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작가 서유미의 단편 토요일 아침의 로건은 어느 날 갑자기 뇌종양 판정을 받은 50대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그는 벌써 4년째 토요일 아침마다 영어선생님 젤다와 2시간씩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로건은 그의 영어 이름이다. 영어도 늘고 회사에서도 승진해 미국 지사 발령을 앞두고 있는데 위기가 찾아온다.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삶이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행도 힘들 것 같다. 우선 젤다에게 영어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소설은 로건이 결국 통보하기까지 4주 동안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로건은 왜 통보를 망설였을까. 수업하는 카페에선 한강에 있는 오리배들이 밧줄에 묶여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묶고 있는 밧줄을 풀면 오리배들은 어디로 떠내려갈까. 영어 수업을 그만두게 되면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시안셔스 꽃다발 주문하지만 … 그런 로건이 회사 임원 식사 자리에 참석했을 때 장미 비슷한 꽃이 화병에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흰색·분홍색·라벤다색·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꽃이었다. 여…
2025-06-05 10:00
받아쓰기와 노트 정리 우리는 스마트기기가 사람 말 그대로 받아 적어주고, 녹음파일도 텍스트파일로 바꿔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그대로 받아쓸 필요는 거의 없어졌다. 그렇다고 하여 노트 정리할 필요도 없어진 것일까? 노트 정리란 그대로 받아 적는 활동이 아니라, 학습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정리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인지발달단계에 따라 노트 정리가 기억력 향상, 개념 이해도, 수업 몰입도, 장기 학습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글에서는 ‘인출’이라는 관점에서 노트 정리의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인출로서의 필기 고급 역량을 기르려면 배우는 개념과 원리 및 사실을 잘 이해하고 기억해야 한다. 배운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필요시에는 이를 능숙하게 회상할 수 있어야 분석력·비판력·적용력·창의력 등의 고급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뢰디거와 맥다니엘(Roediger and McDaniel, 2014)의 주장처럼 지식의 탄탄한 토대가 없는 창의력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나노로봇을 통해 뇌에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지 않는 한, 인간의 뇌는 스스로 노력을 통해
2025-06-05 10:00
CCTV의 역할과 한계성 최근 발생한 학교 내 범죄 발생으로 인해 CCTV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CCTV의 역할과 한계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CCTV의 설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범죄 발생 억제를 통한 범죄예방이고, 두 번째는 범죄수사를 위한 증거력 확보이다. 두 가지의 목적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증거력 확보’이다. 영국 철도경찰(British Transport Police)의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발생한 범죄 중 약 45%에서 CCTV 영상자료를 사용하였으며, 이 중 65%의 수사에서 유용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보고서에 따르면, CCTV는 10건 중 8건의 대규모 학교 총격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CCTV가 대규모 폭력사건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는 제한적일 수 있음을 제시, 범죄예방에는 아직 많은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2 학교현장의 CCTV 영상이 증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CCTV의 촬영 가능 거리와 각도를 확인해야…
2025-06-05 10:00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팬데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는 반복되는 사건·사고 속에서 큰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 역시 이러한 위기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많은 학생이 심리·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위기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치유와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Wee) 프로젝트 활성화, 다양한 상담 및 병원과 복지 서비스 연계 시스템 구축, 회복적 생활교육 실천과 더불어 최근에는 학생들의 감정조절능력과 대인관계향상을 위한 사회정서교육이 등장했습니다. 분명 이러한 노력이 교육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학생이 병들어간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교육부(2022)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만 12세~17세)의 현재 정신장애 유병률1은 9.5%, 평생 유병률2은 18.0%로 나타났습니다. 대체 어떤 이유로 이렇게 아이들이 병들고 위기에 빠지는 것일까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과 이유가 모두 다르고, 다양한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알려져 있듯 학생들의 이런 정서행동의 어려움은 유전적 요인과 신경화…
2025-06-05 10:00
지난 호에서는 2회에 걸쳐 교원의 휴직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공과를 논하는 상훈과 징계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상훈은 교원의 사기를 진작함과 동시에 조직이 지향할 가치와 목표를 보이는 긍정적 제도라면, 징계는 교원의 의무 위반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직기강을 세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훈과 징계의 세부내용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상훈 개요 가. 의의 - 교육공무원으로서 장기간 뛰어난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하는 경우와 단기간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표창을 수여함으로써 교원으로서의 자긍심을 주고자 하는 것 나. 법적 근거 - 「상훈법」, 「정부표창규정」,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등 2. 포상 가. 교원의 주요 포상 나. 교원 포상 추천 기준 다. 재직기간 산정 방법 1) 공무원경력, 군인 또는 군무원 재직기간 및 병역기간, 국공립학교 교원경력, 사립학교 교원경력 2) 직위해제기간: 직위해제기간은 제외(단, 징계무효·취소·무죄 확정 등의 경우는 기간 포함) 3) 휴직기간: 「공무원 임용령」 제31조 제2항에 따라 산입 여부 결정 4) 임시직 경
2025-06-05 10:00
