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인기를 먹고 산다. 인기가 있으면 부러울 게 없다.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의 관심사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서 갑자기 몰려왔다 사라지는 뜬구름 같은 게 인기라는 걸 깨우치기 어렵다. 연예인들의 유형도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얼굴이 잘 생겼다. 어떤 사람은 언변이 뛰어나다. 어떤 사람은 누구를 닮았다. 사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팬들은 인간의 근본을 다하는 연예인을 원한다. 그래서 기본 도리나 사회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한순간에 등을 돌린다. 일반인들이 다하는 일인데 연예인이 하면 더 빛나는 게 있다. 그게 바로 국방의무다. 국방의무... 젊은 청춘에 누군들 원할까만 우리 국민에게 주어진 책무라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잘생긴 연예인이 군복을 입은 모습만 보아도 사람들은 든든해한다. 요즘 인기 절정의 한류스타들이 자원입대하는 게 화제다. 살신성인이라고 자신을 희생하거나 옳은 도리를 행하면 좋은 결과가 온다. 연예인이지만 군에 얽매인 몸이다. 자기 뜻보다는 통제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모델 출신의 배우 주지훈씨가 문화행사에 참가하며 밝게 웃는 모습이 반갑다. 10월 8일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우연찮게 주지훈을
올 여름은 비오는 날이 더 많았다.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이다. 태풍의 피해까지 겹쳐 마음 편한 날도 드물었다. 그래도 세월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풍요의 계절 가을을 맞이했다. 아! 높은 하늘이 활짝 열렸다.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 우리나라의 가을은 강원도에서 시작된다. 그중 춘천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가 있다. 춘천은 덜컹거리는 무궁화호 열차에서 통기타를 치며 낭만을 누리고, 입영하는 연인과 눈물로 이별하던 추억의 장소였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호반의 아름다움을 시인은 마음을 그곳에 내려놓고 와야 해 경춘선 열차는 춘천으로 가기만 하는 열차라고 했다. 불편했던 교통편이 옛 얘기가 되었다. 복선의 전철에서 전동열차가 달린다. 운행횟수가 늘어났고, 도착시간이 짧아졌으며, 운임도 저렴하다. 경춘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한강ㆍ북한강ㆍ홍천강을 횡단하고 유명산ㆍ팔봉산을 통과하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끽한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춘천으로의 여행길에 한번쯤 들러야 하는 곳이 강원도립화목원이다. 수목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화목원에서 1년 내내 꽃내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화목원은 산림개발연구원이 2만4천여 평
제주도의 올레를 시작으로 지리산과 북한산 둘레길, 관동별곡 800리길, 영덕의 블루로드 등 산책길들이 유행처럼 개발되고 있다. 그런 명품 산책길이 대청호 주변에도 있을까? 대청댐이 건설되며 마을들이 자취를 감췄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며 바깥세상과 소통을 이루던 길도 사라졌다. 하지만 옛날 그 자리에서 수몰의 아픔을 이겨낸 옛길들은 대청호가 만든 풍광 때문에 더 아름답다. "와! 정말 멋지다." "호수가 되기 전에는 어떤 풍경이었을까?" 대청호반을 걷다보면 멋진 풍경을 자주 만난다. 알려지지 않은 옛길에서 운치가 묻어나 감탄을 한다. 물을 가득담은 대청호가 마음을 편하게 해줘 사색도 한다. 청남대에 가면 호수 건너편으로 대전광역시 황호동이 보인다. 이곳에 수몰민들이 즐겨 찾는 명품길이 있다. 들머리인 찬샘마을(피골)까지 한적해서 좋은 호반도로가 이어진다. 치열하게 싸운 백제군과 신라군의 피가 내를 이루었다는 피골은 농촌체험마을(042-274-3399)로 변신해 찾는 사람들이 많고 마을 앞 습지에 멋진 버드나무들이 있다. 둥구나무집 옆으로 호반 길을 따라가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 이어진다. 입구에서 1.6㎞ 거리에 정리가 잘된 가족
강원도는 청정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곳을 대표한다. 그중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춘천은 맑고 수량이 풍부한 소양호와 공지천, 소양강과 북한강이 있어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물의 도시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춘천이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선 복선전철로 가까워졌다. 우리나라에 어디 이런 곳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만 춘천은 특색이 많은 도시다. 춘천을 대표하는 닭갈비와 막국수는 국민 모두가 즐겨먹는 서민음식이다. 국립춘천박물관, 강원경찰박물관, 강원도산림박물관,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원대중앙박물관 등 춘천에는 역사를 이어가는 박물관이 많다. 머리 빡빡 밀은 젊은이들이 덜컹거리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와 입영하던 추억의 장소다. 8월을 보내기 전에 호반의 명소를 둘러보고 싶어 아내와 춘천을 다녀왔다. 