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법원에서 "학교 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사용토록 한 관련 조례 규정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판결함으로써 전국의 학교에서 하루 평균 600여만 명의 학생이 먹는 급식 체계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학교급식 시 우리 농산물을 사용토록 규정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논의중인 국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판결은 '안전성이 검증된 우수농산물을 사용하겠다'는 목적이라고 할지라도 그 수단이 외국 농산물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국제협정에 위반된다는 판단인 듯하다. 이번의 판결과 시대 흐름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를 보면서 학교에서의 소비 교육의 현주소를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는 과거에 '국산품 애용 운동' 등의 캠페인을 벌여 가며 정부가 적극 나서서 외국제품의 수입을 억제하고 외제 사용은 곧 매국 행위라며 국산품 사용을 장려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근래 1989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전후부터는 우리 농산물 애용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로 ‘신토불이’란 유행어를 내걸면서 우리 농산물 애용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정부가 조달하여 학교에 공급하는 물자는 물론 학교가 자체적으로 구매하는 물자까지 급식 재료를 자국산으로
2005-09-10 23:06김제 원평초등학교(교장 한일랑) 학생 52명은 추석을 5일 앞둔 9월 10일 김제시 금산면 소재 노인 및 장애인 복지시설인 '임마누엘 평강의집(원장 서해진)'을 방문, 봉사 및 위문 체험활동을 하고 위문품을 전달하였다. 3-4학년(교사 임영, 최정운) 학생으로 이루어진 위문단은 청소, 위문공연, 장기자랑, 1대1 대화 나누기, 안마해드리기 등 학생들 스스로 계획한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노인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드렸다. 평소 25명의 노인 및 장애인들이 생활했지만 시설의 보수 공사로 중증 장애인 및 고령의 노인들을 인근 병원에 입원시켜 보호하고 있어 비교적 건강한 여덟 분만이 계셨다. 한 할머니께서는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아 고향 및 옛날 생각이 더욱 난다면서 눈시울을 적시고 아동들의 재롱을 보면서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하셨다. 이영서(여,4학년) 학생은 얼굴도 잘 모르지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생각이 난다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더욱 잘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다. 원평초교는 사회복지 시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을 갖게 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체험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인성을 형성할 수 있는 ‘1교1복지시설 결연 봉사 체험활동’을 중요 사업
2005-09-10 23:0210일 학교 운동장에 모래를 깔았습니다. 다음주 14일(수요일) 운동회를 앞두고 운동장 단장을 하는 것입니다. 본교 운동장은 비만 오면 트랙 안쪽이나 바깥쪽 모두 물이 빠지지 못하고 고여 있어서 달리기나 운동 경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모교를 사랑하는 신재길 운영위원장을 비롯하여 학부모 여러분이 모래와 석분을 인근 채석장을 통해 기증을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이 골고루 모래를 내려 주면 포크레인이 정지 작업을 합니다. 운동장엔 모래를, 교문안 진입로에는 석분을 깔았습니다. 모래를 두껍게 깔면 이제는 운동장에 물이 고이는 일이 없을 겁니다. 새롭게 단장된 운동장에서 힘차게 달릴 날을 생각하면 즐겁습니다.
2005-09-10 22:55교육 현장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국어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변화와 거대 자본의 논리 앞에 날이 갈수록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한글을 보고 있자니 말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들의 한글 파괴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제 막 모국어를 익혀야 할 아이들은 영어 배우기에 더 열중하고 있다. 제 나라 글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할 교육마저 그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우리글의 이해력과 적응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지원했던 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영역(영어)의 비중은 늘어났으나(80점에서 100점으로), 언어영역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120점에서 100점으로). 자연계 학생들은 언어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점차 줄어들면서 아예 경원시하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토익과 토플 등 영어 인증이나 자격 취득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넘쳐나도 한국어인증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그리 찾아보기 어렵다. 세계의 언어학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글 칭찬에 입이 마를 지경이다. 인간이 창조한 최고의 문자가 바로 한글이라는 것이다. 표음문자인 한글은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를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고. 자음과…
2005-09-10 09:45"이렇게 좋은 줄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런 맛을 진작 맛보기나 했더라면 벌써부터 욕심내어 덤벼 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만이 맴돌 뿐입니다." 이글은 9월1일자로 승진하신 어느 교감선생님의 승진축하에 대한 답 글(인사장)의 앞부분에 나오는 글을 옮겨 적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년 8월 말로 정년을 해야 하는 분이시니 승진의 기쁨을 겨우 맛보다가 평생을 바쳐 일한 교직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소박하게 담겨져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고 스트레스를 받았기에 장문(A4 3매)의 인사장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가장 긴 인사 장을 보내왔다. 교육계에 들어 온지 40여년 세월에 겪은 일이요, 숨겨졌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쓰셨다. 정년까지 오로지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교직을 떠나는 분도 있는데 1년이라도 승진의 맛을 보고 교직을 마무리하게 되어 더욱 좋아하시는 것같다. 당시 38대1의 경쟁을 뚫고 사범학교에 입학하여 발령이 나지 않아 경남으로 초임발령을 받았다가 군복무를 마치고 충북에 채용고시에 합격하여 고향에서 안정되게 교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승진제도는 시험으로 연수대상자를 선발했는데 수험공부를 하느라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폐단이…
