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이군현 회장, 김종필 명예총재에 특별 요청 한국교총 이군현 회장은 5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교원정년 재조정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줄 것을 특별 요청했다. 또 이 회장은 교원자녀 대학생 학비 보조를 요구했다. 이날 이 회장은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하고 정년을 단축해 교원의 사기가 침체돼 있다"면서 "김 명예총재께서 교원사기 진작을 위해 정년 재조정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교원들은 남의 자녀를 가르치면서 자기 자녀를 대학에 보내지 못할 지경"이라며 교원자녀 대학생 학비 보조를 요구하고 "이 경우 800억원의 예산으로 2만 5000명의 교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으며 교원들은 정부의 교원 우대 시책을 실감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역대 정부는 말로만 교육을 중시하고 교원을 우대한다고 해 교원들이 식상해 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런 패러다임을 바꾸어 진정으로 교원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종필 명예총재는 "교원정년을 63세로 하는 것이 당론이고 우리의 입장이며 사학을 마구 주무르려고 하는 법도 우리는 반대한다"고 교원정년 연장 및 사학법 개정안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개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우리 사회에는 학교교육과 관련되는 많은 신화가 존재한다. 우리들이 학교교육의 실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허상이 살아 움직이면서 우리를 더욱 현혹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학교교육에 대한 신화 가운데 `하향평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그것은 이제 너무나 보편화되어서 교육문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논의에도 응용되기까지 한다.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시작된 1974년 이후 정말 수없이 반복되었던 `하향평준화'라는 신화는 아무도 반박하려 노력하지도 않았고 반박할 만한 자료도 없이 그저 우리들의 상식적 수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학력의 저하 현상을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준화제도 때문이라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언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다. 학력의 하향화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평준화 제도의 근본 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평준화가 학력 하향화의 주범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준화를 깨고 경쟁입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도한 입시경쟁, 이로 인한 청
지난달 28일자 한국교육신문 5면에 실린 평준화고교 성적 더 높아' 기사를 읽고 교사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아! 저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기선, 강태중 교수가 내 놓은 `평준화 정책과 지적 우월성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자료'에 따르면 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비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그것보다 훨씬 높으며, 1학년 대비 3학년 성적의 향상폭도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언뜻 보면 그 주장에 아무런 허점도 없어 보이지만, 터무니없는 함정에 빠져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기본적인 불합리를 뻔히 알면서 의도한 목적을 위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마디로 말해서 평준화고 학생들은 비평준화고 학생들보다 원래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란 사실이다. 물론 나도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평준화 지역은 대도시이고, 비평준화 지역은 중소도시이거나 시골이란 건 구태여 조사해보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성적 향상 폭에 대한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내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세칭 명문고나 특수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런 경쟁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일과 중에서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다면 점심시간이다.