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석연휴 첫날입니다. 저도 오늘 아침 식사를 하고 마산에 계시는 어머님을 뵙고 형제를 뵙는 기쁨과 기대를 안고 떠나려 합니다. 고향 가는 길이 복잡하고 힘들어도 가족을 만나 뵙는 그 기쁨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환갑이 지난 큰형님께서 86세의 노모를 평생 모시고 사는 그 정성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큰형수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큰형님, 큰형수는 부부교사이신데 부모를 모시기 위해 다른 점수 다 확보해 놓고도 도서벽지를 가는 길을 포기하셨고 부모와 자녀 뒷바라지 하는 일에만 전념하셨습니다. 5남 1녀의 넷째인 저로서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객지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서울에 계시는 작은 형님께서도 어젯밤에 내려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동생도 옵니다. 전 가족이 다 모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행복합니다. 평생 학교 선생이 되기를 소원하셨던 어머니의 소원대로 어머니의 5남 1녀의 딸린 식구, 손자, 손녀까지 교직에 몸담고 있는 분이 9명입니다. 그러니 자연히 모이면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참 좋습니다. 저와 같이 가족이 있어 고향에 갈 수 있어 좋으나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2006-10-05 10:02선생님, 오늘 점심 잘 드셨습니까? 볶음밥을 좋아하지 않으신 선생님을 위해서 흰밥도 별도로 준비했네요. 학생들을 배려하고 선생님들을 배려하는 영양사님의 마음이 돋보입니다. 조금 전 문자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마음이 즐거우면 이웃의 빛이 됩니다.” 어느 분께서 보냈는지 몰라도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점심식사 후 ‘돌아가면 직선거리보다 더 빠르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는 십 몇 년 전에 함께 근무했던 교장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에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모 학생연수원에 사물놀이 지도가 가능한 교사가 지원요건인 공문을 보고 파견근무를 원했지만 교장선생님께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거절하면서 ‘둘러가는 것이 질러가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때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서운해 했습니다. 저의 길을 막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니 그 때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맞았던 것 같았습니다. 내 고집대로 연수원에 갔더라면 승진이 보장될 법도 하지만 도서벽지를 가야하고 가족을 떠나 있어야 하고 고생 고생했을 것 아
2006-10-04 20:28어제는 4338주년 개천절이었다. 국경일이지만 태극기 게양을 하는 가정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단군관련 지역 축제를 열거나 정부에서는 국가적 경축식을 거행 할뿐 국경일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올해는 추석연휴와 맞물려 그냥 하루 쉬는 공휴일정도로 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각급 학교에서는 사전에 게기교육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반도 주변정세를 살펴보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독도문제 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침략근성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고구려역사를 중국에 편입하려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주변정세가 심상치 않는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선택과목으로 하고 있다고 하니 분명히 잘못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찌하여 민족의 얼과 정통성을 이어갈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돌린단 말인가? 그 뿐인가 고등고시라고 불리는 국가고시나 공무원 시험에서조차 역사과목이 소외되고 있다니 누가 우리의 정통성을 지켜준단 말인가? 그동안의 암기위주의 역사교육에서 탈피하여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한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자라나는 다음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역사와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새로운 역사와 민족웅비의 비전
2006-10-04 20:28바쁜 와중에 갑자기 찾아온 긴 휴식은 시간마저 정지시킨 것처럼 어색하고 고요합니다. 그러나 일상은 제 마음과는 상관없이 분주한데도 어찌된 일인지 제 마음속 시간은 바빴던 그 시간대에 그대로 머물러있네요. 언제쯤이면 학교를 떠나있어도 불안하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요. 기우에서 벗어나야지 하면서도 마음은 늘 학교로 달려갑니다. 뭔가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오늘은 아침부터 산에 올랐습니다.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산은 황홀하도록 아름다웠지만 마음속으론 한 줄기 스산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길섶에 피어있는 현란하게 아름다운 채송화도, 맨드라미도, 다알리아도, 코스모스도, 석류도, 먼나무열매도 모두 시리고 애릴뿐 뻥 뚫린 가슴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채송화의 꽃말이 '가련'과 '순진'이라고 하더군요. 어느 농가의 담모퉁이에서 초가을바람에 떨고 있는 모습이 정말 가련하고 순진해 보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면 저 여린 채송화는 어찌될까요. 마치 요즘 교육계에 가해지는 각종 압력을 보는 듯해서 예사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하산하면서 내내 그 걱정으로 화두(話頭)를 잡은 하루였습니다.
2006-10-04 20:28올해가 몇 년이더라? 2006년이지. 그러고 보니 저것을 고칠 기회가 2000년부터였으니까 7년이나 되었네. 그 동안 학년교무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눈에 띄지 않았나 보다. 아니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은 아닌지? 어느 학년 교무실 칠판에 있는 '一九九 년' 글자를 보면서 학교 선생님들의 무관심, 무신경, 무관찰력, 구태의연함, 꼼작거리기 싫어함, 게으름, 주인정신 없음, 언행불일치, 일안하자주의 등을 탓하고 싶어진다. 7년간 그 곳을 거쳐간 선생님들도 꽤 되었을 텐데…. 한 세기가 바뀌었는데….
