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한숨, 처진 어깨’, 현재의 교심(敎心)을 이보다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까? 지난주 교총이 발표한 제3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걱정이 앞선다. 지난 5월 2일부터 9일까지 1주일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7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1~2년간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 비율이 79.5%에 달했다. 이는 교총이 2006년부터 동일 또는 유사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래 최고의 사기 저하율이다. 교직 만족도 및 사기 변화를 묻는 질문에 ‘떨어졌다’는 응답률이 2009년도 55.4%, 2010년도 63.4%이던 것이 79.5%로 높아진 것이다. 사기 저하의 첫 번째 원인에 대해 교원들은 ‘학생에 대한 권위 상실’로 꼽고 있었다. 이는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등의 여파에 따라 학생에 대한 최소한의 지도권마저 약화되어 교직 생활이 고충이 크다는 반증이다. 그 뒤를 잇는 사기 저하의 원인은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 수업 및 잡무에 대한 부담 순이었다. 이와 같은 교원 사기 하락은 교원 자녀의 교직 선택 찬성비율의 동반하락을 가져오고 있다. 교총이 지난 2007년 교원 1249명을 대상
정부는 지난 2월 ‘국립대학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제도 도입의 효과에 대한 최소한의 추계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파행이 우려된다. 성과급적 연봉제에 따른 공무원연금 부담 증가 및 손실보전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았음은 물론, 제도 도입에 따른 연금 추계 시뮬레이션조차 정확하게 되지 않았다. 더욱이 성과연봉제의 도입에 따른 연금 문제에 대해 부처 간 협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국립대학 교원의 보수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정책임에도 정책 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졸속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교과부가 행안부 등 관련 부처와의 조율을 통해 운영지침에 안내된 대로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운영상의 문제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립대학 성과연봉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평가상의 쟁점으로 지적되어 온 학문별 성과 측정의 차이, 연구의 질적 수준 반영, 집단평가 결과 반영, 평가 대상 기간의 다양화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대학별 교수업적 평가기준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 없이 시행될 경우, 거센 반발과 더
97년 이래 “초등학교 취학 직전 1년의 유아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만 5세아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원칙이 현실화된다. 지난 2일,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만 5세 유아의 교육과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만 5세 공통과정’을 도입·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모든 만 5세아가 매월 20만 원, 2014년 24만 원, 2016년 월 3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학부모의 유아교육비 부담경감과 함께 사실상의 유아교육 공교육화의 첫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OECD 국가 대부분이 만 3, 4, 5세아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늦은 감이 있다. 반면 기대도 크지만 우려와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매년 1조 원이 훨씬 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유아교육 공교육화라는 정책목표를 이루고 유아교육 선진화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 5세아에 국가적 집중 투자로 만 3, 4세아에 대한 공교육화 투자나 단·병설유치원 신증설, 유치원 교사 처우개선에 제약이 걸리지나 않을까 우려도 된다. 가장 큰 과제는 5세 공통과정의 관리체제와 유치원 교사 및 보육교사의 질 담보다. 체계화된 유아교육 과정에 비해 보육과정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장학시스
한국교총이 교과부와의 교섭에서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 방안 마련 합의를 이끌어 낸 이후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근로자를 대표하는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즉각 지지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도 긍정적 입장이며,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열쇠를 쥐고 있는 교과부는 일부 학부모 단체의 우려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주5일근무제의 올해 7월 전면 시행은 2003년 8월 29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8년 전에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이제 와서 교과부가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면 시행을 미룬다면 이는 교과부의 직무유기와 단견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또 시범 운영부터 시작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주5일 수업은 1982년부터 90년대 연구학교를 통해 수차례 시범운영을 거쳤고 2005년 월 1회, 2006년부터 월 2회 운영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사교육비 증가와 학력저하 논란은 2005년과 2006년 부분 실시를 앞두고도 제기됐지만 인과관계가 실증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한국교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려와 실제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교원 모두 사
‘올해 스승의 날, 교문을 활짝 열고 학교별 기념행사를 통해 당당히 사제간의 정을 나눕시다.’ 지난 달 22일, 교총 대의원회 결의사항이다. 매년 다가오는 스승의 날이지만 이번 교총 대의원회의 결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연중행사로 일부의 촌지수수 사례가 언론을 통해 사회문제가 되고, 교직사회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자 그동안 일선 학교에선 스승의 날에 재량 휴업하거나 기념식을 생략했고 학부모의 출입을 막기 위해 교문을 걸어 잠그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무분별한 교육정책에 대한 일선의 침체된 정서와 교육 비리의 여파로 스승의 날 기념식조차 치르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생일날 스스로 집 대문을 걸어 잠그고, 생일상을 차리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이제 교직사회는 이러한 패배주의와 사회의 눈치와 결별할 때가 됐다. 일부의 스승의 날 폐지와 2월로 옮기자는 주장을 우리 스스로 단호히 거부하고 당당하게 사회에 ‘나는 스승이다’라고 크게 외칠 때가 되었다. 자긍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갖고 사랑하는 제자들과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축제를 스스로 마련하자. 사회의 일부 따가운 시선을 우리 스스로의 떳떳한 행동으로 불식시키고, 이번 스승의 날을