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교무실에서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동생에 대해 상담할 것이 있다며 경진이 누나가 학교로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경진이는 순진하고 착하지만 학력은 조금 뒤떨어지는 우리 반 개구쟁이다. 교실에서 떠들고 장난치다가 친구들과 다투는 일도 많다. 그런데 그 때마다 경진이 어머니는 `누가 우리 경진이를 괴롭혔다'며 자주 전화를 주시곤 했다. 어머니는 또 그 때마다 경진이가 둘도 없는 귀한 자식이라고 늘 강조하셨다. 한 시간 반이 지나 도착한 경진이 둘째 누나로부터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들었다. 경진이 부모님은 하나뿐인 아들을 대학 재학 중 암으로 잃고 실의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던 전형적인 남아선호 숭배자셨다고 한다. 그런 부모님에게 늦둥이 경진이는 그야말로 삶의 의욕을 주고 새 출발을 하게 한 주인공이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경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남겨주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시는 모습이 애처롭다며 경진이 둘째 누나는 급기야 울음까지 터뜨리고 말았다. 잠시 후 진정이 된 누나는 경진이가 집의 기둥이자 부모님의 생명 줄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시끄럽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부터 광복 후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연구 없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봉책으로 넘겨오다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난 80년대 교과서 왜곡이 있었을 무렵에도 국민의 분노에 이끌려 그 불만을 독립기념관 건립으로 무마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외교적 사안으로 어물쩡 넘기고 말았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은 우리 얼에 관한 문제로서 그 용어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광복 반세기가 지나도록 우리부터 바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이 날을 민족 광복의 날로 기념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에게는 승전기념일이다. 반대로 일본은 패전기념일로 기억하기 보다 전쟁이 끝난 날로 기억하려 해 용어도 `종전기념일'을 쓴다고 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있었던 전쟁을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다. 게다가 우리 겨레 중에는 입에 익어서인지 일본 식민지 지배세력이 만들어낸 역사용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를 `李朝'라고 부르고 일제의 `조선강점, 경술국치'를 `한일합방'이라 하고, `을사勒約'을 `을사보호조약'이라 하
감사원이 국민건강보험재정 관련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실무자 7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유인즉, 부실하게 작성된 건강보험 재정안정 종합대책을 보고하거나 국민불편 최소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등 `직무태만'이었다. 당사자의 반발은 물론이거니와 권외자인 우리가 생각해도 장관과 그 이상의 인사들이 책임지지 않는 사안을 실무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우습다. 돌아보건 데 이 일련의 사태가 국·과장급의 판단으로 실시된 결과라는 것인지, 국·과장의 보고만 믿은 상급자들은 `바지저고리'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처럼 크고 획기적인 변화를 주는 정책의 실시에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대통령부터라도. 또한,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일련의 조치로 이 나라 교육 현장이 얼마나 황폐화되었는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인정하는 일인만큼 감사원은 복지부와 같은 맥락에서 교육부도 특별감사를 실시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노령교사 한 사람 퇴직하면 젊은 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등의 검증되지도 않은 정책을 도입하여 무리하게 정년을 단축시키고 기한을 두어 명퇴를 재촉하는 바람에 많은 인재가 일