2006-10-04 20:28"이게 요즘 중 3 남학생의 앞서가는 사랑 고백인가요?" "용기가 가상하다고 할까요? 철부지 행동이라고 할까요?" "사랑에 빠지면 중학생도 이성(理性)을 잃고 눈이 멀게 되나요?" 바로 어제 오후, 교내를 순회하는데 우리 학교 2학년 *반 교실에서 여학생들의 함성이 터지더군요. 가서 보니 공부시간이고 교과 선생님도 계시고... 옆반에서 수업을 하시던 담임 선생님은 반 학생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곤 복도에서 어떤 남학생과 함께 서 있더군요. 처음엔 전입생이 와서 담임교사가 그 학생을 소개시키려는 장면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학생들이 좋아서 소리 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전입생을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담임 선생님도 그 남학생을 모르고 있고 처음보는 학생이라고 답합니다. 그 남학생을 데리고 교무실로 내려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인근 남학교에서 온 그 학생은 오후 시간 배가 아프다고 조퇴를 하고(그 학교 담임에게 확인하니 외출이라 함)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우리 학교를 찾아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방해되는 줄도 미처 생각하지 않고 교실 앞문을 노크하
2006-10-04 14:10저가 있는 아파트는 도심 속의 변두리입니다. 거기에다 고층이라 전망이 좋습니다.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푸른 산이 보입니다.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국도24호선이 보입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보입니다. 학교가 보입니다. 아이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전에는 간암 말기로 오는 8일 중국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초조하게 날을 기다리고 있는 아는 분을 찾아뵙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개천절이라 집에서 쉴 수 있는 좋은 날이지만 그보다 더 좋고 보람된 일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 전에는 ‘행동’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교육은 행동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잘 압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지켜야 할 일과 지키지 말아야 할 일을 잘 압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잘 압니다. 알기는 잘 알지만 아는 것으로 그칠 때가 참 많습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지켜야 할 일이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잘 지키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운동장이나 교실 밖으로 실내화를 신고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압니다. 하지만 편리하다
2006-10-03 18:08서울시 교육위원회 2명이 선거 전에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본인만 주민등록을 임시로 옮겨놓고 당선 후에는 이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혼자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당선을 위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10월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행태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교육위원이 서울시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예산 편성 및 집행 등을 감시하는 `교육계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교육자 출신으로서나 도덕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제1선거구(종로.중구.용산.강북.성북)에 출마해 당선된 A 교육위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입후보 등록을 할 때에는 주소지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로 기재했다. 또 교원단체 수장까지 지냈던 B 교육위원은 실제 주거지가 경기도 북부지역인데도 서울지역 출마를 위해 서울 노원구로 주민등록을 옮긴 후 서울 제4선거구(도봉.노원.중랑)에서 당선됐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도덕성에 관대하면 안된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퇴해야 옳다고 본다. 교육부의 수장인 교육부총리의 인선에서 보듯이 도덕성이 결여되면 여론이 악화될 것이다. 교육부총리에게
2006-10-03 07:40리포터가 대학시절에 학보사에서 일한적이 있다. 그때는 지금처럼 신문제작이 훌륭하게 되던때도 아니고 취재라야 보잘것 없는 기사가 많을때다. 매일같이 학생시위가 이어지던 때였다. 그것을 취재하여 보도하는것도 쉬운 여건이 아니었던 때였다. 그때 학보사 시험은 그 어느 시험보다 어려웠었다. 그 이유를 지금도 정확히 모르겠다. 왜 그렇게 경쟁이 치열했던지.. 그때 1차시험에 합격하여 2차시험인 면접을 보는데, 지금도 잊지 못하는 질문이 하나있었다. '시험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일순간 당황이 되었다. 머뭇머뭇 하는데, '제가 알려 드릴까요'라고 되묻는 것이었다.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선발할려면 시험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얼굴만 보고 뽑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키큰사람을 뽑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제가 볼때는 앞으로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훌륭한 인재를 뽑기 위한 전쟁은 계속될 테니까요.' 왜 갑자기 시험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우리학교 중간고사가 오늘 끝났다. 마지막 시험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각 교실에서 '와! 끝났다.'라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2006-10-03 07:389월 27일 일간신문의 기사로, 방송국의 주요 뉴스로 확산된 한국은행을 포함한 국책 금융기관들에서 청원경찰, 운전기사 등에 최고 구천육백만원의 연봉을 지급한 사실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비, 운전 등 “단순 반복 업무에 이처럼 큰 보수를 책정하는 것이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일간신문 기사는 20년이 넘게 근무를 해도 운전기사의 연봉에 접근할 수 없는 연봉을 받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IMF 시절 교사봉급 많다고 누가 외쳤는가 IMF 시절 교사 봉급이 OECD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교사가 다른 나라의 교사에 비해서 봉급이 많다는 보도를 읽고 한국의 교사들은 어떠한 마음이었던가? 그렇게 외치던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이 지금 운전기사의 연봉이 교사 경력 20년이 넘어도 받을 수 없는 연봉을 받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아는가? 교직은 성직과 같기에 말이 없어야 하는가? 아니면 봉사직이기에 돈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가? 교사는 현실의 흐름에도 무감각하고 백면서생처럼 학생만 가르치고 책만 읽는 삶을 영위하여 금전에 초연한 안빈낙도의 선비정신만 있어야
2006-10-03 0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