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호수 대청호! 대전과 청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 식수, 생활용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이자 동식물의 안식처인 생태관광지이다. 날씨 좋은 가을날, 두둥실 떠있는 흰 구름과 벗하며 호수 주변을 걸어봐라. 계족산성, 마산동산성, 견두산성, 질현성, 고봉산성, 노고산성, 성치산성, 백골산성 등 크고 작은 산성들을 많이 만난다. 시간을 되돌려 역사여행을 떠나보자. 백제를 번영시킨 동성왕(東城王)이 성을 많이 쌓았다는 동쪽이 바로 이곳의 옛 금강줄기이다. 1,500여년이 흐른 지금 대청호의 물길은 다정하게 손을 잡은 채 평화롭다. 하지만 피골, 백골 등의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예전에는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치열한 전투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역사의 현장이다. 그래서 대청호 주변의 산성들은 쌓은 시기나 성의 주인만 다를 뿐 적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도록 물길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그중 대전광역시 동구의 물가에서 만나는 노고산성, 성치산성, 마산동산성, 백골산성의 답사코스를 알아보자. 노고산성은 백제시대의 성곽으로 농촌체험마을인 직동 피골마을 뒤편에 있다. 답사의 들머리인 마을길을 걸으며 문패를 보면 성씨에 따라 변뜸(卞村), 강뜸(姜村),
지난 9월 23일, 815투어 산악회원들과 제천의 가은산과 둥지봉에 다녀왔다. 일찍 일어나 날씨부터 살폈다. 뒤편 베란다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청주의 진산 우암산을 가을 안개가 감췄다. 7시에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내수, 증평을 거쳐 괴강다리 옆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물가에 둘러앉아 이른 아침부터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을 바라보며 도시락으로 맛난 아침을 먹는다. 세상은 참 좁다. 차안에서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난 회원들이 반가움에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남긴다. 스쳐가는 창밖 풍경으로 낚시터가 늘어선 충주호를 만나고도 굽은 산길을 한참 더 달린 관광버스가 옥순대교를 건너 옥순봉 쉼터에 도착했다. 이곳이 가은산 등산로의 초입이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 충주부터 단양까지의 충주댐 물줄기를 충주호로 이름 붙였지만 제천과 단양 사람들은 맑은 바람과 청명한 달빛이 머무는 이곳의 아름다운 호반을 잊지 못해 옛 이름 그대로 청풍호로 부른다. 혹자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자연풍경인데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한다. 하지만 충주댐이 조성되기 전, 강원도 정선에서 흘러온 남한강 물이 현재의 청풍문화재단지 앞에서 자연 호수를 만들던 시절의 이름이
전국을 다 돌아본 후 여행지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중 남다른 색깔과 싱그러움으로 나를 유혹하는 여행지가 거제도다. 몇 년 전만해도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오지의 섬이었다. 하지만 내륙의 중심을 관통하는 통영대전고속도로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옆 동네로 만든 거가대교가 개통되며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사시사철 전국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관광지가 되었다. 지난 3월 17일은 우리 초계 변가 남매계원 40여명이 모처럼 객지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전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나에게 여행지를 물어왔고 나는 당연하다는 듯 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해양도시 거제를 선택했다. 왜? 해금강ㆍ외도ㆍ포로수용소유적공원 등 유명관광지에서 대우조선ㆍ삼성중공업 등 산업체견학지까지 거제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곳이 없다. 여행을 즐기게 되면서 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래서 어느 곳으로 여행을 떠나든 출발하기 전에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거제문화관광(http://tour.geoje.go.kr)에 거제를 대표하는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거제도의 청정
천년고도, Beautiful 경주! 고대와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 신라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과 천년의 향기가 곳곳에 서려 있다. 경주는 사계절 모두 철에 따라 느낌이 다른 천혜의 관광지이다. 어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이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존재하고,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와 화려했던 옛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유난히 아름답다는 신라의 달밤! 경주는 늦은 밤까지 천년의 역사를 불빛으로 밝힌다. 다른 곳의 관광지는 5시면 문을 닫고 출입을 막는데 경주는 밤 10시까지 불을 밝힌 채 관광객을 맞이한다. 