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20세기 초 일리치(Ivan Illich)의 ‘탈학교 사회’, 라이머(E. Reimer)의 ‘학교는 죽었다’ 등의 역저에서 이미 교육과 학교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과 학교는 동서고금의 국가백년지대계로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학생들의 학업중단이 근절되고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 다시 돌아와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입시지옥 해방, 대안학교 연계 모색해야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를 떠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입시와 학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교육제도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래 학교는 지덕체를 함양하는 전인교육기관임에도 현실적으로는 입시, 점수, 성적 등 ‘한 줄 세우기’식 서열 매기기 시스템이 고착돼 학생들이 싫증을 내고 학교 밖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잠재된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배움터로서의 학교 소임을 다하지 못한 필연적 역기능인 것이다. 학교가 학생들을 존귀한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박제된 암기 기계’로 몰아가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할 것이다. 학업중단 후 학교 밖을 맴도는 청소년들을 방치하면 그들 개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향후 큰 사회적 문제
2013-12-01 09:00가정붕괴로 인해 교육의 기본 무너져 학교 현장 중심으로 학업중단의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이혼가정·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에 따른 가정교육의 약화로 가정에서의 돌봄 기능 상실 및 자녀와의 대화시간 부족을 들 수 있다. 둘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대화 및 상담능력 미흡으로 학교부적응 및 중단의 사전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첫째, 가정교육을 위해 밥상머리 교육활동 강화, 가족 간 대화를 통한 가족관계개선 교육 강화가 필요하며, 가족캠프 운영 등을 통한 대화의 장 마련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부모의 책임성을 강조한 정책을 수립함과 동시에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학교측면에서 본 학업중단 원인과 예방 학교 입장에서 학업중단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학생들의 학습 스트레스를 해소할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둘째, 시간 부족으로 인해 동아리 활동 및 신체활동에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가 부족하다. 중학교의 경우 자유학기제 도입, 예·체능 수업시수가 증가했으나 고등학교의 경우 입시제도 개선이 없는 한 학습에 따른 중압감을 해결할 기회가 부족하다. 셋째, 일선 교사들이 학생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2013-12-01 09:00굳이 학교에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아이들, 그들은 학교 밖으로 나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양대 교육복지연구소와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는 지난 9월 12~27일,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 782명과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에서 지내고 있는 청소년 531명을 대상으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했다. 학교 필요성 부족, 새 교육 필요해 학업중단 먼저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에게 학업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은 학교를 다닐 필요성이 부족해서(53.7%)였고, 그 뒤를 이어 학교 밖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42%), 지나친 학업에 부담을 느껴서(26.6%)라는 답변이 뒤따랐다. 이들이 정규학교에 다닌 기간으로는 고 1학년까지(46%)가 가장 많았고 중 1~3학년(31.2%), 고 2~3학년(19.7%), 초등 1~6학년까지(3.1%) 순이었다.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학교를 떠난 이유에서 전자의 청소년과 차이를 보였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첫 번째 이유는 가족들의 의견에 따른 것(68.1%)이 가장 컸고, 학교에서 해주지 않는 새로운 교육 필요(36.6%), 특기·소질을 살리
2013-12-01 09:00감정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게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감정 전도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의 감정에 관심이 많았어요. ‘내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책을 읽어도 인물들의 감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대기업 연구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조직사회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죠. 분명 모두가 많은 감정을 느끼면서 사는데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그래서 소통이 안 되고 결과적으로 서로의 감정이 어그러지는 일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감정교육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상,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조차 서툰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교육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2008년부터 강의를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중요한 것도 많은데 뜬금없이 웬 감정타령?’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조직 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그 중요성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이었죠.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과거 3~4년 전만 해도 교과과정에 감성지능과 관련한 단원조차 없었어요. 지금은 거의…
