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니 지난 내 교직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온 것이다. 다시 한 번 교직에 들어설 수만 있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회한처럼 떠오른다. 최선을 다해 교직에 임해왔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늘 후회가 남는 것이 인지상정인가보다. 많은 생각이 오가지만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 보려 한다. 최선을 다하여 교육에 임하라. 그것은 국가와 민족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사명이고 여러분들이 마땅히 완수해야 할 책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도 남는 시간이 있다. 퇴근 후 여가시간이나 공휴일이다. 그럴 때 취미활동을 하여 성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라. 문학공부를 해보던지 그림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시를 쓰고 수필을 쓰는 것이 국어선생님의 고유 영역은 아니다. 과학 선생님도 체육 선생님도 꾸준하게 연마하면 얼마든지 시인 작가가 되어 향기로운 글을 쓸 수 있다. 미술선생님만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굽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그림을 그려 화가도 될 수 있고 도예가도 될 수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악선생님만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성악가 못지않게 노래 부를 수
2009-01-06 21:46아들이 군대를 입대하는 날 2009년 첫 출근을 출근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특성상 방학중이지만 보충수업으로 여느 때와 같이 학교는 ‘푸른 신호 ON LINE‘ 이다. 컴퓨터를 켜니 화면에 뜨는 읽지 않는 메쎄지가 줄을 이었다. 그 중 신년인사 라는 파일로 교장 선생님께서 전송하신 쿨 메씬져가 띄었다. 직원 개인 개인에게 맞는 말씀으로 보내신 신년의 메씬져다.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업무능력과 창의적 학습능력을 발휘하게 하시는 초우량적 지도성을 발휘하시는 교장선생님께서 보내신 신년편지는 마치 초등학교 다닐 때 학년말에 받는 생활통지표에 행동 발달상황 란에 나만을 위한담임선생님의 말씀내용을 읽고 또 읽던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더욱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강 너머 푸른 바람 송사리 회유하고 미려한 글 솜씨는 靈肉을 넘나들며 옥소리 구슬이 되어 무지개 위 구른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아들군대 보내는 맘이 울적하다고 하던데 겪려 말씀 때문일까? 긍정적 신념과 용기가 더욱 생긴다. 아들의 영장을 받던날 군 입대 날이 생각보다 당겨져서 “어? 친구들이랑 스키가자고 약속된 날인데... 그런데 여기가 더…
2009-01-06 21:46필립 풀먼의 판타지 영화 ‘황금나침반(The Golden Compass)’에서 주인공은 학자이자 탐험가의 제안에 따라 유괴된 친구들을 찾기 위해 북극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신세계로 갈 수 있게 해주는 ‘황금나침반’을 두고 천상과 지상사이에서 거대한 전쟁을 벌이면서 그 서막이 열린다. 영화 ‘코어(The Core)’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동네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각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개발한 병기 데스티니(destiny)가 인공지진으로 적을 공격함으로써 지구의 핵(코어)의 회전이 멈추게 되고, 그로 인해 지구 자기장이 없어져 엄청난 에너지의 태양풍 입자들이 지구를 침투해 많은 재앙들이 속출한다는 내용이다. 이 두 영화는 ‘나침반’이나 ‘지구자기장’을 소재로 한다. 나침반은 지구자기장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해주는 간단한 도구로 지구자기장의 남극과 북극이 서로 잡아당기는 원리로 작동된다. 항공이나 항해뿐만 아니라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방향을 찾아주는 나침반일 것이다. 지구자기장은 첨단과학시대인 오늘날까지 정확한 형성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지만 지구가 자전할 때 전도성 유체인 외핵의 운동에 의하
