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울산산업도시의 상징인 공업탑이 세워져 있는 공업탑로타리 주변에 있습니다. 공업로타리는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다섯 갈래로 길이 나 있는데 하나는 석유화학단지로 가는 길, 하나는 전국에서 유명한 고래잡이의 고장 장생포로 가는 길, 하나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이 있는 방어진으로 가는 길, 하나는 구도시인 중구로 가는 길, 하나는 고속도로로 가는 길입니다. 모든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까지 대부분 공업탑을 경유합니다. 그러니 일찍부터 상권이 발달하여 식당도 많고 술집도 많습니다. 이런 곳에 위치한 울산여고는 1,50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특히 교문지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 교문지도가 매년 전통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부(현,생활지도부)는 고생하는 부라 하여 학년 초기에 학생부를 지원하는 선생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기간제 선생님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합니다. 지금도 세 분의 기간제 선생님과 새로 복직하신 선생님이 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자원하는 원로 선생님 두 분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학생부장과 힘을 합쳐 앞서 모범을 보이니 기간제 선생님은 물론 전 학생부 선생님들이 열심히 잘하고
2006-06-16 13:36
뚝딱뚝딱하는 망치소리, 쓱싹쓱싹 톱질소리, 사각사각하는 사포소리. 언뜻 생각하기엔 목재소에서나 들려오는 소리로 생각되기 쉬우나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이 소리는 바로 우리 학교 미술실에서 나는 소리랍니다. 조각가로 유명한 우리학교 미술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직접 실습으로 조각을 가르치기 때문이죠. 참나무, 소나무, 밤나무 산과 들에 그냥 버려져있는 나무토막들은 좋은 조각 재료가 됩니다. 이를 주워다 쓰기 때문에 재료비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조각을 통해서 미완성의 나무토막이 아름다운 모양을 갖춘 예술품으로 승화해 가는 모습을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함을 배워갑니다. 볼품 없는 나무토막을 앞에다 놓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날카로운 조각칼로 다듬고 깎아내는 동안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것입니다. 요즘 교육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창의성 교육인데 조각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대표적인 창의성 교육인 셈이죠. 우리 아이들이 조각하는 동안이나마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2006-06-15 16:0695년 언양여상(현,미래정보고)에 있을 때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 중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한 분이 계십니다. 이 선생님의 첫인상은 매우 착잡한 편이었습니다. 처음 보면 호감도 가지 않고 끌리지도 않았습니다.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몸매에 외모는 그저 그렇습니다. 이 선생님의 참모습을 2학기 되어서야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랬듯이 외모에 비해 깔끔한 옷차림. 흐트러짐 없는 선비 같은 자세. 작으나 당찬 모습...등 머릿속에 그려져 있던 좋은 모습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선생님은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이지만 불령(不佞)인 것처럼 비쳐졌습니다. 불령(不佞)이란 재주가 없는 사람이란 뜻으로 자기를 낮추어 일컫는 말이 아닙니까? 그분은 진짜 불령(不佞)입니다. 재주가 없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입니다. 재주가 넘치고 유머와 위트가 넘실거리며 재치가 뺨칩니다. 그러면서도 뽐내지 않으며 나타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히려 자기 존재마저 숨기려 합니다. 나타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학급관리는 아주 당차게 잘 하십니다. 그 해 교지내용 가운데 학급 소개란을 읽어보면 이 선생님의 일면
2006-06-15 09:40
지점토로 예쁘게 만든 여러 가지 과일과 음식을 들고 와 맛을 보란다. 피로가 겹쳐 나른했던 오후에 생기가 돌게하는 귀여운 행동이었다. 4학년 예쁜이 4총사의 미소가 무척 아름답다. 얘들아, 먹지 않았어도 너희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맙구나.
2006-06-14 17:42
우리나라가 토고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모두 빨간색 옷을 입고 오기로 아이들과 약속했다. 한명도 빠짐없이 약속을 지킨 아이들이 토고전 승리만큼이나 나를 기쁘게 한다. 밖에 비가 내린다고 날씨 탓만 하면 뭐하겠나? 교실에서라도 실컷 '대~한민국'을 외치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신이났다.