청소년보호위 7일 밝혀 서울지검 소년부(신만성 부장검사)가 6일 성매매에 나선 청소년을 윤락행위방지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도록 청소년 성보호법, 청소년 보호법, 소년법 개정을 법무부에 요청한 데 대해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김성이)가 반대하고 나섰다. 청소년보호위는 7일 "원조교제는 사회 구조적 배경이 요인인데 이를 외면하고 보호 대상인 청소년을 범법자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상습적으로 원조교제를 하고 성인을 협박하는 청소년이라도 그들을 내치는 것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사회로 복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법 추진과정에서 관계기관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1 현장교육연구대회-생활지도분과 민병영 교사의 3단계 금연활동 금연사이트 검색 효과 `톡톡' 스스로 흡연피해 깨닫고 의지 다져 금연교실·동물실험·단학체조 실천 통신 상담·학부모 연계로 금연유지 청소년 흡연률 세계 1위국. 평범한 국민이라면 `창피하다'로 끝날 문제지만 중고생을 지도하는 교사에게는 가장 신경쓰이는 생활지도 과제이기도 하다. 학교마다 금연선포식을 하고 교사까지 금연에 나설 정도다. 충북 보은중 민병영 교사의 `단계별 금연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습관성 흡연학생의 지도방안'은 바로 그런 고민의 결실이다. "담배를 끊고는 싶은데 유혹을 물리치기 어려운 학생들이 흡연에서 벗어나도록 체계적인 금연교육이 필요했다"는 민 교사. 그는 습관성 흡연에 시달리는 21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금연의지 다지기'-`금연 실천하기'-`금연 유지하기' 등 3단계 프로그램을 적용, 그 가능성을 실험했다. 금연의 열쇠는 무엇보다 의지. 민 교사는 N세대 학생들이 정보를 검색하며 금연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인터넷을 활용했다. 금연나라(www.nosmoking.nara.org) 등 인터넷에 구축된 10여 개의 금연사이트를 알려주고 모둠별로 담배의 역사·성분부터 흡연의 해악,
한국교총의 정치활동 선언 이후, 교원의 정치참여가 교육계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월간 `새교육'은 7월호 특집으로 `교원과 정치참여'를 다루면서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5개국 교원의 정치참여 실태를 실었다. 이 내용을 5회에 걸쳐 요약한다. 특별기획-각국 교원의 정치참여 ① 독일 교원단체마다 특정 정당 지지 선거캠프도 참여…정책결정에 입김 수업 중 정책·후보지지 표현 허용 민주주의와 정치체제 및 제도가 가장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 독일의 경우, 교원들의 정치활동 및 정치참여는 다른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들과 동일하게 전적으로 보장돼 있다. 독일에서는 교원이라는 이유로 개인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개인의 정당가입 등과 같은 정치활동 및 정치참여가 제한 받지 않는다. 또한 교원들의 경우 다른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종사자들과 같이 노조의 설립이 자유롭게 허용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독일 내에는 공공부문노조( TV)를 비롯해 교육연맹(VBE), 교육과 과학노조(GEW), 연방직업학교 교원동맹(BLBS) 등 초등학교, 직업학교 별 교원단체는 물론 전공별 교원단체 등 수 십여 개의 교원단체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원단체는 정치
상-재무계획은 인생계획 월소득 40%는 저축해야 계획적인 지출관리 필요 한국교총은 최근 생활·금융 컨설턴트 웰시아닷컴(www.weahtia.com)과 제휴를 맺고 교직원을 위한 재테크 설계에 대한 상호협력키로 했다. 본지는 재테크 설계를 위한 기본적인 생활지침부터 교직원에게 알맞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도움을 기대하며 3회에 걸쳐 재테크 상담 칼럼을 연재한다. 한편 웰시아 닷컴은 한국교총과의 제휴 기념으로 회원 50분의 가정에 전문 재테크 상담을 해드리고 경품도 드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참조. 주식에 투자해 100%의 수익률을 내는 것은 재테크가 아니다. 그것은 운이다. 삶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생활을 나의 제어능력 안에 두는 것이 재테크의 요체다. 따라서 한방의 홈런이 아니라 꾸준히 3할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꾸준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의 룰이고, 편차가 적은 게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원들은 직업과 수입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층에 속한다. 하지만 이는 칼날의 양면과도 같아서 변수나 불안 용인이 적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되는가 하면 획기적 돌파구의 마련이나 재테크 방법의 다양하고
이양희 자민련 사무총장 이양희 자민련 사무총장은 4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교원정년을 63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총장은 "학교에서 교사가 부족하고 그나마 사기까지 떨어져 있는 오늘의 교육환경은 교육의 질 저하라는 심각한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제하고 "나이든 교사 한 명을 빨리 퇴직시키면 젊은 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정년단축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총장은 "학원붕괴, 교실파괴가 경제논리로서 복구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교원들의 축적된 경험과 보다 높은 사기가 교육정상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교원정년을 연장할 것"을 촉구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부모 등을 상대로 모금한 학교발전기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학교의 발전기금 모금액이 전국의 절반에 이른 반면 일부 시도는 기금 조성학교가 전체의 20%에 불과해 등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집계한 2000년도 초중고 학교발전기금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전국 1만115개 초중고 가운데 발전기금을 조성한 학교는 57.2%인 5790개이며 조성금액은 1329억원에 달했다. 