2009-01-05 12:55교원능력개발이라는 말이 이제 가슴에 와닿는 새해가 열렸다. 몇년전 교원들이 가르키는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위해서 업무경감, 수업시수 감축 등 교사들에게 부푼 가슴을 가지게 한 약속들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나 교과부 장관의 신년사를 보면 메아리를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교사들에게는 매만 들기로 합의를 보았는 것 같다. 처우개선이나 업무경감 등은 이제는 버릇없는 철없는 아이의 때 씀에 불과하게 취급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이러한 현상들을 바로 잡아야 할것인가? 여러 토론회에서 교육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하지만 현장과는 거리감이 있고 문제는 모두 교사들이 야기한것처럼 이야기 한다. 학생이 바르게 성장시키려는 목적은 모두가 다 같다고 본다. 교사는 학교에서 교육과정되로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고 학생은 열심히 따라주고 학부모는 학생과 학교를 적극 지원해주고 교과부와 교육청은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한다면 작금의 모든 문제는 일거에 해소 되리라 본다. 사교육의 문제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우리나라 교육열에서 본다면 있을 수 밖에 없다.이것을 국가에서
2009-01-05 09:10대통령의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과 박희태 한나라당대표의 ‘다난흥방(多難興邦·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해야 큰 일을 이룰 수 있다)’은 경제위기를 극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여권의 의지가 담겼다.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상창난기(上蒼難欺·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와 함께 ‘분붕이석(分崩離析·나라가 나뉘고 무너지며 민심이 이탈하고 단절됐다)’을 제시해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면서도 국론분열에 대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상창난기’는 ‘벼슬아치들은 오직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를, ‘분붕이석’은 새 정부에서 갈등이 심해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국가 융성을 기원하는 뜻에서 ‘풍운지회(風雲之會·용이 바람과 구름을 얻어 기운을 얻는다)’를, 조환익 KOTRA 사장은 수출과 투자가 원동력이 되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절도봉주(絶渡逢舟·끊어진 길에서 배를 만나 위기를 넘긴다)’를 각각 골랐다.교수신문은 교수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을 뽑았다.…
2009-01-04 10:02올해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일출을 보러가지 못했다. 요즘처럼 해맞이 행사가 없었던 20여 년 전 아이들이 어릴 때 수년 동안 우리가족은 새해맞이 등산으로 한해를 시작하였다. 소백산 줄기의 하나인 월악산 마애불까지 등산을 하고 수안보온천에서 목욕을 한 후 새로운 한해의 계획을 세우며 가족 간에 화합을 다지던 기억이 새롭다. 올해는 나 혼자서 10시에 집을 나서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월악산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고 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아이들이 학교 다니며 온가족이 함께 살던 시절이 힘들었지만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주댐을 옆으로 끼고 월악산 송계계곡을 들어서니 이곳에서 2년 반 동안 근무 할 때 출퇴근하던 생각도 나고 새해 첫 외출지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걸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덕주사 입구에 차를 세우고 혼자서 등산을 하려니 더 춥고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계곡인데 앙상한 나뭇가지와 냇물도 얼어붙었으나 그런대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우리 곁을 떠난 지금 아이들과 떠들면서 눈싸움을 하면서 사진도 찍으며 걷던 길을 오늘은 혼자서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참 빠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2009-01-02 22:07해(年)가 바뀌었다. 세상의 흐름이 바뀌었다. 한 10여 년 전만해도 새해인사로 연하장을 보내다가 바로 작년 이맘 때까지만 해도 이메일을 발송하더니 이번엔 문자 메시지가 주종을 이룬다. 어제와 오늘, 새해 인사 덕담 문자 메시지 수 십 통을 받았다. 내가 먼저 보내드렸어야 하는데 선수를 놓쳤다. 그 내용을 보니 다복, 소원 성취, 건강, 행복, 평안, 감사등이 대부분이다. 리포터도 학교장으로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작년 한 해 학교 표창 무려 4개나 받은 것은 바로 학부모님과 우리 서호중 교육가족 덕분이라고. 새해엔 사랑과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라고. 그리고 추가사항 하나! 방학 중 도서실을 개방하니 많이 이용해 달라고. 이젠 내가 받은 문자 메시지를 답신해야 할 차례다. 어떻게 보낼까? 길어도 안 되고, 고리타분한 형식적인 인사는 구태의연할 뿐 아니라 내 체질도 아니고. 마침 올해가 소띠해다. 그렇다. '소'를 이용하자. 그래서 탄생한 것이 "笑의 해가 되소서!" 경제 전망에 의하면 올해는 작년보다 경제가 더 안 좋아지리라고 한다. 생활이 더욱 어려워져 미소 지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때 일수록 일부러라도 웃어보는 것은 어떨
