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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군현(한국교총 회장) 일반적으로 정책은 의제형성(agenda setting), 결정(decision making), 집행(implementation), 그리고 평가(evaluation)라는 일련의 순환과정을 반복하면서 보다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되어 간다. 정책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는 각종 이슈가 정부 내에 진입하여 공식의제로 채택되는 의제형성 단계라 할 수 있다. 정책의 첫 단계인 의제형성이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결정과 집행 그리고 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정책과정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올바른 의제형성을 위해서는 각종 관련 주체들의 바람직한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참여에 있어 중요한 것은 참여 대상의 범위와 참여의 수준이다. 참여 대상의 범위는 민주성의 원리를 지향한다. 즉, 특정한 정책의 이해당사자들이 배제되지 않고 골고루 참여하는 것이다. 이른바 정부가 각종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 바깥의 인사를 참여시키는 것도 바로 이런 취지다. 참여의 수준은 참여 주체들이 어느 정도 깊숙이 정책형성과정에 관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전문성의 원리를 지향한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정책결정을 다수결의 원칙과 같은 민주성의 원리만을 지향하여 비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채택한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 성립될 수 없다. 즉, 각 집단의 전문성에 따라 참여의 수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정책의 전문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의 형태이다. 단순히 정부의 필요에 의하여 참여를 흉내내는 정도에 그친다면 정책의 발전에 제대로 기여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우리 교육정책의 실정은 어떠한가. 현 정부 출범 이후 ’98년 교원정년 단축, 새학교문화창조 사업, ’99년 3월 교육발전 5개년 계획, 2000년 12월 교직발전종합방안, BK21 사업, 교원성과급 등 굵직한 현안들이 백화점식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항들은 학교현장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하였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책의 형성과정에 이해당사자이자 전문가 그룹인 교원들의 의사가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는 각종 위원회 등에 교사의 참여를 보장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결정한 정책의 정당성을 높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참여에 불과하였다. 교원의 질을 좌우하는 주요한 교원정책인 정년단축의 경우, 우리 나라 대표적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되었고, 정부 내의 자문기구에 국한하여 형식적인 의견수렴을 거쳤을 뿐이다. 새학교문화창조 사업, 교육발전 5개년 계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둘째, 참여 수준의 문제이다. 예컨대 교직발전종합방안의 경우, 학부모, 교원단체 등으로 추진협의회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교직발전종합방안의 대부분의 내용이 교원정책인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전문가 그룹인 교원의 의사가 더욱 존중되어야 한다. 단순히 형평성만을 앞세워 교원단체의 의견과 학부모단체의 의견을 똑같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것은 자칫 정책결정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되는 것이다. 정부가 일반국민의 여론만을 앞세워 교원정년을 단축한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셋째, 형식적인 참여의 문제이다. 적어도 공식적인 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면 위원회의 결정사항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랜 논의 끝에 내린 위원회의 결정사항도 정부 내의 관료들의 판단에 의하여 무시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직발전종합방안의 핵심과제인 수석교사제의 경우, 특정 교원단체를 제외하고는 학부모단체, 전문가 그룹, 교원단체 등이 모두 도입에 합의하였으나 관료들의 판단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유보되었다. 바로 이러한 것이 교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는 원인인 것이다. 교육정책이 교육현장에 터하여 형성되고 결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직제를 교육전문직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교육부내의 일반직 대 전문직의 비율은 매년 축소되어 왔다. 그리고 교원정책 전반을 다루는 교원정책심의관을 비롯한 교원정책 관련 간부직에 교육전문직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이는 교육정책이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받는 주요인인 것이다. 따라서 중앙부처의 교육전문직의 보임을 확대하고 시․INSERT INTO imsi4 VALUES 도교육청의 부교육감에 교육전문직 임용비율을 늘려야 한다. 나아가 전문직들이 조기에 행정기관으로 진출하여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관계법률의 개편이 시급하다. 다음은 실질적인 참여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와 개최하는 단체교섭의 경우, 실질적인 참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사항의 실현이 강제되지 않거나, 교섭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아울러 교섭대상이 아닌 정책의 경우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하기 전에 반드시 교원단체 대표의 의견을 수렴토록 한다면 보다 현장 적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모든 교육정책 결정의 핵심은 바로 교원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정부당국자나 정치지도자들이 유념하는 것이다.
강인수(수원대 교육대학원장) 문제의 제기 교사가 수업에서 교과서 내용이 자기의 주관적 판단과 다를 때 이를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해서 가르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교사의 가르칠 자유의 문제와 함께 종종 논의가 된다. 특히 제7차 교육과정에서 정부가 고시한 교육과정을 지역 및 학교에서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므로 이 문제에 대한 바른 이해가 더욱 필요하게 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지역 및 학교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권을 보장하고 교과서 외의 교수-학습자료 및 내용을 선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장 교사들은 교수-학습자료나 내용을 교육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선정, 활용할 수 있다. 그 교육적 판단이라는 것은 우리 나라의 헌법이념과 교육의 이념 및 본질에 적합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고시한 ‘교육과정’에서 학교급별 지침, 각 교과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의 지침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가 교과서 이외의 학습자료나 내용을 선정할 때 교육의 이념과 본질·헌법정신에 맞는 내용이어야 하고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의 기준에 맞아야 함은 당연하다. 교수-학습자료와 내용을 선정할 수 있다고 해서 교과서 내용이 자기의 주관적 판단과 다를 때 임의로 수정·삭제해서 가를 칠 권리가 있는가가 문제이다. 이 문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학문의 자유가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므로 보통교육기관인 초·중등 교사의 개인적인 연구·발표·출판 등의 활동에는 보장되지만 학교 교육활동에서 학생의 교수-학습활동을 하는 직무행위에까지 보장되는가의 여부이다. 그리고 고등교육기관인 대학 교원의 교육·연구활동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가 문제이다. 사건의 경위 (사건-재심위 91-79) 김철수(가명) 교사는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근무당시에 임의로 교과서를 삭제지도하고 수업시간에 ‘남누리 북누리’라는 편향적인 노래를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행위를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및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26조 위반으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사유가 일부 학부모들의 오해로 빚어진 사태와 관련하여 그 처분이 객관적인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채 내려진 것으로 부당하니 취소하여 달라는 청구를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하였는데 재심위는 이 청구를 기각하여 원처분을 인정하였다. 청구인 행위와 재심위 판단 1) 김 교사는 1991년 사회교과시간에 중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70쪽 9-11행)의 “북부지방에 공산집단이 들어선 이후로는 모든 활동이 통제되고 군수산업 위주의 생산활동에 치중하여 주민생활이 어려워졌으며 민족의 이질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부분을 삭제 지도하였다. 이에 대해 김 교사는 재심청구이유로 교과서 수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잘못은 인정하나 “그 내용이 북한과의 체육·문화·경제교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 사회의 상황과 일치되지 않은 내용이어서 학생들에게 객관적인 현 사회 상황에 맞게 가르친 것으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PAGE BREAK]이에 대해 재심위에서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현 사회 상황이란 그 근거의 제시가 없어 청구인의 ‘주관적인 편견’에 불과하다 할 것인데, 북한지방에 대하여는 그 사회체제의 특성 때문에 실상을 알기 위한 자료를 얻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지도하는 교사로서는 ‘확인되지 아니한’ 사실을 다룸으로써 학생들에게 인식의 혼란이 오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임에도 청구인이 임의로 교과서를 수정하여 지도한 것은 교과용 도서의 수정에 관한 권한이 교육부 장관에게 있음을 규정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26조에 위반된 것으로 결국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법령준수의무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다. 2) 김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남누리 북누리’라는 노래를 지도하였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재심청구사유로 김 교사는 “그 노래는 굿거리 장단민요를 지도한 것으로 통일의식을 교육한 것이기 때문에 징계사유로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재심위는 청구인이 수업시간에 여러 가지 의식화 노래를 가르쳤다는 학부모들의 진술은 차치하더라도 그 노래의 가사 가운데에는 ‘남녘 땅 북녘 땅 빼앗긴 우리 누리’ 등 분단의 의미와 통일 의지를 왜곡할 우려가 있는 불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결국 개인적인 편견을 교육한 것이고 이는 교사로서 성실치 못한 근무자세라고 판단하였다. 