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2028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엇박자를 이루는 대입개편안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적용을 염두에 두고 고교학점제를 성실히 운영해 온 학교일수록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성취평가제의 흐름과 성취평가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취평가제(절대평가)의 필요성과 중요성 교육부와 정부는 성취평가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근소한 차이로 석차나 등급이 달라지는 상대평가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목보다는 높은 석차를 받는 데 유리한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생평가지원포털에 지금도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대입 미반영으로 성취평가제로 산출되는 학업성취도는 상대평가 등급과 병기되면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고교학점제와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번역,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584쪽, 2만4,000원) 세대 차이는 늘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MZ세대의 사회 진출로 한층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사일런트세대(1925~45)부터 베이비붐세대(1946~64), X세대(1965~79), 밀레니얼세대(1980~94), Z세대(1995~2012), 알파세대(2013~29)까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6세대가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세대를 하나로 모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학교의 발명, 교실의 발견 (김성원 지음, 소동 펴냄, 448쪽, 2만5,000원) ‘공간이 달라지면 습관과 상상력이 달라진다’를 모토로 다양한 교실 모델과 학교 유형의 장단점, 학습공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획일적 편복도 교실이 아닌 미래교육에 적합한 확장형 교실, 소그룹 공유 교실과 학습 아틀리에, 다목적 공간, 능동 학습공간 등 특별실 모델, 복도, 공용공간 등 2차 학습공간을 살펴본다.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정진명 지음, 학민사 펴냄, 352쪽, 2만6,800원) 어원 연구를 전공으로 한 국어학도가 한국
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도 감탄이 나온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
“선생님! 이 단어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돼요.” 도서관에 있으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와서 질문한다.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학년 수준에 맞춰 보았을 때 알아야 하는 단어가 더 많다. 물어보는 문장 역시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자주 오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접하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나 쇼츠 등의 영상이 훨씬 친숙하다. 영상매체를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영상매체만 보면 글을 읽기 싫어진다. 시청하면 바로 이해되는 영상과는 달리, 글을 읽는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교육계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언급할 때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방법을 함께 묻는다.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발령 첫해부터 필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전담으로 지정된 교과 외에 모든 과목을 담임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사서교사의 독창성 있는 수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십진분류법이나 청구기호를 알려주는 도서관 수업은 특별했지만, 긴 호흡으로 수업을
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지난해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어린이의 이동에도 노란색 버스만 이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안내에 따라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난리를 겪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연말까지 단속을 유예한다고 밝히기도 하였지만,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었고, 학교는 인솔 교사들의 법적인 보호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 문제를 우려하는 게 당연했다. 이에 수많은 학교가 많은 위약금을 부담하면서까지 예정되었던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학교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었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겨야 할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되었다. 현재는 현장체험학습처럼 비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는 전세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도로교통법」을 개정(「도로교통법」 제2조 제23호)하여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학교는 여전히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갈등에 휘말렸고, 이는 현장체험학습 존폐에 대한 논의로까지 번져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한껏 마음 들뜬 학생들을 하루 종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교사들은 노란버스 논란을 계기로 현장체험활동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책임을 교사들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시스
첨단 기술 발전의 성패는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얼마나 좋아지는가에 달렸다고 합니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1982년도 저서 메가트렌드에 처음으로 제시한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 개념은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감성과 따뜻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 후로 40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하이테크 사회를 이루어 냈습니다. 미래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24에 참여한 4,000여 세계적인 첨단 기술 기업 중 한국 기업이 무려 20%를 차지한 것만 봐도 확실합니다. 한국은 하이테크 사회를 이루는 동안 안타깝게 하이터치가 아니라 노터치(no touch) 사회가 돼버렸습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이 되더니 드디어 혼족 사회가 되어서 집에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이미 셋 중 하나를 넘었고,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면에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가족이 점점 흩어지고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사는 가정도 실은 탈가족 상태입니다. 아침에 가족구성원들이 뿔뿔이 흩어집니다. 부모는 일터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영유아마저 어린이집으로 각자 떠납니다. 저녁때에나
“문제아가 희망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 개선과 혁신을 꿈꾸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이래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될 때,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새로운 길을 꿈꾸기 마련이다. 이렇게 보면 불만 가득하고 삐딱선을 타는 반항아들은 괜찮은 친구들이다. 아인슈타인도, 스티브잡스도 학교 다닐 때 모범생은 아니지 않았던가. 혁신가들 가운데는 학창시절 불퉁거리던 반항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했을 선생님들은 어땠을까? 넘치는 반항의 에너지를 내뿜는 친구들을 상대하기는 늘 버겁고 힘들다. 그래서 신학기를 준비하는 2월이면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하다. 수업과 학급경영을 열심히 준비하면 뭐 하겠는가. 어깃장 놓는 몇몇 아이가 나의 모든 노력을 헛되고 망신살 뻗치게 만들지도 모르는데. 올해만큼은 착하고 성실한 학생들만 나의 교실에 있었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황이 어떻게 되건 우리는 또다시 교실에 서야 한다. 그러니 바뀌지 않는 현실을 탓하고 두려워해봤자 소용없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절박한 고민에 영국의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컷(Donald Woods Winn
과기인재에 대한 관심과 우려 증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첨단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신기술 분야를 둘러싼 기술패권이 대두되고 있다. 인재 전쟁이 심화되고 주력산업 기술인력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기술인력 양성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인재의 유출과 인구감소로 과학기술인재가 부족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도 커지고 있다. 입시 때마다 의대 진학을 위해 첨단학과 진학을 포기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현재 과학기술인재 양성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과기인재 현황과 이슈 먼저 과학기술인력 양성 규모를 살펴보자.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대학 입학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현재 대학 입학생이 정원보다 작아진 상황에 직면하였고, 이런 상황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표 2 참조). 그러나 지난 20년간 급격한 입학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공계 전공 학부생 및 석·박사과정생은 그 규모가 유지되어 왔으며, 박사과정생은 지난 20여 년간 오히려 증가하였다(표 3·4 참조). 이는 정부의 적극적
살면서 무언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때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우리 머릿속에 천사와 악마가 있어서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는 경우 다들 자주 경험하시죠? “이거 해야 돼. 인마! 넌 할 수 있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아니야,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니까, 오늘은 쉬어도 돼! 그냥 배민에서 마라탕 시켜! 1시간만 더 자!”라고 유혹하곤 하죠. 여러분은 어떤가요? 악마의 속삭임을 이겨내나요? 보통은 악마가 이기거든요. 그럼, 진짜 이런 악마의 부위와 천사의 부위가 뇌에 있을까요, 없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실제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선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준비해 본 뇌 사진을 살펴볼까요? 우리에겐 본능과 감정이 있죠. 본능대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게 되죠. 이렇게 일차원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끊임없이 우리의 본능을 유혹하는, 악마 역할을 하는 뇌 부위가 바로 뇌의 중심에 위치한 파란 색깔의 변연계라는 부위입니다. 특히 변연계 중 편도체라는 부위가 그런 기능을 담당합니다. 반대로 천사 역할을 하는 부위는 전전두엽입니다. 이마 쪽에 딱 붙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해 주고, 우리가 사회적인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