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자 동아일보 제1면에 실린 파스퇴르유업 광고란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 최명재 교장 겸 설립자는 `고액과외의 원인이 학교 교사가 과외 교사나 학원강사보다 질적 수준이 낮은데서 비롯됐으며 고액과외를 없애려면 자유경쟁의 원리 하에 교사, 특히 사립학교 교사의 질적 수준을 과외교사나 학원강사의 수준보다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학교 교사가 과외 교사보다 질이 낮기 때문에 과외가 생긴다는 발상은 현실과 거리가 먼 논리다. 학교에는 교사가 되어 다년간의 입시지도 경험이 있는 실력 있는 교사가 많이 있다. 고액 과외교사와 차이가 있다면 현직 교사는 과외지도를 하는 것이 불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것뿐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할 수만 있다면 실력 있는 현직 교사의 과외를 가장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결과이다. 오히려 과외를 하는 사람 중에는 교원자격증이 없거나 학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광고하는 사례도 많다. 그래서 고액과외는 고액을 투자하는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고액과외는 일부 부유층의 불안심리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잘못된 사고방식, 그것을 이용해 쉽게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과외꾼' '쪽집게 교
2000-06-12 00:00최근 일부 정치 지도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의 도덕성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 신문 기사를 보고 놀라움과 서글픔을 느꼈다. 오염된 기성 정치 지도자들에게 너무나 식상하여 한국 정치에 고개를 돌린 국민들이 그나마도 386세대 정치 지도자들과 시민운동가들에게 크나 큰 기대를 걸었건만 그 기대를 하루아침에 깨버린 광주에서의 노래방 사건과 부산에서의 성추행 사건은 참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더구나 이 사건 이전에 현직의 총리가 도덕적 결함으로 물러나는 것을 본 국민들로서는 더더욱 실망과 분노가 컸으리라 생각된다.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버린 사회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 일부 정치인과 시민운동가의 행동에서, 부모에게 한 순간 서운했던 감정으로 낳아서 길러주신 자기 부모를 무참히 살해하여 유기한 어느 대학생의 행동에서, IMF의 기억도 망각한 채 파렴치한 과소비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그리고 일생 동안 교육에 헌신해 온 스승을 무능력이라는 멍에를 씌워 교단에서 추방했던 교육개혁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즈음 우리 사회는 여러 측면에서 도덕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도덕적 위기에서 우리 사회가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그에 상응하
2000-06-12 00:00불과 2년전부터 방과후 교육활동에서 명칭만 바뀐 특기적성교육이 날로 그 빛을 잃고 있다. 교육 도우미로 10여개 초중고교를 직접 방문해 보면 그 내용은 한마디로 형식에 모양만 갖춘 것에 급급했다. 학교에서는 고3을 제외하고는 보충수업 대신 특기적성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영어, 수학, 컴퓨터 등에 치우치는 등 단편적인 보조학습 역할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올해 보조금 지원이 지난해 대비 3분의1 수준이 됨으로써 그나마 존재하던 특기적성 교육이 고사 직전에 놓였다. 소신이 있던 교장마저도 용기를 잃고 교육정책만 질책하고 있고 학기초 학운위와 학생간의 약속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방문한 학교마다 예산이 삭감돼 운영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부재, 강사 확보의 어려움, 참여 인원이 적은 특활부서의 존립 불가능, 입시과목 위주의 프로그램 편성 등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특히 주요 교과 쪽인 영어, 과학, 제2외국어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특기적성 교육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학교내 특기적성 교육은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으며 농어촌 학교에서는 수요자 부담 때문에 갈수록 희망자가 줄고 있다고 한다. 학교의 강의에 만족하지 못한