3) 김 교사는 학교의 특별활동 영역의 행사활동으로 지역인사 초청 통일안보 강연도중 전교생 앞에서 강연자에게 북한체제를 일방적으로 비판하지 말라며 강연을 방해했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김 교사는 “진행발언을 하겠다는 것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재심위의 판단은 당시 강연 후 질문하라는 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에 의해 복도로 끌려나가기까지 강연자와 언쟁을 벌인 것은 교사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4) 김 교사는 당시 ‘의식화 교육교사 추방 범면민궐기대회’ 현장에서 의식화 교사로 지목된 관련 교사들과 함께 해명을 하려 했으나 주민, 학부모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공무원으로서의 체면과 위신을 손상시켰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사태의 악화를 막아보려는 정당성 있는 행동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재심위는 사전에 교장의 허락을 받지 아니한 잘못은 있으나 그것으로서 교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5) 김 교사는 이 사건으로 전보 조치되자 이에 항의하여 인사발령통지서의 수령을 거부하고 임지 학교에 부임을 지연시켰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준비시간이 필요했고 교육청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재심위는 그 과정의 조사기록으로 보아 청구인의 변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결정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결정요지는 객관적인 현 사회상황에 대한 근거의 제시도 없이 교과서 내용이 사회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교과서를 삭제 지도한 것은 교사의 주관적 편견에 따른 교육이어서 교과서 수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김 교사가 주장하는 통일관련 굿거리 민요 ‘남누리 북누리’라는 가사 내용에 분단의 의미와 통일의지를 왜곡한 불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를 지도한 것은 교사로서 성실치 못한 근무자세라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주장 중 일부를 수용한다하더라도 그 소위에 대하여 원처분은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하였다. (재심위 결정 91-79, 결정문집, 1992,pp.13-16) [PAGE BREAK]맺는 말 넓은 의미의 학문의 자유는 학문연구의 자유, 연구결과 발표의 자유, 교수의(가르칠) 자유, 학문을 연구하고 발표하기 위한 집회·결사의 자유까지를 포함한다. 학문의 자유는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는 자유이지만 특히 대학의 자치를 가능케 한 것으로 학문의 연구와 교육 및 사회봉사의 이념을 가진 대학은 그 기능상으로나 고등교육이라는 성격, 학생이 판단능력을 갖춘 성인이라는 점에서 교수의 개인적 학문활동이나 학생과의 교육·연구활동에서 이 모든 자유가 보장된다. 그리고 초·중등교원도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연구결과를 학회나 논문으로 발표하고 연구결과를 개인의 출판물로 발행하는 자유는 당연히 보장된다. 다만 학생과의 교육활동에서 교사는 학생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므로 사회적으로 검증된 보편적 진리를, 교육받을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교육내용을 가르칠 권리는 제한된다는 것이 일반적 학설이다. 그것은 보통교육기관의 교육의 이념과 성격, 학생들이 성장과정에 있어서 가소성이 크고 비판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며 교사가 학생에게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점, 교육의 기회균등을 도모할 필요에서 지역간·학교간 전국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마다, 학교마다, 가르치는 교사마다 다른 내용을 교육하게 되고 개인적 편견을 교육하게 되는 편향교육의 결과를 초래하여 보편적 진리를 교육해야 할 보통교육기관의 성격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진리를 교육받을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즉, 교사 개인의 학문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학생과의 관계에서 교육활동에서는 학생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교사의 직무상의 가르칠 권리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7차 교육과정에서 지역과 학교의 교수-학습자료 및 교육내용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것은 당연히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교육의 이념과 목적, 그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 지침으로 법령의 성격을 가진 정부의 ‘교육과정’의 지침과 내용에 적합한 자료나 내용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학교나 교사는 편향교육을 하게 되는 것이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 그리고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여 가르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정을 신청하여 수정된 결과를 가르쳐야 한다. 현행법에서는 1종 도서인 경우 교육부장관이 수정할 수 있고, 2종 도서인 경우에는 교육부장관이 저작자에게 수정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령준수의무와 성실의무를 위배한 법적 책임이 주어지게 된다.
백영균(한국교원대 교수) 개념과 전제조건 전자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처럼 종이에 인쇄된 형태의 교과서가 아닌 전자화된 교과서를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교과서가 갖는 필연적 의미는 그것이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즉 교실의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검정 또는 인증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교과서라고 지칭하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전자교과서는 전자화된 교과서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이며, 그렇지 않은 교수-학습자료는 전자참고서라고 지칭하여야 옳은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 전자화라는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사실 전자교과서란 용어나 그에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아도 전자화라는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 범위와 한계가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다면 전자교과서의 도입에는 중요한 두 가지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 첫째는 교과서 발행과 보급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전자교과서의 개념 정의와 그 범위 및 한계가 정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자참고서의 경우에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전자참고서는 기업체나 기타의 기관에서 발행한 전자적 참고자료를 말하는 것이며 이를 공교육의 현장에서 사용한다면 과거의 부교재 선정 및 활용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히 존재하고 있다. 둘째는 전자화된 내용을 담는 그릇의 문제이다. 단순하게 학습내용을 전자화한 것으로 전자교과서를 정의하는 것은 어쩌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어디에 담아서 학생에게 전달하는가, 아니면 교사와 학생이 공유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다소는 쉽게 정리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과거의 경우를 생각하여 보면 전자교과서/참고서란 이름 아래 교육용 소프트웨어, CAI 프로그램, 멀티미디어 타이틀, 웹 기반의 교수-학습자료 등이 개발되고 보급되어 왔으며 이것들은 주로 개별적인 컴퓨터에서 운영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휴대폰에서의 학습자료의 검색과 수신, 개인용 단말기에서 자료의 공유와 송·수신은 이동통신학습(mobile learning)의 개념을 성립시켰으며 이러한 사실은 전자교과서/참고서의 존재는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게 하느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정도로 하드웨어 의존적임을 말하여 준다. 전자교과서와 참고서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고 본다. 최근(2001년 9월 25일) 온라인 여론조사기관인 나라리서치는 네티즌 1928명을 대상으로 ‘전자책에 대한 네티즌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4%가 3~4년 내에 전자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이 전자책 사용시 돈을 내고 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본 연구팀이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전자교과서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단말기를 통한 학습에 대하여 많은 학생들이 구체적인 응답을 하고 있어 전자교과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임을 알 수 있었다. 전망 전자교과서의 도입, 개발, 그릇이 되는 하드웨어, 기능과 활용, 시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하고자 한다. 전자교과서의 도입은 상정하고 있는 교과서의 형태, 기존의 서책교과서와의 관계, 활용의 성과 및 수준, 그리고 교육예산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교단선진화 사업 및 교육정보화 사업의 맥락을 고려하여 볼 때 도입은 시간의 문제라고 전망한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은 연구를 통하여 그리고 전문가 및 관련인사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의 개발은 교과서가 갖는 공공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또 전자교과서의 개발은 내용의 선정과 전달 방법의 구성,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그릇이 먼저 선정되어야 한다. 현재 교과서 개발과 보급 정책을 고려한다면 전자교과서 도입의 결정은 정부가, 그리고 전자교과서 개발의 초기에는 공공기관에서 정부의 감독 아래 1종 도서로 개발되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2종 도서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PAGE BREAK]전자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구성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지녀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교과의 내용 요목에 대한 의사결정, 그리고 전자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한 전개의 방법에 대한 결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자교과서의 개념적인 규명이 중요하기에 개발의 초기에는 정부의 의사결정에 따라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교과서를 담아내는 하드웨어는 도입이 결정 되는 시점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전자참고서의 경우에는 학교에 보급된 하드웨어와 관련해야 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전자참고서의 형태는 오프라인인 독립형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온라인인 유선 및 무선의 인터넷형을 포함하는 것과 같이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교실에서 사용되는 전자교과서는 교실에서 활용 가능한 하드웨어에 담겨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 독립의 컴퓨터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앞으로 등장하게 될 무선 통신도 고려하여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결정은 하드웨어 하나만을 고려하기보다는 전자교과서의 구성도 중요하게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정보통신기기의 발전 동향을 염두에 둘 때 휴대폰과 개인용 단말기를 고려한 이동통신학습이 미래 전자교과서의 기반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교과서의 기능과 활용 입장에서 볼 때 전자교과서는 서책교과서와 병존하게 되리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전자교과서의 기능은 마치 자학자습용의 참고서와도 비슷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기존의 전자교과서에 관련된 연구들이 설정한 기능에서 분명하게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전자교과서가 발전하게 되면 전자참고서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과제 전자교과서와 전자참고서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육의 차원에서 전자교과서의 도입이 결정되어야 한다. 