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힘든 시절도 있었다.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3~4지망 학교로 꼽았고, 교사들은 전보 연한이 차기도 전에 떠나려던 학교다. SKY 대학엔 명함도 못 내밀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중심인물과 연관되다 보니 학교를 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그러던 학교가 달라졌다.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가 80%를 넘어서고, 교사들은 대기라도 좋으니 전보유예 대상에 넣어달라고 조른다.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는 60여 명이 소위 말하는 ‘인서울’에 성공했다. 의대 등 최상위권 진학자도 3명이나 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청담고등학교 이야기다.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교육’을 목표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하면서 머물고 싶은 학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운동장에 잔설이 희끗희끗한 지난 1월, 남부호 교장을 만난 곳은 교장실이 아닌 교내 커피숍 ‘청담나루’였다. 교실 반 칸 크기의 청담나루는 이 학교 교직원들의 휴게공간이다. 푹신한 소파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그리고 커피향이 물씬하다. 특히 통창 너머 보이는 자그마한 나무숲은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어 일품이다. 청담나루는 남 교장의 호주머니로 운영된다. 그는 업무추진비의 절반을 커피 원두 등
2024-02-06 10:30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번역,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584쪽, 2만4,000원) 세대 차이는 늘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MZ세대의 사회 진출로 한층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사일런트세대(1925~45)부터 베이비붐세대(1946~64), X세대(1965~79), 밀레니얼세대(1980~94), Z세대(1995~2012), 알파세대(2013~29)까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6세대가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세대를 하나로 모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학교의 발명, 교실의 발견 (김성원 지음, 소동 펴냄, 448쪽, 2만5,000원) ‘공간이 달라지면 습관과 상상력이 달라진다’를 모토로 다양한 교실 모델과 학교 유형의 장단점, 학습공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획일적 편복도 교실이 아닌 미래교육에 적합한 확장형 교실, 소그룹 공유 교실과 학습 아틀리에, 다목적 공간, 능동 학습공간 등 특별실 모델, 복도, 공용공간 등 2차 학습공간을 살펴본다.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정진명 지음, 학민사 펴냄, 352쪽, 2만6,800원) 어원 연구를 전공으로 한 국어학도가 한국
2024-02-06 10:30
과기인재에 대한 관심과 우려 증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첨단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신기술 분야를 둘러싼 기술패권이 대두되고 있다. 인재 전쟁이 심화되고 주력산업 기술인력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기술인력 양성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인재의 유출과 인구감소로 과학기술인재가 부족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도 커지고 있다. 입시 때마다 의대 진학을 위해 첨단학과 진학을 포기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현재 과학기술인재 양성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과기인재 현황과 이슈 먼저 과학기술인력 양성 규모를 살펴보자.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대학 입학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현재 대학 입학생이 정원보다 작아진 상황에 직면하였고, 이런 상황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표 2 참조). 그러나 지난 20년간 급격한 입학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공계 전공 학부생 및 석·박사과정생은 그 규모가 유지되어 왔으며, 박사과정생은 지난 20여 년간 오히려 증가하였다(표 3·4 참조). 이는 정부의 적극적…
2024-02-06 10:30
올 1학기부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교사를 대신해 학교 안팎의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한다. 학생 선도와 학교폭력예방 활동을 맡고 있는 학교전담경찰관(SPO) 규모도 10%가량 늘어난다. SPO는 학교폭력 사안 조사를 돕는 수준까지 업무가 확대된다. SPO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학교폭력예방과 교사 업무부담 경감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새교육은 서울강서경찰서 소속 SPO 정용근 팀장(사진 오른쪽)과 조대진 반장(사진 왼쪽)을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서경찰서, SPO 1명이 학생 1만여 명 담당 정용근 팀장은 경찰 경력 32년 베테랑 형사. SPO를 9년째 맡고 있다.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대진 반장은 SPO 경력 2년 차다. 현재 강서경찰서에 배치된 SPO는 5명, 각 1명당 17개 초·중등학교 9,500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다. 117 신고업무처리부터 학폭 발생 시 현장출동, 위기청소년 선도, 청소년 장학금 지원, 우범송치 등을 비롯하여 각급학교에서 운영하는 성고충위원회와 교권보호위원회,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위원회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청소년 도박과 마약 업무까지 맡게 됐다. 이들도…
2024-02-06 10:30
지난 2023년 9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의 개정으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되어 교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는 교육감이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게 되었다. 해당 규정은 본래 2024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되어 있으나, 정부는 시행일 이전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하도록 합의하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제도 도입 후 약 한 달 만에 교육감 의견서가 32건 제출되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한 건 이상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발생하였던 셈이다. 필자의 관내 지역에서도 사건이 발생하여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신고된 교원을 면담하게 되었는데, 신고 이후에도 계속되는 보호자의 민원, 더 신경 썼어야 했다는 자책감, 사실과 다른 소문의 발생,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고민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특히 당장 닥쳐있는 문제는 경찰에서 진행되는 수사인데, 대부분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도 어렵고, 형벌이나 신분상의 불이익이라는 삶의 중대한…
2024-01-09 10:30