춘천시내에 들어서 춘천역과 남춘천역을 지나고, 소양2교를 건너고, 심일로와 신생발로를 달려 북쪽 끝에 위치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으로 갔다. 향토음식을 테마로 건립한 박물관의 메밀전시관에는 메밀의 유래와 분포, 메밀의 효과와 역사, 메밀과 관련된 전문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막국수관에서는 막국수의 종류, 제조법, 유래 등 막국수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울산은 볼거리가 다양해 매력 있는 여행지다. 8월 중순 대학동기 부부들이 울산의 자수정동굴나라, 간절곶, 장생포, 방어진항, 슬도, 일산해수욕장, 대왕암공원을 구경하고 왔다. 1박 2일 일정이라 반구대암각화는 돌아볼 엄두도 못 내고 태화강은 여행지를 오가며 눈요기만 했다. 첫 번째 들른 곳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가까운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의 자수정동굴나라다. 더운 날씨인데 넓은 주차장이 부족할 만큼 차량들로 넘쳐난다. 자수정동굴나라가 위치한 울주군과 언양읍 일대는 100여 개의 광산이 있던 세계적인 자수정 산지다. 1층과 2층으로 연결된 동굴 길이 2.5km의 폐광을 한국자수정산업관광주식회사에서 관광지로 개발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온도 10∼14℃의 동굴에서 호수, 폭포, 분수대를 만난다. 독도를 형상화한 독도관, 인류변천사관, 이집트관, 원주민생활관, 자수정 기체험실, 10톤의 자수정을 채취한 자수정정동, 자수정전시관, 옛 사람들이 채광하는 모습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매일 5회 공연하는 묘기를 관람하고 동굴의 물길을 따라 보트도 탈 수 있다. 외부에 자수정판매점과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있다. 차를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그런데 여름이 거꾸로 오나보다. 그늘에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진작 이렇게 날씨가 좋았더라면 농작물이라도 제대로 자랐을 텐데... 올해는 일조량 부족으로 과일 값이 비싸다. 며칠 후면 맞이할 추석 명절을 물가 때문에 걱정한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했다. 지금 어디선가 가을이 숨고르기를 하며 부지런히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불쑥 우리들 앞에 나타나 제 모습을 뽐내려고... 이맘쯤이면 감, 사과, 포도, 국화,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가을철의 과일과 꽃들이 생각난다. 가까이에 와있는 가을을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부산 방향)에서 그림으로 미리 만날 수 있다. 휴게소에 들린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화가와 그림이야기 이상철 木과 畵의 조화展'이 가을 그림으로 탈바꿈했다. 서양화가 이상철 화백(011-548-2235)은 옛 문짝, 나무 주걱, 베틀 북, 함지박을 캔버스로 사용한다. 우리와 친숙했던 옛날의 생활도구들이 각종 가을 과일, 꽃, 물방울과 어우러진 모습이 신선하다. 이제는 하나, 둘 추억 속으로 사라진 생활도구 위에 그려진 가을 그림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기상청의 날씨 전망에 의하면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폭염과 열대야로 몸이 끈적끈적해 잠 못 이루는 밤도 많단다. 그렇다고 걱정할 것 없다. 숲을 찾아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체내에 흡수하면서 여름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면 된다. 피톤치드가 노폐물 배출과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음이온이 피를 맑게 하고 신경조직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어준다. 우리나라의 바다는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그중 동해는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에메랄드빛이 여름철에 더 진하다. 수목원도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여름철, 수목원의 전망대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어떨까. 포항에 있는 경상북도수목원으로 떠나보자. 새로운 길을 달리는 것도 행복이다. 수목원을 오가며 바다풍경이 아름다운 동해의 해안도로와 녹색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굽이 길에서 드라이브도 즐긴다. 하늘과 산이 맞닿는 수목원은 샘재 정상에 있어 어느 방향에서 오든 산길을 10여㎞ 달려야 한다. 청하의 서정삼거리에서 68번 지방도를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 달리면 고지대라 귀가 멍멍하고 건너편 산봉우리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첩첩산중 산골짜기에 수목원이 있기나 할까 의문이 들 때 고갯마루에서 수목원을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세아니아 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하루 전에 묵었던 와이푸나호텔이라 한 번 더 주택가를 돌며 바닷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침 운동을 하거나 하루를 시작하는 하는 모습, 녹색 정원이나 큰 나무가 서있는 주택 등 보면 볼수록 복지제도와 기부문화가 정착된 나라다. 가운데가 뚫린 전봇대가 맑은 하늘과 어우러지며 주택가에 길게 늘어선 모습도 인상적이다. 바닷가로 나가면 오클랜드가 왜 요트의 도시인지 알게 된다. 모터보트가 실린 자동차가 주차된 주택들이 많다. 