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학생들에게 한여름의 무더위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더운 날씨로 피로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학년 초에 품었던 굳은 의지도 서서히 풀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시작되는 5교시는 식곤증까지 겹쳐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마침 5교시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교실문을 들어서자 여느날과는 달리 듬성듬성 비어 있는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한 마음에 물어본즉,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헌혈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벽에 걸린 달력을 보니 바로 적십자사의 헌혈 버스가 오기로 한 날이었다. 헌혈과 관련하여 특별한 홍보도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몇몇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자신의 피로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을 돌려주는 헌혈만큼 교육적 가치를 지닌 활동도 드물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국내 헌혈자 수가 급감하면서 혈액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혈액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5월말 현재 헌혈자수는 9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만여 명이나 감소했고, 특수 의약품 제조에 쓰이는 혈장 수입은 8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
2005-07-26 09:20소규모 학교에서 근무한 지 6개월이 다가온다. 교직원수가 적다 보니 어떤 일을 추진하기에 엄두도 못 낼만한 일이 가끔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직원체육대회이다. 보통 학교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발야구나 배구대회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데 지난 3월 우리 학교가 이웃 내양초등학교에 제의를 하였다. 그것은 친목체육행사를 갖자는 것이었다. 내양초등학교는 교직원의 규모는 비슷하나 아동 수에 있어서 우리 갈매초등학교의 1/2정도였다. 내양초등학교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OK 사인을 보내왔고 4월 중순 경에 친목체육행사를 갖기로 결정하였다. 드디어 친목체육행사 날. 우리 학교에서는 오시는 손님들을 위하여 정성껏 다과를 준비하였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직원 10여명이 친목체육대회 참석차 본교를 방문하였다. 다과를 간단히 들고 바로.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뒤 바로 운동장으로 나갔다. 남자 선생님들께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운동장을 종횡무진 뛰면서 그동안 뛰지 못하였던 한을 푸시는 것처럼 보였다. 학교 간 남, 여 직원의 비율이 맞지 않기 때문에 두 학교가 함께 편을 나누었다. 발야구도 하고 배구도 하였다. 운동을 하다가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다.…
2005-07-26 09:19욕실을 세 번이나 왔다갔다 했던 대서(大暑)날 아침 10시,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한 번씩 열리는 생태 교실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좁은 30평 학교 건물이 송내동 아이들 열세 명에 의해 점령당했다. 다섯 명의 아이들과 늘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 머리가 열만 넘어도 웃고 떠드는 소리에 정신이 없다. 학교 앞, 우리의 운동장이라 할 수 있는 송내 어린이 공원에서 생태학습을 이끌어주실 바위 선생님과 아이들이 정중히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만난 기념으로 사진 한 컷을 찍고 느릿느릿 성주산으로 향했다. 성주산에서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아이들 예닐곱은 들어갈 만한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나무였다. 바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은 스스로 그 나무에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 볼 기회를 얻었다. 엘리베이터 나무, 다층 나무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하지만 바위 선생님이 ‘층층나무’라는 정식 명칭을 알려주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붙였던 개성 있는 이름을 서슴없이 기억 저편으로 던져버리며 층층나무를 머리에 기억하는 것 같았다. 산에서 만나면 인사를 나눠야 한다는 산 예절을 알려줬지만, 아이들은 쑥스러운지 산을 오가는 주민을 마주치면 비켜서기만을…