지난주 교총과 전교조의 학교현실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달라 논란이 됐다. 체벌 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영향에 대해 교총과 전교조가 같은 날 상반된 내용의 교원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교총은 서울, 경기 교원 6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문제 학생 지도 회피 현상 심화(78.5%), 학생에게 욕을 듣거나 교권침해 경험 교사(43.8%)가 나타나는 등 교사의 열정과 사명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전교조는 서울, 경기 교원 51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57.2%는 ‘체벌금지 이후 학생지도가 어려워지지 않았다’, 88.7%는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라고 밝히는 등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가 이처럼 극명하게 차이가 난 이유와 그 진실은 무엇일까? 비록 설문 대상이 교총이나 전교조 소속 교원이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이후 교사들의 교단 체감현실이 분명 과거와는 다를 텐데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현재의 학교현실이 전교조의 설문결과처럼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문제가 없는지. 교총의 주장대로 교사의 학생지도권이 약화되고, 교권추락과
수학여행은 단순한 여행의 개념에서 벗어나넓은 세상을 배운다는 교육 효과를 내포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견문과 지식의 함양은 물론이고 단체 행동을 통하여 질서와 도덕, 삶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한마디로 지·덕·체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현장체험교육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수학여행을 학급단위로 실시하라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침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간섭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학여행을 어디로, 또 어떤 방식으로 가느냐 하는 문제는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소규모·테마형 수학여행’ 관련 지침을 통해 각 학급마다 수학여행 장소와 기간, 프로그램 등 여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 같은 교육청의 발상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학년 전체가 수학여행을 갈 때도 교통편, 숙소, 식당, 탐방 장소, 활동 프로그램 등 기획에서 사전답사와 예산처리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의 준비기간이 걸린다. 그런데 학급 단위로 수학여행을 갈 경우 담임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수업 준비는
교원의 전문성 제고와 교실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1952년부터 시작된 한국교총 주최 전국현장교육연구 대회는 매년 1만 명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교원연구대회였다. 그동안 이 대회는 학교현장의 연구풍토를 조성하는데 기여를 했고, 현장교사들의 고민과 노력이 농축된 귀중한 연구물을 통해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교육의 질 개선에 이바지해 왔다. 그런데 지난 9일 광주교대에서 발표대회를 마친 제5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는 우리 교육계에 중요한 숙제를 남겼다. 교사들의 연구 풍토 조성을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2006년에 1284편이던 본선 출품작이 올해는 354편으로 거의 1/4 수준으로 격감했고, 발표대회를 찾는 교사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주최한 교총관계자들의 평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가장 큰 원인은 교사들의 연구의욕을 감소시키는 정책에 있다. 그간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의 수업능력 향상과 학교수업 개선을 주장하면서 실제 정책은 오히려 반대로 펴온 측면이 강하다. 승진규정 개정으로 연구점수에 대한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입상작품수도 줄여 교사들의 연구의욕을 떨어뜨렸다. 교사들의 연구풍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입상
정부는 2011년 3월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현행보다 취득세율을 50%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전액 보전하겠다고 말했지만 정부가 정한 지자체의 2011년 세수 추계 내역을 기준으로 해서는 보전이 불가능하다. 보전 기준뿐 아니라 보전 방안도 문제다. 지방세수 감소분을 직접적인 지방교부세 인상이나 부가가치세의 지방세율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안에 대해서 기재부에서 반대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치권에서도 반대 및 보완의 목소리가 높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논의 어디에서도 교육재정의 감소에 대한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현재 취득세액의 19.6%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세가 감소될 것이고, 간접적으로는 시․도세 전입금도 감소될 것이다. 즉, 서울시의 경우 직접적으로 216억 원, 간접적으로 110억 원 정도의 교육재정이 감소되고, 경기도의 경우 직접적으로 1018억 원, 간접적으로 260억 원 정도의 교육재정이 감소될 것이다. 이러한 취득세 인하는 지방교육재정의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2007년 대비 2010년 내국세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조 8308억 원이 감소했고,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3월 18일 개정·공포되었음에도 일부 시·도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에 반한다며 간접체벌을 반영하는 학칙 개정을 인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학교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교과부가 학생 신체에 직접 손을 대는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손들고 서 있기, 운동장 돌기, 팔굽혀 펴기 등의 간접체벌을 허용한 것은 학교현장의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한국교총에서 전국 초·중·고 교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효과적인 학생지도를 위한 교육벌 아이디어 공모에 참신한 제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중에는 선생님에게 사인받아오기, 사랑의 화초 가꾸기, 몸으로 나무 만들기, 생각하는 책상, 만보기를 이용한 체력단련, 축구·배구·탁구의 기초 동작연습, 학생건강 체력평가를 적용한 체력 향상, 요가를 이용한 바른 자세 지도 등 정규교육과정 중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우수 독후감 펜글씨 쓰기, 좋은 글귀 쓰면서 마음 다스리기,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벌과 같은 방과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또한 자신이 정하는 외부 봉사활동, 상점제를 통한 생활지도, 교사·학생·학부모의 나
