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은 동강의 물결 속에 단종의 비극이 서려 있는 곳으로 단종을 추종하던 신하들의 충절이 느껴지는 고장이며, 김삿갓의 뛰어난 문장과 시가 살아 숨 쉬는 문향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길이 머무는 영월을 찾아간다. 영월에 도착하면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군청 사거리에 있는 김삿갓 동상이다. 이제는 영월의 상징인 캐릭터로 태어났으니, 영월이 김삿갓의 고장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게 한다. 군청 사거리 공원에 있는 동상은 삿갓을 살짝 치켜들고 해맑은 웃음을 웃는 모습이 방랑 생활로 달관의 경지에 이른 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현듯 어린 시절에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방랑 시인 김삿갓’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해학과 풍자로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호통치는 그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을 짓게 한다. 영월로 은둔한 김병연 해맑은 웃음을 짓는 동상에는 김삿갓이 영월과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가 간략하게 적혀 있어 김삿갓과 영월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남 김삿갓이 처음 영월에 도착해 산 곳은 영월읍 삼옥리라고 전해지는데 그곳에서는 그와 관련된 아무런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영월읍에서 만날 수 있는
2011-07-04 16:18경제성장을 이룬 1960~70년대를 거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치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970년 8월 10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흔들리는 가치관’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전북교육연구원 한순택 연구위원(이리남초 교감)이 이리시(지금의 익산시)의 교원, 농민, 상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다. 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소도시 시민의 전통적 가치관은 흔들리고 있다. 흔히 어떤 일에나 혈연, 지연에 끌리기 일쑤이고, 성공도 노력에만 따르지 않는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런 결과는 오늘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이므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설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직원을 선발함에 있어, 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을 쓰겠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 중 교원집단은 93%가 ‘능력 있는 사람을 쓰겠다’고 해, 상인(78%), 농민(7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성공관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83%가 누구든지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동 질문에서도 교원이 상인이나 농민보다도 높은 반응을 했다. 취직관에 대한 물음에서 70
2011-07-04 10:58은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은어란 본뜻을 숨기고 자기들끼리만 알고 남이 모르도록 만들어 쓰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은어는 야유나 비속어, 풍자적 표현이 주류를 이룬다. 1970년 3월 30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인천교대(경인교대 전신) 3명의 학생이 초등학생들의 언어지도자료를 만들기 위해 한 실태조사 결과를 ‘놀랍고도 깜찍한 은어들’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어머니 뱃속에서 여덟달 반 만에 태어났다는 뜻으로 좀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켜 ‘광복절’, 공부를 못하는 아이를 ‘양가집 자녀’라고 하는 것은 성적표를 받았을 때 ‘양’ ‘가’를 많이 받기 때문, 학급의 평균성적을 낮춰 놓는다든지 남의 것을 뺏는 아이를 가리켜 ‘인간송충이’이라 한다. ‘붕어띠’란 말은 붕어는 물을 먹고 사는 살기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어머니가 훈계하는 것을 ‘짱알댄다’라고 한다. 이것은 어머니의 얘기를 귀찮은 소리로 묵살하려는 의도. 인물이 제멋대로 조화 없이 생겼다고 해서 ‘자유당’, 조물주가 만들다가 실수해서 흉하게 잘못 만들었다고 해서 ‘조물주의 실패작’이라 한다. 남의 작은 실수를 꼬집는 말로 ‘무식이 통통튄다’ ‘무식이 탁구친다’ ‘무식이…