2000-06-12 00:00요즘 학교현장에서 모든 교사들이 한탄과 절망에 싸여 있다. 가장 큰 이유는 CS생활기록부 종합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너무 복잡하고 불필요한 부분이 많으며 실속보다는 형식만을 중시하는 우리교육의 병폐를 잘 반영하고 있다. 날마다 출석상황을 입력해야 하고 단체활동 및 클럽활동을 주마다 시간마다 입력해야 하며 상담도 수시로 내용과 시간 및 장소까지 입력해야 한다. 또 행동발달 상황도 수시로 내용 및 시간 및 장소까지 입력해야 한다. 1999년 모든 교사들이 생활기록부 종합관리 시스템에 이를 갈며 만든 사람과 기관을 원망하고 저주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더욱 복잡해지고 불합리하게 변질되어 학생의 통학수단, 소요시간, 거리 등 학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입력해야 한다. 학생들의 통학수단 및 소요시간 거리 등은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기에 별 의미가 없고 행동발달상황은 학급활동상황과 중복되는 점이 많아 시간과 노력의 낭비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진술하다보면 형식적인 입력작업에 불과하다. 한 학급 학생 숫자가 50명이 넘는 경우는 거의 중노동이상의 작업을 해야한다. 더욱 큰 문제는 각각의 칸마다 커서를 이동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
2000-06-12 00:00지난달 2일 관할교육청으로부터 `학교주변 유해 환경정화 및 정화구역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공문이 왔다. 내용은 `학교환경위생 개선 추진현황'과 `학교 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각종 업소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시청이나 구청 행정직원이 해야할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고 본다. 국가에는 엄연히 행정공무원이 있고 그분들이 할 일이 있는데 그런 행정적인 일까지 교사에게 조사, 보고하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교사는 위생정화구역 내 업소에 대한 권고나 개선 명령 등에 대한 권한이 없고, 설령 있다해도 업주들이 교사의 말은 잘 따르지도 않는다. 공연히 개선 명령이랍시고 잘못 말을 건넸다가 봉변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보고 횟수도 작년에는 분기 보고였는데 올해는 단기보고로 되어 `사회질서 확립'이라는 미명 아래 매월보고로 바뀌었다. 또 한가지 공문에 보면 보면 `정화구역이 상급학교와 하급학교가 중복되는 지역의 업소는 하급학교가, 단 유치원인 경우는 상급학교가...' 하는 문구가 있다. 중학교와 초등교가 있을 경우 하급학교라면 당연히 초등교이고, 유치원인 경우 상급학교라면 역시 초등교이다. 그렇지 않아도 초등은 중등에 비
2000-06-05 00:00초등교에 학교급식이 전면 도입되면서 우유 급식 역시 급식비에 포함돼 일률적이고 의무적으로 먹도록 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다. 아이들은 신체적 특성에 따라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나는 등 오히려 해로운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아이는 우유의 양이 많아 한 번에 먹을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또 우유의 맛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유는 모든 아이가 무조건 먹어야 한다. 아무리 우유가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우유가 먹기 싫어 화장실에 몰래 버리는가 하면 집에 가지고 가서 먹는다고 말하고는 학교길에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며칠 전에는 한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는 배탈이 나서 집에서도 안 먹이는데 학교에서 계속 먹여야 하냐"며 항의전화가 왔다. 또 얼마 전에는 학교 앞 가게 주인으로부터 "아이들이 아까운 우유를 길에 버린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이들과 부모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조건 우유급식을 하는 건 문제다. 마실 사람만 조사해서 급식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
2000-06-05 00:00과외금지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난 후 교육부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 한 가지가 고액과외의 기준을 정해 처벌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그 논의는 무의미한 공론으로 돌아갔다. 아마도 법규제정 등의 물리적인 방법으로 고액과외를 막아보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방편에 불과했을 것이다. 고액과외는 물론 모든 과외열풍을 잠재우는 방안은 오직 공교육의 질 향상뿐이다. 학급당학생수를 대폭 감축해 일과 특기, 적성교육으로 창의성을 길러주는 일, 그리고 교사들의 처우를 과감하게 개선해 학생과 교사가 신명나는 학교생활을 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물론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GNP 6%의 교육재정을 확보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가시적인 부분에만 투자순위를 두고 한 세대 후에 나타날 교육부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생각하는 데 있다. 공교육의 질 향상은 미래 우리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하루 속히 미국이나 일본처럼 교육입국의 의지를 굳게 다질 필요가 있다.
