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 본연의 역할, 소임 찾아야 우리나라 고교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교가 고교교육 본연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대학 진학에만 매몰된 데 대해서 국민들의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현행 교육 체제에서 우리나라 고교교육이 바로 서고 교육력 신장과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첫째, 고교교육의 제자리 세우기와 정체성 확립이 급선무다. 우선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래 전부터 고교교육은 대학 진학의 준비 교육, 중학교와 대학을 잇는 형식적 징검다리 교육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러다 보니 고교 종별로 각기 다른 교육 특성을 망각한 채 오로지 대학 진학을 향해 ‘앞으로 나란히!’를 한 그릇된 관행을 보여 왔다. 이제 고교교육이 본연의 제자리로 돌아와 본질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둘째, 고교 종별, 단위학교별로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현행 2009개정교육과정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두 꼭지이다. 초·중학교 9년은 공통교육과정, 고교 3년은 선택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따라서 고교에서는 단위학교의 특색
2013-10-01 09:00일반고 부활 꾀했던 고교 다양화 정책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는 자사고 선발권 박탈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의도는 분명하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무력화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사고가 왜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일 뿐이다. 일반고는 자사고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 ‘학교붕괴’, ‘교실붕괴’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나왔던 말들이다. 사실, 자사고 설립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다. 평준화 정책, 획일화된 교육 앞에서 대한민국 고교들은 ‘잠자고(高)’일 뿐이었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을 알아듣지 못해서 ‘잠자고’, 상위권 아이들은 다 아는 내용들이라 ‘잠자고’. 학교는 교육수요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곳이었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사고·자공고 설립, 특성화고 활성화 등은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일반계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던 셈이다. 자율고 사라지면 일반고 살아날까? 그렇다면 고교 다양화 정책은 성공했을까?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할 때는 한 마리도 잡기 어렵다. 한 마리씩 집중해서 잡는 쪽이 훨씬 효과가 좋다. 일반고 살리기도 다르지 않
2013-10-01 09:00학교는 청소년들이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가 되어 현재 행복하게 지낼 수 있고 미래 행복을 위한 교육환경이나 시스템,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 구성원들의 비전과 애교심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교육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일반고 위기에 대해 공감하고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이 모색되고 추진하려는 것은 지극히 적절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의 네 가지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세분화된 보완점을 추가해 제시하고자 한다. 고입전형제도 개선해 일반고 교실 복원 글로벌 경쟁력이 강조되는 21세기에 소수의 엘리트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고와 특성화고 육성 정책으로 일반고에 진학하는 우수학생들이 대폭 감소했다. 이번에 교육부가 자사고 특성에 따라 ‘내신 성적 50% 이내 제한’을 해제한 것은 일반고에 중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적어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율고와 일반고에서 추첨에 의한 전형은 후기로 일원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일반고 내에서 학생들의 소속감이나 애교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학교 선택제를 지양하고 학생 거주지역
2013-10-01 09:00교육부는 지난 8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 다양화 △일반고 학생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확대 △일반고에 대한 행·재정 지원 강화 △자율고 제도 개선 및 특목고 지도·감독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반고를 현행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 수준으로 육성하고 자율고 제도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을 수평적으로 다양화 한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골자다. 필수이수단위 축소, 자율과정 확대 먼저 일반고를 자율형 공립고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화·다양화를 꾀한다. 현행 일반고 교육과정에서 116단위로 돼 있는 필수이수단위를 86단위로 조정하고 학교자율과정을 현행 64단위에서 94단위로 확대한다. 그러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체육·예술 영역 및 생활·교양영역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학교자율과정을 확대하긴 했지만 국·영·수 기초교과 위주로 편중될 우려가 있는 관계로 교과편성은 교과(군) 총 이수단위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범위는 현행 5±1단위에서 5±3단위로 확대해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폭을…
2013-10-01 09:00자사고 신입생 절반이 내신 상위 20% 지난해 10월,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과 교육운동단체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학년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인 반면 일반고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1%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전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이 애초의 취지와는 달리 고교 다양화가 아닌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취지는 공교육 정상화 실제로 고교 다양화를 통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지난 정부의 야심찬 정책은 오히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고교 다양화 정책이란 그물망으로 걸러내 분리하는 역할을 해 고교 서열화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작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시작됐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사고 100개, 기숙형고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등 적성에 따라 골라서 갈 수 있는 고등학교 300개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은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내세웠다. 당시 의도는 자사고를 기존 입시명문고와는 달리 자율성을
