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 류승완이 돌아왔다 … 조인성·박정민 격돌하는 휴민트 설 연휴를 여는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다. ‘휴민트’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human’과 정보를 뜻하는 ‘intelligence’의 합성어로 스파이와 같은 정보요원 또는 내부 협조자를 통해 얻은 인적정보를 의미한다. 팬데믹을 통과하는 한국 영화 침체기에도 베테랑2(2024, 752만 명), 밀수(2023, 514만 명), 모가디슈(2021. 361만 명)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 중인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 이후 10년 만에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다뤘다.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국제 범죄의 정황을 추적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되고, 현지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와 접선한다. 여기에 지난해 청룡영화상 수상식에서 화사의 축하공연에 여유 있는 눈빛을 선보여 순식간에 ‘국민 전남친’으로 등극한 박정민 배우가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조인성과 충돌
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신서희·김유미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92쪽, 1만 8,000원) ‘신고’가 일상이 된 학교 현장의 현실을 교육전문가와 변호사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사소한 다툼조차 학교폭력으로 비화하고, 교육활동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법의 언어와 교육의 언어 사이 균형점을 모색한다. 특히 ‘법률 중심 해결’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들은 처벌과 퇴출이 아닌 책임과 회복을 강조하며, 교실이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안한다. 질문하는 방법, 어떻게 가르칠까? (김현주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8쪽, 1만 9,000원) 정답 찾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가이드.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탐구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질문 수업 과정을 ‘질문 생성(Spark)’, ‘질문 확장(Grow)’, ‘질문 정교화(Focus)’의 3단계로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시한다.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최근 학교에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견디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며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교육문제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한 뜨거운 감자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보면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지, 추구하는 가치가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진정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교육개혁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교육영역은 사회의 문제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그런데도 갈등이 심각해진 학교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가장 늦게 마련되고 시행된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히려 웅변한다. 정치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가 큰 집단,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을 먼저 신경 쓰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정치의 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이 중요
보고서 작성과 글쓰기 글쓰기는 창조적 표현 행위다. 글쓰기는 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존 스타인벡의 말처럼 ‘첫 문장을 쓰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인지는 모두 겪어봐서 알 것이다. 글쓰기는 퇴고의 연속이고 거듭이다. 퇴고하려면 일단 무언가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꿈을 꿔야 하고, 기억해야 하며, 생각해야 하고, 상상해야 한다. 글쓰기는 적막하고 고독한 공간이 확보될 때, 가속도가 붙는다. 글감은 경험이 토대가 되며, 경험을 통한 느낌과 생각이 한 문장으로 농축되어 표현된다. 펜을 들고 공격하라. 과거와 현재에서 나는 누구였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써 내려가라. 글쓰기를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기록하고 좋은 친구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라. 글쓰기에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의무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글쓰기는 공예이고 매직(magic)이다. 산만한 단어는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글쓰기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며, 머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작업이다. 엉덩이로 쓰는 글이 진득하다. 탁월성은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세계에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산다. 토끼 경찰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는 ‘다르지만, 함께 살 수 있다’는 도시의 이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도시 역시 편견과 낙인, 두려움과 혐오가 촘촘히 스며 있다. 특히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즉 포유류끼리의 ‘차별’을 다룬 주토피아1과 다르게 주토피아2는 은신처 ‘습지 마켓’에 사는 파충류와 반수생동물을 등장시키면서 차별을 넘어선 ‘혐오’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배제되지 않는다. ‘위생 문제’, ‘안전을 위한 관리’, ‘합리적인 예방’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말한 ‘신성-오염 가치체계’가 작동하는 순간이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혐오를 합리화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에나 혐오는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유난히 혐오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구조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사회 구조 속에 숨어 있는 혐오의 심리학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사회는 왜 혐오에 취약할까? ●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공감’에 인색한 사회 한국 사회
‘AI 탈활용 전략’이 필요한 이유 AI가 업무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어 우리 삶과 분리하기 어려워졌다. AI 활용 증가에 따라 의존성과 중독증, 나아가 AI 관련 정신질환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줄이려면 ‘AI 탈활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활용법이란 필요한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AI를 투입해 과의존을 예방하면서도 성과의 질은 높이고자 하는 자기조절형 활용 전략이다. 인간이 AI 도구에 급속도로 의존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윤리적 타락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 뇌의 진화적 생존전략에 있다. 1984년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Susan Fiske)와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가 주창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이론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 용량 한계로 인해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논리적 추론보다는 지름길을 택하도록 진화해 왔다(Fiske and Taylor, 1984). AI는 인간의 인지적 구두쇠 본능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도구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뇌를 사용하여 신경망을 강화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AI라는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을 택하려는 강력한 생물학적 유혹에 시달리
글로벌 표준의 물결과 서울교육의 응답 2022년 11월 30일, 이제는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당시만 해도 생성형 AI를 실제 수업과 평가에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 같은 해프닝을 보며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AI는 신기했지만, 실질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는 학생들의 과제물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제 교육현장은 이 거대한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교육계는 ‘인간의 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발표한 ‘교사 및 학생을 위한 AI 역량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가치를 ‘인간의 주체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AI 역량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인간이 목적에 맞게 AI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임을 시사합니다. OECD 역시 PISA 2025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을 새로운 혁신 영역으로 지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재양성을 이야기할 때 ‘AI’라는 단어 없이는 곤란하다. 정부 부처는 AI 인재 수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대학은 앞다투어 AI 학과와 전공 트랙을 신설한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하고, 언론은 ‘AI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직면한 인재 문제는 결국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AI 인재양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인재양성 전략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재 문제의 본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 현재의 위기는 특정 기술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이 성장하고 축적되며 활용되는 사회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는 기술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핵심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되거나 대체될
우리 산업 시계는 자정(Midnight)을 향해 가고 있다.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강의 기적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와 선진국의 견제 사이에서 우리 산업은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다. 산업의 구조는 AI와 로봇, 디지털 전환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지만, 정작 이 산업을 지탱할 ‘사람’을 길러내는 직업교육훈련(VET)은 여전히 1970년대 산업화시대의 공장형 교육과 21세기의 관료적 형식주의 사이에 갇혀 길을 잃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여 년간 독일의 도제제도, 영국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스위스의 도제학교 등 좋다는 제도는 모조리 수입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처참하다. 제도의 간판은 화려하게 걸렸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현장과는 동떨어진 서류 더미와 보여주기식 행정만이 앙상하게 남아있다. 왜 우리는 무엇을 도입하든 결국 ‘형식’만 남게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그 어떤 개혁안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우리 형식주의의 기원 _ 명분과 속도의 그림자 우리 사회, 특히 교육현장에 깊이 뿌리내린 형식주의(Formalism)를 이해하려면 우리의
세상과 함께하는 음악수업 ‘어떻게 하면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과 세상의 문제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음악수업을 하며 늘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음악을 듣고, 부르고, 연주하는 경험만으로도 학생들의 감수성과 표현력은 충분히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 배움이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의 삶과 사회로 이어질 수는 없을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남았다. 학생들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처럼 수업 속 음악도 삶 가까이에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음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음악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매개로서 음악을 바라보게 하였다. 가사와 멜로디, 리듬과 음색이 어우러질 때 음악은 설명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상상하며, 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어떨까. 그 음악이 메아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면, 음악수업은 사회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수업이 에코(Echo) 뮤직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정서교육과 행복교육의 흐름 속에서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