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야말로 인류가 성취한 지식의 저장고이자 전수자이다. 따라서 그 나라나 사회, 공동체의 지식총량이나 정보축척 정도를 가름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을 살펴보란 말도 있다. 그러나 우니 나라의 도서관 실태는 어떠한가. 도서관의 숫자 뿐 아니라 장서수와 정보처리능력 등에서 우리 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쑥스러운 수준이다. 학교도서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교대에 독립적인 학교도서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초·중·고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일선 중·고교의 도서관 운영실태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학교예산에서 도서구입비로 책정된 액수는 소모품 구입비만도 못해 40∼50년전에 발간된 잡지류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책꽂이를 채우고 있다. 이용하는 학생들 역시 시험준비를 위한 독서실 수준의 스페이스로만 간주하지 책을 열람하거나 대출받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 활용하는 경우는 가뭄의 콩나기다. 전담 사서교사가 확보된 학교 역시 손에 꼽을 정도다. 이래가지고 무슨 지식정보화사회에 대응한 학교교육 체계를 언급할 수 있겠는가. 그 동안 일선 교육계와 NGO단체가 학교도서관을 살리자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였다. 뒤늦게 정부가…
2002-02-18 00:00얼마 전 교육과정평가원이 학교·학생별 학업성취 수준과 서열이 한 눈에 드러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체제를 도입하자고 해 논란을 빚었다. 수행평가에 길들여진 교사로서 부담이 느껴지는 얘기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행평가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행평가는 결과물이나 기록물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원에 다녀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점수를 잘 받게 된다. 또 남자보다는 여자가 감각적으로 더 발달돼 있어 유리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미술학원에, 글짓기 학원에 보내는 게 기본이 됐다. 또 수시로 기록물이나 결과물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학급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져 수업 연구 시간이 모자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국가가 성취도 수준을 측정해 교육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닌가 싶다. 내 생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수행평가는 참고자료정도의 위치로 낮추고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객관식 문제를 많이 반영한 상대적 지필평가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학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아이들…
2002-02-18 00:00한완상 전 교육부총리가 기업체 입사 서류의 학력 기재란을 없애보자고 얼마전 국무회의에서 제안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몇몇 장관들과 언론은 크게 반대를 나타냈으며 특히 한 신문은 사설에다 칼럼까지 동원하면서 아주 잘못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력을 보지 말라면 그럼 관상보고 뽑으란 말이냐는 극단적인 반박도 나왔다. 언론들이 지적한 대로 기업체가 사원 뽑는 일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큰 파문이 예상되는 문제를 불쑥 국무회의에 들고 나온 것은 경솔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마치 미운 털 박힌 이가 허방에 빠지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양, 이때다 하고 한 전 부총리에게 엄청난 비판과 질책을 퍼붓는 것 역시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경력이나 교육부총리라는 직책으로 보더라도 그가 저런 파란을 예상하지 못하고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른바 '대학 간판' 숭상이 빚는 엄청난 교육현상의 병리 등 여러 갈래의 폐단이 국가와 사회를 심히 뒤틀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부총리의 뜬금없는 거론 방식만 가지고 떠들고 매질할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
2002-02-18 00:00교직사회는 매년 말 교원평가의 일종인 근무성적평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승진 등을 위한 자료로 직접 활용되기 때문에 교사들의 초미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교원평가는 교원 개개인의 근무수행능력과 실적에 대한 모종의 가치를 판단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좋든 싫든 간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는 언제나 열려있다. 작년에는 교원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평가체계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돼 교원들간의 반목과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교원평가 과정을 왜곡하는 문제는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있을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교직사회의 경우는 사회·문화적 풍토에 기인하는 점이 상당하다. 따라서 올바른 교원평가를 위한 첫걸음은 교원평가 논의에 앞서 아래와 같은 교원 평가과정의 왜곡요인을 분석하고 제거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 교직사회의 평등주의적 의식구조다.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똑같이 나누고, 나누기 어려운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차례가 올 때까지 돌아가며 주고받는 것이 공평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평가자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승진 목전에 있는 교사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평가해 승진후보에서 탈락시킬 경우, 상하좌우로부터 각종 저항
2002-02-04 00:00신임 이상주 교육부총리의 이력사항을 살펴보면 `화려하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부산사범과 서울사대를 나와 미 피츠버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이 약관 34세 때다. 이후 곧바로 서울대 교수를 9년간 역임한 뒤, 43세에 5공 정부의 대통령 교문수석 자리에 앉는다. 청와대에서 2년 근무한 뒤 강원대 총장 6년, 울산대 총장 8년, 한림대 총장 2년 등 대학총장만 16년을 지냈다. 또 정문연 원장,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굵직한 직함도 두루 거쳤다. 그의 이름앞에 따라붙는 `교육계 마당발'이란 수식어가 낮설지 않은 이유다. `5공 인사'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전천후로 3번의 대학총장과 여러 주요 직책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남다른 처세와 역량에 기인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것이 어쩌면 늦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부총리 스스로 새로운 정책을 계발하기 보다 기왕에 제기된 것들을 보기좋게 마무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것만 봐도 그가 이 시점에서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지쳐있고 낙담에 빠져있는 일선 교원들은 그래도 신임 이 부총리에게 다소간의 기대를 걸고 있다
