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폭력 사태만 아니라면 교사에게 어떤 민원도 하지 않겠다.’ 학부모가 되어 아이를 보육기관·교육기관에 처음 보내게 되었을 때 내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로 15여 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학부모와 교사를 만나왔다. 그때 체득한 것은 나쁜 학부모도 나쁜 교사도 사실은 전체 인원에 비하면 극소수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들 교육하기에도 바쁜 교사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았고, 잦은 전화로 극성 학부모로 보이는 것도 피하고 싶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면 엄마도 초등학교 1학년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면 엄마도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법! 등굣길부터 화장실 사용하는 것 하나하나까지, 아직 어려 보이는 우리 아이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남자아이라도 걸핏하면 잘 우는데, 어려움이 있어도 말도 못 하고 있으면 어쩌나.’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신학기 상담까지 기다렸다가 담임선생님께 궁금한 걸 여쭤보았다. 다행히 선생님은 친절하게, 저학년 아이들은 이래저래 잘 운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아이가 말로 표현할 수 있게 잘 지도해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Ⅰ. 들어가며 이번 호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기르는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인성교육 정책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정책논술 작성의 실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 공동체 문화의 변화로 인해 학교 인성교육은 배려와 존중을 넘어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 역량을 함께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이후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었음에도 행사 중심 운영, 교육과정 연계 부족, 학교 간 운영 격차, 디지털 시민성 교육 미흡 등으로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전문직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정책을 설계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 협력과 실천 중심 인성교육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에 본 글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인성교육 정책 추진 방안’을 주제로 기존 인성교육 정책의 한계를 분석하고, 교육과정과의 연계 방향, 디지털 시민성 강화와 실천 중심 인성교육, 학교·가정·지역사회 협력 및 교육청 지원 전략에 대한 출제 의도와 채점 루브릭을 분석한
대한민국 유일의 의료과학 특성화고등학교인 영락의료과학고등학교(교장 김희영)가 올해로 개교 74주년을 맞았다. 이 학교는 인공지능(AI) 융합 의료교육,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직업교육 나눔,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한 체력 증진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직업계고 특유의 실무 중심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간호과·의료비즈니스과·디지털의료IT과·보건간호과 등 의료·보건 분야에 특화된 학과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AI 기술 도입과 국제교류 확대를 통해 교육모델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직업계고 중 5개교 내외 선정 … 3년 연속 AI 디지털 선도학교 영락의료과학고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2026년 인공지능(AI) 융합형 교육실’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AI 기반 수업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올해 전국 118개교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교 중 직업계고로서 선정된 학교는 전국에서 5개교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락의료과학고는 앞서 3년 연속 ‘AI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도 돼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교육인프라와 교수
사고외주 (홍진기 지음, 어크로스 펴냄, 152쪽, 1만 5,000원) 편리함을 이유로 생각하는 과정 자체를 AI에게 넘겨주는 ‘사고외주(思考外注)’ 현상을 짚는다. 대학 교수인 저자는 강의실에서 마주한 학생들의 매끄러운 보고서에서 고민과 망설임 등 사람 냄새가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는 우리가 ‘똑똑한 무능함’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질문을 던지고 상충하는 정보를 비교하며 논리를 다듬는 비효율적인 시간이야말로 인간의 판단력을 키우는 핵심임을 역설하며, 사유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것을 제안한다. 신화의 역사 (심용환 지음, 민음사 펴냄, 정보 없음, 1만 9,000원) 신화를 흥밋거리 정도로 소비하는 경향을 지적하며, 수천 년간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온 역사적 산물로서의 가치를 조명한다. 그리스신화의 시작부터 북유럽과 이집트, 그리고 중국에 이르기까지 각 문명이 시대의 위기와 욕망을 어떻게 신화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아이돌 숭배, 팬덤 정치, 음모론 등을 새로운 형태의 신화로 평가하며, 인간에게 거대 서사로서 신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읽지 않는 사람들 (나오미 배런 지음, 전병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412쪽, 2만 2,000
보수화와 극우화는 같은 말이 아니다 진보를 표방한 교육감이 또다시 다수 당선됐다. 그런데 정작 그 ‘진보교육’을 받고 자란 10대와 20대에게서는 보수화, 더러 극우적 정서까지 번진다는 진단이 나온다. 동의한다. 다만 ‘보수화’와 ‘극우화’라는 두 단어부터 갈라 보고 싶다. 뭉뚱그리면 진단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먼저 질문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 ‘진보교육을 받은 세대라면 진보 성향을 띠어야 한다’는 전제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시민교육의 정신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특정 성향을 심어 주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주입이며, 진보가 주입의 방식으로 전수된다면 그것은 이미 진보가 아니다. 시민의 정치적 성향은 교육감이 몇 해 재임했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사회가 놓인 사회경제적 조건, 그리고 그 조건에 대해 누가 더 설득력 있는 비전을 내놓고 공감을 얻어내느냐에 따라 형성된다. 교육감에게는 애초에 진보의 비중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권한도 능력도 없다. 다만 기대를 꺾는 것은 일정 부분 가능한 것 같다. 어떤 학생이 보수적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면,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작은 정부와 시장, 개인의 책임과 전통을 중시하는 입장은 진보와 마찬가지로 한 사회가