2005-07-26 09:17‘가만이나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저런?’, ‘또 쓸데없는 짓 저질렀구만’, ‘개혁이 뭔지도 모르고 허둥대는 꼴이란…’,‘어찌하여 하는 일이 그 모양 그 꼴이람!’, ‘시행착오 언제까지 하려나? 참여정부 끝날 때까지? 쯧쯧’ 한국일보 김진각 ‘기자의 눈’ 기사를 보았다. 교육부가 또다시 조직개편으로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1년 6개월 전으로 U턴’하려고 이미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당시 교육부는 핵심 국(局)이었던 대학지원국을 없애고 부서 명칭도 애매한 ‘인적자원관리국’을 탄생시켰고 단독 과(課)로 되어 있던 전문대지원과는 공중 분해 돼 2~3개 국으로 흩어졌다. 참여정부 고등교육 정책인 대학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가 애초부터 불가능한 구조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당시 전문대측의 반발이 거셌고, 교육부 공무원들조차 불평을 쏟았으며 민원인들의 ‘인적자원관리국’, ‘인적자원총괄국’, ‘인적자원개발국’ 등 유사 명패로 인한 혼란스러움은 1년반 동안 계속 되었던 것이다. 참여 정부에서 국민 입장은 철저히 외면되었다. 교육부는 이번 조직개편 결정으로 1년 반 동안의 ‘실험’이 실패라는 것을 자인했다. 업무의 효율성보다는 ‘개편을 위한 개편’을 택한 결과가 어떤…
2005-07-25 13:58지난 7월 15일(금) 본교의 제17대 총학생회 회장 선거가 체육관에서 있었다. 선거 결과 기호 1번으로 출마한 회장 홍완기, 부회장 안선욱, 김현정 팀이 당선되었다. 이날 차기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홍완기(2학년, 자연계) 학생은 '말로 하는 회장이 아닌 발로 뛰는 회장'이 되겠다며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였다. 무엇보다 학생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거듭나는 총학생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교생 앞에서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에 일주일 동안 심의를 거쳐 차기 17대 총학생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부장과 차장 17명을 비롯하여 자율선도단 18명이 선출되었다. 그리고 간부 학생들의 심신 단련과 협동심 배양 및 지도자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해 1박 2일(2005. 7. 23~7.24)간의 간부수련회를 대관령 자연휴양림에서 가졌다. 이번 수련회 일정에는 '학생회 간부로서의 역할' 이라는 주제로 교장선생님의 특강을 비롯하여 학생부장 선생님의 '회의진행법'에 대한 연수와 각 부서별 활동 안내 등이 있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분임별 주제(1분임: 교내생활지도, 2분임: 축제 및 학교 행사, 3분임: 학생폭력근절 및 금연)를 정해 토의를 하여 발표하는 시간도…
2005-07-25 10:19우리 학교는 매월 한국토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토익(TOEIC)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대체로 매월 마지막 일요일이 시험일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TEPS시험, 각종국가자격시험, 검정고시 등이 실시되고 있다. 이들 시험장소는 대부분이 중·고교이다. 본교뿐 아니라 인근의 학교를 살펴보아도 매월 1-2회의 시험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실시하고 있다. 7월 토익시험을 실시하던 날이었다. 학교에 도착하였을때 수험생이 묻는 것이었다. "이 학교 교실에 에어콘 없습니까?", "예, 없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어떻게 시험을 보라고 에어콘도 없나..." 더이상은 할 말이 없었다. 그 이후 시험을 실시하는 교실의 사정은 정말로 숨이 막힐 정도의 어려움 그 자체였다. 특히 듣기평가를 실시하는 50여분 동안은 소음방지를 위해 그나마 교실에 설치되어 있는 선풍기마저 꺼버렸다. 또한 같은 이유로 창문을 모두 닫고 견뎌야 했다. 수험생은 물론 감독교사 모두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시험이 끝나갈 무렵, "이번 시험은 아무래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위와 싸우는 방법을 배운 것이 이번 시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2005-07-25 09:36최근 교육전문직 수의 절대 부족현상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가 상당한 설득력을 얻으면서 교육현장에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월 27일자 한국교육신문의 사설에서는 "1996년 교육부 정원 506명 중 전문직(122명)과 일반직(384명) 비율이 76대 24이었다. 십년 뒤인 2005년 현재는 정원 496명 중 전문직은 82명으로 84대 16으로 크게 감소했다. 실·국·과장 간부직의 보임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한심하다. 96년에는 50개 간부직 중 전문직이 13자리를 차지해 그나마 26%의 보임율을 보였었으나 현재는 48자리 중 불과 6자리만 전문직에게 할당하고 있다"라고 전문직 부족에 대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또한 7월23일에 있었던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하계연수회에서는 “교육부의 전문직은 일반직 대비 16.7%, 교육청은 12.5%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조직부터 전문직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경우 모두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학교는 전문직인 교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나 지역교육청, 시·도교육청, 교육부로 갈수록 전문직의 숫자는…
