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물’ 취급하는 아이들 때문에 지석이는 지난해 5월 나와 만난 학생이다. 학업중단의 마지막 관문으로 우리 센터를 방문했던 지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기 전, 마지막으로 상담이라도 한 번 받아보자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오게 되었다고 했다. Wee센터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첫 번째 준수 사항이 학교의 의뢰가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면담 일정을 정하고 만나는데 지석이는 학교 의뢰 절차 없이 어머니가 인터넷을 검색해 우리 센터로 물어물어 상담을 요청한 사례였다.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엄마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상담에 임하는 비자발적 상담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지석이는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보통 평범한 체격과 다소 여린 인상이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중학교 때 나를 괴롭힌 아이들이 지금 저희 반에 모여 있어요. 그때처럼 아이들은 여전히 저를 ‘물’ 취급해요. 대놓고 빈정거리는 것은 예사이고 아예 한 명은 온갖 잡심부름을 시켜요. ‘그때의 나와는 달라’하고 마음을 추스르며 견뎌보려 했지만 쉬는 시간마다 내 주변에 모여 그때 이야기를 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 어디론가 멀리 떠나
2013-10-01 09:00인간은 자존감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조직폭력배’가 기존 사회에서 인정받질 못하니까 자기들끼리 인정문화를 만들어 서로를 깍듯이 대하는 일진 문화도 어떻게 보면 자존감을 지키는 그들의 문화일 것이다. 학교가 점수로만 아이들을 인정하니까 자기들은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결국 ‘일진 문화’로 지칭되는 학교 안 폭력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일진 외에도 학생들은 수많은 폭력에 둘러싸여 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사건이 폭력으로 비화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폭력의 근원은 화, 상처다. 어딘가에서 상처를 받은 것이고 그 상처가 화로 분출, 폭력이 되는 것이다. 상처받아 위축되고 눌려 있던 것이 남을 향해 폭발하면 폭력이 되고 자신을 향하면 자살이라는 비극을 불러온다. 바로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비진학 학생에겐 진로지도를 교사는 아이의 소질을 찾아내는 전문가여야 한다. 진학지도라는 말은 이제 진로지도라는 말에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언어는 인식의 틀(frame)을 규정한다. 모두를 성공시켜야 할 책무가 공교육에 있다. 진학지도에 매달려 있는 동안 대학을 안 가는…
2013-10-01 09:00그날도 소년은 오후 내내 얼음판에서 뛰놀다 해거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어……? 선생님!!” “그래, 너 오랜만이구나. 얼굴 보기 되게 어려운데, 도대체 이게 몇 달 만이지?” “네에……” “어머님, 그런데 세숫대야는 어디에 있어요?” “글쎄……. 우물가에 있겠죠.” 소년은, 어머니의 대답소리로 봐서 선생님은 이미 오래전에 집에 오셔서 어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너 이리 와봐. 나하고 같이 세수부터 하고 이야기 좀 하자.” 선생님은 부엌으로 들어가시더니 미리 끓여놓은 물을 한 바가지 퍼들고 나오면서 아이의 손을 막무가내로 끌고 우물가로 향했다. 아이는 사실 날씨가 워낙 춥고 집안 사정도 어수선해서 며칠씩 세수를 안 하고 지내기가 일쑤였다. 당연히 손등과 목덜미에는 까만 때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선생님은 소매를 걷고 연신 더운 물을 떠오면서 아이의 손과 얼굴, 그리고 목덜미의 때까지 모두 깨끗이 벗겨 내고는 머리를 감겼다. 그리고 아이와 어머니 옆에 앉아 집안 사정을 자세히 물었다. 이야기를 끝내고 일어서면서 선생님은 다시 한 번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씻겨 놓고 보면 이렇게 미끈한 신사인데,…
2013-10-01 09:00국어과 창의·인성교육의 필요성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에게 국어과 수업은 막연하다. 가르치기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다고 느끼면 정말 어려운 수업이 바로 국어수업이다. 우리말을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교육만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과 가치관을 길러줄 수 있는 수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 머릿속에서는 ‘의미재구성’ 과정이 일어난다. 이 과정이야말로 많은 사고 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를 사용하는 활동은 철저히 사고력이 발휘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국어과 수업은 사고력을 기르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 즉 바람직한 가치관을 지닌 언어 창의를 가르치는 수업이어야 한다. 교수-학습 기법 및 전략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적절한 사고기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실에서는 수업의 각 장면이나 상황에 적절한 구체적인 사고기법 도구를 적용해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사고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여기서는 국어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인성 교수-학습 전략 및 사고기법과 이를 적용한 교수-학습 과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3-10-01 09:00요리 과정 통해 21세기 학습 역량 키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식생활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학생들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섭취가 많아졌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비만 빈도가 높아짐은 물론 아토피성 피부질환, 소아 고혈압, 소아 당뇨병 등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생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실과교과와 연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스스로 식재료를 선택해 조리하고 상차림하고 함께 어울려 먹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환경, 건강, 식사예절, 감사 및 배려의 마음까지 배울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창의적인 과정이며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는 과정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보다 더 요구되는 과정이다. 게다가 그 음식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이 만드는 경우라면 의사소통능력과 협업능력까지 요구된다. ‘본·분교 통합 스마트교육을 통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조리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인성,