2002-02-04 00:00이제 일선학교는 2001학년도를 마무리할 시점에 이르렀다. 매년 2월말이면 초·중·고등학교의 교원들은 근무학교를 옮기는 의례를 4∼5년마다 한번씩 겪게 된다. 이러한 인사 이동은 국·공립학교의 해당 교원들뿐 아니라 모든 학교와 학생·학부모에게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수년 전부터 교원들의 전보 인사를 겨울방학중이거나 봄방학 개시 전에 실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해 왔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이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해 온 바 있다. 그러나 금년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2월 하순에야 정기 전보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교원 전보시기를 앞당겨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관계 당국의 성의 있는 조처를 기대한다. 첫째, 교원의 인사이동은 해당 교원의 생활여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 지역에 살던 교원이 다른 지역의 학교로 옮길 때에는 많은 불편이 따르게 되므로 이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서의 상황은 생활의 근거지가 바뀌고 가족 전체가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둘째, 교원이 정들었던 학생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 기회를 주는 것은 교
2002-02-04 00:00이윤배 조선대 교수 2002학년도 입시가 지금 대학별로 한창 진행중이다. 그런데 지난 정시 모집입학 원서 접수 창구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수능점수분포표'를 공개하지 않은 까닭에 예상대로 예년보다 더 극심한 눈치 작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개인의 적성이나 특기 등을 완전히 무시한 채 눈치 작전으로 학과나 대학을 선택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이런 가운데 다시금 2005학년도 수능 개편안이 발표돼 수험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고교 1학년까지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배우도록 한 뒤, 2학년 때부터 진로를 정해 거기에 맞는 과목만을 골라 공부하게 함으로써 수험생들의 선택의 폭을 대폭 늘려 준다는 것이다. 물론 학생의 적성과 특기에 따라 심화 선택 과목제를 강화하고 선택 과목 축소로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대학도 특성에 맞춰 입시 제도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교육 정책의 잦은 변경은 공교육 정상화 및 사교육비 절감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고 학생, 학부모에게 혼란과 고통만을 가중
2002-01-28 00:00장세진 전북한별고 교사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170개 초중고교 건물을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 이르면 올 6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북교육청도 우선 교육청 청사를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초·중·고교에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들도 곧 따라 할 것이 확실시되거니와 모 대학도 캠퍼스 자체를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키로 하는 등 금연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2월부터 다시 담뱃값을 올리기로 한 보건복지부보다도 이처럼 교육당국이 금연운동에 더 앞장서는 이유는 학생들의 흡연이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중학생과 여고생들의 흡연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하지만 해마다 연초가 되면 유행처럼 번지는 금연 분위기에 불을 당긴 것은 폐암환자인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병상 모습이 TV로 공개되면서부터가 아닌가 싶다. 급기야 교육부 장관이 그를 직접 찾아가 금연운동의 명예교사로 위촉하기도 할 정도다. 흡연이 건강에 해로운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아가 간접흡연으로 말미암아 위협받을 비흡연자들의 건강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흡연자들은 틈만 나면 올리는 담뱃값에도 `흡연자가 봉이냐'는 소리조차
2002-01-28 00:00또 졸업시즌이 다가왔다. 때를 맞추어 각급 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인 졸업식의 회고사(誨告辭)가 울려 퍼질 것이다. 28년 전, 내가 순천시 교육청 재임시절, 모 중학교 졸업식장에서 체험한 일이다. 이제 그 학교에 부임한 지 불과 5개월 밖에 안된 N교장은 졸업식 날 아침 교사들에게 백지 한 장씩을 나누어주면서 새 출발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금언(金言) 한마디씩을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리고 교사들이 적어준 금언을 모아 회고사를 작성한 그 교장은 구성진 음성으로 다양하고 알찬 내용들을 `마지막 수업'에서 인용하고 있었다. 아직은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와 접촉이 없었던 학교장으로서는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강구해 냈다고 할까? 어찌 보면 이색적이고 퍽 인상에 남는 모습이었다. 흔히 회고사(誨告辭)를 회고담(懷古談)으로 알기 쉬운데 `誨'자는 `가르칠 회'고 `告'자는 `고할 고'이므로 졸업식장에서 학교장의 회고사는 그야말로 `마지막 가르치는 말씀'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회고사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일생의 좌우명으로 삼을 수 있는 값진 것이어야 하며 이기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지지 않고 참다운 인간성을…
2002-01-28 00:00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유아교육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올해부터 전국의 저소득층 만 5세 유아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비가 무상 지원되고 유아 교육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유아교육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이 유아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난 1월 24일 늘어만 가는 사교육비, 학부모들의 조기교육 열병 등 유아교육에 국민적 우려가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공립유치원 교원 1만명이 올림픽공원에 모여 유치원교육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인적자원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인적자원의 기초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유아교육은 유아에게 그 발달특성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보호과정을 제공하여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아교육의 정책방향이 올바르고 그 바탕 위에서 법과 제도의 정비는 물론 적극적인 예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에 비해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 정부 출범 때부터 100대 개혁과제로 꼽힌 유아교육법 제정 문제가 지난 4년간 소모
2002-01-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