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교육정책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학교 현장도 긍정적 변화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 선언에 그친다면 실질적인 변화는 요원하다. 교육의 중심에 있는 교사, 특히 미래 교육을 이끌어갈 청년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 본질 위협 현실에 놓여 청년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학교 현장의 현실과 바람을 새 정부에 전하고자 한다. 오늘날 교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업무 부담이 아니라, 교육 본질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다. 수업 준비보다 행정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학교, 정당한 생활지도가 민원으로 되돌아오는 교실, 기준이 모호한 ‘정서학대’ 조항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위축되는 교사들. 이는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2023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교사의 행정업무 시간은 증가한 반면, 수업과 학생 상담 등 실제 교육 활동에 쓰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2025-06-16 09:10엄마 말은 안 들어도, 블로거 말은 따르는 사람이 있다. -여행 블로거가 여기 좋댔어, 가봐야지! -맛집 블로거가 이 집 추천했어, 먹어봐야지! -영화 블로거가 이 작품 재밌댔어, 보러 가야지!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글쓴이가 읽는이의 마음을 훔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첫 번째 방법은 협박이다. 총과 칼로 위협하면 타인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2025년의 블로거가 쓸 방법은 아니다. 또다른 방법은 설득이다. 이때 흉기는 필요치 않다. 그저 흰 바탕에 검은 글자만 있으면 된다. 사진이나 영상까지 넣어주면 금상첨화다. 우린 이걸 거창한 말로 ‘논설문’이라고 부른다. “5월 종합소득세 셀프로 신고해 보세요. 세금 돌려받을 수도 있어요!” 많은 교사는 근로소득세율 15% 구간에 속한다. 그런데 기타소득 원천징수 세율은 20%다. 만약 우리가 교육청 일을 한다면? 미리 세금을 떼고 돈을 받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 세금을 환급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매년 5월에 종합소득세를 셀프로 신고한다. 이렇게 달콤한 소식을 필자만 알긴 아까웠다.…
2025-06-12 15:19
새 학기가 중반 정도 지나고 있다. 크고 작은 학교폭력 발생으로 힘들어하는 학생과 보호자가 있다. 이를 처리하는 담당 교사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각자의 입장도 있다. 각자의 입장을 모두 들어보고 일을 처리하다 보면 수업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퇴근 시간 이후 민원전화나 직접대응을 하다 보면 심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퇴근하기 전에 진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학교폭력 사안 처리할 때 고려돼야 할 내용을 살펴본다. #학생의 회복 학교폭력 사안은 피해 학생의 회복을 위해 처리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피해 학생은 학교폭력 사안의 발생으로 고통받는다. 학교라는 공간과 연결돼 등교하는 그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가해 학생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사람들과 관계는 한 번 틀어지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학생들 간의 관계는 더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을 모두 이해할 만큼 성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가해 학생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다 보면 “가해 학생이 진정한 반성을 하는 그것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2025-06-12 15:19
학교 공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교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학생이 떠난 뒤에도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존재가 바로 공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교과, 교사, 평가 방식에 집중할 뿐, 정작 그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하지 않았다. 이제는 시선을 돌려야 한다.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조용한 교육자다. 공간도 하나의 교육자로 인식 환경심리학과 교육을 위한 공간 연구는 공간이 학습자의 인지, 정서,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협업형 테이블로 교실 배치를 바꾼 미국의 한 사례에서는 학생 간 상호작용이 37% 증가했으며, 핀란드의 학교에서는 조명과 소음 환경을 조정한 후 수업 집중도가 24% 향상됐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본 경우가 나타났다. 복도 폭을 넓힌 학교는 학생 간 마찰이 줄었고, 개방형 교무실을 도입한 학교는 교사 간 협업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공간은 교육의 물리적 조건을 넘어서 문화와 철학을 구현하는 구조로 작용한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은 학교 공간을 하나의 교육자로 인식하고, 교육과정과 철학이 공간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재구
2025-06-02 09:10
최근 수원지방법원 항소심에서 특수교사가 몰래 녹음된 증거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교사의 법적 구제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교육 현장, 특히 통합학급을 이끄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결정이다. 통합학급 담임교사로서,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로서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 한명 한명의 특성과 필요에 맞춰 세심하게 지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학부모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불신에 경종 울린 법원 판결 통합학급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간이다. 이 안에서 교사는 학생 안전과 발달을 위해 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반복적으로 지도해야 할 때가 있다. 이는 결코 감정적 학대가 아니다.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활동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교실에서는 몰래 녹음 등으로 인해 교사들이 불안감과 자기 검열에 시달려 왔다. 일부 발췌되거나 맥락이 왜곡된 녹음이 법적 분쟁의 단초가 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지도를 주저하게 됐다. 이로 인해 교육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교육의 전문성과 교실의 특수성’을 사법부가
2025-06-02 09:10