2013-12-01 09:00지난 10월 25일 금요일 오후 두 시, 화성 석우초등학교 운동장. 수업을 마친지 한참이 지났는데 스무 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노느라 정신이 없다. 무엇을 그리 열심히 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땅바닥에 뼈다귀를 그려 놓고 “꺅꺅” 소리를 지르며 서로 잡고 당기기 바쁘다. 재미있게 노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과거에는 자연의 모든 것을 놀이기구로 삼아 흙 위에서 뛰어놀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 학생들은 자연보다는 컴퓨터, 휴대전화와 같은 문명의 물질이 더 익숙하다. 가만히 앉아 말도 없이 자판을 두드리기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보니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고 행복해 보이는 시간이 바로 ‘놀이’할 때였습니다. 땀을 흘리고 서로 어울려 웃고 즐기는 모습에서 민속놀이가 떠올랐고, 우리 반 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민속놀이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교사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발적인 만남과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모임으로까지 성장하게 됐습니다.” 경기도초등민속놀이교육연구회 서대기 회장(석우초 교감)은 잘 놀고, 즐기는 학생으로 키우기 위해 2000년에 연구회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2013-12-01 09:00능주고등학교(교장 권광빈) 본관 3층 1학년 영어과 토론수업. 5~6명의 학생들이 5개의 그룹으로 모여 있다. 교사가 나눠준 워크북에 따라 학생들이 생각을 정리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이현정 교사는 “게임이나 이미지를 통해서 감정형용사를 익히는 수업으로, 머릿속으로 느낌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단어를 느끼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룹별 리더가 나와 통 속에서 쪽지를 꺼낸다. 그 안에 적힌 감정형용사를 몸짓과 의성어로 표현하자, 학생들이 이에 맞는 단어를 유추한다. 물론 교사도, 학생도 영어만 사용한다. 학생들은 주눅들어있거나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우는 걸 즐기고 있다. 교실 가득 웃음소리가 유쾌하게 퍼졌고 50분 수업이 짧다고 느껴질 만큼 역동적이었다. 영어과 수준별 이동수업 중인 이 학생들은 1학년 가운데 영어과 A-클래스에 해당한다. 이 교사는 “수능에 나오는 영어 단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어휘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학생들 100%는 아니어도 80% 이상이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맞춤형 교육으로 학습역량 극대화 능주고는 ‘4단계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해 최상위권·상위권(우정반)·중위권·집중반으로 구분, 교육과정
2013-12-01 09:00한국교총이 지난 6월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교육복지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교는 빠듯한 기본운영비로 정상적인 교실수업조차 못하고 있고, 교원 대다수는 운영비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 증가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필자는 학교기본운영비 부족 원인을 단위학교 재정의 자율성이라는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돈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또는 쓸 수 있지만 제대로 쓰지 않아서 오히려 돈이 남는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학교회계 분석자료에 의하면 2011학년도에 학교당 평균 약 6000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했다. 한쪽에서는 돈이 부족해 정상수업이 어렵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다른 쪽에서는 학교가 돈을 다 쓰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학교 현장에서 예산운영과 관련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발표되는가? 목적사업비가 너무 많다 먼저 학교기본운영비를 살펴보면 각종 목적사업비가 너무 많아서 단위학교의 자율적 재정운영이 제한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로 전입되는 예산(이를 학교에서는 교육비특별회계전입금이라고 한다)은 크게 학교운영비와…
2013-12-01 09:00연구하는 교직상 정립, 교사 주체의 교육개혁, 탈정치이념·교육본질 추구 “교권 추락 현실을 가정교육이나 사회 잘못으로 돌리지 않는다. 교원 스스로 전문적 소양을 쌓아 학부모와 사회의 신뢰를 되찾는다. 교직이 노동직이 아닌 전문연구직임을 교원 자신이 증명해 보여야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교육개혁 주체로 나설 수 있다. 사회적 신뢰와 제자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교육자 스스로 자긍심을 고취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바로 ‘연구하는 교직상 정립’이다.” 현장교원이 중심이 돼 교육의 기본(제자리)을 찾고 새로운 교육풍토를 조성하자는 ‘새교육개혁포럼(이하 포럼)’이 지난 11월 4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출범했다. 지난 8월 포럼 창립에 대해 결의를 다진 이후 뜻을 같이 한 교원 및 학계·정계 인사 5000여 명이 포럼 창립멤버로 동참했고,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포럼 공동대표인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정부 수립 전부터 한국교총은 ‘현장과 교원 중심’의 ‘새교육개혁 운동’을 주도했다”며 “포럼은 과거 새교육개혁 운동과 같이 교육과 교육자 위기가 가중되는 현시점에서 기본으로 돌아가(Back to the basic) 교육자
2013-12-01 09:00우리 선생님은 ‘꽃바지’ 선생님이에요. 눈에 확 들어오는 매력적인 꽃바지를 입고 우리를 가르치시는 것을 볼 때면 항상 웃음이 나지요. 그래서 우리 선생님은 꽃바지 선생님이에요. 우리 선생님은 저희가 “어! 선생님 꽃바지 입으셨다!”라고 말하면 허벅지를 탁 치면서 우스운 동작을 하세요. 그걸 보고 있자면 저희는 웃음보가 터진답니다. 꽃바지는 종류도 다양해요. 하얀색 바지에 검은색 꽃이 그려져 있는 바지도 있고, 화려한 색의 여러 가지 꽃이 그려져 있는 바지도 있어요. 전 선생님이 그 바지를 입었을 때 가장 예뻐 보여요. 선생님이 꽃바지를 입었을 때는 수업이 더 즐거워져요. 혼자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요. 어제는 선생님이 하얀색 바지에 검은색 꽃이 그려진 바지를 입고 오셨어요.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이 좀 더 즐거워져서 전 꽃바지가 좋아요.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6학년 첫날 선생님께서는 아주 카리스마 있으신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날카롭게 쳐다보시고, 아이들에게 겁을 주셨거든요. 그때는 선생님이 정말로 무서운 선생님이신 줄 알고 ‘아, 망했다’라고 생각했는데 둘째 날이 되자 선생님은 이미 하루 만에 아이들을 다 파악하셔서 아이들과…
2013-12-01 09:00‘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지난 10년 사이 청소년 자살률 57% 증가, OECD 31개 회원국 아동청소년(10~24세) 자살률은 2000년 7.7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6.4명에서 9.4명으로 47% 증가……’ 최근 언론에 소개되는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 관련 소식은 우울하다. 수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고 증가율도 가파르다. 유해한 사회·문화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올바르게 육성하자는 취지로 2001년 설립된 NGO인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이 같은 청소년 우울, 스트레스, 학교폭력, 자살 등과 같은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그 대처방안을 제시하고 청소년 인성교육 실천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설립 당시 한 학생의 자살을 계기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학교의 요청에 의해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으며 현재 프로그램은 지난 12년 동안 보완·수정하며 현실에 맞춰 진화를 거듭한 것이다. 청소년 발달단계에 맞춘 인성교육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더욱 강력하고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 문제 중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 관련 문
2013-1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