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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이거 일본비(雨)니?

지난 3월 11일,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해일)로 전 세계가 놀랐다. 자연재해에 익숙한 일본인들은 통곡하기보다 그 다음을 대비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지진해일 후에 벌어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필자는 지난해 2월에 후쿠시마와 센다이 지역을 여행했었다. 눈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경과 전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 그리고 어디를 가든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던 거리가 생생히 떠오른다. 지금은 유령도시로 바꿔버린 엄청난 재난 앞에서 할 말을 잃을 정도이다.

비 오는 금요일, 하교 지도를 마치고 통학로에 눈꽃처럼 떨어진 벚꽃을 감상하며 놀이터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때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비를 맞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친구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아이가 “이거 일본비니?”라고 묻자 옆에 있던 아이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한국 비란다. 그래도 비 맞으면 좋지 않으니 얼른 집으로 가렴”했더니 그 아이는 “아, 다행이다. 한국비래!”하는 것이다.

요즘 방사능에 대해 모두가 예민하다. 비 오는 날에 등교하는 옷차림을 보면 마스크에 우비를 쓰고 완전무장(?)한 아이들을 가끔 본다. 약간 지나친 반응일 수도 있지만 어떤 학급엔 비가 오면 아예 학교를 보내지 않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일본 엄마들 모유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됐고, 그 여파로 아기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는다면 예사로 넘길 일은 아니다.

꽃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4월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학교는 5월을 준비하며 어린이날 기념 열린 놀이마당 계획안을 마무리하고 있다. 계발활동이 끝나고 놀이마당 담당 부장이 주관하는 최종 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세밀하게 일정을 짜고 준비물까지 철저히 챙겨 놓아서 1학년 물품을 갖고 교실로 왔다. 교사들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가정에서나 국가적으로나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를 알기에, 각종 행사 때마다 만전을 기하고 만약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아이들에게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재활용하기 등 환경에 대한 교육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 자연재해를 최대한 줄이고 건강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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