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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학습부진 클리닉> ⑥ 학습부진의 ‘원인’에 주목하자

결과로 보여지는 문제행동만 보고 지도해와
다각도의 진단·맞춤 처방으로 해결 가능해

지금까지 연재에서 학습과 관계되는 감각 정보처리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학습부진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대부분의 독자들은 학습부진의 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생소하거나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20여 년간 ADHD, 학습장애, 난독증 등을 임상적으로 경험하고 치료해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보이는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지 않고는 절대로 학생들을 제대로 교정해 주거나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연재 내용 중 문제 행동의 원인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임상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밝은 형광등 아래에서 눈이 불편한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시간이 지나면 책 읽기가 불편해지고 결국에는 졸리거나 책을 덮어버린다. 외부에서 관찰하는 입장에서 이 학생은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결국 이 학생은 학습부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다른 경우, 음성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말을 주저하고 이로 인해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져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을 성격이 소심해서 그렇다고 판단하고 소심한 성격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이 학생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예들에서 보듯이 신경학적인 문제로 혼란을 겪는 학생들은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다. 불편함이 누적되면 스트레스로 인식되며 이런 상태가 오래가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피행동을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귀에서 들어오는 음성정보를 제대로 여과하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는 학생은 교실에서 수업 중 선생님 강의에만 집중하지 못한다.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으니 창밖을 내다보거나 옆 학생을 괴롭히며 장난을 치게 된다. 또 촉각이 예민한 학생은 헐렁한 옷 대신 날이 빳빳한 옷을 입고 학교에 갈 경우 이것이 피부를 예민하게 하기 때문에 몸을 긁거나 가만히 있지 못해 움직이게 된다. 이 두 경우 모두 겉으로는 수업에 집중 못 하는 산만한 학생으로 보이는 것이다.

앞의 예들은 주로 감각이 예민한 경우인데, 감각정보에 보통보다 둔감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인식의 폭이 좁은 학생의 경우에 걸어가는 동안 내려다보면서 걸음 하나하나를 조심하지만 주변의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이것은 시력이 나빠서가 아니라 적은 양의 시각 정보가 근육과 관련과 통합하지 못해 보폭 조절이나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향을 보면 학습부진의 ‘원인’은 무시되고 ‘결과’만을 교정하려다 보니 학교 내에서 학습부진 학생들을 도와주는 방법이 보충학습에만 매달리는 것이 대부분의 처방이었다. 결국은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니 학생이 지속적 성장 가능하도록 관리를 할 수가 없게 된다.

하천의 경우로 예를 들면 상류의 수질오염은 반드시 강 하류에 영향을 미치는데 상류의 문제는 무시한 채 하류의 수질개선에만 매달리는 것과 같다. 엄청난 시간과 경제적 낭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감각정보처리는 일종의 상류에서의 문제로 보면 된다. 우리는 이제 이 문제에 주목하고 학습부진 학생들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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