2011-06-27 10:29지금은 방과 후나 휴일에는 학교 시설물을 경비용역업체에 위탁관리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의 일·숙직제도가 있었다. 일직은 여교사가 하고 숙직은 남교사들이 전담했다. 당시 숙직 교사들의 애환과 추억이 지금도 교직사회에 회자되어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숙직실이 야간교장실 혹은 홀아비 냄새나는 금녀의 방이라는 별칭은 숙직 교사의 애환이 묻어나는 표현일 것이다. 또 교단 여성화가 심화된 현실에서 일숙직제도가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1966년 6월 28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 학교현장의 모습을 담는 ‘여운’(餘韻) 코너에 숙직실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숙직실은 야간 교장실이다. 숙직교사가 교장을 대리해서 밤새 학교에 관한 책임을 지며 때에 따라서 결정권까지 갖는다”고 자부(?)하면서 “실제로는 권한보다는 책임만 있는 곳이 야간교장실”이라고 했다. 또 숙직횟수는 교사 수와 비례해 교사 수가 적은 학교 특히, 벽지학교의 총각교사는 숙직실이 “야간 교장실이자 살림방이 되므로 홀아비 냄새와 더불어 고독이 어린 방”으로 묘사했다. “참새 떼처럼 재잘대던 꼬마들이 모두 돌아간 후 어둠이 내려 덮히고 붉으스레한 방범등이 조는 듯 서 있을 때면 넓디넓은…
2011-06-20 10:241945~1954년 : 일제 잔재, 미국 교육 영향 속 교육과정 기초 수립 1~2차 교육과정 : 오늘날까지 유지되는 국가 교육과정 틀 만들어 학문 중심의 3차 교육과정, 기초 교육으로 복귀 꾀한 4차 교육과정 우리나라 교육은 개화기에 활발한 근대화 노력을 펼쳤으나 일본 제국주의 교육에 의해 좌절되고 왜곡된 후 1945년 해방을 맞게 됐다. 교육과정 시기 구분은 보통 국가 교육과정 문서 특히 초등학교 문서가 고시(告示)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데 교육과정 변천사에서 해방 이후 교육은 ‘1945~1946년의 교육에 대한 긴급 조치 시기’, ‘1946~1954 교수 요목시기 등 1차 이전 시기’와 ‘1954년의 제1차 교육과정부터 총 9차례의 전면 개정 시기’로 구분된다. 이번 특집에서는 1945년 이후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 64년간 국가 교육과정 변천을 1945년부터 5차 교육과정까지의 중앙집권적 교육과정 시기와 1992년 6차 이후의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시기의 두 부분으로 크게 나눠 살펴본다. ◇ 교육법, 교육이념, 교육목적 결정된 미군정기 = 1945년 해방이 된 직후 임시 휴교했던 학교를 개교했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법령은 미군정
2011-06-13 13:35학부모들이 종종 자녀교육문제로 교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을 벌이는 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종종 있어 왔다. 지난주(6월 6일자) 본지에도 충남 공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동료교사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했다는 것과 함께 교총의 진상조사와 경찰과 검찰에 대한 엄정 수사 요구 등의 활동 내용이 보도됐다. 이와 같은 교원폭행 사건이 1971년도에 몇 차례에 걸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 보도되었는데, 교권침해에 대해 교원들의 완곡한 입장표명과 당국의 엄격한 대응이 주목을 끈다. 1971년 1월 7일자 새한신문에는 강원 속초의 00초등학교에서 한 학부모 부부가 교사를 폭행한 사건을 보도했다. 6학년 4반 담임인 정 교사는 ‘어느 통지표 얘기’란 동화 한편을 자작하여 본지 자매지인 ‘새교실’에 게재했는데, 그 내용이 학부모 현 씨 자신의 가정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수업 중인 정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 “이에 격분한 교직원 35명은 교권수호를 위해 집회를 갖고 정 교사에 대한 구타 사건에 항의, 집단사표를 제출하게 되었으며 동교 학부모 60여명은 현 씨 부부의 난동에 항의, 규탄하는 사태까지 번지게 되었다.” 결국 현 씨 부부는 “00초등학교 3
2011-06-13 10:13최근 검찰에서 ‘방과후 학교’ 위탁업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조사를 했고, 몇몇 초등학교 교장의 금품수수사실이 밝혀져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1966년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색상표 강매사건’이다. 초등학교 색체교육 강화를 위해 당시 문교부는 고시를 통해 ‘한국색채연구소’가 발명특허한 색상표를 보급 권장했다. 문교부의 권장고시는 시·도교육위원회(현 시·도교육청)를 통해 각 학교에 시달되었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색상표 사용을 권장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색상표 제작업체간의 과당경쟁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학교와 업자간의 비리문제로 불거졌다. 1966년 3월 29일자 새교육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최복현 서울교육감은 ‘부독본(副讀本) 강매행위로 말썽이 되고 있는 ‘색상표’는 문교부가 고시 149호로 발표한 것으로서 문교부가 색상표 보급 권장을 위해 공문으로 지시하는 한편 ‘발명특허권을 갖고 있는 한국색채연구소로부터 권장청원이 있어 이를 검토한 바 내용이 색채교육에 적절하니 각급학교 희망자에 보급 권장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교부는 말썽난 색상표 강매사건에 대해 권장공문을