2006-06-14 16:03우리학교에는 교수, 학습방법 개선을 위한 연구수업을 매월 실시해 교과협의회를 합니다. 그리고 비디오로 수업을 촬영해 학교에도 하나 보관하고 본인에게도 하나 줍니다. 학교 보관용은 다른 선생님이 필요하면 그것을 보고 수업에 참고하며 개인용은 수업하신 선생님이 이를 다시 보면서 자신의 수업을 반성하고 다음 수업에 참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도 오늘 2교시 2학년 10반에서 사회과 조 선생님께서 ‘부부간의 법률관계’의 소단원 ‘혼인’에 대한 수업을 하셨습니다. 교실에 가보니 사회과 관련 선생님들은 물론 국어, 영어, 생물, 지리 선생님도 수업에 참관하여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으며 역시 비디오로 수업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업하시는 선생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골마루 뒷문에 서서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조 선생님의 단정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에도 그러했지만 오늘은 더 단정해 보였습니다. 처녀 선생님답게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선생님의 차분한 목소리가 다정하게 들려왔습니다. 칠판에는 학습목표가 요약 정리되었고 깔끔한 글씨로 판서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교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은 다 갖춘 것 같
2006-06-14 13:45날씨 탓이었을까? 토고와 축구 경기를 벌일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한다며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서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응원 박수를 쳤다.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교생이 꼭지점 댄스까지 하며 우리나라의 승리를 빌었다. 그런 마음도 잠시 교실에 들어와서 아이들의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게 하고 우유를 먹게한 다음, 집에서 가져온 쑥떡과 옆반에서 돌린 생일떡까지 먹게 하고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2교시만 끝나면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는 1학년들이라 간식거리를 무척 좋아한다. 그렇다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절대로 먹지 못하게 하고 단것을 먹은 다음에는 이를 닦게 한 후 수업을 시작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수업 시간이 침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제는 버릇이 되어서 아이들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줘서 참 대견하다. 이제 겨우 병아리인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규칙을 지키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를 배우게 하는 일은 글자 하나를 읽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담임의 뜻을 제법 잘 따라주는 아이들이 되어가는 요즈음은 가르침의 보람을 하나씩 구슬로 엮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고약한 버릇을 고치지 못한
2006-06-14 09:35
예쁜 지희 붉은 악마 머리 띠 하고 학교 왔어요. 친구들 부러워 하니까 이튿날 지희 엄마께서 우리 반 친구 수 대로 몽땅 선물로 보내주셨어요. 우리들은 이것 쓰고 급식실로 가서 밥 먹고 언니, 오빠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어요. 점심 먹고 운동장에 나가 노니 저절로 신이 났어요. 붉은 악마의 뿔을 보니 저절로 힘이 솟구쳐요. 오늘 밤 토고와의 경기 땐 집에서라도 이것 쓰고 힘차게 응원할 거예요.
2006-06-13 16:5413일 화요일 아침 출근 길. 오늘따라 거리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띠었다. 특히 초등학교 등굣길에는 워낙 많은 아이들이 붉은 색 옷을 입고 등교를 하는 탓에 붉은 물결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출근을 하자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지난밤에 있었던 월드컵 경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더욱이 오늘밤에 있을 우리 나라와 토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흥분이 고조된 상태였다. 사실 6월 10일 월드컵 개회식이 거행된 이 후 수업시간에 월드컵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물며 예전에 비해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월드컵과 관련된 책자를 가지고 와 탐독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조회시간.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은 월드컵 이야기로 시끌벅적 하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관심사는 야간자율학습 유무에 관한 건이었다. 조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아이들은 궁금한 내용을 먼저 물어 보았다. “선생님, 오늘 야간자율학습 해요?” “글쎄.” 시큰둥한 내 대답에 아이들은 못마땅하듯 아우성을 질렀다. 나는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월요일 교무부에서 나누어 준 기
2006-06-13 16:52교실 앞 골마루에 공중전화기가 놓여있어 아이들이 통화하는 내용을 자주 듣게 된다. 그 덕에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전화기 앞에 줄을 서는 시간은 방과 후다. 대부분 집에 가면 금방 알게 될 일이거나 전화를 해야 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굳이 부모에게 전화를 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참을성이 부족하다. 인구문제 때문에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핵가족시대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란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참 밝은데 전화기 앞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둡다 못해 울상 짓는 아이들이 많다. 방과 후에 하는 통화 중 상당수가 ‘학원에 가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친구들과 놀고 싶거나, 친구에게 생일초대를 받았거나, 친구와 같이 숙제를 하기 위해 ‘이번 한번만 봐달라고’ 아이들이 부모에게 사정을 한다. 10여분 동안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부모와 자식간에 힘겨루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학원에 꼭 가야 한다.’는 쪽으로 결말이 나니 표정이 밝을 수가 없다. ‘쾅’ 소리가 들릴 만큼 전화기에 화풀이를 하고도 분이 덜 풀렸는지 중얼중얼 부모에게 욕을 하는 어린이도 본다. 며칠
2006-06-13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