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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74년 가정방문의 추억

74년 교직경력 2년째인 햇병아리 교사인 필자가 학부모 집을 가정방문 했을 때 일이다.

시골이라 전형적인 초가삼간 마루가 없는 뜨락이 있는 집에 들어서자 내 반의 아이가 “엄마! 담임선생님 오셨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문풍지 찢어져라 안방 문을 박차고 할아버님이 신발 신을 새도 없이 나와 “아이구 선상님 오셨슈! 어서 방으로 들어가시지유” “아이구 에미야! 빨리 술상 차려라!”라며 순간 집안에 발칵 뒤집어놨다.

그 땐 10월 하순이라 좀 선선한 날씨였다. “선상님, 이 아랫목으로” 당신이 요대기 깔고 계셨던 따끈한 그 자리를 내주시며 당신과 아버지는 방 윗목에 자리 잡는 것이었다.

참으로 민망해 자꾸 사양했지만 어찌나 기필코 주저앉히시는지 뜻을 거역 할 수 없었다. 나한테도 할아버지뻘인 그 분이 24살 총각 선생님 앞에서 무릎을 조아리며 말씀하셨다. 지금 같으면 ‘세상에 이런 일이’ 에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 날의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온다.

2000년대 이후 이미 교사를 훈계하고 감시하고 평가하기 원하는 세태에서 그 때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다만 스승의 날을 지내며 우리 교사들 스스로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문하고,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제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가슴, 영원히 식지 않는 교육열정을 가진 좋은 선생님이 되고 또 탄탄한 교과지식, 끊임없는 교과연구를 해 실력 있는 선생님이 된다면 먼 훗날 제자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훌륭한 멋진 선생님이 되고 사회가 인정하는 그런 교사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떳떳한 스승의 날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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