2011-06-07 10:48강진은 수려한 월출산과 맑은 탐진강, 육지 깊숙이 밀려드는 강진만의 바닷물이 만들어 낸 천혜의 자연경관과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유명하다. 인구 4만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삶의 여유와 넉넉한 인심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김영랑과 같은 위대한 시인이 태어났으리라. 김영랑과 다산 정약용의 넋이 살아 숨 쉬는 강진으로 걸음을 옮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하늘 밑으로 산자락이 다투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이 피로에 지친 몸을 추스르게 한다. 18번 국도를 타고 달리자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했다는 다산초당 안내판이 여행객의 발목을 잡는다. 아쉬운 마음에 만덕산 자락에 있는 다산초당과 다산유물전시관을 돌아보고 다시 강진읍을 향해 달려간다. 시가 피어오르는 장소, 영량의 사랑채 강진은 해남과 함께 우리 문화유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18년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한 정약용이 안식처로 사용한 다산초당과 다산유물전시관을 비롯해 월출산 자락에 감길 듯 들어앉은 무위사와 월남사 터, 우리나라 최대의 강진 다원, 고려청자의 보고인 대구면의 청자 도요지 등 강진의 빛나는 문화유산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강진에
2011-06-01 16:40‘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한다. 카네이션을 달아 주고, ‘스승의 은혜’를 합창하고, 선생님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사회적으로는 선생님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교육당국은 교육공로자들에게 표창행사를 한다. 이처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제자에게 헌신하는 수많은 교육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1975년 5월 8일자 새한신문(한국교육신문 전신)에는 전주시 관내 초등학교 교직원들이 ‘스승의 그림자회’를 조직, 불우한 제자들을 돕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780명의 교사들이 담배 아껴 피우기 등 절약운동을 펴 100만원을 모아 등록금이 없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36명의 제자를 도운 것이다. 1992년 5월 20일자 신문에는 강원도 영월 탄광촌에 있는 한 중학교 교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돈을 거둬 불우제자를 돕고 학생들의 이발까지 도맡아 해 주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130여명의 생활이 어려운 제자들의 수업료를 대납해 주는 한편, 면지역임에도 이발소가 없어 17㎞나 떨어진 영월읍까지 가서 이발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자 남교사들이 이발 기술을 터득, 이발을 해 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본지가 주최한…
2011-06-01 16:23본지 논설위원인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가 6번째 책 ‘입학사정관제, 밝히고 싶지 않은 합격의 비밀(시대교육)’을 출간했다. 이 책은 대학입시에서 날로 비중이 높아지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처 방안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의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책들과 달리 학생부 기재 방법, 추천서 작성법, 창의적체험활동시스템(에듀팟) 활용 방법 등을 담아 어느 교사라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중앙대에 입학한 정영훈 군의 실제 사례를 담아 학생들도 도움을 받도록 했다. 최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데 선생님,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걱정만 하는 것 같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방법과 원리를 이해하면 입학사정관 전형이야말로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진규 교사는 현재 대교협 논술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EBS에서 ‘대교협과 함께하는 논술 기초편’을 강의하고 있다.
2011-05-30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