교과서는 공적인 자료이다. 따라서 학교교육에서 전자교과서를 도입하는 결정은 해당 정부기관에서 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의 정의와 그 형태, 도입의 범위, 그리고 기존 서책교과서와의 관계 등이 미리 규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이 검토되어 전자화한 자료와 교육용 소프트웨어, 전자교과서의 개념 등이 도입되어야 한다. 전자교과서의 도입에 앞서 충분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전자교과서는 전자화된 교수-학습자료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과거에 도입된 전자화된 교수-학습자료와는 달리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할 측면이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서책교과서와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며 학생들에게 미치는 심리적·경제적·신체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있은 후에 결정되어야 한다. 교수-학습의 주 대상으로서의 교과서는 보조자료와는 다른 각도에서 검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입의 여부와 함께 시기, 방법, 범위가 충분하게 연구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교사와 학생의 역할 변화가 있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전자교과서의 개발과 구성에 따른 과제를 생각해 보면, 개발에 있어서는 내용과 함께 담아야 할 적절한 하드웨어의 형태가 고려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종이와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전자화면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에 특별한 인터페이스가 상정되어야 한다. 한편 전자교과서의 구성은 서책교과서와의 관계가 정립된 이후에 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는 서책교과서와의 관계에 따라 완전한 대치형, 부분대치형 또는 보조/보완형 등의 형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선정되는 형태에 따라 전자교과서의 구성은 달라져야 한다. 전자교과서를 담아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이동통신학습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동통신학습의 장점과 한계, 그리고 연구결과에 기반한 내용 선정 등의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신세대의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과제도 제시할 수 있다. 자라나는 세대는 어떤 방법으로 학습을 하고 있으며, 그에 적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의 의문이다.
신호철(서울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주변을 보면 나이를 막론하고 건강을 위해서(?) 평소 비타민을 복용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복용하든 하지 않든 종합 비타민이 한 병도 없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특히 노부모를 모시는 가정에서는 효도를 위해서라도 자녀들이 노부모에게 종합 비타민제를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필자를 찾는 환자들 중에서 50대가 넘는 환자들은 비타민제를 들고 와서는 복용하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흔히 알고 있다시피 건강한 사람들이 비타민을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또 주변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비타민을 반드시 보충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그럴까? 이번 기회에 이 비타민의 보충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자. 노인들이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 좋은가? 사실이다. 노인들은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없어도 평소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건강하고 평소 음식을 특별히 가리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비타민을 꼭 보충해야 할 이유가 없지만 노인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식욕이 떨어지고, 미각과 후각 기능이 감소하며, 의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나 우울증이 있는 노인들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게다가 65세 이상의 노인들의 경우에는 노화로 인한 생리적인 기능의 저하로 비타민 B6, 비타민 B12, 비타민 D, 아연 등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잘 흡수하지 못하기도 한다. 또 노인들에게 흔한 건강 문제인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해서라도 칼슘과 비타민 D의 섭취는 늘릴 필요가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노인들은 평소 각종 비타민을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비타민은 반드시 약제로 보충해야 하는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 가장 좋은 것은 흔히 생각하듯이 비타민제가 아니라 음식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의 대부분은 단순히 비타민 외에도 건강에 좋은 수많은 종류의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신선한 채소나 과일에 자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항산화제 성분은 각종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대로 노인들은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로 비타민제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임산부, 흡연자, 습관적인 음주자 등도 비타민을 따로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PAGE BREAK]그렇다면 노인들에게는 어떤 종류의 비타민제가 좋은가? 비타민제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적절한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에는 비타민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노인들이 비타민을 보충할 경우에는 어떤 특정 종류의 비타민을 많이 포함한 비타민제보다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는 종합 비타민제가 더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종합 비타민제는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양인 일일 권장량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종합 비타민제를 선택할 경우에는 라벨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되도록 각종 비타민이 일일 권장량에 맞추어서 포함되어 있는 종합 비타민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라벨의 성분 표시를 보면 각종 비타민이 일일 권장량에 비해서 어느 정도나 포함되어 있는지가 표시되어 있다. 특정 비타민은 너무 많은 양이 들어 있지만 다른 비타민은 상대적으로 너무 적게 포함된 비타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과다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노인들에게 바람직한 비타민제는 되도록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고, 각종 비타민이 가능한 일일 권장량에 맞추어 포함되어 있는 종합 비타민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상적인 식사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인들을 위한 종합 비타민제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성분들은? 앞서 설명한 대로 노인들을 위한 종합 비타민제를 선택할 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성분들이 반드시 들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미네랄 성분으로 칼슘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근육과 신경이 제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노인들에게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철분을 많이 보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인들에게 과량의 철분은 심장 질환, 대장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의 경우에도 신경과 근육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노인들에게 과량의 마그네슘은 복통, 식욕 저하, 설사, 부정맥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철분의 경우와 같이 지나친 양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타민의 경우에는 비타민 B12, 비타민 B6, 비타민 D, 비타민 E 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지만 일일 권장량 이상의 많은 비타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런 내용들을 염두에 두고 노인들에게 필요한 종합 비타민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잘 판단이 안되면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면 도움이 된다.
선생님과 사제의 인연을 맺은 것은, 필자가 20여년 전인 1979년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주경야독을 하던 그 시절, 주간에는 교사로서 담임업무와 학생강의에 매달려야 하였고, 저녁에는 500리 길을 마다 않고 서울에 올라와 지친 몸으로 야간 강의 받기를 2년 6개월이나 하여야 하였다. 그때 얼마나 고생을 하였던지 글자 그대로 피골이 상접하여 보는 사람마다 필자의 건강을 걱정하곤 하였다. 그래도 그런 고생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교수님들의 열강과 피교육자들의 교육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고 천옥환 교수님의 강의는 우리 교육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필자는 교수님의 강의에 매혹되어, 필자가 재직하고 있던 고등학교에 초청강의까지 실시하여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일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필자가 특히 교수님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위암수술 후 시한부 삶을 사시면서도, 제자를 아끼는 마음으로 손수 묵죽(墨竹) 2점을 그려 주시고, 소동파의 글귀까지 곁들여 써서 보내 주신점이다. 그 글귀의 내용을 원문과 함께 소개하면 미출토시선유절(未出土時先有節) 도청운처갱허심(到淸雲處更虛心) 사묵예향소옥총(麝墨藝向小玉叢) 탁연횡월취영롱(濯煙橫月翠玲瓏) 대나무는 싹이 나기 전에 뿌리에 이미 매듭이 있고(선천적으로 절개를 갖추었다는 뜻), 구름을 뚫고 높이 클수록 더욱 속이 비어간다.(동양사상의 공(空)은 무심의 경지) 먹의 향기 그윽한 데(먹의 향기를 사슴배꼽에 비유함이요 대나무 숲을 의미함), 은은한 저녁 연기 속에 저 달빛은 영롱하구나. 필자는 이 글귀를 수시로 읽어보고 음미(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면 대나무처럼 우뚝 설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날의 삶이 보람되고 유익하였는가를 반성하곤 한다. 이 모두가 스승의 사랑과 격려 때문이리라.
