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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다시 회초리를 들게 된 교사들

13년 만에 교실 내 물리력 재허용
폭력 학생 증가, 교권 실추가 원인

올 9월부터 영국 교사들은 제멋대로인 학생들을 다루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물리력을 쓸 수 있게 된다.

영국 교육부는 11일 교사가 학생의 신체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노터치(no-touch) 정책’을 13년 만에 폐기하고 위의 내용 등을 포함한 52쪽짜리 교사 행동 지침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새 지침서는 그 동안 600페이지가 넘어 교사들의 혼란을 야기했던 기존의 지침서를 단순화한 것으로 영국 교육부는 지난 10월부터 학생 행동 제재 및 지침서 간소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재조정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모든 영국 학교에서는 체벌 금지를 포함한 모든 노터치 정책이 폐지된다. 현재 교사들은 악기 연주 및 사고 발생 시에도 학생들의 신체에 손을 대지 못해 논란이 돼 왔다.

앞으로 교사들은 수업 방해 및 교실 이탈 등 제재가 필요한 학생들에 대해 부모의 사전 허가 없이도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가지게 된다. 더불어 교장들은 학생 동의 없이도 이들이 술이나 마약, 훔친 물건 등 다양한 금지 품목을 소지하고 있는지 검사할 수 있다. 문제가 심한 학교에서는 공항처럼 X선 검사 방식까지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지침에는 바닥에 떨어진 영국 교권을 보장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교사들을 무조건 정직 처리할 수 없도록 하고 교사의 행동에 대해 학생이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할 경우 정학이나 퇴학은 물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또 교사에 대한 거짓 혐의는 인사 기록에 남지 않도록 했다.

영국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은 노터치 정책으로 폭력적인 성향의 학생들이 늘어나고 학교 기강과 교권이 무너지면서 교육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정학 처분을 받고 있으며 이는 2008~9년의 452명에 비해 2배 이상이 늘어난 수치다. 또 1년 새 교실 내 폭력 행위 역시 갑절로 증가했으며 학교 안팎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본 적이 있는 학생들도 20% 이상이었다.

노터치 정책이 가져온 교권 실추로 지난해에만 44명의 교사가 심각한 학생 폭행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교사 중 25%는 성적 학대부터 언어적 모욕에 이르기까지 거짓 혐의를 의심받고 있으며 6명 중 1명은 학생 가족들에 의해 고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의 3분의 2가 교단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관대한 훈육 방식과 교육 때문에 어린이들이 사회적으로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과 권위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육단체 관계자인 닉 시튼씨는 “어른들은 규율과 권위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는 것에 실패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세상의 중심이라고 들으면서 자라 결국 자기 중심적이 되고 통제력이 없는 아이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러한 학교 위기 상황이 교육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서 “인재들의 교사 유입을 차단하고 노련한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는 공통된 원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영국교장단체 NAHT의 러셀 하비 회장은 “일부 부모들은 자신이 고객이며 자신이 항상 옳다는 식으로 학교를 대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상처받은 교사가 느끼는 실망감은 엄청난 것”이라며 “특히 자신의 생애를 교육에 헌신한 경우 그 더 극심한 실망감을 겪는다”고 전했다.

닉 기브 학교 담당 장관은 “노터치 정책의 폐지와 새롭고 명확하며 간결한 지침서를 통해 교사들이 학교 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정부의 역할은 교사들은 잘 가르치고 학생들은 잘 배울 수 있는 체계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자유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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