요트들은 물가에 세워진 채 이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저 많은 요트들이 물위에 떠있으면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까를 상상하며 호텔로 갔다. 아침을 먹고 오클랜드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뉴질랜드의 풍경들은 수수해서 정감이 간다. 흙을 파내고 있는 공사 현장도 보인다. 어느 세상이든 속 내용을 알고 보면 사는 모습이 비슷하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던 풍경이 이제 평범해 보인다. 가이드는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알리면서 깨우쳐주려고 노력했다. 겨울철은 해가 일찍 넘어가지만 여름철에는 일몰 시간이 9시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 즐거우면 고단해도 피곤하지 않다. 습관처럼 일찍 일어나 아름다운 로토루아의 아침을 맞이했다. 호텔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시내로 나갔다. 사람들이 없는 길거리에 'tidy'가 크게 써있는 청소차와 청소원들만 바쁘다. 대부분 단층집이고 2~4층 건물은 시내 중심가의 도로변에 있다. 기념품점과 종가집 등 한글간판이 눈에 띈다. 'POLICE' 건물 입구의 안내판에도 한글로 '경찰서'라고 씌어있다.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더니 가랑비가 내린다. 비를 맞으며 한참을 걸어 시내와 연결된 바닷가에 도착했다. 바닷가를 산책하는 사람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벤치, 물위에 떠있는 유람선과 경비행기, 잔디밭에 앉아 휴식 중인 갈매기들이 평화롭다. 아침을 먹고 시간이 남아 아내와 호텔 앞 바닷가로 갔다. 갈매기들이 떼로 앉아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가까운 곳이라 별 뜻 없이 갈매기들에게 다가섰다. 아내가 두 팔을 하늘로 향하자 날아오른 갈매기들이 주위를 빙빙 돈다. 아뿔싸, 곳곳에 알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알을 품고 있던 어미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몇 마리는 호텔근처까지 날아와 험한 인상으로 경고를 보냈다. 호텔을 나와 대자연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나무도 사랑을 한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맞닿은 채 오랜 세월이 지나면 서로 합쳐져 하나의 나무가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연리인데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이다. 연리지는 남녀사이나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과 지극한 효성을 말하고 '사랑나무'라고도 부른다. 비익연리(比翼連理)는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비익조(比翼鳥)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붙어 서로 결이 통한 연리지(連理枝)를 뜻한다.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읊은 장한가에서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즉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한다고 읊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의 연리지는 소나무(높이 15m) 두 그루의 가지가 남녀가 손을 맞잡듯 서로 끌어당기고 있어 볼수록 신비로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나무 가까이에 신축 건물이 들어선 후 말라죽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연리지를 여러 곳에 소개했었기에 그곳을 지나게 되면 애써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오늘(13일) 송면리와 가까운 삼송리에서 잘생긴 연리지를 보고 왔
학교가 방학 중이라고? 아니다. 몇몇 교장들이 욕보이는 뉴스를 만들어내며 학교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교육업체와 학교장의 검은 유착, 방과후학교 관련 사업권을 놓고 뇌물 잔치를 벌인 교육업체와 초등학교 교장들이 덜미를 잡혔다.’ TV와 라디오의 톱뉴스, 인터넷의 머리글자가 다 교육계의 부조리를 탓한다. 뉴스에 의하면 돈을 받아 챙기고 편의를 제공한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 16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500만원에서 2000만원씩 돈을 건네받았다는 혐의다. 사교육비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방과후학교에 금품로비가 웬 말인가? 대낮 시청사 안에서 관련 업체 직원에게 현금(500만원)을 받다가 국무총리실 감찰반에 적발되어 현행범으로 체포된 공무원에 관한 소식이 함께 전해졌지만 학교의 관리자인 교장들의 부도덕성에 관한 얘기라 차원이 다르다. 교장 자리는 돈의 유혹에 넘어가도 될 만큼 낮은 자리가 아니다. 교육이 무엇인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습득에 앞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남을 가르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사람다운 사람은 본능이 아니라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