"야! 오늘 점심 끝내주겠는데……" "메뉴가 뭔데?" "너 오늘 메뉴가 뭔지 급식소에 적힌 것도 안 봤냐?" "넌 그런 것만 보고 다니냐? 배고프면 아무거나 먹는 거지." 점심 시간이면 항상 곱빼기로 먹는 영재는 급식 메뉴에 관해서는 줄줄이 꿰고 있었다. 하긴 오늘은 3교시부터 급식소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바람을 타고 활짝 열어놓은 교실창을 널름거리고 있었다. "오늘 불고기야! 돼지 불고기!" '아, 그 냄새였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진영재. 일어 서."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아이들의 눈이 영재에게 모였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냐?" "예. 돼지 불고깁니다." 영재에게 모인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어디 불고기 파티라도 벌어졌냐? 갑자기 불고기 타령이게?" "아닙니다. 오늘 점심 메뉴에 돼지 불고기가 나오는 날이거든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실을 한바탕 흔들어 놓았다. "영재야, 먹는 것 생각하는 시간에 공부를 해서 이름값 좀 하자. 그러다가 둔재 되면 어떡하니?" 다시 교실에 웃음 폭탄이 터졌다. "좋아요. 점심 시간이 거의 되었으니 아직 못 푼 문제는 숙제로 해오기로 하고, 손 씻고 복도에 모이도록 하세요. 돼지 불고기를 먹으러 갑시다." 돼지 불고기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씀하신 선생님께서 빙그레 웃으셨다. "만석이니? 공부 잘 하고 왔니?" 돼지우리 쪽에서 내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엄마는 큰소리로 외치셨다. "네." 여느 때 같으면 돼지우리로 달려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엄마와 시간을 보냈겠지만 곧바로 안으로 들어섰다. 잠시 후 엄마는 수돗가에서 손을 대충 씻으시고는 마루로 올라오셨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친구들하고 싸웠니?" 컴퓨터 앞에 앉은 나에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씀하셨다. "아니에요. 아무 일 없었어요." "그런데 왜 그냥 안으로 들어왔어? 우리 아들이 어디가 아픈가?" 엄마의 축축한 손이 머리를 짚는 순간 그만 말을 해 버릴 뻔했다. "아뇨. 그냥 좀 피곤해서요." "그랬구나. 어서 씻고 숙제해야지." 주방으로 들어가시는 엄마를 잡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술을 꼭 물었다. '엄마, 그게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가슴이 더욱 조여왔다. 아버지께서 집 마당에 돼지우리를 짓고 돼지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의 일이었다. "만석아, 넌 열심히 공부해서 출세해야 한다. 이 애비는 배운 것이 없어 농사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내 말 명심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늘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었다. 그 말 때문은 아니지만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누나는 항상 반에서 1등, 작은누나도 3등 안에 들고, 나 역시 반장을 맡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공부는 중간 정도지만 아이들은 나를 많은 표 차이로 반장으로 뽑아 주었다. "만석이는 친구들 사이에 의리가 있고, 정의감이 강합니다. 그래서 반장으로 추천합니다." 영재가 나를 반장 후보에 추천하면서 하던 말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정의감이 있으면 뭘 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데……." 얼마 안 되는 논농사와 밭농사로는 우리들의 학비를 대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신 아버지는 동네에 새로 생긴 목재소에 다니시며 틈틈이 농사를 지으셨다. 그러던 중 쌓아놓은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아버지를 덮쳐 허리를 못쓰시게 되었고, 결국은 목재소 일도 그만 두게 되었다. 그 해 가을에 집 마당에는 지금의 돼지우리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만석아, 오늘은 엄마하고 둘이 저녁 먹어야겠구나."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요?" "그래. 읍내에 나가셨는데 늦을 거라고 전화를 하셨구나. 누나들은 8시가 넘어야 올 테니까 둘이 먹자꾸나." "읍내에는 왜요?" "돼지 때문에……." 다른 때 같으면 힘든 밭일에, 돼지우리 청소하는 일에 힘이 드셔서 저녁 식사를 맛있게 드실 엄마가 오늘은 반찬도 드시지 않고 물에 말은 밥을 멍하니 드시고 계셨다. "엄마, 어디 아프세요?" "응? 아니, 아니다." 내 말에 정신을 차리신 듯한 엄마는 다시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셨다. 더 이상 마음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돼지 불고기 때문에 그랬어요." "뭐? 돼지 불고기? 불고기가 먹고 싶었구나." 엄마의 얼굴에 잠시 어둠이 깔렸다. "만석아, 내일은 학교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오거라. 불고기 파티를 해야겠다." '그게 아니에요, 엄마.' 더 이상 엄마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기에 밥상에서 일어섰다. "아니, 왜 더 먹지 않고……." "그만 들어가 숙제하고 쉴래요." 엄마가 자꾸 물어오는 말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로 둘러댔다.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반장, 무슨 질문인지 말해 보세요." 점심을 먹고 난 5교시 사회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뱃속을 채워준 든든한 점심 식사와 남쪽으로 난 창으로 내려 쪼이는 햇살에 졸음과 씨름을 하는 듯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선생님, 우리 나라도 이제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런데요?" "다른 나라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돼지고기 값이 오른다고 고기를 수입해서 가격을 떨어뜨리면 돼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살아가기가 어려워지는데 이게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까?" 한참을 대답하지 않고 계시던 선생님께서 천천히 입을 여셨다. "반장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았어요. 지금부터 왜 우리 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할 테니 잘 들으세요." 졸음과 씨름하고 있던 아이들의 눈동자가 커지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우리 나라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함께 모인 국제 회의에 참석한 일이 있었어요. 그 때 그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 중에는 우리 나라의 고기 시장을 조금씩 개방한다는 것도 있었어요" "고기 수입을 개방하면 우리 나라의 축산농가는 살 길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맞아요. 하지만 우리가 고기와 쌀의 수입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우리 나라는 많은 수출품을 외국에 내다 팔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의견에 따르게 된 것이에요." "그럼 농민들은 희생해도 된다는 말씀 아닌가요?" 아이들의 눈동자가 나와 선생님을 번갈아 바라보며 호기심에 찬 얼굴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 일은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나 봐요. 물론 정부에서 그 일로 인한 우리 나라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로 애를 쓰고 있어요." "선생님, 이제 그만 설명하세요.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했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끊으며 자리에 앉았다.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싱겁게 끝났다는 듯 아이들은 이내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고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사회 시간의 일들이 또렷이 떠올랐다. "여보, 군청에 돼지를 끌고 가 항의해 보았지만 그게 어디 내 힘으로 될 법이나 한 일이요. 그래서 생각인데 내일은 동네 어르신들 모시고 사람 노릇이나 한 번 해 봅시다." 아버지의 술에 취하신 듯한 목소리를 아련하게 들으며 잠 속에 빠져 버렸다. "동네 어르신들, 어서 오십시오. 이 놈이 못나서 변변히 약주 대접 한 번 못해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동안의 제 허물을 용서하시고 즐겁게 드시고 노시다 가십시오." 마당에 자리를 펴고 그 위에 펴놓은 상에는 많은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에게 술을 따라 주시며 바쁘게 다니셨다.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음식들을 나르시다가 나를 발견하셨다. "만석이도 어서 안으로 들어가 불고기 먹어라. 오늘은 그동안 엄마가 해주지 못한 불고기 실컷 먹게 해 주마." 하는 수 없이 방으로 들어왔다. 방 한가운데에는 잔칫상과 다름없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그 많은 음식들 중에 오직 나의 눈을 끄는 것은 다름 아닌 돼지 불고기였다. 다른 나라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 나라의 문을 열어준 그 돼지들이었다.