‘딸깍’ AI 시대, 우리에게 ‘질문하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 “선생님, 그래서 정답이 뭐예요?” 교실에서 가장 흔히 들리는 질문 중 하나이다. “정해진 정답은 없으니 자유롭게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고 격려해도, 학생들은 여전히 교사의 입만 바라보며 ‘정해진 답’을 기다린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누구나 손가락 클릭 한 번, 이른바 ‘딸깍’하는 것만으로 AI 광고, AI 뉴스, 심지어 AI 책까지 손쉽게 만들어 내는 환경이 되었다. 이처럼 정보가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답을 찾아내고 있다. 하지만 AI가 제공한 정보가 정확한지, 다른 관점은 없는지, 혹은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깊이 고민하는 과정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 AI 시대, 이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답을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올바른 정보를 판별하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질문하는 연습’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발맞추어 우리 학교는 올해 ‘질문하는 학교’로 선정되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 안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아몬드와 함께한 비경쟁 독서토
체육관 구석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물음 체육교사로서 운동장 라인을 그리고, 공을 챙기며, 아이들과 부대끼는 삶은 늘 역동적이고 보람차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에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는 듯한 부채감이 존재해 왔다. 학기 초가 되면 어김없이 마주하게 되는 체육관 구석의 두려운 눈빛들 때문이다. “선생님, 어차피 운동 신경은 타고나는 거 아닌가요? 전 원래 몸치예요. 체육시간은 잘하는 애들만 신나는 시간인데, 굳이 힘들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학생건강체력평가(PAPS)를 측정하는 날이면 고개를 숙인 채 위축되어 있던 아이들, 팀 스포츠 경기가 시작되면 실수하여 팀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공이 자기에게 오면 어쩌나 두려움에 눈을 피하던 아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한국 체육교육이 기능 중심, 교사 주도의 서열화된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 주는 아픈 단면이다.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확산된 비대면 문화는 아이들에게서 대면 소통과 협력의 기회를 앗아갔고, 이는 고스란히 학교 현장에서 신체 능력 저하와 사회적 고립, 정서적 불안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자기주도성
국제공동수업을 통한 독도·통일교육의 필요성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배우는 의미 있는 기간이다. 이러한 교육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공동의 주제를 탐구하고 협력하는 국제공동수업은 이러한 교육을 더욱 의미 있게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기반이 된다.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은 학생들이 우리 영토와 역사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해외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세계시민 역량을 함양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필자는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역사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EBS(사장 김유열)는 4일 오후 1시 30분 교육부,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2026학년도 EBS 꿈장학생 시상식’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선발 대상은 장애, 질병, 취약 계층, 지역 등 어려운 학습 환경 속에서도 사교육 없이 공교육과 EBS 고교강의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 13명이다. 올해는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총 장학금 규모를 전년 대비 약 두 배 확대해 총 6200만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상에는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EBS와 함께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에 진학한 윤찬양 학생이 선정됐다. 농어촌 지역에서 자란 그는 고교 시절,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응급 상황에 빠른 처치를 받지 못한 일을 계기로 보건정책 전문가의 꿈을 키웠다. 초등학교 때부터 EBS와 함께했다는 윤찬양 학생은 “EBS 강의와 무상교재지원이 있었기에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EBS에서 받은 에너지를 사회에 좋은 영향력으로 갚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최우수상에는 두 명이 선발됐다. 신약 개발 연구원을 목표로 하는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서은 학생은 EBS 무상 교재 지원을 받으며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체계적인 EBS 고교강의
경기시흥의 시화유치원(원장 장영순)에서는 한국어와 함께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여러 언어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이곳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미얀마, 캄보디아 등 7개국의 유아들이 함께 생활하며 교육받고 있다. 시화공단과 인접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풍경이다. 시화유치원은 올해로 9년째 다문화특별학급을 운영한다. 매년 11명 안팎의 유아가 다문화특별학급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일반학급과 분리되어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놀이하면서, 필요에 따라 다문화특별학급 담당교사와 중국어·베트남어 이중언어강사의 개별 지원을 받는 식이다. 특히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중도입국 유아에게는 이러한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경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동시에 학습 준비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유아의 언어 발달과 생활 적응을 돕고, 학부모 상담을 병행하며 가정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학급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중국 국적 유아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출신 유아의 비율이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