밈 전파 성공의 희열 교사들의 사기가 바닥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23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정도의 교사는 명예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교권침해 증가에 따른 교수 효능감 저하’라고 응답했다(이동엽 외, 2023). 교수 효능감 저하의 뜻은 자기가 뜻한 대로 제대로 가르칠 수 없고, 학생들의 변화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고, 이를 달리 해석하면 ‘밈 전파 좌절’이다. 가르침의 길에서 희열을 느낀 선생님의 글이 있다. 다음은 이상우(경기 금암초)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선생님이 느낀 기쁨의 근원을 뭐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밈 전파’라는 관점에서 보면 ‘밈 전파 성공 확인에 따른 희열’이다. 어제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4년 전 제자가 고1이 되어 혼자 찾아왔다. 와서 하는 말이 내가 자신의 롤모델이란다. 이럴 수가?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여학생은 왕따에 맨날 지각과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고, 나 역시 교사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랬던 애가 내가 롤모델이라니 뜬금없다. 아이 말에 따르면 자신은 부정적이었는데,…
2024-01-09 10:30
최근 몇 년간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자 중심의 시대에서 영상 중심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역설적이게도 ‘글쓰기’는 더욱 중요해진 듯하다. 그러나 막상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시켜보면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글을 써 본 경험이 없으니 말로는 잘해도 쓰려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또 쓰고자 하는 욕구는 있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 보면 아이들은 이야기를 짓고, 쓰고 싶어 한다. ‘나만의 책 만들기’는 다른 것보다 아이들이 ‘쓰고 싶은 것을 쓰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다음은 중학교에 근무할 때 1학년 아이들과 함께한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이다. 책 구성요소 알아보기 학습지 중학교 1학년 창체 독서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그야말로 Big6 모형을 적용하기 딱 좋은 수업이자, 아이들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불어 공동체역량을 키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수업이다. 10차시에 걸쳐 진행한 이 수업에서 아이들은 모둠별로 자신의 모둠에서 만들 책의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구성한 다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본문을 완성해 나갔다. 작성한 본문은 나중에 한데 묶어 책의 구성방식대로 편집하
2024-01-09 10:30
왜 사회적 공감인가 현대 사회인들은 타인의 감각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 시대에 살고 있다. 공감의 부재는 각종 폭력과 증오범죄, 집단 간 혐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등 타인에 대한 공감 부재를 넘어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혐오하기에 이른다. 상대방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공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수업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대안으로서 공감에 주목하여, ‘공감기반 사회과 교육을 통해 사회적 공감을 회복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에 사회적 공감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고 학생들의 인지·행동·정의적 측면의 변화를 위해 공감기반 사회수업을 제안하였다. 특히 개인적 공감을 넘어선 사회적 공감으로의 접근은 타인을 향한 이해와 배려 차원을 넘어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소외된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올바른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여 사회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현대사회의 문제를 창의적·합리적
2024-01-09 10:30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전·후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서이초 교사가 하늘의 별이 된 7월 18일 전·후 대한민국 교육은 큰 차이가 있다. 다시는 이런 슬픔과 아픔이 없는 2024년 새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지난해 9월 21일 교권 4법(「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이, 12월 8일에는 「아동학대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0만 교원의 함성과 단결이 이뤄낸 결과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통해 많은 교사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교직사회의 기대와 염원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살펴본다. 교사 아동학대 신고제도, 어떻게 바뀌었나? 교권 4법 개정과 교육부의 교권보호종합방안 발표 이후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해 두 가지 제도가 바뀌었다. 첫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교원에 대한 직위해제 요건 강화이다. 두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 관련 조사·수사 진행 시 소속 교육감의 의견 제출 의무화 조치다. 2021년 12월 25일부터 시행된 「교육
2024-01-09 10:30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진정한 교육적 담론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직업교육이나 평생교육, 심지어 학교교육에서도 경제적 담론은 차고 넘친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 보니 경제적 담론이 지배적인 현실을 굳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면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을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둘 때 인간의 삶은 지나치게 물질적이며, 피상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인간에게는 실존이 어떤 본질보다도 앞선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볼 때 본질 규정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다양한 삶을 창조하거나 시도하면서 각종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간이 발전시켜 온 중요한 삶의 양태 중 하나는 바로 교육적 삶이다. 인간은 배우는 사람으로서 성장의 기쁨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을 느끼는 존재이다. 이런 성장의 기쁨과 가르치는 보람은 다른 어떤 가치로도 환원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진정으로 호모 에듀칸두스(Homo Educandus), 즉 교육적 인간의 특징 또한 지닌다. 2024년에는 우리 사회에서 교육적 인간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2024년을 시작하는 현재 우리…
2024-01-09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