한국교총은 20일 한나라당 교육위원들과 정책협의회를 갖고 교육현안 해결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교총은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교육행정의 전문성 강화, 유아교육 발전, 보건교육 개선, 90년 10월8일 국립사범대 우선 임용 위헌 판결에 따른 미발령자 구제 문제 등의 해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은 교총이 최근 제기한 `과학기술 전담 부서 설치와 복수 부교육감제 도입' 등 교육부·교육청 직제 개편안과 실업교육 활성화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2월 국회에서 다루게 될 `양호교사를 보건교사로 개칭'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중개정법률안과 교원임용후보명부 등재 미발령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교총은 교원정년 환원 문제와 관련 "올 1학기 초등 기간제교사가 2777명, 내년에는 6733명에 달하는 등 교원부족사태가 심각하므로 교원정년을 단계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한나라당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요구하는 한편 "대선 교육공약에는 반드시 교원정년 65세 환원을 채택하라"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은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유아교육법 조속 제정 등에 교총과 같은 입장임을 재확인 했다. 이날 교총에서는 이군현 회장, 채수연 사무총장, 우재구 교권정책본부장, 한재갑 정책교섭국장이 한나라당에서는 이규택 위원장, 박창달 의원, 김정숙 의원, 황우여 의원, 이재오 의원, 현승일 의원, 조정무 의원이 참석했다.
경기도 평준화고교 재배정 사태가 도교육청과 학부모들간의 합의에 따라 마무리되고 있지만 `비선호 학교' 교사들의 심정은 찹찹하다. "작년에 서울대 몇 명 보냈느냐?" "그곳도 학교냐?"하는 식의 학부모들의 화풀이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는 데다 입학식이 끝나자 마자 쇄도할 지 모르는 전학사태 때문이다. 평준화지역 고교 재배정에 불만을 품고 도교육청에서 농성을 벌이던 학부모들은 19일 밤 늦게 전원 귀가했다. 도교육청은 원거리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에게 `선 등록 후 전학'의 형식으로 재 추첨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 "근거리 학교에 배치된 학생들도 전학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농성하던 의왕 ·고양· 분당 지역의 학부모들은 '도교육청과 차후 협의를 계속한다'는 조건에서 농성을 풀었다. 합의에 따라 고교 재배정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선호학교에 배정되면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비 선호 학교에 배정된 학부모들은 거리를 불문하고 전학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도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도교육청 농성장에서도 쉽게 확인됐다. 무리를 지어 대책을 논의하던 학부모들은 "솔직히 말해서 여기 온 학부모들 대부분이 기피학교에 배정된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 한 학부모는 "기피 학교에 배정된 돈 있는 사람들 중 서울로 전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해 놓은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런 우려는 신입생예비소집 때도 현실로 나타났다. 성남지역 비선호 학교의 한 교사는 "예비소집에 불참한 학생이 90명이 넘었다"며 속상해했다. 이날 예비소집에 불참한 학생들은 경기도 평준화지역 전체에서 6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의 교사는 "학교설명을 하고 있는 다른 한쪽에서는 등록거부 서명을 받고 있어서 썰렁했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심정도 이해한다"면서도 "평준화제도에 찬성해 놓고서 비선호 학교에 배정됐다고 전학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다"는 반응이다. 교사들은 또 학부모들의 이런 대응은 "재학생들의 여린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전학생들이 많을 경우 학교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비선호 학교의 한 교장은 "교사와 학생들의 사기 저하가 가장 우려된다"고 하면서 "학생수 감축에 따른 재정지원 감소로 학교운영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학교의 교감은 "대량 전학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밖에 없어 내년에도 기피현상이 반복되지 않겠느냐"고 걱정한다. "매년 서울로 전학가는 신입생들이 80여명 정도"라는 교감은 "서울로 전학 간 학생들은 다시 신도시 고교로 되돌아 온다"고 말한다. "평준화 실시 이전인 작년까지 서울로 전학가는 학생들 중 80%는 신도시 고교에 떨어진 학생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근거리 배정 된 학생들조차 전학을 허용한다면 올해는 전학생 숫자가 얼마가 될지 모를 일"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비선호 학교에 대한 논란은 이들 학교를 평준화지역에 포함시키면서부터 예견됐다. 학교배정 시 전산 오류로 문제가 커진 점도 있지만 제도상의 미숙함도 함께 지적된다. 경기도는 독특한 '선 지망 후 추첨과 근거리 배정 방식'을 채택했다. 이 제도를 두고 도교육청은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면서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넓힌 방안"이라면서 "모의 실험결과에 의하면 선 지원 후 추첨방식이 학교 서열화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농성을 통해 이 방식이 "비선호 학교를 더욱 기피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시는 성적별로 등급을 나눠 균등하게 학생을 배정하고 있다. 학생들이 특정학교를 기피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이들 학교들은 변두리에 자리잡고 있거나, 실업계에서 전환된 지 얼마 안됐거나, 공사중이라는 특징이 있고, 그런 이유 때문에 한결같이 `대학 입시 때 불리할 것'이라는 인식을 받고 있다. 또 `신도시 개발과정의 부산물'이라는 점도 있다. 성남지역의 비선호 학교들은 분당이 개발되기 이전 7, 80년대에는 명문고였다. 분당이 개발되면서 교통이 나빠지고, 상대적으로 낡은 학교시설 등이 기피요인으로 작용됐다. 그 지역의 한 교사는 "명문고에서 비선호 학교로 전락했지만 판교가 개발되면 자연스럽게 옛날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선호 학교의 교사들은 한편으로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지금 들어오는 신입생 정도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17일 이상주 부총리가 한 비선호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장은 "3년만 두고봐라, 명문고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큰 소리쳤다.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수교사 배치, 첨단 기자재 지원, 통학버스 제공 등을 교육청에 당부했다.
얼마 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주관한 2001학년도 교실수업개선 연구학교 평가 워크숍에 참가한 적이 있다. 각 학교 연구부장들이 연구 기간 중, 실천 적용한 내용을 주제별로 발표하고 토의하는 자리였다. 각급 학교의 상이한 여건과 환경, 그리고 배경을 바탕으로 실천한 갖가지 사례를 한 자리에서 비교, 이해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날 워크숍의 분위기를 보면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실수업개선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고 있었다. 교육계가 흔들리고 교단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교사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학교 밖에서 보면 교사들은 꽤나 자유시간이 많아 보이겠지만 실상 그렇지 못하다. 교사들이 단지 맡은 수업만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교육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학생들의 보충 지도, 특기 적성 교육, 담당 업무와 공문 처리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수업안 작성 및 교재 연구, 각종 자료·학습지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 개인별 수준별 교육에 나서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 교육은 분명 희망이 있다. 학교와 교사를 아우르는 지고지순한 활동은 수업이고 장학의 초점 역시 교실수업개선이다. 누가 뭐래도 수업은 교사의 생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 현실은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수업보다는 다른 주변의 일에 치중한 감이 없지 않다. 장학 역시도 교사의 수업 개선과 그 지도보다는 장부와 서류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이 관행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주객이 크게 전도됐던 것이다. 교사의 본분이자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것이 수업이다. 매일 몇 시간씩 수 십 년을 하더라도 늘 아쉽고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수업이다. 40여 년을 교단에서 보낸 정년 퇴직 교원들도 한결같이 후련하고도 만족스런 수업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회고한다. 흔히 수업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이는 수업의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탄력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교실수업개선은 얼마 전까지 우리 교육의 방법적 신교육 패러다임의 하나였던 열린교육의 개칭이다. 이른바 열린교육은 1980년대 말 우리 나라에 도입되어 10여 년 간 우리 교육을 개혁하려 했던 신교육 운동이었다. 기존의 교과서 맹종, 교실 위주의 경직된 수업의 틀을 과감히 불식하고 학생 중심, 활동 및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을 지향했던 우리 교육의 일대 밑으로부터의 개혁 운동이었다. 열린교육이 지나치게 방법적, 형식적 측면에 치중하여 중요한 내용적 측면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교수-학습의 초점을 학습자인 학생에 맞추었다는 점은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 개혁 운동으로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 이상 열린교육에 대한 평가 역시도 먼 훗날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비단 열린교육과 교실수업개선이라는 낱말의 차이가 아니라, 교수-학습의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2002학년도에는 제7차 교육과정이 초등학교 전 학년에서 적용되고 고교 1학년까지 확대된다. 명실공히 우리 나라 보통 교육을 아우르게 된다. 여러 가지 시행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교육과정이지만, 학생들에게 알기 쉽고 편안하게 배우게 배려하는 수업, 기존의 교실수업을 여건에 맞게 개선하는 교육과정으로 이해하고 교사들이 자율과 창의로 교실에 적용한다면 문제점은 상당 수준 개선될 것이다. 교육과정의 근본 역시 교실수업개선이기 때문이다.