2005-09-10 09:42가을의 화두는 단연 책과 독서이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매체가 발달해도 책을 빼놓고 가을을 논할 수는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교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교육은 사람(스승)과 책이 한 몸을 이루어 제자를 길러내는 그 근본만은 바뀌지 않았다. 9월은 언제나 독서의 달이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렇게 중요하고 절실한 독서를 그렇게나 강조하여 왔음에도 우리 국민들의 독서 열기는 가히 부끄러운 정도를 넘어서서 참담할 지경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 8월4일 내놓은 ‘2005년판 한국출판연감’도 우리 국민이 얼마 만큼 책과 담을 쌓고 있는지 웅변해 준다. 연감에 따르면 만화를 포함한 2004년의 출판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천억원 가까이 줄었고, 2004년 신간 발행부수도 1억895만여부로 전년에 비해 2.2%가 감소했다. 외환위기가 몰아친 1997년 이후에도 출판사 수는 꾸준히 늘어났으나, 지난해에 책을 단 1권도 출간하지 못한 출판사가 92.4%에 이른다. 통계로 본 우리 사회의 독서력은 실로 암담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인 것이다. 더 깊이 들어거 보면, 올해 2/4분기 중 한 가정이 책을 비롯한 인쇄물을 구입하는 데 쓴 돈이 월 평균
2005-09-10 09:31아침에 출근을 하여 3학년 1반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포기했다며 아쉬운 소리를 했던 장애우 익진이가 갑자기 수능시험을 본다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녀석이 학과 담임인 나를 속인 것이었다. 대학 진학을 하라고 몇 번을 설득해 보았지만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 탓인지 극구 반대를 하였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등·하교를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왔기에 대학에 입학하여 등·하교를 혼자서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나의 설득은 녀석에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으레 녀석이 수능시험을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로 나는 익진이에게 수능시험과 대학 진학에 대해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로 녀석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수시 모집에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수능원서를 접수하고 난 이후에도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는 익진이는 예전과 다름없이 나를 보며 웃기만 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심 녀석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주었기에 나에게만은 그 사실을 이야기해줄…
2005-09-10 09:27새 학기가 시작되며 주번제도를 과감히 폐지했다. 전부터 두 명의 학생이 한 조가 되어 1주일 동안 교실 청소를 도맡아 왔던 주번제도는 마치 학급 운영의 관례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10년 넘게 담임을 해본 결과, 주번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주번을 맡은 학생들 사이에는 학급과 동료들을 위해 봉사한다기보다는, 1주일만 적당히 때우면 그만이라는 식의 기회주의가 만연했고, 주번이 아닌 학생들도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주번에게 미루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니 교실 내에서의 공동체 의식은 눈씻고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주번제도 대신 모든 학생들에게 한 가지씩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우선 두 명이 하던 일을 서른 다섯 명이 나눠 맡게 될테니, 서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또한 학급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게 끝낼 수 있어 시간 활용에도 효율적이며, 무엇보다도 청결한 교실환경은 학습 능률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의 의견도 중요했다. 지금까지 두 명이 하던 일을 전체가 분담한다는 데 반대할 지도 몰랐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담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
2005-09-10 09:23부존자원이 이렇게 빈약하고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교육이 오늘에 이르도록 한 것은 부모들의 열성적인 교육열과 아울러 다름 아닌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입법화 되어 추진되는 부적격교원 대책은, 시행되는 과정에서 대다수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교원이 교권을 침해당하거나 무고로 인한 명예 훼손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그리고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선행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교육현장에서 교육적 부작용 없이 적용되어 교직사회의 신뢰가 회복되고 공교육 체제가 한 단계 성숙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학원 및 과외교습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교육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현실처럼 역대 정권에서 교육과 관련된 수많은 법률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지켜질 수 없는 법이 우리 교육현실을 더 어렵게 만들었던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정부는 이렇게 극히 교원들만 해당되는 사안으로 교직의 자존심을 흔들고 일선 교단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정책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기대하는 공교육의 질 향
2005-09-09 16:46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일까? 전방 부대의 아들이 그립고 홀로 식사를 할 남편의 어깨가 안쓰러우며, 집에 남겨 두고 온 딸아이가 염려되고 힘든 공부를 이겨내는 제자들의 근황이 그리운 걸 보면….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진 가을 기운이 외로움을 몰고 오는 가 보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가을은 가르쳐 준다. 이렇듯 당연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홀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며,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이다. 찬바람이 불기 전에 부지런히 짝을 짓는 물잠자리도 나비들도 짧은 가을이 생의 전부임을 아는 듯 교정을 수놓는다. 남편과 아내로 사이로 만난 그와 나는 20년이 넘은 결혼 생활에도 불구하고 주말부부로 지내온 시간으로 따진다면 같이 산 세월이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에게 지상에서 허락된 단 한 사람으로 만났으니 그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늘 미안하고 부족한 아내의 자리. 먼 후일 언젠가 전원주택을 장만하고 강아지와 고양이를 기르며 텃밭을 가꾸고 책을 읽고 시를 쓰는 낭만적인 노후를 생각하며 일이 먼저인 삶을 살아온 우리들. 자식들에게도 나중에 더 좋은 것을 해주리라 미루며 사랑의 표현을 자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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