-07 10:0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서른 살의 당당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됐습니다. 단순히 흘러간 시간의 궤적이 아닙니다. 지난 30년간 지나왔던 미학적 여정을 내밀하게 성찰하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영화의 미래를 향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도약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역시 인간의 본질인 감정과 영혼을 통찰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AI와 첨단 기술이 영화적 상상력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BIFAN이 미래영화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것입니다. 여러분을 7월 부천에서 기다리겠습니다.” 6월 9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장미희 조직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1997년 출발한 BIFAN은 변방의 낯설지만,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영화들을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며, ‘장르영화’라는 BIFAN만의 독보적인 영토를 구축했다. 내로라하는 세계 각국의 영화제가 기성 형식을 고수할 때도, 주류와 비주류, 현실과 상상,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물어 온 BIFAN은 30년이 흐른 지금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장르영화제로 우뚝 섰다. 제30회 BIFAN은 50개국 321편(장편 170편, 단…
2026-07-07 10:00
블랙코미디가 된 교실의 현실 최근 한 연예인의 유치원 교사 일상을 담은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연일 화제다. 영상 속 교사는 아이들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시시때때로 걸려 오는 학부모의 민원 전화에 연신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느라 바쁘다. “아, 그러셨구나! 우리 OO가 그렇게 느꼈군요. 아니에요, 어머님~ 그런 게 아니라….” 아이의 말을 확인하려는 학부모에게 자신의 휴대폰 기종, 연애 유무, 심지어는 외모에 대한 지적 같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해명해야 하는 모습은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최근 업로드된 콘텐츠에서는 야외 활동 중 아이가 혹여 모기에라도 물릴까 봐 고군분투하는 교사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쯤 되면 ‘블랙코미디’급이다. 댓글창을 가득 메운 현직 교사들의 목소리는 이것이 단순한 예능적 설정이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엄연한 현실임을 증명한다. 대체 학부모들은 국가의 공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전문직인 교사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지금 교사를 ‘교육자’가 아닌 ‘감정 노동 서비스직’으로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법적 근거와 안전망 _ ‘놀이’는 교육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단순히…
2026-06-04 10:00
계획서의 구성 요소 계획서는 활용 목적에 따라 항목 구성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미션·비전·전략·계획이라는 4가지 구성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계획서에서 4가지 요소를 미리 정리해 봄으로써 막연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인을 미리 검토하여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할 수 있다. 조직이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어떤 일을 성취하려면 사명과 미션(mission)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비전은 있는데 미션은 실종되는 이유는 두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션은 비전의 상위 개념이다. 미션 또는 사명은 ‘왜 이 조직이 존재하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규정한다. 조직의 미션은 구성원들 자신의 자아실현과 사명을 조직의 성공과 매칭(matching)시키게 해 주고, 동기 부여와 몰입, 주인 의식 등을 갖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션의 하위 목표로서 비전이 존재하며,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가 전략이 된다.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세우는 것이 계획이다. 4가지 구성 요소를 구분하기 위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획의 두 축, 질문과 콘텐츠 남충
2026-06-04 10:00
전국 상당수 학교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기사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운동장 사용 중에 학생이 다치게 되었을 때, 교직원에 대한 민원이나 소송이 우려되어 운동장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사실 교육계에서는 꽤 오랜 이슈지만, 최근에는 대통령과 국회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운동장을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여기까지 왔을까? 그리고 운동장을 학생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학교안전사고 관련 규정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안전법’)은 제10조 제5항에서 교직원이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조치의무에 관하여는 교육부 고시인 ‘학교안전사고 관리 지침’이 있다. 해당 지침은 안전사고 유형별 대응 절차에 관해 설명하며, ‘상황 파악, 간단한 처치, 상황 정리, 보고 조치’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교직원의 대응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을 뿐, 안전사고의 예방에 관해서는 내용…
2026-06-04 10:00
2026년은 교육계에 있어 매우 특별한 해이다. 광복 직후인 1946년에 수많은 학교와 대학들이 설립되었던 관계로,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교육기관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 동안 한국 교육은 수많은 정책적 변화를 겪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존재한다. 본고에서는 교육 80년을 돌아보며 한국 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고 판단되는 중요 교육정책들을 시대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교육 기적’의 단초가 된 1948년부터 1960년까지의 정책적 노력을 재조명한다. 초등의무교육의 완성: 국가 재건의 설계도 한국 교육 정책사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결정적 출발점은 초등의무교육의 완성이다. 1948년 출범한 신생 정부는 대한민국 「제헌헌법」에 초등의무교육의 실시를 명시하였으며, 1949년 「교육법」을 통해 ‘모든 국민은 6년의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아동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은 초등교육을 받게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였다. 비록 1950년 6.25 전쟁으로 인해 정책이 한때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정부는 1954년 다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초등의무교육 6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다시 추진하였다.…
2026-06-04 10:00
책과 웃음이 머무는 학교의 오후 # 부드러운 햇살이 교정을 감싸는 오후, 서울 강서초등학교 도서관은 수업을 마친 아이들로 금세 활기를 띤다. 이날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도서명예교사회가 운영하는 도서관 수업이 열리는 날.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며 독서에 몰입하기도 하고, 친구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되는 공간. 강서초 도서관은 그렇게 아이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강요 대신 편안함을 내어주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책과 가까워지고, 토론을 통해 생각을 키우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워간다. # 교문을 들어선 순간, 와~하는 학생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인조잔디가 산뜻하게 깔린 운동장에 아이들이 3개 권역으로 나눠 피구를 한다. 공에 맞아 상대편 선수가 아웃될 때마다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된다. 오늘은 강서초가 연례행사로 진행하는 학년별 체육대회 날. 민원 전화 한 통에 운동회는 고사하고 축구도 맘대로 못 하는 현실인데, 강서초엔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가득하다. 올 가을엔 전교생이 참여한 대운동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강서초는 학부모의 참여·협력·소통으로 함께 가꾸어가…
2026-06-04 10:00
“서울교대의 80년은 단순히 한 대학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초등교육과 함께해 온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은 서울교육대학교의 장신호 총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지금 교육 현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는 그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교대 역시 단순한 교원양성기관을 넘어 미래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46년 개교한 서울교대는 해방 직후 초등교원 양성을 목표로 출범했다. 이후 약 80년 동안 4만 여 명의 초등교사를 배출하며 한국 공교육의 기반을 형성해 왔다. 특히 수도권 공교육 현장에서 서울교대 출신 교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이들은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혁신, 교사 연수, 교육정책 연구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장 총장은 “좋은 교사가 좋은 교육을 만든다는 믿음 아래 서울교대는 초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며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선생님들의 헌신이 결국 대한민국 교육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교 80주년의 의미를 단순한 기념행사로 한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교육 환경 변화 속에서 초등교육 체…
2026-06-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