이는 99년 1만185개교 중 53.1% 인 5409개교가 1005억원을 모금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으로는 32.2%가 늘어났고 조성학교 비율은 4.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또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학교발전기금 제도가 첫 도입된 지난 98년의 발전기금 조성 액이 437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다. 지난해 조성된 발전기금은 교육시설에 36.2%인 480억8600만원, 교육용 기자재 및 도서 구입에 30.8%인 408억8400만원, 학교체육 및 학예활동 지원에 15.4%인 204억8600만원, 학생복지 및 자치활동 지원에 17.6%인 234억
5명중 1명 수업중 1시간이상 수면 상호간 의사소통에 익숙한 세대 교과특성별 수업내용 변화 필요 서울C중 1학년인 김모군은 하루에 2시간은 수업 중에 엎드려 잠을 잔다. 선생님이 상담을 하고 타일러도 고쳐지지가 않는다. 자는 이유를 물으면 "들어도 모르고 그냥 졸리다"는 대답만 한다. 처음에는 자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점점 무뎌져 간다는 반응이다. 최근 교실붕괴의 한 현상으로 수업시간에 엎드려 잠을 자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지도하는 교사들조차 무력함을 호소하거나 수업시간을 방해하기보다는 조용히 잠을 자주는 것이 오히려 낫다며 무시해버리는 경향 마저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전국 중고등학생 1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8.6%가 하루평균 1시간 이상 수업시간에 엎드려서 잔다고 응답해 이미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는 이유에 대해서는 몸이 피곤해서 잔다는 응답이 46.1%를 차지했고 수업내용이 재미없어서 잔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18.3%)를 차지하고 있다. 노골적 수면을 보이기 시작하는 시
“선생만은 되지 마라” 하셨던 내 마음의 스승 김두식 선생님 김두식 선생님! 4학년 때 어느 신문사 문예작품 공모에서의 2등 상 수상 소식을 알려 주시며 그 당시로는 잘 먹을 수 없었던 맛있는 단팥죽을 사 주시던 선생님.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난생 처음 대구까지 아버지와 함께 나들이를 했을 때 선생님의 속옷을 보고 깜짝 놀랐었지요. 대구 나들이에 입고 오신 선생님의 속옷이 누덕누덕 기운 흥부 옷 같았으니까요. 겨울마다 선생님께서는 군데군데 털이 빠지고 낡은 자주색 벨벳점퍼만 입으시고 늘 코를 훌쩍이셨지요. 단칸 셋방 선생님 댁에 심부름 갔을 때 식사 상에는 김치와 된장뿐이었던 것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대구에 다녀오실 때면 '암굴왕', '톰소여의 모험' 등의 동화를 사다주셨지요. 선생님께서 폐결핵으로 요양 차 산골짜기 조그만 이웃학교로 옮겨가실 때 저희들은 6학년이었습니다. 칠판 가득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써 놓고 선생님을 모셔왔을 때 칠판에 쓰인 글을 읽어보신 선생님은 돌아서서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으셨고, 저희들은 모두 정말 많이 울었었지요. 우는 저희들을 애써 달래주시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 후 선생님의 건강
인문학@미래를 여는 길 인문학도의 길, 그 30가지 이야기 학문인생에 대한 고백·비전 담아 중·고생을 위한 학과 오리엔테이션에 연세대 교수 30명이 나선 책이 "인문학@미래를 여는 길"(전통과 현대)이다. 중문학, 불문학 등 어문학 분야와 사학, 철학, 그리고 문헌정보학, 사회학, 심리학에 걸쳐 분야별로 2~4개의 짧은 글들이 모아져 있다. 재미있는 점은 단순한 학과 홍보로 그칠 수 있는 글들에 교수들이 쏟은 정성이 만만치 않다는 점. 대부분이 자기 학문인생에 대한 고백과 학문의 비전을 쏟아놓았다. 인문학은 영원한 마이너리그 영역인가. 각광받는 첨단 벤처기업이나 정·재계로 통하는 사회과학 분야도 아닌, 인기 없는 느림뱅이인 학문이 광속(光速)의 시대에 기여할 덕목은 무엇인가. 연세대 문과대 교수 30명이 펴낸 "인문학@미래를 여는 길". 이 책은 암울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선배 인문학도들의 체험기 이면서 격조 있는 사색의 산문이기도 하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정신의 기둥은 흐트러져선 안 된다는 게 필자들의 논지. 이들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인문학이야말로 갈수록 혼탁해지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죽비(竹 )'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신문사 해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