1월 5일 아침을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25%가 살고 있는 최대의 도시 오클랜드에서 맞이했다. 오클랜드는 1865년까지 수도였고 지형상 해외무역이 발달했다. 현재의 수도는 웰링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클랜드가 뉴질랜드의 문화와 경제를 이끌고 있다. 6시 50분부터 호수를 닮은 바닷가를 산책했다. 한참을 걸은 후 산책로 끝에서 요트와 고깃배들이 떠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이곳이 바다임을 실감했다. 아침을 맞는 바닷가의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멀리 물길이 바라만 보여도 집값이 비싸다는 곳이다. 바닷가를 돌며 부촌 사람들이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미끄럼틀, 평행봉, 산책로의 의자, 수변무대를 모두 나무로 만들었다. 뉴질랜드의 정책은 환경보존을 먼저 생각한다. 목재로 만든 제품은 수명을 다하면 바로 자연의 일부가 되니 나무가 많은 나라에서는 일석이조다. 목재 담장 밑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매단 호박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게 사람이라고 했다. 공원을 산책하며 노숙자를 만나지 않는 것도 행복인데 부부가 나란히 산보를 하고, 노인들이 바닷가 언덕에서 아침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더 아름다운 것은 빈 봉지를 들고 쓰레기
'한국에 전화를 거시려면...' 룸의 전화기 옆에 전화하는 방법이 한글로 코팅되어 있다. 6개 채널만 시청할 수 있는 TV에서 드라마 장금이가 나온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다는 증거다. 호텔 앞 계곡을 산책하고 짐을 정리했다. 일행들이 호텔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겼다. 퀸스타운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과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다. 파란 하늘과 녹색의 자연이 어우러진 호수 주위를 돌아 쇼핑센터로 갔다. 일행들이 사슴에서 추출한 식품을 구입하는 시간 전자상가에 들려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된 우리나라의 전자제품들을 구경했다. 차가 퀴스타운을 뒤로 하고 달린다. 차창 밖으로 가족묘지와 퀸스타운으로 흘러드는 강줄기가 펼쳐진다. 길가에서 민속촌처럼 옛 거리를 그대로 보존한 에로우타운을 만난다. 23개 중 현재 1개만 남아 있는 금광촌으로 마을 분위기가 조용하고 보수적이다. 오래된 건물을 예쁘게 가꿔 예술인들의 별장이나 상점으로 사용해 남섬 최대의 골드러시 시대를 알아볼 수 있다. 골목을 돌아보며 아기자기한 맛을 느끼고 싶었지만 차안에서 바라보고 그냥 지나쳐 아쉬웠다. 여왕의 도시에 여왕은 없어도 도전, 모험, 젊음이 다 모여 있다. 퀸스타운은 번지점프, 제트보트, 래프팅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가 잠을 깨웠다. 산책을 나갈 수 없어 컴퓨터로 여행지 사진을 정리했다. 이제 여행에 이력이 났다. 아침 먹고 6시 48분에 차가 호텔을 출발하는데도 모두 싱글벙글이다. 비가 그치니 공기가 상쾌하고 햇살이 따갑다. 오늘은 밀포드사운드를 구경하는 날이라 더 '룰루랄라'다. 복 받은 땅을 자연을 파괴해 만든 1차 산업현장으로 생각하고 문명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며 복 받을 땅으로 만드는 희고 긴 구름의 땅 뉴질랜드. 소득 3만4000불에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들이 다 목장이다. 동물들의 청정국가이자 마지막 낙농국가는 옥수수 등 동물성 사료가 원인인 광우병과도 무관하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풀을 뜯는 동물들에게서 자유가 느껴진다. 가이드는 어린 양고기가 제일 맛있다는 것을 뉴질랜드의 양이 한국의 이양, 김양, 박양보다 많다면서 어린 양은 하느님도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로 소개했다. 900㎏의 소를 200만원에 구입할 수 있어 세계 최고 품질의 와규햄버거 생산이 가능하고, 모든 동물들을 농림부에서 관리하고 있어 방목을 해도 훔쳐갈 수 없단다. 기념품가게들이 많은 작은 도시 앞에 큰 호수가 나타났다. '일어 나~ 일어
피곤한 몸이 나이 먹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도 흥겨워 떠난 여행지에서는 힘이 난다.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해 뜨는 나라에서 잠만 잘 수 없잖은가. 둬 시간 자고 일어나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옆에 공항만 있는 변두리라 갈만한 곳이 없다. 우리의 장승을 닮은 조형물과 현대자동차 선전물을 구경하고 남극의 관문인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으로 갔다. 이른 아침이지만 배낭을 짊어진 채 자전거를 끌고 공항에 들어서는 젊은이 등 공항은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활기차다. 공항의 구석진 곳에서 침낭 하나로 숙박을 해결하는 두 명의 연인은 우리나라 배낭여행객이다. 오늘도 이른 아침을 먹어 아내는 피곤해 했다. 차에 오르자 뉴질랜드 남섬 여행 1700㎞ 거리를 운전할 기사님이 뉴질랜드에 온 것을 환영했다. 남섬을 3일 만에 여행하려면 어쩔 수 없이 차타는 시간이 많다. 준비하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흥미로운 게 여행이다. 남북내륙코스 여행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남섬의 수도 크라이스트처치, 오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낙농산업 현장, 대양주의 제일 높은 곳에서 태고의 아름다움을 갖춘 마운틴 쿡, 여왕의 도시로 불리는 물이 깨끗한 호반도시 퀸스타운, 약 1만 2천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