동북부 지역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엄청난 피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진심어린 걱정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발표된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서는 모처럼 고조되고 있는 한일 간의 우호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서 실망 또한 그만큼 크다. 자연재해로 인해 일본열도가 입은 피해와 상처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교과서 논쟁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애국심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2008년 일본 정부가 마련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가 적용되는 첫 케이스라는 점이다. 도쿄서적을 비롯한 제국서원, 일본문교출판, 교육출판, 일본서적신사 등 5개 민간 출판사의 12종 교과서 모두 이 방침에 입각하여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등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적시한 교과서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이로 인해 한일 간의 독도 갈등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각도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독도는 지리적 역사적 권원을 바탕으로 국제법적으로 한국이 관리하는 고유영토이다. 일본이 역사를 넘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즉 지리와 공민에서도 독도 교육을 강
대지진과 쓰나미, 그에 따른 원전사고, 이웃 나라 일본이 한계상황에 시름하고 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쓸려간 집과 헤어진 가족, 방사능 피폭의 두려움 등으로 마음마저 무너지고 있다. 대성통곡 없는 수심에 차고 절제된 슬픔이 오히려 더 큰 안타까움과 측은함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이중,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 나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대지진의 참상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은 당연하다. 아픈 과거사와 역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에 따른 국민감정은 남아 있지만 자연의 대재앙 앞에 신음하고 있는 이웃 나라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픈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발적인 일본 돕기 성금운동에 너나없이 나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을 보면서 대대로 이어져 온 어려울 때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음을 느낀다. 저녁거리를 걱정하던 시절에도 나그네가 집을 찾으면 함께 나눠 먹던 우리 민족이 아니던가. 한국교총도 일본교원조합, 일본교육연맹에게 위로 서한을 보내고, 전국 교육자에게 일본 돕기 성금 모금 및 격려 운동에 적극 나서자고 제안하고 있다. 파키스탄,
최근 발표된 한국교총의 ‘2010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는 교권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교총이 접수 처리한 교권침해사례는 총 260건으로 104건이었던 2001년에 비해 2.5배 증가했으며, 2006년(179) 대비 1.5배 늘어났다. 2009년(237건)에 비해서는 23건이 증가돼 약 10% 정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수치는 교총에 접수 처리된 사건에 국한될 뿐 실제로 학교현장에서는 훨씬 많은 교권침해사건이 발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 내용 중 주목할 점은 학생지도 차원의 경미한 체벌에 대한 피해보상 및 처벌 등의 피해가 39건으로 2009년 28건과 비교해 14%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체벌전면금지조치 및 학생인권조례제정과 무관하지 않으며, 학교현장의 교권추락, 교실위기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권침해의 형태도 더욱 다양화·지능화되고 있다. 교원이 정상적으로 학생을 지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식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교사나 학교에 사직 및 전근 강요, 담임박탈 등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례도 많았다. 또 안전사고가 학교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교사’를 제대로 대우해야 교직풍토가 바뀔 수 있다는 다수 교원과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지난주 끝난 3월 국회에서도 수석교사제 처리가 유보됐다. 여야 쟁점법안이라는 것이 유보 이유였다. 박보환, 임해규, 김진표 등 여야 3의원이 작년, 재작년부터 발의해 놓고 있음에도 수석교사제가 쟁점법안으로 분류된 배경은 교장선출보직제를 주장하며 수석교사제를 반대해온 특정교원노조의 주장이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석교사제는 내년이면 1982년 한국교총이 제안한 지 30년을 앞두고 있지만 시범운영만 4년째, 입법화는 더디기만 하다. 반대자들의 이유는 수석교사제가 도입되면 “교직사회가 계급화된다”, “수석교사로 승진 못 하는 교사들이 상실감에 빠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수석교사제를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 등의 직위가 있지만, 이를 계급화 돼 있다고 하지 않는다. 또 부교수와 조교수가 상실감에 빠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수석교사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해결책이 안 보이는 교원 인사 체계를 코페르니쿠스적으로 개편해 교직의 전문성 향상, 승진 경쟁의 폐해 해결, 사기 진작 등을 한 방에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학칙에서 정한 훈육·훈계 차원의 간접체벌 허용, 학칙 제·개정 시 학생의견 수렴, 출석정지와 학부모 상담제 도입 등을 담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은 단위학교에 학생지도 자율권을 부여하고 간접체벌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교현장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합리적 대안 없이 시작됐던 체벌 전면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인한 학교의 어려움과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개정 시행령이 보다 효율적인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보완돼야 할 점도 적지 않다. 문제학생지도에 대한 학생의 징계방법 개선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계가 남아 있어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문제학생에 대한 징계조치로 ‘출석정지’를 추가했지만,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상담제의 경우에도 학부모가 학교의 내교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강제조치로 보완돼야 한다. 개정 시행령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간접체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