동문학은 조선 정부가 개항 이후 외국어를 교육해 통역관을 기르던 최초의 교육 기관이다. 동문학은 임오군란으로 조선에 고문으로 온 독일인 묄렌도르프가 통역관이 필요하다고 해서 세워졌으나 청국이 관리하고 교사의 자질도 부족해 졸업생들이 통역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워진 근대식 교육 기관은 1883년 덕원∙원산 주민들이 원산을 개항하면서 일본 상인들의 진출에 따른 대책으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세워졌다. 이들은 덕원부사 겸 원산감리로 부임한 정현석에게 학교를 세우자고 요청해 이를 허락받아 관민이 힘을 모아 ‘원산학사’를 세우니 최초의 사립학교라고 하겠다. 원산학사에는 문예반 50명, 무예반 200명을 뽑아 외국어와 실용 교육으로 외국어 통역관과 별군관을 양성했다. 별군관은 앞서 개항한 부산에서 일본인의 횡포가 있어 원산 상인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최초의 공립학교는? 제도권 교육 기관으로 최초의 근대적 공립학교는 ‘육영공원’이다. 육영공원은 고종 23년(1886년)에 나라에서 세운 것이다. 민영익과 홍영식이 미국에 보빙사로 다녀와 고종에게 영어와 개항에 따른 국제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우자고 건의했다. 이에…
2025-05-30 13:57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전면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유엔(UN)과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는 여러 차례 우리 정부에 교원의 정치적 자유 확대와 차별 개선을 권고해왔지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교원의 학생 교육활동 등 공적 업무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업무와 무관한 사적 영역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마저 금지하고, 정치후원금 기부 등 모든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과도한 기본권 침해 비판 단적인 예로, 교사가 특정 정치인의 SNS 게시물에 댓글을 쓰거나 ‘좋아요’를 클릭한 행위만으로도 고발돼 징계를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중앙선관위는 교사가 선거운동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의 글을 가족이나 친척과 공유하는 경우조차 위법성을 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교사를 사실상 ‘정치적 금치산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사적 영역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허용하고, 정치후원금 기부 제한 역시 폐지해 교사의 시민적 권리를 회
2025-05-26 09:10
오늘날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이끄는 복합적인 생태계다. 이에 따라 교육과 행정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리더이자 조직 문화를 설계하고 이끄는 책임자로서 학교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 중심 잡는 역할 중요해져 하지만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교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현장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최근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민원 폭증 등으로 학교 현장은 위기의 정점에 놓여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의 중심을 잡아야 할 학교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교장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교육당국에 4가지 정책을 제안하고, 학교장의 리더십이 실질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우선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노후시설 개선, 안전 인력 확충, 갈등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을 통해 학생과 교사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교권 회복 없이는 교육 본질을 지킬 수 없다. 훈육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교사는 위축되고 교실은 흔들린다. 아동복지법의 합리적…
2025-05-26 09:10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교사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부모는 자녀가 잘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하지만 아이는 원하는 대로 자라주지 않고, 부모는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불안감을 떨쳐낼 비법이 있다. 바로 ‘자녀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아이는 그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기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그 시선을 잃는다. 잘 먹어야, 잘 자야, 무엇이든 잘해야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존재는 곧 조건으로 바뀌고, 그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실망과 짜증,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까지 따라온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고마움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잘했어’는 성과, ‘고마워’는 존재 중심 자녀가 부모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잘했다’, ‘역시 너는 최고야’라는 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처럼 들리지만, 때로는 조건적인 사랑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잘했어’는 결과
2025-05-22 16:58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AI 기반 진단 시스템, 맞춤형 코스웨어, 학습 분석 대시보드 등은 교실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홍수 속에서도 여전히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은 남아 있다. AI 시대 교사 역할 더 중요해져 최근 교육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 중 하나는 ‘교실 오케스트레이션(Classroom Orchestration)’이다. 원래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악기를 조화롭게 이끄는 지휘자의 역할을 의미한다. 교육에서 이 개념은 교사가 교실 속 다양한 요소(학생 수준, 학습 콘텐츠, 에듀테크 도구, 상호작용 방식 등)를 유기적으로 조율하며 의미 있는 배움의 흐름을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말한다. AI는 학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언제, 어떻게 사용돼야 할지는 여전히 교사 판단에 달려 있다. 기술은 도구고, 그 도구를 ‘교육적 맥락’에 따라 설계하고 연결하는 주체는 교사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바로 ‘하이터치-하이테크(High Touch – High Tech)’의 균형이다
2025-05-19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