2013-10-01 09:00Q 기미독립선언서의 오자를 수정하고 원본을 배포하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지금은 퇴임했지만 40년간 중등학교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어요. 그때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겐 기미독립선언서가 친숙해요. 퇴임 후 3·1 운동이 일어났던 탑골공원을 답방해보니 그곳 독립선언서 기념비에 표기된 한자가 1500년 전에 사용하던 ‘북위체’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자형이 바뀐 ‘강희자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약 250자 정도가 지금 한자의 형태와 다른 탑골공원의 독립선언서 기념비를 읽을 수가 없는 거죠. 이를 계기로 기미독립선언서 한자 표기에 관심을 갖게 돼 비문, 문헌, 도서, 교과서, 인터넷 등 43군데를 찾아봤어요. 원문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막상 원본과 비교해보니 똑같이 표기한 곳이 한 군데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라도 나서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거죠. Q 기미독립선언서의 한자표기가 잘못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A 먼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쓰이는 국어 교과서에서조차 원문과 다른 오자 4개가 있었어요. 이외 문헌과 전국도서관에 소장된 선언서, 국사백과대
2013-10-01 09:00하늘이 붉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갔다. 저녁 어스름이 밀려오는 시각, 운동장으로 승용차가 도열하듯 차례대로 들어선다. 일정한 간격으로 정차한 차에서 일련의 남성들이 내린다. 트렁크를 열어 커다란 ‘화장품 박스’를 꺼내든다. 뚜껑을 열자 삼각대며, 가대며, 경통이 나온다. 바로 천체 망원경이다. 수년 째 함께 밤을 지새운 이들이라 그런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좌우 정렬하듯 삼각대가 놓이자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오늘은 팔탄초 종일반 돌봄교실 아이들 20명을 대상으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날! 별밤지기가 뜨면 하늘의 별도 반짝인다 운동장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퍼지고, 맞벌이를 끝내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도 삼삼오오 모였다. 저마다 북극성, 토성, 카시오페이아를 보겠다며 망원경 앞에 줄을 선다. 별밤지기 백철민 회장(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은 “가을 별자리를 보기 위해선 저녁 9~10시가 지나야 한다. 오늘은 아이들 귀가시간도 있고 해서 초저녁에 볼 수 있는 여름철 별자리를 찾아보고 특징을 알아가는 시간”이라며 “눈으로 보는 것과 망원경으로 보는 게 확연히 달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도 무척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정대균 교사(화성 예당초)는 “망원경으로 봐도 별
2013-10-01 09:00수준별 맞춤 학습, 진로 고려한 교과과정 운영 수학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교실. 8명의 학생이 중학교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오인숙 교사는 “수학은 기본기가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쌓지 않은 학생은 정규수업을 따라오기 어렵다”며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기본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은 1학기와 여름방학 동안 중학교 수학과정을 배우고, 2학기와 겨울방학 때 고1 과정을 모두 마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2학년에 진학하면 또래 친구들과 같이 정규수업을 들어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을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학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르쳐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기본반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한 학급에 40명이나 되는 학생이 모이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이 뒤섞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한 학생을 학교마저 포기할 순 없기에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기본과정 수업을 운영하고, 자기주도적학
2013-10-01 09:00교육부는 지난 8월 스마트교육의 가장 큰 축인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한 계획’을 통해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해 현장 교사들 중에는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환영하는 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교과서의 무용론을 넘어 유해론까지 펼치며 반대하는 교사들도 상당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완결학습 체제 지향 디지털교과서(Digital Textbook)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Paper Textbook) 내용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삽입해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효과를 높이고 용어사전, 평가문항, 보충심화 학습을 위한 추가 학습자료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다양한 학습 도구를 활용해 교과서 완결학습 체제를 지향하며 디지털교과서의 내용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외부마켓 등과 연계, 다양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활용 정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교사와 학생이 보다 좋은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써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좋은 교과서를 바라는 현장의 요구, 지식 정보화 시대를 넘
2013-10-01 09:00저는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전주시내에 있는 학교지만 아파트 단지가 아니고 주택가라 그런지 조금은 시골느낌이 나는 학교입니다. 학년마다 반은 2개 반! 한 반에 대략 26명 정도 되는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누구 집은 마당이 있고 누구 집은 아빠가 서울에서 근무해 주말부부이고 또 누구 집은 강아지 4마리를 낳았다는 이야기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고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도 별로 없어 보여 늘 자신만만한 생활을 했습니다. 여름 방학에는 필리핀에 가서 잠깐 영어 공부를 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와~~~~~~’하고 감탄사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즐겁고 자신만만하게 초등학교를 다니다 드디어 올해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두 살 위인 형이 다니는 학교라서 소문은 종종 듣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던 학교! 드디어 중학교 예비 소집이 있던 날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1학년 신입생만 350명!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학교에 다니던 난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시 반 배치를 하는데 한 반에 38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꽉 들어찼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6학년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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