중고교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려면 한 벌에 15∼20만원은 줘야 한다. 학교에 입학해 단체구매를 하면 반값에 구입이 가능하지만 각 학교가 입학식 때 교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어 구입할 수밖에 없다. 한때는 교복자율화까지 했었는데 입학 시 꼭 교복을 고집해야 하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 입학 후 20∼30일간의 여유만 주면 교복 단체구입이 가능한데도 학생지도상 문제점이 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만드는 것은 지나치게 학교편의주의적 처사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교복 대부분이 값비싼 재료보다는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실용적인 옷감인데다 특별한 디자인이나 장식도 없는데 그렇게 비싼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게다가 같은 회사에서 만든 똑같은 교복이라도 지역이나 상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심지어 6∼7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어이가 없다. 그러니 시중의 교복가격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내 생각에는 각 학교에서 입학식 때 교복 착용을 고집하지 말고 한 달간 여유를 두고 단체 구매에 나섰으면 한다. 소비자, 학부모, 교육당국자들이 함께 교복 구매 표준시안을 작성한 뒤, 이에 따라 공개 입찰을 통해 교복공동구매를 한다면 10만원 미만으로 교복 값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교복 착용의 취지 중 하나가 학생들의 옷값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국교육신문이 한국교육개발원 `학교 내실화 방안' 보고서를 요약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 수업 시수를 고학년과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현장 교사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외국은 보통 180일 이상이 연간 수업 일수지만 우리 나라는 220일로 40일 정도나 더 많다. 게다가 초등 고학년 교사들은 하루에 6, 7시간씩 일주일에 30시간 이상을 지도하는 경우도 많다. 아동, 교사 모두 수업에 치어 기진맥진한 상태다. 아이들은 수업만 받는 게 아니다. 방과후면 청소할 시간도 없이 학원에 가려고 발버둥친다. 가끔 "오후에 남아서 선생님 도와줄 사람 손들어 봐요"하고 물으면 어쩌다 한 녀석 있을까 말까다. 지금 아이들은 개성과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인내심이나 희생정신이 매우 부족해 걱정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을 할 시간도 여건도 따라주지 않는다. 국가시책으로 특기적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다분히 형식적이고 시간도 부족해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20년을 근무하며 현장에서 느낀 것은 초등 고학년도 수업 시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4시간씩 일주일에 24시간 정도를 수업하고 오후에는 특기적성교육이나 학습부진아 구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엄청난 사교육비도 줄이고 교사와 학생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수업 시수는 더 줄여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할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미국의 학교들은 최근 몇몇 주(State)가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완화하고 휴대폰 소지를 허용하는 학교가 점차 늘어나자 찬반 논쟁의 가운데서 고민에 빠져있다.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많은 미국 학교들은 초·중등 학생들이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소지하는 것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학교마다 벌칙이 다르지만 휴대폰을 소지만 해도 주말에 학교에 나오게 하거나 혹은 근신 처벌을 내리기도 한다.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아예 주 정부 차원에서 금지시켜 놓은 경우도 많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미시건 주 등을 포함한 많은 주에서는 `학생들은 휴대폰이나 기타 전기 용품을 학교에 가지고 올 수 없다'고 법률로 규정해 놓았다. 플로리다 주는 교사가 학생의 휴대폰을 바로 압수하고 학부모가 직접 학교로 와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 적발되면 새 학년이 될 때까지 휴대폰을 되돌려 받을 수 없다. 최근 그 규제가 풀리기는 했지만 휴대폰에 대한 제재가 심했던 메릴랜드 주는 학생들의 교내 휴대폰, 삐삐 소지 자체를 `범죄 행위'로 간주했었다. 처음엔 경고 차원에서 끝나지만 두 번째는 학교가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하며 학생에게 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6개월까지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이 적용됐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런 강력한 법이 적용되게 된 이유는 지난 1990년대 학생들이 주로 마약 거래나 집단 폭력 행위를 하는 수단으로 통신 기기를 이용한다는 결론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폰 문화의 확산에 더해 2000년 콜로라도 주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동 사건과 지난해의 9·11 테러는 휴대폰의 유용성이 부각되는 기폭제가 됐다. 한 고교생이 학교에 총을 가지고 들어와 학생과 교사에 대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을 때 경찰에 빠른 신고를 할 수 있었던 것과 9·11 테러 당시 가족들의 신변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역시 휴대폰 덕분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해 온 법안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휴대폰 사용을 무조건 금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소재 한 고교 교장은 "법으로야 금지돼 있지만 전교생 4600여 명 중 약 60 내지 70 퍼센트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닌다"며 "이 정도면 교사들이 일일이 빼앗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법대로 처리하기에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 수가 너무 급증하다보니 학교당국도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에 넣어두라는 경고로만 끝내거나 아예 휴대폰 소지를 눈감아 주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의 교육주간지인 Education Week는 "학생들에게 발각되지 않으면 법을 어겨도 좋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꼴"이라며 교육적 차원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눈 가리고 아옹' 하기보다는 올바른 휴대폰 사용 예절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말하고, 맞벌이 가정과 학교 폭력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아이들과 수시로 연락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들도 휴대폰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이 일면서 최근 오클라호마 주와 메릴랜드 주는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 허용 유무에 대한 결정권을 학교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또 미시건 주와 인디아나 주 등 여러 주가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방침을 마련 중에 있다. 그리고 휴대폰 사용을 허락하는 학교들은 수업 시간과 기타 학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간에는 휴대폰을 끄도록 하고 방과후에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몇 개 주와 학구에서 휴대폰을 허용하자 학부모, 학생 일부 교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다수의 교사, 교육 행정가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국 학교 안전과 안보 서비스센터'(National School Safety and Security Services) 회장은 "혼란을 초래하는 일입니다. 그저 가지고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편합니다"라며 휴대폰 허용 법안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교사와 교육 관계자들도 휴대폰이 수업 활동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업 중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교사의 눈을 피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는 학생들의 행위는 학급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마약 거래와 폭력 서클 활동을 용이하게 해 학교 내 범죄 활동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9·11 이후 학교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중 휴대폰을 이용한 학생들의 장난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휴대폰을 허용해 골치를 썩느니 아예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전국교육연합회(National Educational Association)에서 인터넷 여론 조사를 벌인 결과, 아직도 약 75% 이상이 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폰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굳이 학생들이 학교에까지 휴대폰을 가져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의 보급이 일반화되고 있는 오늘날 어디까지 그 규제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올해부터 사용되는 중·고교 국사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이 구체적으로 기술되는 내용이 보강된다. 21일 여성부에 따르면 중학 국사의 경우 기존 교과서가 `이 때 여성까지도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가 일본군의 위안부로 희생되기도 하였다'(262쪽)고 간단히 서술했지만 새 교과서는 `많은 수의 여성을 강제로 동원하여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시아 각 지역으로 보내 군대위안부로 만들고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하였다'라고 서술해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됐음을 명확히 밝혔다. 또 군대 위안부는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일본의 식민지와 점령지에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는 도움글과 `일본군 위안소'를 함께 수록했다. 고교 1학년 국사교과서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발간한 군 `위안부' 자료 일부를 인용, `일본군위안부의 실상'이라는 읽기자료를 수록했다. `열 한 살 어린 소녀로부터 서른이 넘는 성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은 위안소에 머물며 일본 군인들을 상대로 성적 행위를 강요당했다'는 기술과 함께 `전쟁이 끝난 후 귀국하지 않은 피해자들 중에는 현지에 버려지거나 자결을 강요당하거나 학살당한 경우도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피해자들은 사회적인 소외와 수치심, 가난, 병약해진 몸으로 인해 평생을 신음하며 살아가야 했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이번에 간행된 중·고교 국사교과서는 올 신학기부터 중학교 2학년 및 고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게 된다. 아울러 여성부는 교사 및 학생들의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국사교사용 보조교재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를 CD-ROM으로 제작해 전국 중·고교에 배포했다. 보조교재에는 일본군위안부와 관련된 동영상자료, 학생들의 체험학습 자료, 파워포인트 수업자료, 읽기자료 등 다양한 자료들이 담겨 있다.