부서지는 아이들 (애비게일 슈라이어 지음, 이수경 번역,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432쪽, 2만 2,000원) 아이들의 행복과 자존감을 중시하는 다정한 양육이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든다는 도발적 주장을 담았다. 감정 존중과 과도한 보호가 아이들의 자립심과 회복탄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은 지금보다 뭔가가 더 적었을 때 훨씬 더 잘 컸다”라며 자녀의 삶에서 ‘한발 물러날 용기’를 제안한다. 위험을 감수할 기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선택권’을 부여하라는 의미다. 처음 만나는 헌법 (차병직 지음, 창비 펴냄, 116쪽, 1만 2,000원) 헌법 공부를 시작하려는 성인과 청소년 모두를 위한 안내서다. 헌법의 기본 개념부터 역사, 핵심 내용과 구조, 그리고 우리 삶과의 연관성까지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복잡한 법률 용어 대신 우리 주변의 이야기와 쉬운 비유를 활용하여 헌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발달장애 내 아이를 위한 말하기·대하기 수업 (고지마 유키 글, 가나시로 냥코 그림, 이은혜 번역, 시그마북스 펴냄, 318쪽, 1만 8,000원) 발달장애 교육 최전선에서 약 2,000명의…
2025-06-05 10:00
최근 학교현장은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학교폭력예방법」(이하 ‘학폭법’) 제정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학폭법」 제정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교육현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에게 중·고등학생과 동일한 절차와 기준을 적용한 점이다. 초등 저학년인 1·2학년은 신체적·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하다. 이렇게 아직 발달단계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중·고등학생과 같은 학폭 절차를 적용하면서, 현실에서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반영하여 교육부는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2026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 개최 전 ‘숙려기간’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폭법」 제정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방증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물론 사안이 중대한 학교폭력(이하 ‘학폭’)의 경우 학폭위 개최와 엄정한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학교…
2025-06-05 10:00
평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직자의 정년퇴직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국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공무원임용령」 제42조 제2항에 따라 정년퇴직 예정 공무원에게 사회적응능력 배양과 퇴직 후의 삶을 보람 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공로연수제도(이하 ‘퇴직준비교육’)를 운영하고 있다. 근무지를 떠나 6개월에서 1년까지 교육받는 이 제도는 공직자가 명예롭게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돕는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다. 교원만 배제되는 퇴직준비교육 제도 퇴직준비교육은 모든 공무원(현재 120만 명 추정)과 직업 군인이 대상이며, 정년퇴직을 앞둔 공직자는 이 제도를 활용하여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오직 교원만이 퇴직준비교육에서 배제된 채 정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사회적 지위를 우대해야 한다’라는 「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원이 존경받고 긍지와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2조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교원을 담당하는 교육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원의 퇴직준비교육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
2025-06-05 10:00
2025년 새해의 시작은 가혹했다. 지난 2월, 대한민국 교육 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대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는 40대 여교사였고, 피해자는 이제 갓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였다. 부모의 억장이 무너지는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없었던 건, 학생 보호시스템을 갖춘 학교에서 학생을 보호해야 할 주체인 교사와 교사에게 보호받아야 할 학생이 이번 사건을 구성했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 이후 교육 사회는 혼돈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당장 학교와 시도교육청은 무너진 학교안전시스템의 결함과 해법을 찾아야만 했고, 이 과제는 대전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교육 사회에서는 학교안전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고,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교사 중심으로 학교안전의 본질에 관한 성토가 이어졌다. 그리고 한 달 뒤,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학교안전정책과 관련해 흥미로운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가 열리기 며칠 전 정치권에서는 학교안전정책과 관련해 다수의 법률 개정안이 쏟아졌는데, 그중 교육공동체가 주목했던 건, 김소희 국회의원이…
2025-06-05 10:00
오는 6월 21일부터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안전법’)이 개정 시행됩니다. 이번 개정은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학교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정당한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교원의 책임 부담을 합리화하여 교원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교원 면책 조항 신설 개정법은 학교장과 교직원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없음을 명시했습니다. 이는 교원들의 과도한 책임을 덜어 교육활동 위축을 방지하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의무를 다한 경우’의 판단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여 실제 적용 과정에서의 해석에 따라 교원의 부담 완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학교 밖 교육활동 안전 관리 및 지원 강화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 밖 활동에서의 안전 관리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개정법은 교육당국의 ‘지원 의무’를 강화했습니다. 단위학교의 여건에 따라 필요한 경우 인솔 교원 외에 추가적인 지원인력을 배치하여 학교 밖 활동의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정 효과를 높이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실천 과제 이번
2025-06-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