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 문제의 만남 기획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이 더 좋은 가치를 만들고자 의도적으로 어떤 일을 도모하는 인간 고유의 문제의식과 해결 본능이 어우러진 아날로그적 사고(思考) 작업이다(남충식). 기획에서 문제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규정하는 것이고, 문제 규정은 가장 창의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문제 규정은 기획 과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문제의 정의는 문제 해결보다 훨씬 본질적이다. 문제 규정만 제대로 잘되면 해결책은 상식적으로 만들어진다. 기획력이란 한마디로 ‘어떻게 문제를 잘 찾고, 어떻게 해결책을 잘 발상할 수 있을까’의 게임이다. 문제는 문제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거나, 문제를 잘못 찾거나 지나치게 많이 찾거나, 문제를 두리뭉실하게 규정하는 것 중 하나이다. 문제를 찾으려면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문제란 이상적인 목표와 그렇지 못한 현재 상태의 차이(gap)다. 문제란 이상과 현실의 괴리이고, 그 차이를 좁히는 것이 문제의 해결이다. 문제의 본질을 찾는 방법은 심플하게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왜’란 질문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유발한다. 질문의 중요성과 관련된 사례를 소개
‘심각한 폭력 사태만 아니라면 교사에게 어떤 민원도 하지 않겠다.’ 학부모가 되어 아이를 보육기관·교육기관에 처음 보내게 되었을 때 내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로 15여 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학부모와 교사를 만나왔다. 그때 체득한 것은 나쁜 학부모도 나쁜 교사도 사실은 전체 인원에 비하면 극소수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들 교육하기에도 바쁜 교사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았고, 잦은 전화로 극성 학부모로 보이는 것도 피하고 싶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면 엄마도 초등학교 1학년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면 엄마도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법! 등굣길부터 화장실 사용하는 것 하나하나까지, 아직 어려 보이는 우리 아이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남자아이라도 걸핏하면 잘 우는데, 어려움이 있어도 말도 못 하고 있으면 어쩌나.’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신학기 상담까지 기다렸다가 담임선생님께 궁금한 걸 여쭤보았다. 다행히 선생님은 친절하게, 저학년 아이들은 이래저래 잘 운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아이가 말로 표현할 수 있게 잘 지도해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지난 호에서는 공무원의 신분을 부여(설정)하여 근무하게 하는 모든 인사활동인 임용의 원칙을 중심으로 임용에 대한 기초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임용 중 전직·파견·겸임·직위해제·퇴직 및 면직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32조의3(겸임), 제32조의4(파견근무), 제33조(결격사유), 제69조(당연퇴직), 제70조(직권면직), 제73조의3(직위해제) 등 •「교육공무원법」 제2조~제9조(자격), 제10조의4(결격사유), 제18조(겸임), 제19조(겸직금지), 제21조(전직 등의 제한), 제36조(명예퇴직), 제43조의2(당연퇴직), 제44조의2(직위해제), 제45조(정년) 등 •「교육공무원임용령」 제7조의2(겸임), 제7조의3(파견근무), 제13조의2(전직 등의 제한) 등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4장(전직임용) 2. 전직 1) 전직과 승진의 구분 가) 전직이란 교육공무원의 종류와 자격을 달리하는 임용을 말함. 나) 승진이란 동종의 직무에 종사하는 바로 하위직에 있는 자 중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경력평정·재교육성적·근무성적 기타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는 임용을 말함. 2) 교원의
국제공동수업을 통한 독도·통일교육의 필요성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배우는 의미 있는 기간이다. 이러한 교육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공동의 주제를 탐구하고 협력하는 국제공동수업은 이러한 교육을 더욱 의미 있게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기반이 된다.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은 학생들이 우리 영토와 역사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해외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세계시민 역량을 함양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필자는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역사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체육관 구석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물음 체육교사로서 운동장 라인을 그리고, 공을 챙기며, 아이들과 부대끼는 삶은 늘 역동적이고 보람차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에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는 듯한 부채감이 존재해 왔다. 학기 초가 되면 어김없이 마주하게 되는 체육관 구석의 두려운 눈빛들 때문이다. “선생님, 어차피 운동 신경은 타고나는 거 아닌가요? 전 원래 몸치예요. 체육시간은 잘하는 애들만 신나는 시간인데, 굳이 힘들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학생건강체력평가(PAPS)를 측정하는 날이면 고개를 숙인 채 위축되어 있던 아이들, 팀 스포츠 경기가 시작되면 실수하여 팀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공이 자기에게 오면 어쩌나 두려움에 눈을 피하던 아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한국 체육교육이 기능 중심, 교사 주도의 서열화된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 주는 아픈 단면이다.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확산된 비대면 문화는 아이들에게서 대면 소통과 협력의 기회를 앗아갔고, 이는 고스란히 학교 현장에서 신체 능력 저하와 사회적 고립, 정서적 불안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자기주도성
