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35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20여 명의 교육 대표는 양국의 교육 현황과 문제를 공유하며 서로의 고민을 나눴다. 불현듯 10여 년 전, 귀국학생 특별학급 담임교사로 재직할 당시, 일본 학생과 한국 학생 간 갈등을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특히 ‘독도’ 문제는 아이들 간 정서적 벽을 더욱 두텁게 해 정착 과정에서 힘들었던 아이들에게 지금까지도 미안함이 남는다. 교권 추락 경험 공유 안타까워 역사적 사건에 대한 책임은 중요하지만, 한일 간의 교류는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 교류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발표회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국가적,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교육 여건과 교원 처우의 실태 및 개선’이라는 주제로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교육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은 고무적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교권 추락, 낮은 교원 처우, 업무 과중 등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한국 발표에서는 2006년 일본 도쿄의 한 초등교사 사망사건과 2023년 서이초 사건을 언급하며 교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교육 현장을 지적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동 학대 신고로 고통받다 무혐의로 벗어난 교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런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지키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 후 2024년 8월까지 약 11개월을 평가해 보면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여전히 교사를 보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아동 학대에 대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의 성과와 과제’를 보면, ‘아동 학대가 아니’라는 교육감 의견에도 신고를 받은 교사 중 72%가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중 695건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돼 한 달 평균 63건이 넘고, 이중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의견을 제출한 사안은 485건(69.8%)으로 집계됐다. 아동 학대로 신고된 10건 중 7건에 대해 아동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 개시 전 종결 비율은 28.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로 이어진다. 반면 검사 종결 사안 가운데 최종 기소되는 비율은 4.8%뿐이다.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로 인해 교원이 장기간 수사를 받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가 무색하다
눈이 내리면 학교 교정은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변한다. 하얀 눈으로 덮인 운동장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고, 아이들끼리 눈싸움이 시작되면 설렘이 더해진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눈을 뭉쳐 던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서로의 얼굴에 눈이 튀기면서 다정하게 웃고 있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아이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눠보자는 의견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안하고, 함께 김장 봉사에 나섰다. 서툴지만 정성 담은 김장 만들기 봉사활동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침 일찍 시작됐다. 학교에 모여 각자 준비한 재료와 도구를 갖고 봉사 장소로 향했다.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김장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낯선 고무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며, 여러 과정을 거치며 협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매우 서툴렀지만, 점차 손에 익어가면서 능숙해졌다. 서로의 실수를 도와주고, 웃음소리를 나누며 일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김장 도중 우리는 어려운 이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반장이 “왜 우리가 이렇게 김치를 담가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물
새해를 맞이했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달력이 바뀌면 마음도 새롭게 다지게 된다. 교사들에게 1월은 재충전과 자기 돌봄을 위한 시기이다.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도 한다. 운동 외에도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명상과 호흡, 취미활동, 좋아하는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행 가기,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 ‘고마움’을 더해 보면 어떨까?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더 많이 느끼게 돕고 충족감도 증폭시킨다. 내면에 잠재한 힘을 깨우는 법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각자 원하는 것이 있었다. 허수아비는 뇌를 원했고, 양철 나무꾼은 심장을, 사자는 용감해지기를, 소녀 도로시는 집에 돌아가기를 원했다. 마법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이 이미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허수아비나 양철 나무꾼, 사자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했으면 됐다. 도로시는 집으로 가겠다는 ‘확고한 결심’만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려줘도 그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냥 마법 의식을 치르는 척한 것이다. 이 마법 의식은 주인공들의
뮤지컬 블러디 러브 체코의 스테디셀러 뮤지컬 드라큘라가 블러디 러브로 새 옷을 입었다. 노우성 연출, 노우진 작가, J.ACO 작곡가 원작의 정통성은 유지한 채, 새로운 감각을 더해 재탄생시켰다. 1막과 2막을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구성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김법래, 테이, 최진혁, 남우현, 후이가 출연한다. 12.6~2.16 한전아트센터 디 아트 오브 주얼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얼리 컬렉션’이라고 불리는 카즈미 아리카와 주얼리 컬렉션의 최대 규모 전시. 카즈미 아리카와는 40여 년 동안 6600억 원 상당의 동·서양 주얼리를 수집해온 컬렉터다. 전시에서는 전 세계에서 단 3점만 존재하는 발레리오 벨리의 십자가, 기원전 330년에 만들어진 올리브 황금 왕관,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의 보석 컬렉션 등 역사 속의 진귀한 주얼리를 만나볼 수 있다. 12.6~3.16 롯데뮤지엄 전통 연희극 광대 소리부터 전통무와 창작무, 궁중음악과 민속음악까지 우리의 전통 공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악가무희 총체극. 공연을 준비하던 2025년의 예술단원들 앞에 100년간 공연장을 지켜온 백년광대와 오방신(극장신)이 나타나고,
