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산 단풍이 깊어 가고 있는 계절의 끝자락에서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께 글월 올립니다. 3년 전 고교진학을 놓고 딸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인문계로 가서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달리 아이는 용꼬리가 아닌 닭 머리가 되겠다고 호언까지 하면서 자기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여러 날을 두고 회유를 해보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고 아이는 전문계학교를 택하였습니다. 내심 속으로는 이제 공부는 더 멀리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알아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아직은 쌀쌀한 봄날, 시외의 한적한 마을 입구에 있는 학교 입학식에 참석하였지요. 새로운 학교생활에 긴장과 호기심이 가득 담긴 딸애의 얼굴 표정과는 다르게 아쉬운 마음으로 뒤편에 서서 식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을 때, 여러 의례가 지나가고 교장 선생님의 신입생 축사가 있었는데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을 하겠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순간 고교 진로상담을 하시던 아이의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학생 생활지도가 잘 되어 있는 학교입니다.”라고 하시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학교 환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고, 우선 스쿨버스가
2012-03-01 15:16먼 남녘에 머물던 봄이 버선발로 달려왔다. 매서운 추위에도 얼지 않고 3월이 되자 맨 먼저 우리 곁에 왔다. 어린 나무도 마지막 남은 찬바람에 잔기침을 하더니 따뜻한 햇살 덕에 멎었다. 고운 목청으로 지저귀는 새의 노래 소리도 맑게 들린다. 봄이 겨울 외투를 벗고 활기를 찾은 것처럼 학교는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개학 준비에 바쁘다. 전근 오는 선생님 맞는 일로 교무실이 소란스럽다. 학급 이동으로 자리 배치를 새로 하고, 이참에 묵은 먼지도 털어내고 있다. 3월에 새 업무에 따라 자리를 옮기는 것은 늘 하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감회가 다르다. 나는 수석교사로 출발을 한다. 수석교사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 따라 ‘교사의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법 조항에서 보듯이 수석교사는 가르치는 업무 외에 동료 교사의 교수・연구 지원 활동을 한다. 나름대로 교육에 특화된 경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원했지만, 선발되고 나니 내 역량에 의문이 생겼다. 선생님의 수업 및 연구 활동을 도울 수 있을까. 발걸음을 내딛기 전부터 망설여진다. 수석교사 연수를 받는 동안에도 강사들은 전
2012-03-01 15:15이제 다시 3월이다. 학교마다 입학식이 끝나고 활기찬 새 학기가 되었다. 입학식을 치른 아이들과 진급한 아이들은 상기된 얼굴로 교사와 눈 맞춤하고, 교사도 아이들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새 학기의 수채화가 그려진다. 3월은 늘 그렇게 새로운 인연으로 출발한다. 어찌 보면 교사와 학생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우리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기대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우리 아이의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 하며 아이를 챙겨 등교시킨다.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는 것은 역시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꽃봉오리가 도톰한 입술로 망울지는 3월은 이렇듯 우리를 설레게 한다. 그러나 요즘 보듯이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한 기대 이상으로 우려를 하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학생들이 아무 문제없이 교사의 지도를 잘 따라 줄 것인가 걱정하는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착한 아이들도 다수이지만, 개중에는 공부도 않고 말도 잘 안 듣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정으로부터 방치되어 일탈을 일삼는 아이들이 학급에 끼어든다면 올 한 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학교폭력이다, 인권이다 하여 교사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사실 그런 아이들은 일
2012-03-01 15:12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보은․특혜․보복으로 이어진 일련의 인사로 서울교육이 큰 혼란에 빠졌다. 곽 교육감이 일부 승진인사를 철회하기로 했지만 비난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곽 교육감 인사는 우선 자신의 정책보좌관 이 모씨와 교육감 선거 당시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 모․조 모씨 등 3명의 공립특채. 이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일반고의 자사고 전환을 반대하다 2010년초 학교를 그만두고 곽 교육감 당선자 TF를 거쳐 혁신학교 업무를 맡아왔다. 조 씨는 사립학교 재단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2006년 해임돼 곽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일했고, 박 씨는 2002년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혐의(국보법 위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곽 교육감은 또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비서실 7급 계약직 정책보좌관 등 5명을 승진시키기 위해 이들에게 일괄사표를 내도록 하고, 6급으로 재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선거 때 도움을 준 안 모․정 모씨 등 2명의 5급 상당 계약직 채용은 그대로 강행하고 있다. 이밖에 곽 교육감은 지난해 3월부터 시교육청에 파견 근무…
2012-03-01 13:47
3월 신학기를 맞아 교복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정장식 교복에서 탈피해 활동하기 편한 ‘생활교복’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단대부고, 대원외고, 신반포중, 원촌중 등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생활교복 열풍은 학생․학부모가 주도하고 있다. 와이셔츠, 블라우스에 재킷 일색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국 등 외국에서 스웨터, 티셔츠 등으로 편안하게 교복을 입는 모습을 본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원촌중, 신반포중의 경우 하복을 먼저 바꿨고 대원외고의 경우 기존 교복은 그대로 입는 대신 체육복을 없애고 가격이 저렴한 동·하복 티셔츠를 학교에서 입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생활교복으로 바꾼 학교의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높아 입소문을 타고 교복을 바꾸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생활교복은 티셔츠, 후드티, 바람막이 점퍼 등 종류가 다양하고 학생들이 평소 즐겨 입는 일상복을 교복으로 디자인해 단정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장시간 교복을 입고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고려해 구김이 없고 빠르게 마르며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는 등 기능적인 측면까지 고루 갖췄다. 올해 생활교복으로 바꾼 단대부고 장준성 교장은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넥타이
