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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 학생의 교사 살해 계기 교문검색대 도입 논란

중등학교서 수업 도중 칼로 수차례 찔려 사망
금속 탐지기, CCTV 등 장비 도입 확대 요구
교원단체 “보안 강화보다 교권 강화가 효과적”

영국에서 학생이 교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사들의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됐다. 당국은 우발적 사건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교원단체들은 교사들이 위험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4월 28일 영국 리즈 인근의 중등학교 코퍼스크리스티칼리지에서 앤 맥과이어(61) 교사가 스페인어 수업 중에 한 15세 학생에게 수차례 칼로 찔려 목숨을 잃었다. 맥과이어 교사는 이 학교에서 40여년을 근무했고, 지난 10년간 11학년 부장을 맡고 있었다. 올 9월 퇴임을 앞두고 현재 주4일의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었다.

18년 만에 교사가 학생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영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동료 교사와 제자들의 추모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사건의 원인을 두고 논란도 촉발됐다.

학생이 칼을 학교에 반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학교의 안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수면위로 부상시킨 것이다. 현지 경찰과 교육당국은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학교는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영국에서 신체적인 폭력으로 학생이 정·퇴학을 당한 사례가 2011~2012년 기준으로 1만 7520건에 달한다. 수업일 기준으로 매일 90명이 정·퇴학 조치를 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숫자는 최근에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항에서 사용하는 검색대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 이전에도 교문에 금속 탐지기 등 검색대를 활용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실정이었다. 또 흉기를 이용한 각종 폭력사건의 발생이 늘어나자 2010년에는 교장들에게 흉기, 마약, 도난품 등을 찾기 위해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됐다.

교원단체들은 안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금속 탐지기와 같은 장비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교장협의회(NAHT)는 지난달 3일 정기총회에서 맥과이어 교사를 위한 추모식을 갖고 교육자로서의 공적을 기리는 한편 ‘학교는 안전하다’는 당국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총회 결의문을 통해 “전례 없는 사건”이라는 표현을 그래도 차용하고 “전국의 학교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학습하기에 매우 안전한 곳”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이언 라이트먼 중등학교장연합(ASCL) 사무총장은 “이번 살인 사건은 개별적인 사안이라고 해도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예방책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조금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도 “학교를 요새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교사 안전과 과도한 보안 절차 사이의 균형을 요구했다.

교사노조들은 학교가 안전하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았다. 개별적인 사건들이 교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TV나 검색장비 도입에는 부정적이었다.

크리스틴 블로우어 전국교원조합(NUT) 사무총장은 “이런 사건이 매우 드물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단 한 명의 교사라도 교육활동 중에 살해당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메리 부스테드 영국 교사·강사연합(ATL) 사무총장은 “이 사건이 주는 메시지는 교사들의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전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적극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보안을 강화해도 우발적인 공격을 다 차단할 수는 없다”며 “존경의 문화가 보안 기기보다 효과적”이라고 했다. 보안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원단체들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5일 울버햄프턴 모턴커뮤니티학교에서 한 학생이 스무 명의 학생들을 바늘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좀처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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