대릉원, 안압지, 첨성대는 늦은 밤에도 야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경주의 관광지는 대부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 좋다. 대릉원을 비롯해 여러 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9월 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다녀온 경주의 여행지를 사진을 통해 되돌아본다. 대릉원(사적 제512호)은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의 고분군으로 경주여행의 중심지이자 출발점이다. 현재 총면적 13만여 평의 고분군에 신라시대의 왕과 왕비, 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지난 8월 25일, 815투어 산악회원들과 낙영산과 가령산을 산행했었다. 그때 화양천의 불어난 물로 하산 코스가 바뀌는 바람에 가령산의 거북이를 구경할 수 없어 아쉬웠다. 자꾸 눈에 밟히는 거북이를 보기 위해 9월 15일 시간을 내 가령산을 다시 찾았다. 가령산 산행은 충북자연학습원 앞 화양천이 들머리이다. 화양천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효종 임금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세월을 보낸 화양동계곡 상류의 물줄기라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하다. 올해는 유난히 태풍의 피해가 커 걱정인데 산에는 습기가 많아 버섯이 풍년이다. 입구부터 정상까지 등산로를 제외한 지역에 길게 줄이 이어져 있고, 사유지인 버섯류 입찰지역이라 입산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여러 곳에 있다. 가령산 정상이 1㎞ 앞에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300여m쯤 더 오르면 자연학습원, 선유동계곡, 송면 방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 전망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갈림길이 있다. 오른편 길을 걷다 암벽을 오르면 바위 사이로 거북이의 머리 부분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북이가 높은 낭떠러지 위에 위치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뒤편으로 거북이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살펴
지난 8월 25일, 815투어의 산악회원들이 낙영산과 가령산을 산행했다. 산행날짜가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바뀌며 참가자가 줄고, 사정상 아침에 불참을 통보해온 회원들이 있다. 산행을 하며 정을 나누는데 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인가. 단출하게 21명이 오전 7시경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했다. 비온 끝이라 차창 밖 먼 산들이 운무로 몸의 일부를 가리고 불어난 냇물이 제법 빠른 속도로 흐른다. 1시간여 달린 관광버스가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에 위치한 공림사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바위덩어리로 이뤄진 낙영산을 바라보며 준비운동을 했다. '산의 그림자가 비추다 혹은 그림자가 떨어지다'를 뜻하는 낙영산(落影山)은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이 아름답다. 신라의 진평왕 때 당나라의 고조가 세숫물에 비친 아름다운 산을 그림으로 그려 찾아낸 산으로 우리나라 산의 그림자가 중국에 떨어졌다는 뜻에서 낙영산이라 부른다. 공림사는 신라 제48대 경문왕(861~874년) 때에 자정선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나무 숲 속에 숨어 있어 노거수들이 입구에서 맞이한다. 자정선사의 법력이 백성들로부터 칭송을 받자 경문왕이 그 인물됨을 알고 국사의 칭호와 함께 공림사(公林寺)라는 사명을 지어 액자를 하사하였다고 전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도 태풍 볼라벤의 강풍을 이기지 못했다. 28일 오전 10시경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가 쓰러졌다. 수령 600년의 왕소나무(王松)는 높이 12.5m, 둘레 4.7m에 이르는 노거수로 줄기가 용이 꿈틀거리며 하늘로 승천하듯 꼬여 '용송'으로 불렸다. 또한 성황제를 지내던 신목으로 마을 이름 삼송리(三松里)에서 알 수 있듯 가까이에 있었다는 소나무 3그루 중 1그루만 외로이 남아있었다. 처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고, 인근을 지날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왕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며 '국내 최고의 소나무'로 소개했던 터라 현장으로 달려간 시간이 오후 6시경이다. 뿌리가 통째로 뽑히고 가지가 부러진 채 볼품없이 누워 있는 왕소나무의 모습이 처량했다. 현장에서는 포클레인이 대형 트럭들이 실어 나르는 흙으로 뿌리를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그 모습을 관계자들과 마을사람들 여럿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태풍에 가로수들이 힘없이 뽑힌 이유가 여름내 바싹 마른 땅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지반이 약해지는 '액상화 현상'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왕소나무가 쓰러진 것도 재해일까? 왕소나무의 뿌리가 땅에서 3