연극이나 뮤지컬 등 무대 예술의 매력이 있다면 역시 현장감이다. 어떤 편집도 없는 '날것'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친숙한 배우들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타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연극 꽃의 비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연극 꽃의 비밀은 창작진부터 스타다. 바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등을 탄생시킨 영화감독 장진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기 때문. 2015년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은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장진식 코미디’ ‘웰메이드 코미디’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에는 일상의 소동을 통해 웃음과 동시에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장진 감독 특유의 장기가 잘 녹아있다. 이야기는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고로 사라지고, 부인들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모두를 속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들은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치며 가부장적 사회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전통적 역할에 반기를 든다. 올해 공연에 기대를 더하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
경기교육청이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한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모델 ‘경기공유학교’ 도입 3년차를 맞아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맞춤형 교육인 만큼 사교육 경감, 진로지도 등의 효과성 제고를 목표를 제시했다.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은 15일 ‘2024년 시·도교육청 평가 경기교육청 우수사례 경기공유학교’ 현장 프로그램 참관식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공개에 앞서 열린 브리핑 자리에서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 김진수 도교육청 부교육감, 김인숙 도교육청 지역교육담당관 등은 취재진에게 운영 현황, 추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임태희 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경기공유학교는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역의 학습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자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한 학교 밖 학습터다. 2023년 6개 교육지원청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4년 25개 전 교육지원청, 31개 시·군 사업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기존에 비슷한 취지로 운영되던 경기이룸학교와 경기이룸대학을 재구조화하고, 지자체 협력을 통한 지역 특화 돌봄프로그램도 공유학교 유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지역교육협력 지역협의회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던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이 이번엔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로 교육청과 경찰 조사를 받은 교사를 찾아 위로하고,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17일 부산을 찾아 경남 A초 B교사를 만났다. B교사는 최근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해당 학부모는 B교사가 자녀에게 화를 내고 폭행, 차별적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B교사의 아픔에 공감하며 “지속적인 법률 상담과 변호사 연결, 수임료 지원 등을 통해 억울함을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교권5법 개정 이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실제 교총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아동학대신고치유지원금 신청 건수가 지난해 12월에만 11건에 달했다. 강 회장은 “교원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국회 대상으로 입법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무혐의 결정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는 무고, 업무방해로 처벌을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B교사는 “교총에서 직접 찾아와 위로해
한때 EBS의 학교란 무엇인가, KBS의 위기의 아이들 등 다수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고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등 저서를 남긴 이 시대 교사들의 멘토라 불리는 조벽 교수는 최근 우리의 학교를 ‘정떨어지는 학교’라 주장하고 이에 대한 시급한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의 저서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정떨어진 학교는 비정상”이라며 왜 학교가 정을 붙이기 힘든 곳이 되었는가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사람들을 꾸짖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학교는 ‘정떨어진 학교’라는 굴레를 안고 있는가?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며 이를 회복하는 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비교사들은 교육학 이론을 통해 교육 목표가 인지적, 정의적, 심리행동적 영역, 즉 ‘지정체’라고 배운다. 하지만 막상 학교 현장은 ‘지덕체’를 내세운다. 이는 ABC(Affect, Behavior, Cognition)을 준비했더니 BCD(신체행동적, 인지적, 도덕적)를 가르치라는 말과 같다. 이렇게 교과서와 현실이 다른 것은 바로 A(Affect)에 해당하는 정의적 영역이 송두리째 빠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교에 ‘정(情)’이 떨어져 나간
미국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공지능(AI) 챗봇 앱에 대한 학부모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사는 17세 청소년 ‘J.F’의 부모는 AI 개발업체인 ‘캐릭터 AI’(Character AI)의 챗봇이 이용자에게 자해와 폭력을 조장한다며 최근 이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의 11세 소녀 ‘B.R’의 부모도 어린 자녀의 연령에 맞지 않는 성적 대화를 지속해서 나눴다는 이유로 함께 소송을 냈다. 캐릭터 AI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채팅 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글 출신 인물들이 설립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가상의 캐릭터를 챗봇으로 만들어 대화할 수 있어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J.F’의 부모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 2022년 4월경 캐릭터 AI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더 쇠약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 "아들이 거의 모든 대화를 중단하고 방에 숨어 지내기 시작했고, 집을 떠나 어딘가로 가려고 할 때마다 저항하며 발작을 일으켰다"고 작성했다. 아들의 휴대전화 이용 시간을 줄이려고 하자 아들은 부모를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후 아들이 챗봇과의 대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