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혼 초에 있었던 일이다. 맞선을 보고 4개월 만에, 서른세 살 늦장가를 간 나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그날도 저녁 어둠이 내릴 때쯤 퇴근을 했다. 마침 아파트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섰더니, 아차! 우리 집이 아닌 남의 집에 잘못 들어온 것 같다. 부엌 등불 아래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여인이 있기는 한데, 아주 낯이 설다. 내 아내가 아니다. 나는 당혹스러웠다. “미안합니다. 잘못 집을 찾아온 것 같습니다” 하고는 얼른 나왔다. 아무래도 3층인 우리 집을 지나서 한 층 더 올라온 실수를 한 것 같아서 급히 아래층 아파트로 내려갔다. 좀 전 위층에서의 무안함을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나는 무어라 투덜거리며 당당하게 문을 두드렸다. 그랬더니 아내가 아닌 어떤 중년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준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내가 당황스럽게 우물쭈물 하자 그녀는 경계의 눈초리로 나를 확인하고서는 얼른 문을 닫아버린다. 그제야 그 집 아파트 호수를 확인하니 202호이다. 우리 집은 302호인데. 아니 그럼 아까 들어갔다 나온 위층 집이 우리 집 맞는데 말이야. 분명 다른 여자가 있었는데…. 나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서 문을 두드렸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이번에는
2010-06-01 09:00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장애가 찾아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신체적 고통과 불편함은 물론이겠거니와 그로 인해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상상만으로도 정말 견디기 힘들 일입니다. 남들은 다 할 수 있는 일을 나만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존재 가치가 한없이 낮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면 실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갑자기 닥친 어둠에 무너져 내린 삶 이번에 소개하려는 책 전맹선생은 어느 날 갑자기 양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일본의 중학교 교사 아라이 요시노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8세에 갑자기 오른쪽 눈에 망막박리가 발병, 34세에 왼쪽 눈마저 실명한 그는 학교와 가정 모두에서 자신이 설 곳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된 후 그는 방구석에 틀어박혀 걸핏하면 힘들게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아내에게 화를 내고, 심지어는 어린 딸의 사소한 한마디에도 화를 참지 못할 정도로 절망과 분노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수차례 자살의 유혹에도 시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직원조합을 통해 걸려온 한통의 전화가 저자의…
2010-06-01 09:00
인가받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우선 여명학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희 여명학교는 탈북청소년을 위한 도시형대안학교로 지난 2004년 개교했습니다. 초등학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있는데, 이번에 인가를 받은 부분은 고등학교 과정 50명입니다. 한 학급 인원은 10명 내외고, 학생들의 연령은 16세에서 25세로 일반학교에 비해 연령층이 꽤 높은 편입니다.” 규정 개정 후 인가를 받은 첫 학교가 됐는데, 인가받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안학교의 설립 ·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준 교과부를 비롯해 학교부지에만 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던 제한 규정을 개정해 준 국토해양부 관계자 분들과 지금까지 여명학교를 지지해주신 여러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건물주께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장기임대계약을 맺어주시고 건물의 용도도 학교 설립이 가능한 연구시설로 변경해 줬을 뿐 아니라 장애인 시설 설치를 위한 리모델링까지 선뜻 허락해주셔서 인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도심에 위치한 이 건물의 부동산 가치를 생각하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
2010-05-01 09:00
교정 곳곳에 서려 있는 애국정신 이승훈, 안창호, 신채호, 조만식, 김기홍…. 우리 역사에 특별한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알만한 독립운동가들이다. 이들은 외세의 침입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던 1907년 나라를 구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오산학교를 세웠고, 여기서 김억, 김홍일, 염상섭, 함석헌, 김소월 등 우리나라 근 · 현대사에 큰 업적을 쌓은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낙심하지 말고 겨레의 광복을 위하여 힘쓰라. 내 유해는 땅에 묻지 말고 생리표본을 만들어 학생들을 위하여 쓰게 하라. 그리고, 서로 돕고 낙심하지 말고 쉼 없이 전진하라.” 학교 곳곳에 걸려 있는 설립자 남강 이승훈 선생의 유훈은 100년이 지난 오늘도 학생들에게 나라와 겨레를 위한 인재가 될 것을 당부한다. 요즘 많은 학교의 교실이나 복도에 ‘글로벌 인재’나 ‘미래 사회’ 같은 말이 들어간 문구가 걸려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선배들의 정신을 그대로 전하는 오산역사관 이런 선배들의 정신은 1987년에 개관한 오산역사관을 통해 후배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앞서 언급한 인물들을 비롯한 독립운동가와 군사, 예술, 사상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선배들의 발자취를 오롯이 담고 있는 오산
2010-05-01 09:00폭력사건 발생 시 대처법 올해 초 졸업식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사건이 발생하게 된 데는 일선 학교에서 폭력사건을 원만히 처리하려는 나머지 소극적인 대처를 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르면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학교나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하며, 신고를 받은 기관은 이를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의 보호자와 소속 학교장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폭력 사실을 알게 된 교장은 이를 즉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통보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폭력사건이 발생한 경우 아무리 경미한 사안이라도 이를 임의로 무마하려 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비록 이러한 절차를 위반해도 이에 대한 별도의 처벌조항은 없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행정벌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간과하기 쉬운 것은 학교폭력의 정의입니다. 일반적으로 폭력을 물리적 힘으로 신체에 해를 입히는 것으
2010-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