8월 18일, 내곡초등학교(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 20회 동기 부부 50명이 통영으로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세월이기는 장사 없다'고 코흘리개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 멀리 걷는 것도 귀찮아하는 50대 후반이 되었다.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부부들이 함께한 여행이라 멋있는 것 보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많이 즐거워했던 여정을 사진으로 되돌아본다. 아침 7시 청주를 떠난 관광버스가 대전통영중부고속도로를 달려 3시간 30여 분 만에 통영시내에 들어섰다. 통영항의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영대교를 건너 미륵도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하부선착장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려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데 통영에 근무하는 친구의 아들이 미리 예매하여 곧바로 탑승구로 향했다. 정원이 8명인 케이블카에 탑승 후 상부의 주차장으로 향한다. 이곳의 케이블카를 여러 번 타봤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새롭다. 관광객들을 태운 케이블카가 12분 동안 볼거리를 보여주며 유유히 미륵산 정상 근처의 가파른 봉우리까지 올라간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통영시내와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고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미륵산 정상으로
집에서나 객지에서나 시간의 흐름은 어김이 없다. 올림픽 축구 결승전을 보느라 잠을 설쳤지만 12일 아침이 밝았다. 일찍 일어나 비 내리는 남당항을 돌아봤다. 빗줄기가 제법 거셌지만 간월암 가는 길에 궁리소나무를 구경하기로 했다. 홍성군 서부면 궁리의 96번 지방도 길가에서 분재처럼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안내문에 의하면 궁리소나무는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서산A지구 방조제가 끝나는 간월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천수만의 어업근거지였던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된 간월도다. 영양가 많은 굴은 깊은 맛과 함께 양념이 잘 묻어난다. '얼얼하다'의 사투리인 '어리어리하다'가 '어리굴젓'이 되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간월도의 특산품 어리굴젓에 걸맞게 굴밥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이 있다. 언덕 위에 있어 주변이 다 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고 주차장이 널찍한 맛동산(041-669-1910)에서 영양굴밥으로 아침을
지난 8월 11일부터 12일까지 대학동기 부부들이 충남 서북부지역의 문화재와 자연풍경을 돌아봤다. 어디인들 소중하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 코스를 정할 때 되도록 고속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문화적 가치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여행지를 우선시했다. 짝짝짝!!! 런던올림픽 축구경기 동메달 결정전.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트집삼아 바다 건너편에서 괜히 열을 내고 있던 때라 경기 내내 TV 앞에서 마음 졸였다. 우리의 태극 전사들이 투지를 불사르며 2:0 승리를 이뤄낸 덕분에 날밤을 새웠어도 정신이 멀쩡했다. 청주를 출발한 일행들이 경부고속도로와 21번 국도를 달려 처음 찾은 곳이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의 추사고택이다. 증조부인 월성위 김한신이 건립했다는 추사고택은 조선후기의 실학자로 서예가를 대표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집이다. 고택은 솟을대문의 문간채ㆍㄱ자형의 사랑채ㆍㅁ자형의 안채ㆍ추사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이루어졌고, 왼편의 야트막한 산 아래에 멋들어진 소나무가 만든 풍경이 아름다운 추사 선생의 묘가 있다. 솟을대문에 들어서면 소박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사랑채와 화단 앞쪽 중앙의 석주가 맞이한다. 사랑채는 추사가 거처하며 친교와
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른 게 자식이지요. 부모의 마음은 다 그렇습니다. 내 자식이 잘되길 바라고, 그럴 것이라 믿기에 자식에 관한 일이라면 힘이 나서 온갖 고생 마다않지요. 부모는 늘 욕심 부린 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기대가 클수록 눈에 차지 않는 게 많습니다. 더 잘되라고 이것저것 잔소리를 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데도…. 부모의 손길이 못미처도 잘 자랐다는 것은 옛날이야기입니다. 요즘 어머니들 아이들 교육시키기 어렵다는 말 자주합니다. 물론 사교육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큽니다. 교우관계, 생활지도 등 관심을 가져야 할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예전과 많이 다릅니다. 사회가 급변하고 경험의 폭이 넓어져 아이들이 더 혼란스럽습니다. 인성교육이 저절로 이뤄지는 줄 아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인내와 배려를 몸으로 익히는 교육이 사라졌습니다. 지도나 충고보다 자유와 관용이 먼저입니다. 실천여부 보다 번듯한 말을 앞세웁니다. 지식 쌓는 일이 우선이고 공부 잘해야 대우받습니다. 그러니 이런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당연하지요. 몸집은 커졌는데 참을성이 부족합니다. 자기 입맛대로 잇속을 따집니다. 절제하지 않