2009-01-02 07:50무더웠던 어느 여름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야기를 들었다. 6학년 교실에 전담수업을 하고 나온 선생님이 전해주는 말인즉 현우라는 아이가 2층 창밖으로 뛰어서 죽겠다고 하여 이 상황을 수습하느라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고 하며 자초지종을 이야기 해줬다. 현우가 성적이 조금 올랐는데 부정행위로 점수가 올랐다고 아이들이 놀렸단다. 현우는 너무 억울하여 자기결백을 주장해도 믿어주지 않자 투신까지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한다. 6학년에는 현우이름을 가진 아이가 두 명인데 알고 보니 나와 결연을 맺은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선택한 아이는 아이지만 담당선생님이 학년 초 선생님들과 1대1 결연을 맺어 도움을 주기로 한 학생인데 학교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상담한번도 못한 처지 인지라 정신이 번쩍 났다. 그 것도 학교장과 결연을 맺은 아이가 사고를 쳤다면 내 얼굴이 뭐가 될 것인가? 생각하니 나의 무관심으로 결연아동을 잊고 있었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담임선생님에게 일과가 끝나는 대로 현우를 교장실로 좀 보내달라고 했다. 몸집이 큰 현우는 가방을 메고 겸연쩍어하며 교장실로 들어왔다. 마주앉아 대화를 시작하는데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우의…
2008-12-30 21:07해마다 연말이면언론에서는 10대 뉴스를 꼽는다. 국내, 국제 뉴스를 보니 좋은 일보다 사건 사고 등 악재가 더 많다.모 중앙지는 타이틀로 '집값, 기름값, 주식값...하루하루 아침이 두려웠다'로 뽑았다. 나라 안에서도 나라 밖에서도 최악의 뉴스는 경제 위기 소식이다. 한국교육신문(2008.12.15)은 '안녕 2008! 교육 수난 시대...지우고 살리고'로 타이틀을 잡았다. 교육과학기술부 개편소식, 수석교사 첫발령, 서울교육감 직선 열기, 학교 정보 공개, 좌편향 역사 교과서 시비, 교육세 폐지 논란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나의 10대 뉴스는? 해마다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있지만 올해도 굵직한 소식이 많다. 그 만치 치열하게 교직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평해 본다. 1. 봉사활동 시범학교 대표교 운영...교육감 학교 표창 받고 내년도 시범학교로 재지정 받음(12월) 2. 한교닷컴 e-리포터, 경기도교육청 짱짱뉴스 명예기자, 해피수원 시민기자, 경인일보 칼럼리스트로 활동...교육감과 시장 표창 수상(12월) 3.교육공동체 협조로 도서실 신간도서 2,245만원, 2,427권확충...사서교사 채용으로도서실 활성화 4. 스카우트 단위대 조직하고 수원지구연합회 중등 훈
2008-12-29 10:01해마다 이때쯤 되면 교수신문에서는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작년에는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 의미의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되었다. 미덥지 못한 세상사를 단적으로 지적한 말이려니 하면서 세상의 얄궂은 세태를 함께 걱정했던 것 같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호질기의(護疾忌醫)’라고 한다. 중국 북송시대 유학자 주돈이의 통서에 나오는 말로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는 말이라고 한다. 마치 병(病)을 숨기면서 의원(醫員)을 기피하여 몸을 망치는 것처럼 잘못을 일깨워 주어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세태를 지적한 것이리라. 최근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권에 던지는 질타라는 생각도 들고, 관행적으로 안주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신선한 충격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병을 숨기면서 의사를 꺼리는 세상은’ 어찌 보면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작년의 ‘자기기인(自欺欺人)’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세상은 놀랄만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데도 ‘믿음이 부재하는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국회의 꼴사나운 극한 대결
2008-12-2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