2012-03-01 10:17영 화 빅미라클 인간과 회색고래의 따뜻한 감동 실화 알래스카의 한 작은 마을에서 빙벽에 갇혀 돌아갈 길을 잃은 회색고래 가족. 고래가족을 구하자는 목소리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결국 사람들의 바람대로 기적이 일어난다. 1988년 냉전체제에서 일어났던 이 기막힌 기적을 바탕으로 한 빅미라클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우리들 마음을 훈훈하게 녹인다. 고래가족의 생명이 달린 시간과 희망의 절실함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2012년 2월 23일 개봉, 전체 관람가, 107분 도 서 논다는 것 _이명석 저, 너머학교 놀이 속에 숨겨진 진실 찾기 옛말 중에는 ‘놀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이 말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논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나 게임이 아니다. 놀이를 통해 사람들은 생각하고 소통하는 삶의 원리를 깨우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배우게 된다. 또한 감정의 조절을 통해 경험을 쌓으며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된다. 십대부터 어른 세대까지, 이 세상 모두의 놀이를 위한 도서 논다는 것을 통해 행복을 찾아보자. 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동양
2012-03-01 09:00
오전 11시 30분 충남외고 1학년 6반 음악수업. 수업 30분 전부터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4층 음악실에는 벌써 6반 학생들이 오밀조밀 모여 바이올린을 켜고, 플루트를 불며 합주를 한다. 익숙한 곡이라 생각했더니 영화 ‘Beauty and the Beast’의 주제곡이다. 짧은 한 학기의 음악수업 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악기로 표현하며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청중이 된 학생들 사이에서 허밍이 흘러나오자 곧 화음이 된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 곡을 들으며 남학생들은 쑥스러워 하고 여학생들은 들떠 있다. 합창하는 동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발을 짤랑짤랑 거리며 리듬을 탄다. 가창이 끝나자 이어진 최 교사의 말. “여러분 마음속에 사랑이 움트고 있는지요? 요즘 사랑이 많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여러분이 만나는 사랑은 노래 가사처럼 변하지 않는 사랑이 됐으면 합니다.” 어느새 수업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먼저’ 만드는 뮤직스토리텔링 ‘□’자로 연결된 자리배치. 4~5명의 모둠조마다 알 수 없는 유별난 조 이름. ‘박사와 아이들’, ‘A-Yo’, ‘TEN개월’, ‘Sick녀들’… 악보대 위에 올려진 A3 우드락은 일종의 광고판이다. 조별 이름의…
2012-03-01 09:00소비자 적극 참여, 콘텐츠 중심에 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프로슈머(Pro-sumer) 현상의 대표 사례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결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 동시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대거 등장한다. 예컨대, 유튜브와 같이 자신이 직접 동영상을 올리고 또한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소비한다. 이는 그동안 엄격하게 구분되어 왔던 창조와 수용의 경계가 허물어짐을 의미한다. 과거 시청자들은 전문 가수들의 노래를 소비만 하는 피동적인 주체였다.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과 수용하는 사람이 구분되어 있었지만 오디션 시대에 들어오면서 시청자는 더 이상 텔레비전 앞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 안으로 적극 참여해 들어간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감상을 넘어서서 오디션 프로그램 의 진행과 제작에 참여한다. 또한 적극적인 평가를 통해 오디션의 최종 승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써 소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게 된다. 스타와 대중의 구분과 경계 역시 허물어지고 있다. 내가 스타이고 스타가 나 자신이다. 과거에는 스타가 어디엔가 따로 존재하는 이들로 간주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비주의 전
2012-03-01 09:0021세기 최고의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환경문제는 누구의 강요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물을 아껴 쓰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코드는 뽑아두고 가까운 길은 걸어가야 한다고 백날 강조해봐야 환경파괴로 죽어가는 지구촌 곳곳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한 편 보는 것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교실 속에서 이뤄지는 환경교육 역시 이론적 교육보다는 스스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교사 스스로 환경교육이 하나의 과목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교육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인식 하에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변 환경센터를 견학한다든지, 자신이 버린 폐품을 이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보는 구체적인 경험을 활용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인식과 감수성을 높이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새 학기에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교육은 무엇이 있을까. 프로젝트 1 1년 실천과제를 스스로 작성케 하라 ‘이달의
2012-03-01 09:001단계. 나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 봐라 지난 시간 돌아보며 새 다짐할 수 있는 기회 나는 중등교사이면서 초등교사이다. 2년제 교육대학이 4년제 학사과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부족한 초등교사 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에게 일정기간의 연수 과정과 임용고사를 통해 초등교사의 길에 들어설 기회를 준 것이었다. 처음은 2부제 수업에다 한 학년 당 12~15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는 40명을 훨씬 넘어 주입식 교육 외는 생각해 볼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때 나의 초등교직 생활은 어깨너머 동료교사들에게 배운 것이 기반이 됐다. 교사로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어디서 배워야 할지 몰랐다. 부끄러워서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교직생활 4년쯤 되었을 때 1정 자격교육을 받으면서 ‘교사는 늘 학습해야 하고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계속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돌아와서는 바쁜 학교 일정 탓에 새롭게 다진 마음을 잊고, 동학년 문화에 따라 10년을 보내야 했다. 교직에 입문한지 11년쯤 되었을 때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일로 바로 질병 휴직을 하고 가족과 함께 1년 간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다. 그 때 나
2012-03-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