여름휴가가 피크였던 8월 4일부터 5일까지 815투어 회원들과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왔다. 회사에서 휴가를 받았다는 처남의 연락과 오랜만에 회원들의 얼굴을 봐야할 모임이 겹쳐 곤혹스러웠으나 주말 남서쪽 해안의 날씨가 맑다는 기상청의 예보 때문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남자 펜싱 대표팀이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 따는 장면을 지켜보느라 날밤을 새우고 출발지인 몽벨서청주점으로 갔다. 오전 7시 목포로 향한 관광버스가 벌곡휴게소에 들린다. 야외의 인공폭포를 카메라에 담고 유부우동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눈을 감고 인생살이가 들어있는 노래들을 이어폰으로 감상하는데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올림픽 중계방송이 피곤에 지친 눈을 뜨게 한다. 두 번째 쉼터였던 고인돌휴게소를 지나자 낮고 작아서 정이 가는 산과 마을들이 이어진다. 유독 홍도로의 여행길에 사건이 많았다. '차에 비디오카메라를 놓고 내려 마음고생을 하고, 태풍에 갇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비오는 날 유람선으로 들이친 빗방울에 디지털카메라가 고장 나고, 흑산도에서 아내의 휴대폰을 분실하고...' 그동안의 악연들을 생각하는데 목포 북항을 지나 목포대교가 눈앞이다. 기사님의 배려로 올해 6월 29일 개통
옛 사람들은 자연으로 자연을 즐겼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옛 그림과 글에 자주 등장하는 정자(亭子)다. 우리 주변에 자연의 풍치와 선인들의 풍류가 담긴 정자가 많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폭포나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중턱의 정자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예나 지금이나 정자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다.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듯 김종의 시조 '정자'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 사람에 대한 향수, 구름처럼 흘러간 옛 시절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세월이 희끗한 정자는 한 폭 그림/ 구름 속에 떴다가 은은히 잠겨들고/ 바람을 기울이는 단가(短歌) 하나가 실처럼 날아온다.// 누군가 따르는 저 구름 아래로/ 산봉 하나 둥둥 떠 흘러 내려오고/ 부채 든 신선 몇 분이 조는 듯 앉아 있다.// 간간 바둑소리가 구름 속에 머물고/ 꽃잎 터지는 소리가 붉게 섞여 들 즈음/ 하늘도 잠시 내려와 물에 발을 담근다." 개발을 앞세워 자연을 마구 파헤치는 답답한 세상. 시나브로 정자에 관한 기억도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모든 것이 급변하지만 결국 옛 사람들이 살던 모습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시골의 원두막처럼 작은 정
사람이나 동물이 밟고 지나간 흔적들이 길게 이어지며 길이 된다. 그래서 길에 사람의 흔적과 사연이 많다. 송림과 바다를 끼고 걸으며 서해안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태안반도의 '솔향기길'이 그러하다. 마음이 크게 편안해 지는 땅 '태안'. 해안선의 길이가 530여㎞에 이르는 태안은 천연송림과 해안선이 아름답다. 하지만 2007년 끔찍한 원유유출사고로 태안 앞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다. 그때 이곳의 주민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이 인적이 드물었던 숲과 가파른 절벽에 길을 내며 바위와 자갈에 묻은 기름을 닦았다. 사람들의 노력으로 바다가 제 빛깔을 찾아가면서 송림과 바다가 맞닿은 솔향기길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방제작업을 하러 고향으로 돌아온 차윤천씨의 노력이 더해지며 새롭게 탄생한 생태문화탐방로가 태안절경 천삼백리 '솔향기길'이다. 발길 닿는 곳, 눈길 주는 곳마다 사연과 삶의 향기가 배어있는 솔향기길이 만대항에서 여섬과 용난굴을 거쳐 꾸지나무해수욕장까지의 1구간(10.2㎞), 사목해수욕장과 구멍바위를 거쳐 희망벽화가 그려진 이원방조제까지의 2구간(9.9㎞), 볏가리마을에서 밤섬나루터와 소코뚜레바위를 거쳐 새섬리조트까지의 3구
6월 17일 '815투어'에서 북바위산(높이 772m)을 다녀왔다. 7시경에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 산악회원들과 주중동 수름재카풀주차장에서 합류했다. 증평, 괴산을 거쳐 괴강삼거리 만남의 광장 뒤편 물가에 둘러앉아 투어에서 제공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었다. 물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주인을 기다리는 오리배, 괴강교를 건너는 차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칠성, 연풍을 지나고 597번 지방도를 달려 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에 도착한다. 미륵리로 넘어가는 지릅재 못미처의 길가에 뫼악산장이 있다. 이곳에서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물레방아휴게소까지의 북바위산 산길이 오늘의 산행 코스다. 차에서 내려 산행장비를 점검하고 가볍게 몸을 푼다. 산장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면 도로가 잘 정비된 굽잇길이 길게 이어진다. 맑은 날씨에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주니 발걸음이 가볍다. 넓은 산길의 끝에서 박쥐봉과 북바위산 산행의 갈림길인 사시리고개를 만난다. 북바위산 산행은 이곳에서 왼쪽 과수원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북바위산은 지릅재의 북쪽에 위치한 바위산이고, 산자락에 북을 닮은 큰 바위가 있어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온다. '뫼악동 1.9㎞, 물레방아 3.0㎞'를 알리는 이정표가 표석을 대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