2013-10-01 09:0030여 년 전 어느 가을, 결혼 6년 차에 두 아이와 한 여인을 먹여 살리고 있던 나는 서울 금호동의 가파른 언덕길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대학시절의 스승을 찾아가 인생 상담을 해보고자 함이었다. 당시 나는 영등포지역의 한 제조 기업에 근무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일하는 재미로,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으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래서 조금의 성과도 있었고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더 이상 회사생활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칠 년이 지났을 때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친구를 만나거나 선배도 찾아가 보고 책도 여러 권 읽었다. 그러나 시원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대학시절 가장 많은 소통을 했던 스승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고 향후 진로에 대해 지도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여러 달 동안 그 스승의 전화번호를 다 눌러 놓고도 신호가 울리기 직전에 그냥 내려놓곤 했다. 스승의 기대에 어긋나 있는 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드러내 공연한 걱정을 끼치는 것도 싫었고,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도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그것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
2013-09-01 09:00업무분담팀 구성해 사건 확산 방지를 모방 자살, 2차 피해 없도록 유의 학생 사망이나 자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위기관리팀에서는 생명존중교육 지도 계획 및 실적, 학생상담카드, 학생상담일지, 심리검사 결과, 사안보고서, 주변 학생 상담의뢰서, 유서 등의 자료를 정리하도록 한다. 그리고 지체 없이 관계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고 정보를 일원화해야 하며 시간대별로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한다.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자살·사망 현장의 모습, 자살 수단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지양해 모방 자살 또는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자살 예방을 지원하는 가정통신문을 배포 (지원기관 및 상담전화 안내)하고 투신 등 자살 충동을 자극하는 요인 관리도 철저히 하도록 한다. 자살 고위험 학생 선별 조사 및 상담을 통한 예방지도도 병행해야 한다. 또 학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교사들로 ‘피해가족 위로팀’을 구성하고 교육청 공보실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불필요한 언론 노출을 막아 다른 자녀나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유의한다. 또한 사건처리에 대한 역할 분담을 통해 피해자 가족 위로와 학생지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한다. 경남교육청에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를 통해서 제시하고…
2013-09-01 09:00학업중단 학생과 학업중단 숙려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기질과 성향상 규칙과 규율을 지켜야만 다닐 수 있는 학교의 울타리가 싫어서, 또래나 담임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워서, 몸이 불편해서, 가정 경제문제로 당장 벌이가 필요해서, 정서적으로 힘들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과정이 번거롭다고 판단돼서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 교육부와 여가부는 전체 청소년의 1%에 해당하는 이들 학업중단 학생을 줄이기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를 시행했다. 이는 학업중단의 징후가 발견되거나 학업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 및 학부모에게 2주간 외부 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으며 숙려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청소년기에 신중한 고민 없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질병, 유학, 평생교육시설 및 방통고 전학의 이유로 자퇴하려는 학생에게는 숙려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겠다는 민아의 속마음 우리 아이들은 왜 학교를 떠나려 하는 것일까? 학업중단을 결심한 학생 사례를 통해서 학부모, 교사와 함께 질풍노도의 시기, 충동조절의 어려움을 지닌 학생들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울 것인지 생각해보자. 고등학교 1학년…
2013-09-01 09:00대입 앞둔 고교생에게 인문학 설파 “성찰하는 힘 키워 인격 성장 도와요” “공부는 잘하는데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꽤 많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인문학을 떠올렸어요. 인문학의 가장 큰 장점은 의심하고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바로 이거다 생각했죠.” 이미성 국어교사는 인문학 예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그는 인문학 강의라는 묘안을 짜냈다. 곧바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모집했다. 1학년 2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 교사는 매주 화요일 정규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6시부터 세 시간씩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철저하게 대학의 강의 방식을 따랐다. “매 수업시간마다 3명 정도의 발제자를 선정했어요. 발제자들은 책의 내용 요약뿐만 아니라 토론하고 싶은 주제를 직접 뽑아와 나머지 학생들과 공유해요. 발제자가 준비해 온 토론 주제를 가지고 조별로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됩니다. 조별 토론이 끝나고 나면 토론 내용을 취합해 또 다시 전체 토론으로 이어가요. 저는 토론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요. 그저 학생들이 토론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핵심을 짚어주고 정리
2013-09-01 09:00복장은 자유! 하지만 학생 본분은 중요시 학생들은 복장의 자유가 있다. 중학생임에도 여학생은 앞이 깊게 파인 티셔츠와 짧은 치마, 짙은 화장, 파마, 귀걸이를 한다. 남학생은 속옷이 다 보일 정도로 바지를 내려 입고 진한 염색을 반반씩 한 학생들도 간혹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아침에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일이 없고, 학생들이 각자 소지한다. 미국 중학생들도 휴대전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5개월 동안 수업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은 딱 한 명밖에 보지 못했다. 그 학생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자마자 즉시 수업 중 교실에서 쫓겨나 징계를 받았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예의 없는 행동이며 학생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업 중 질문과 발표, 토론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발언권을 얻기 전에는 그 누구도 말을 할 수 없다. 다른 급우가 발표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한 자유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의 말할 권리도 보장해야 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어렸을 때부터 체화되어 있다.…
2013-09-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