이상주 교육부총리는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교육위에 참석해 인사청문회식의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김정숙 의원(한나라)은 이 부총리가 입각하기 전인 2000년에 출간한 저서 `학교가 무너지면 미래가 없다'를 통해 현정부의 교육개혁정책을 비판한 점을 지적하며 교육개혁의 실패에 대한 견해가 바뀌지 않았는지를 따졌다. 박창달 의원(〃)은 이 부총리가 3공부터 현정부까지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면서 그간의 공직 경력을 문제삼았다. 박 의원은 특히 이 부총리가 통일국민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현재도 아산재단 감사로 있는데, 현대그룹과의 특별한 관계를 거론했다. 이재오(〃), 조정무 의원(〃) 역시 이 부총리의 교육철학과 정체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국민의 정부 교육개혁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소신성 발언만 되풀이했다.
문제가 되었던 교원 성과상여금제도가 잠정 폐지되는 대신 소요예산이 자율연수지원비로 지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일선 교원들의 반발이 심했던 성과상여금제도를 합리적인 교원 직무평가 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교직의 특성을 살려 자율연수지원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이를 19일 열린 7차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직단체 대표들과 일선 교원대표들은 `원칙적인 찬성'의사를 밝혔다. 중앙인사위원회 대표 역시 종전의 `성과급폐지 반대' 입장에서 물러나 성과급 개선위가 합의하면 그 안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표시해 연수지원비 지급안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학부모단체 대표와 언론계 대표, 학계 대표 등은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이 날 우재구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총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 성과 상여금제도가 교직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며 "교육부의 개선안에 원칙적인 동의하지만 전문직도 일선교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밝힌 제도개선안에 따르면 성과상여금을 폐지하는 대신 소요예산 2519억(국고 15억, 지방비 2504억)을 자율연수지원비로 전환해 하·동계 방학전인 7, 12월에 분할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도교육감은 기준에 따라 모든 교원에게 자율연수 계획서를 제출받아 1인당 자율연수지원비 상한기준액(교사의 경우 연간 70만원 내외)안에서 자율연수경비를 지급한다는 것. 지급대상은 사립교원을 포함, 고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 34만여명이다. 그러나 교육전문직 3500여명은 업무 특성을 고려해 현행 성과급제도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교육부는 모든 교직단체와 교원대표들이 찬성하고 중앙인사위 역시 잠정 합의한 개선안의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부 반대의견을 설득한 뒤 3월중 성과상여금 개선방안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요즘 초등학교 성적표는 수 우 미 양 가 등의 평점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였고, 어떤 측면에 대해서는 노력이 더 필요한 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면을 더 보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지난 해 12월 4일 OECD는 회원국 학생들의 성적표를 공개하였다. 이 성적표는 2000년에 우리 나라를 위시한 27개 OECD 회원국의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OECD의 성적표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은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성적표에는 우리가 몇 등이라는 것 외에도 눈여겨 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학생 중 국제 수준의 수재가 많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OECD가 설정한 읽기 능력 수준의 최고 단계인 5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이 5.7%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5수준에 도달한 학생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20위를 차지하였다. 일본과 미국은 국가 전체 평균으로 따질 때는 우리보다 뒤지지만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로는 우리를 크게 앞질렀다. OECD가 최상위 성취 수준에 도달한 수재들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들 학생들은 부가 가치 창출 등의 활동을 통해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두뇌 집단이며, 한 나라의 경쟁력은 이러한 수재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OECD는 밝히고 있다. 이는 인적 자원의 질을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가 아닌 고도의 창의력과 유연성을 지닌 수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기준에 입각하여 가늠하겠다는 OECD의 의지를 강력하게 반영한다. 전체 학생의 평균 점수에 근거한 국제 순위와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로 따질 때의 국제 순위는 우리 교육의 성과와 문제점을 각기 보여 준다. 평균 점수가 높은 것은 대부분의 국내 학생들이 중상위권에 몰려있고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학생들에게 탄탄한 기본 소양을 갖추게끔 하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 학생, 즉 국제적인 수재의 비율은 폴란드나 체코보다 더 적었는데, 이는 우리 교육이 수월성의 측면에서 OECD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OECD가 표방한 수월성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고, 주어진 정보를 상세한 수준으로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를 선별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현상에 대한 가설을 세우되 통상적인 기대에 반하는 개념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고차원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지식을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직업, 학문, 사회 참여 등 실생활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될 다양한 문제를 정형화된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입각하여 문제를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OECD는 우리 학생들이 일반적인 지식은 많이 갖고 있지만 주체적인 사고와 문제해결능력 면에서는 국제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분명히 지적하고, 한국 교육이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2003년과 2006년에 시행될 2차, 3차의 평가를 통해 국내 학생의 성취가 어떻게 변화해나갈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나갈 것이다. 우리 교육이 범재 양산에만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국제 사회에 각인되기 전에,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통한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교육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절실하다. 최근 진념 재경부 장관의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이 된 평준화문제는 교육의 수월성 추구냐 기회의 평등이냐는 해묵은 논쟁을 재연시켰다. 기여입학제는 대학의 재정 확보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시기상조론이 몇 십년 동안 계속 반복돼 왔다. 자립형 사립고 문제 역시 사학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당위론과 귀족학교라는 부정적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발전 5개년계획' 등 현 정부가 발표한 상당수의 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착근되지 못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은 정부가 정책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것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교육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합의해 총력을 기울 일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진각국들이 교육개혁에 여야, 부처간의 이해를 초월하여 집중투자하고 있는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교육정책이 표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가 정책 형성단계에서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참여와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정부내에는 많은 위원회와 자문회의가 있어 형식적인 참여는 보장하고 있으나 정책결정권은 전적으로 정부가 쥐고있어 진정한 목소리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들 위원회는 오히려 정부가 결정한 정책의 합리성을 높이는 데 이용당하는 경우 조차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한국교총이 