2005-07-25 09:33"이까짓 무더위, 신문토론 학습 열기로 물리칩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방학동안 신문토론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못 그 열기가 뜨겁다. 무더위를 2대의 선풍기로 식히지만 참가한 2학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그 이유를 중간 점검하여 보니, 신문을 가까이 하게 되어, 발표력이 늘어, 학업에 자신감이 생겨, 친구들과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신문 기사 내용이 풍부하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리포터는 신문기사 읽고 요약 발표하기, 신문 기사에 자기 생각 넣어 발표하기 등 초반부에는 논술의 기초를 다루고 있다. 그때그때 시사적인 것도 수업에 활용하는데 '개똥녀와 방귀남' 사건에 대해서는 발표가 더욱 활발하다. 후반부에는 기사 분석법, 기사 작성법, 취재방법 등의 실전 분야도 다루려 한다.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하루 2시간 씩 20시간을 운영(수강료 없음)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진지한 토론 내용을 들으면 그들의 사고(思考)가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교육의 보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2005-07-25 09:13114일의 수업을 끝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40일간의 긴 침묵이 내려앉을 교실을 미리부터 정리해 두고 아이들에게 줄 책 선물과 편지까지 미리 써놓은 덕분에 차분했던 방학 날. 1학기 마지막 바이올린 지도 시간까지 챙겨주느라고 본교의 모임까지 뒤로 미루었다. 단 1시간만이라도 더 열심히 배워서 긴 방학 동안 더 배우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느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고 노력할 점을 기록한 생활통지표를 처음 받아들고 마냥 신기해하는 1학년 꼬마들의 상기된 모습이 참 귀여웠다. 아이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낱말로 풀어쓰려고 노력했는데 꼬마들이 다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문득, 초등학교 1학년 시절로 돌아가 통지표를 받으면 집으로 달리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수’하나에는 백 원, ‘우’를 받으면 상금이 없으며 ‘미’를 받으면 ‘수’와 맞바꾸던 아버지의 일방적인 약속. 30년도 더 지난 그 때, 1학년 꼬마 시절의 기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리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선생님의 글씨체까지 또렷한 통신표의 한 구절이 각인되어 있다. ‘이 어린이는 아는 것이 있어도 발표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쓴 한 문장.
2005-07-24 20:17흔히들, 사회에선 "선생님들은 좋겠다. 항상 '선생님'이란 호칭에 존경을 받고...방학도 있고, 월급도 꼬박꼬박 받고..."하며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맞는 말이다. 초등학교 정문 앞에 살던 우리 식구들은 부모님의 '우리 자식들도 커서 선생님 되었으면...' 하는 소원의 영향을 받아 6남매 중 4명이 교단에 섰다. 그러나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움직임을 보면 그저 놀고 먹는 것만는 아니다. 1정 자격연수에 7명이 꼬박 방학을 반납하였고, 신규교사 2명은 10일간 직무연수를 받고 있다. 그 밖에 교원문화유산 직무연수, 약물예방교육 지도자 연수, 합창지도 연수, 줄넘기 연수, 상담 연수, 정보화 연수, 생활지도 연수, 골프연수, 원격 연수 등 10여명이 연수와 연찬으로 무더위와 싸우며 땀을 흘리고 있다. 학교장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 CEO과정 직무연수로 7월 18일부터 8월 9일까지 최고 학교경영자과정을 이수하면서 리더십을 키우고 있다. 이럴 때, 교감의 위치와 역할은 어떠해야 할까? 교감 2년차인 리포터는 이번 방학의 2/3는 반납하였다. 학교에 매일 출근하여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신문토론반 수업을 하고 근무조 선생님들과 공문 접수 및 처리 하고, 소집…
2005-07-24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