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국제

<영국> 교과연계 통해 다문화 감수성 키워

다문화 학생 1% 시대

국제이해 프로젝트 학습 진행
지리·역사·문화 연계 기본으로
인도미술 이해에 수학 등 활용
교과서도 다문화 관점서 구성


외국인으로 영국 땅, 특히 런던에 살면서 인종차별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민족이 서로 섞여 살아가는 이 대도시는 그런 가운데서도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이 1215년 대헌장(Magna Carta)을 선포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첫발을 내디딘 선구자로서 조상들이 표방하고 추구해왔던 인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데다 이를 실제로 실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이 몸에 배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민족을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일에서도 서로 토의하고 공유하면서 개선책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의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조화가 유지되는 것이다.

영국 교사들이 연구와 토론을 통해 찾은 방법은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는 수업이다. 일례로 이 나라의 다문화 가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의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10주 동안 매주 한 시간씩 진행되는 ‘인도 미술 작품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탐색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프로젝트는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사전 학습 단계로 인도에 대한 탐구학습을 한다. 미술 작품 만들기가 최종 과제라고 해도, 프로젝트 수업 전체가 미술수업은 아니다. 특히 1단계에서는 학습지와 다양한 탐구 과제를 하게 되는데 다른 교과와의 연계도 활용한다.

인도에 대한 제반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세계지리, 역사·문화 교과는 기본적으로 연계된다. 인도의 복잡한 전통무늬를 이해하기 위해 바닥 장식인 랑골리 무늬 속에 나타난 도형과 대칭의 개념은 수학 교과와 연계해 분석한다.

2단계에서는 직접 인도인 학생에게 인도 결혼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결혼식에 사용되는 옷감 등에서 인도미술의 특성을 파악한다. 3단계는 인도문화 강습을 하는 외부 기관을 방문해 본격적으로 인도문화 체험을 한다. 인도 의상을 입어보기도 하고, 인도음식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4단계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인도미술 작품을 각자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물론 실크염색 회화 기법, 헤나 그리는 법 등을 구체적으로 배우기 위해 미술 교과가 연계된다.

최종 수업 목표를 달성했지만 학생들의 흥미와 체험을 위해 인도 음식을 만들어보는 추가 수업을 5단계로 진행한다. 이때는 교실 내 조리기구의 활용과 관련해 기술 교과도 연계한다. 마지막 6단계는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가 이뤄진다.

모든 과정에서 직접적인 교과 교육 외에도 팀 프로젝트를 통한 사회성 교육, 자기주도적 프로젝트 진행을 통한 독립심과 사고력 향상, 자료 수집과 프리젠테이션 자료 제작에 수반되는 ICT 교육 등 역량 강화도 고려한다.

교사들은 이런 다문화 수업을 기획하는 방식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수업계획과 결과를 공유하기도 한다. 교과수업과의 연계를 강조하지만 교과지식에 수업을 국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전시킨 사례를 연구해 실질적인 교육효과에 중점을 둔다.

이런 수업을 할 때 외부 기관 방문이나 일일 강사 섭외 등의 과정에서 다문화 사회의 협력을 함께 유도해 교육적 효과 외에 사회통합의 효과도 추구한다. 또 수업의 결과물들은 교내에 전시해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시각적으로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도록 하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이끌어낸다.

프로젝트 수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규 교과에도 다문화에 대한 관점이 반영돼 있다. 예를 들어 공립학교에 있는 종교학 교과에서는 다수 종교인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종교에 대해 동일하게 교육해 학생들이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도록 한다.

또 학교에서 종종 ‘국제주간(International Days)’ 등의 행사를 한다. 이 행사에서 기존의 다문화 수업 결과물을 소개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학교 외에서도 어릴 적부터 자선단체 등이 가난한 나라를 위해 진행하는 기부행사를 돕는 경험도 흔히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배운 학생들은 세계를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진로를 계획할 때도 넓은 시각을 갖게 된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