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 단어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돼요.” 도서관에 있으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와서 질문한다.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학년 수준에 맞춰 보았을 때 알아야 하는 단어가 더 많다. 물어보는 문장 역시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자주 오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접하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나 쇼츠 등의 영상이 훨씬 친숙하다. 영상매체를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영상매체만 보면 글을 읽기 싫어진다. 시청하면 바로 이해되는 영상과는 달리, 글을 읽는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교육계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언급할 때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방법을 함께 묻는다.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발령 첫해부터 필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전담으로 지정된 교과 외에 모든 과목을 담임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사서교사의 독창성 있는 수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십진분류법이나 청구기호를 알려주는 도서관 수업은 특별했지만, 긴 호흡으로 수업을
우리 경제가 문제다. 지난 30년간 한국경제는 김세직(2016)에서 제시한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라 ‘장기성장률’이 매 5년마다 1% 포인트씩 하락해 왔다. 이 법칙에 따라 김영삼 정부 6%대에서, 김대중 정부 5%대, 노무현 정부 4%대, 이명박 정부 3%대로 하락해 왔다. 박근혜 정부 2%대, 문재인 정부 1%대를 통과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0%대로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성장률 0%대의 제로성장 시대가 오면, 연간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역성장 위기를 2년에 한 번꼴로 맞아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로 인한 가계부채 발 금융위기와 실물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좋은 일자리도 급격히 감소하여 2,800여만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매년 소득이 감소하는 일자리에서 일해야만 한다. 성장추락으로 인한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현대 경제성장 이론에 따르면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른 성장추락을 겪고 있는 이유가 무엇보다도 교육에 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모방형 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 극복의 해법은 우리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과기인재에 대한 관심과 우려 증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첨단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신기술 분야를 둘러싼 기술패권이 대두되고 있다. 인재 전쟁이 심화되고 주력산업 기술인력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기술인력 양성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인재의 유출과 인구감소로 과학기술인재가 부족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도 커지고 있다. 입시 때마다 의대 진학을 위해 첨단학과 진학을 포기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현재 과학기술인재 양성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과기인재 현황과 이슈 먼저 과학기술인력 양성 규모를 살펴보자.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대학 입학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현재 대학 입학생이 정원보다 작아진 상황에 직면하였고, 이런 상황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표 2 참조). 그러나 지난 20년간 급격한 입학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공계 전공 학부생 및 석·박사과정생은 그 규모가 유지되어 왔으며, 박사과정생은 지난 20여 년간 오히려 증가하였다(표 3·4 참조). 이는 정부의 적극적
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심플한 기획안의 디자인 기획의 논리는 대체로 계열화와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상호 배제/전체 포괄)의 개념으로 정리된다. 계열화는 정보의 수직적 관계를 정리하는 개념으로, 정보의 상하관계와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특징적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계열화를 기획에 적용하면 상위개념과 하위개념 간의 위계관계를 지키면서 추론과정에서 상위에는 결과나 주장을, 하위에는 원인이나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을 유추할 수 있다. 정보들의 수평적 관계를 정리하는 개념인 MECE는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전체를 분류할 때 상호 중복이 없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누락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녀로 구분하고, 자동차를 소형/중형/대형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흔히 사용하는 SWOT 분석(내부: 강점-약점, 외부: 위기-기회)이나 업무 프로세스인 Plan-Do-See-Check 단계가 MECE에 해당한다. 정보를 좀 더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정리하고 표현하면 기획안 내용에 쉽게 집중할 수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디자인이다. 기획안의 대상인 독자들이 기획안 해석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논
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도 감탄이 나온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번역,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584쪽, 2만4,000원) 세대 차이는 늘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MZ세대의 사회 진출로 한층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사일런트세대(1925~45)부터 베이비붐세대(1946~64), X세대(1965~79), 밀레니얼세대(1980~94), Z세대(1995~2012), 알파세대(2013~29)까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6세대가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세대를 하나로 모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학교의 발명, 교실의 발견 (김성원 지음, 소동 펴냄, 448쪽, 2만5,000원) ‘공간이 달라지면 습관과 상상력이 달라진다’를 모토로 다양한 교실 모델과 학교 유형의 장단점, 학습공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획일적 편복도 교실이 아닌 미래교육에 적합한 확장형 교실, 소그룹 공유 교실과 학습 아틀리에, 다목적 공간, 능동 학습공간 등 특별실 모델, 복도, 공용공간 등 2차 학습공간을 살펴본다.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정진명 지음, 학민사 펴냄, 352쪽, 2만6,800원) 어원 연구를 전공으로 한 국어학도가 한국
어느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가?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 절대평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논쟁이 갈등만 더 증폭시킬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학생의 학업성취평가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절대적으로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수업목적과 평가목적에 따라 평가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평가가 옳다 또는 절대평가가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현재 고교 내신 평가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현재 고교 내신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고, 성취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이제는 일상화된 휴대폰을 넘어 챗GPT·자율주행차·AI 등이 모두에게 친숙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흔히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었고, 이와 함께 과연 앞으로 어떤 인재들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재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명한 점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 시기의 교육과 교육정책 틀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는 미래사회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노키아의 몰락과 애플의 성장이 주는 교훈 우리의 교육은 분명하게 정해진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는 데 특화되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일 때에는 저 멀리 우리가 따라가야 할 나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그 나라들이 이룬 것을 쫓아가기만 하면 충분한 시기였다. 그 결과 우리의 교육도 주어진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는, 속도와 확실한 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정형화되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베낄 나라들이 많지 않아졌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세상에 없던 물건들을 만들어 내거나, 이미 있던 물건이라도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 뜻하는 바다.
들어가며 전통적으로 학교는 교육을, 가정은 돌봄을 담당하며 아이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고 전문화·다양화되면서 가정에서 담당하던 돌봄을 국가나 지자체가 공적 책임을 가지고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으로 방과후교실이 도입되었고, 2004년 교육부가 교육 양극화 해소 및 사교육비 경감,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 교실 활용 등을 목적으로 초등돌봄교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교육부, 2020). 현재 교육부는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새롭게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안전한 학교 공간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종합적 교육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기본법」에 근거하여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의 역할 변질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으로 교육에 더해 보육까지 담당하며, 정규교육과정에 전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침해당하고, 결국은 업무와 책임이 교원에게 전가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