정책결정 구조를 장관 독점체제에서 합의제로 변경하자는 '국가교육위원회' 도입을 주장한 것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를 선관위 혹은 감사원과 같이 합의제 행정청으로 하여 교육부를 대체하는 방안과, 교육부를 유지하되 시·도교육위원회와 유사한 형태로 중앙차원의 국가교육위원회를 별도로 두어 주요한 교육정책을 심의, 평가토록 하며 교육부는 집행을 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각 안별로 장단점이 있겠으나 기본정신은 정책결정 권한을 분산하여 합의제 정신을 높이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교육개혁 수립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과 같이 행정부가 독점적으로 확정·집행하는 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작성한 교육개혁방안은 공식발표 전에 입법화하여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의 동의를 받은 정책은 예산확보 등 집행과정이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국회가 교육정책 형성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므로 교육에 대한 정치권의 책무성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교육정책의 정부 독점에 따른 행정적 오만에서 탈피하는 교육관료의 의식개혁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금년도 교원연수 운영계획의 중점 내용은 ▲학교현장 교육개혁 추진능력의 제고 ▲자율적인 연수기반 조성 및 활성화 ▲수요자 중심의 연수운영 및 연수기회의 확대 ▲연수 평가체제의 확립 등으로 요약된다.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교육개혁 능력 제고=7차 교육과정 정착에 따른 다양한 연수가 연중 실시된다. 연수내용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강의위주가 아닌, 워크숍 중심의 과제해결 연수가 실시되며 기왕에 제작 배포된 다양한 연수자료가 활용된다. 특히 종전의 32과목에서 7차 교육과정의 11과목으로 통합된 표시과목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연수와 현직교사 부전공 연수를 확대 실시한다. 부전공 연수는 교육과정, 학습교재, 강사, 평가방법 등 연수계획을 사전에 제시하며 평가도 강화된다. 연수 이수학점 역시 종전의 `21학점 이상'에서 `30학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며 연수기관도 연수개시 60일 이전에 지정토록 했다. 이와 함께 교장, 교감 등 관리직의 지도력 배양을 위한 연수가 강화된다. 이를 위해 갈등분쟁 조정기법, 학교회계 편성, 학교운영위원회, 교원업무 경감대책 등에 대한 연수가 실시된다. 신규교사의 경우 임용 전 2주이상 사전연수가, 임용 후에는 한 학기 동안 학교현장 연수프로그램이 실시되며 2주 이상의 추수 연수도 실시된다. 이 경우 학교현장 연수시 우수 지도교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등 인사상 보상방안이 마련된다. 이밖에 육아휴직 등 일부 휴직교원에 대한 복직연수의 기회 확대 등을 통해 현장적응력을 높인다. ◇자율연수 활성화=공모를 통해 선정된 교과교육연구회 등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우수연구팀에는 연구학점을 부여한다. 또한 학교별로 `교원연수의 날'을 정해 수업결손이 없는 범위에서 자체연수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세미나, 학회, 연구모임 등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도록 했다. 지역별로 특성에 맞는 연수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며 학교간 협력체제를 구축해 방과후 연수를 활성화했다. 특히 각종 기관이나 단체, 우수교과교육연구회 등을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요자 중심의 연수=금년 중 실시예정인 각종 연수프로그램을 학기초에 사전 예고해 선택기회를 제공하며 연수기관의 장은 연수개시 30일전에 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도록 했다. 연수기회 역시 국·공·사립의 차별을 두지 않으며 승진대상자의 점수관리 방편으로 연수기회를 과다 부여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도록 했다. 특히 시·도교육청별로 연수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연수규정 위반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교원연수 전반에 대한 불신감을 사전에 예방하도록 했다. 그리고 연수대상자의 지명권한을 교육장이나 교장에게 위임하며 중복연수 등은 사전에 예방하도록 했다. 자격연수 및 직무연수 대상자 지명시 중복을 막고 동일연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대상자를 지명하도록 했다. 전문 상담교사 자격연수의 경우 2001년 상반기중 교육대학원에 대해 동과정 이수자에 대한 입학을 불허한 바 있다. 연수방법 역시 대규모 인원에 의한 집체식 강의중심 방식을 지양하고 가급적 50명 이하의 소규모 반편성으로 하며, 대학교수나 연수기관 전임요원 중심의 강사구성에서 탈피해 다양한 외래강사 등을 위촉하도록 했다. 연수기관은 연수운영위 등을 구성해 교육과정의 적정성 여부나 강사풀제 등을 결정한다. 이밖에 다양한 연수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원격연수를 활성화하고 정보화 연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사 해외유학 연수의 경우 실시 첫해인 지난해 44명에서 올해는 60명으로 해당 인원을 늘였다. ◇평가체제 확립=연수기관별 특성화나 다양화를 제고하기 위해 시·도교육연수원과 대학부설 연수원을 역할 분담 한다. 연수결과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평가위원회를 구성하며 평가운영세칙 등을 마련해 평가기준, 방법 등 평가의 객관성, 투명성을 높였다. 점수배정 및 평가방식의 적성화를 위해 영역별 최저점을 합산, 원점수가 60점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하되 60점 미만자는 미이수자로 처리하고 이상자는 `연수성적분포조견표'에 따라 상대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조성윤 경기도교육감이 18일, 수도권 평준화지역 고교 재배정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도교육청은 이 날 조 교육감의 사임통지서를 도교육위원회 강창희 의장에게 제출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5월, 4년임기의 교육감선거에 재선된 후 9개월 여만에 중도 하차했다. 조 교육감 사임에 따라 도교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통보하고 중앙선관위는 선거일정을 잡아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되며 도교육감직은 후임 교육감이 선출될 때까지 장기원 부교육감이 대리하게 된다. 선출되는 교육감의 임기는 잔여임기인 2005년 5월 5일까지다. 이에 앞서 평준화지역 고교배정 취소사태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이학재 교육국장과 구충회 중등교육과장을 직위해제시켰다.
"그동안 솔직히 점수 따기나 시간 채우기가 많았는데 실제적인 봉사활동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아이들에게 언젠가 사회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초·중등봉사활동교육연구회(회장 이상진·서울 대영고 교장)는 19일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월드컵 봉사정신 함양 캠페인'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 2월 2일까지 서울시 초·중·고교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한 `가족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대축제'의 우수사례 발표와 시상식 등이 이어졌다. 연구회는 이날 참석한 서울시내 초·중·고교 봉사활동 우수학생 및 가족, 학부모, 지도교사 등 3000여명에게 `봉사활동 마일리지 수첩'과 `봉사활동 프로그램 매뉴얼'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나승표 서울구정고 교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봉사활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며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나아가 전 시민이 참여하는 운동이므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또 이날 6월에 열리는 월드컵 기간에도 봉사활동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하는 월드컵 봉사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참가 선언 및 결의문 채택을 통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봉사활동 실천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연구회는 결의문을 통해 ▲학교별로 3∼5개반씩 2시간씩 지역대청소를 실시하는 매주 토요일 학교주변 대청소 실시 ▲벽과 전주에 붙어 있는 포스터와 각종 홍보물을 떼고 도로변 화장실 위치를 표시하는 서울시내 이면도로의 불법 부착물 정비 ▲행사 기간 중 각 가정에 태극기와 참가국 국기 달기 및 승용차 2부제 준수 ▲참가국에 대한 관심 및 흥미를 유도하기위해 응원하고 싶은 참가국 국기 그려 전시하기 등을 결의했다. 연구회는 또 여름방학 동안 실천할 제2차 `가족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대축제'(전국 규모)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회는 이 행사를 통해 우리 나라 전지역 모든 학교 학생들이 일제히 참여해 자원봉사활동을 범국민 운동인 `korea citizen volunteer 운동'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학생들은 부모님과 상의해 학생 개이별로 작성한 봉사활동 일시, 장소, 봉사과제, 봉사활동시간, 참여가족 등을 기재한 개인별 봉사활동계획서를 작성해 학교에 제출하고 여름방학중 가족형편을 고려해 적당한 날을 선택해 1일 이상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상진회장은 "1일 봉사활동 체험을 통해 가족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가족간의 대화와 사랑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며 "이번 여름에는 전국의 모든 학교들이 모든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