한때 학교는 작은 사회이자 풍요로운 무대였다. 아이들은 이른 아침 합창단의 화음 속에서 하루를 열었고, 오후에는 오케스트라의 활시위 너머로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며 음악의 결을 익혔다. 작품 한 점, 글 한 편에도 학교의 따뜻한 인장이 박힌 상장이 주어졌고, 학급 임원 선거는 어른들의 정치보다 한층 진지한 민주주의 학습의 장이 되었다. 평가는 성장의 거울이었으며, 틀린 답 옆에 놓인 빨간 빗금은 부끄러움의 표지가 아니라 다음 발걸음을 위한 이정표였다. 그러나 지금, 이 풍경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라지는 까닭은 교육철학의 진보적 변화도,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도 아니다. 다만 극소수에 불과한 일군의 학부모가 보내는 민원이 학교의 일상을 잠식한 결과다. 일본 교육계는 일찍이 이런 부모를 ‘몬스터 페어런츠(Monster Parents)’라 호명했고, 미국 사회는 같은 현상을 ‘헬리콥터 페어런트’와 더 공격적인 ‘잔디깎이 부모(lawnmower parent)’로 분류한다. 헬리콥터가 아이 머리 위를 맴돌며 위험을 감시한다면, 잔디깎이는 아이의 앞길에 놓인 풀 한 포기까지 미리 깎아 없앤다. 이름이 무엇이든 본질은 하나다. 자녀를 향한 사랑이 공동체의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일까. 매일 같이 교권 침해로 고통받는 교원들의 연락을 받는다. 2023년 교권 5법의 개정이 있었고, 분명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현장이 힘든 건 여전하다. 교권 침해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인 말이 있는데, ‘그간 교사로서 노력과 삶 전체를 부정당한 것 같다’, ‘다시 예전처럼 회복될 수가 없다’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도 크다. 그럼에도 교원들이 교권 침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권 침해에 대응하다가 오히려 더 괴롭힘을 당할까 두렵다’, ‘학생이나 보호자와 법적 다툼을 할 용기가 없고, 용기를 내더라도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지도 않지 않냐’라는 이유다. 맞는 말이다. 지난한 교권 침해 처리 절차 끝에 침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내려지는 행정적 조치들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보호자에 의한 교권 침해는 재발 방지 서약이나 특별교육,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과태료 외에는 없다. 반면 교원은 학교라는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해당 학생을 여전히 관리해야 하는 이상 교권 침해 절차 이후 보복성으로 이어지는 민원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심지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참 솔직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속담을 인정하는 순간, 마치 내가 질투심 많고 속 좁은 사람인 것만 같아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도 어렵다. 참 묘하고도 짓궂은 속담이다. 사실 우리의 복통 유발자는 꼭 ‘사촌’일 필요도 없다. 나와 비슷한 연차의 동료 교사가 먼저 승진했다는 소식, 친구 자녀의 명문대 합격 소식,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대학 동기가 강남권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소식까지. 심지어 SNS에서 나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던 지인이 최고급 해외 휴양지 사진을 올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정말 잘됐다, 축하해!”라는 말을 건네지만,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었는데’, ‘왜 저 사람에게는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지?’ 등 축하와 부러움, 시기와 씁쓸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경험하곤 한다. 이상한 일이다. 내 삶은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다. 어제와 같은 집에서 살고, 지난달과 같은 월급을 받으며, 늘 하던 대로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왜 주변 사람의 좋은 소식에 내 마음이 사정없이 흔들릴까? 내가 옹졸해서, 인격이 덜 성숙해서일까? 아니다. 오히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감정, 즉 ‘시기’나
프롤로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지리 교사로서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장소 중 하나였다.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많은 지리 교과서에 실려 있는 그 사진이었다. 지면을 뚫고 치솟는 거대한 물기둥,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간헐천의 그 장면은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는 직접 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으로 남아 있었다. 지구가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눈앞에서 체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여행의 첫 번째 동기가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장소 자체가 갖는 의미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1872년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보전이라는 철학이 처음으로 법제화된 장소이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인간이 자연을 개발과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대에 이 땅만큼은 있는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결단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 냈는지, 두 발로 걸으며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을 결정적으로 이끈 것은 아이들을 위한 주니어 레인저(Junior Ranger) 프로그램 워크북의 존재였다. 옐로스톤을 방문하기 전후로 꾸준히 접해 온 이 프로그램은 교육자로서 큰 영감
기출 문제로 살펴본 집단토의와 심층면접의 흐름 교육전문직원 전형은 단순히 교육정책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시험이 아니다. 학교 현장을 이해하고 있는가, 교육정책의 가치를 자신의 언어로 해석할 수 있는가, 갈등 상황에서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과정이다. 최근 교육전문직원 전형의 기출 복기 자료를 살펴보면 이러한 흐름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항은 정책 암기 여부를 직접적으로 묻기보다, 하나의 교육적 사안을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고,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하며,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구성되고 있다. 이번 원고에서는 특정 지역이나 학교급을 밝히지 않고, 기출 복기 자료를 바탕으로 집단토의와 심층면접 문항의 특징을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실제 문항의 표현은 복기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형의 흐름과 출제 의도를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배려와 엄정성이 공존하는 전형의 분위기 교육전문직원 전형은 응시자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준다. 이미 1차 과정을 통과한 응시자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모두가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