2000-06-05 00:00학교 현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학교붕괴는 인문고가 아닌 실업고의 붕괴다. 그런데도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는 교육 전문가이건, 정책 입안자건 간에 모두 엘리트 교육에만 치중해 입시교육의 병리 현상만을 떠들고 있다. 전국 고교의 40%를 차지하는 80만 명의 실업고생들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현재 실업고를 지망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부모나 자기들이 원해서 실업고를 지망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고를 가지 못해 온 학생들이다. 그래서 상대적인 박탈감과 열등의식으로 학습의욕이 상실되고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0학년도 입시에서 실고가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고 있고 취업 학생들의 대부분이 근로환경이 열악해 다시 사회로 뛰쳐나오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실고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왜 인문고 학생들의 입시문제만 떠들고 논하는가. 실업교육의 황폐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엄청난 교육붕괴가 올 것이다. 통합고가 대안인 것처럼 제시됐지만 실업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그것이 오히려 신분불안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실업교육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더 늦기 전에 한번쯤 무너지는 실업교육에 시선을 돌릴 수는 없는가.
2000-06-05 00:00교육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여론(교육부 무용론)이 교육계에서 비등하자 지난 5월23일자 조선일보 논단에서 경기도 일반직 부교육감이 교육부 옹호론을 들고 나왔다. 그 요지는 교육부 해체론까지 나온 교육계의 비등한 비판은 대부분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교육부 기능을 강화해야 된다는 주장이었다. 실로 유감스러운 글이었다. 교육행정직은 다른 일반행정직과는 달리 교사집단과 학생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개 어느 나라나 그 자격요건을 적절한 교단경력과 장학행정경력, 고도의 교육전문직 지식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 조직은 일반행정직 주도로 되어 관료적 권위주의와 법규해석적 행정가 의식이 앞서 교육전문직 위에 군림하려 하고 그 기득권을 유지하려 했다. 그 결과 교육의 질을 우선하기보다 집단이기에 초점을 맞추려는 인사행정이 이루어져 온 것이 현 교육부의 위상이며 역사였다고 교직사회는 오래 전부터 비판해 왔다. 학교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직이 교육학을 이수해 학위를 취득했다는 명분으로 차관 및 실·국·과장을 도맡아 교육기획, 교육정책 등을 결정하는 간부직을 맡는다든지, 전직해서 교원들을 지도하는 교장이나 교육전문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던 것은…
2000-06-05 00:00새천년 들어 한국교총과 교육부와의 첫 교섭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은 교육계의 안정과 공교육의 내실화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는 것으로서 이를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이번 합의내용에는 교육재정의 GNP 6% 확충, 교원의 법정정원 확보, 교원의 전문성 신장 과 처우개선 등 학교교육 정상화의 핵심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교육발전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교총은 이번 교섭합의를 통해 40만 교육자를 대표하는 교원단체로서 그 존재를 재차 확인하였으며, 교육부는 모처럼 교원단체와 합심하여 교육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려는 의지를 천명한 결과로 이해된다. 더욱이 의미있는 것은 이번 교섭이 가장 평화적이고 모범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새로운 교섭의 전형을 창출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였다는 점이다. 교섭이 개시되면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대내외적 압력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노동계의 투쟁 방식이다. 한국교총도 교원단체가 다원화된 현실에서 이러한 유혹을 그 어느때보다도 강력하게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체의 외부 잡음 없이 교섭이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교원들이 나서서 갈등을 양산하고 교육에 대한 국민적…
2000-06-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