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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외국 언론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빈궁(貧窮)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 바로 우리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자주 이야기하고,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교육을 배우려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학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다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의 권위도, 부모님의 권위도 약화됐습니다. 교육으로 부흥한 나라에서 교육을 가장 걱정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중심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런 취지지요. “그렇습니다. 가정·학교·사회의 범국민적 인성교육 실천으로 바른 인성을 통한 교육본질 회복이 시급합니다. 학교폭력, 가출, 자살 등 청소년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장기적·근원적 선순환 해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적으로 만든 인실련은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강조되어 왔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성적중심·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방해꾼 역할을 한 것이지요. 이제 학교와 사회가 힘을 모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실련의 출범과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인실련은 지난해 7월 24일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출범 당시 1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단체가 230개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전인교육’을 액자 속에 걸어두고 지식과 경쟁만을 강조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이제부터라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배우고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인실련은 각종 특강,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감사·나눔 캠페인, 인성교육 원격콘텐츠 개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등을 개최했으며 나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까지 열었습니다. 인실련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시성 행사는 지양하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관람객이 2만 명을 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저희는 인성교육 박람회라고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일간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 37개교, 정부부처·기업·단체 53개 등 모두 90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일방적이고 이론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 가정, 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꾸며진 것도 관람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저도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공감한마당에 전시된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의 ‘양파실험모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성교육과 양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孝)라고 쓰인 칭찬 받은 양파는 열흘 후 싹이 싱싱하게 잘 자라 있고, 불효(不孝)라고 쓰인 꾸중 들은 양파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관람객들이 바로 이런 것을 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이 지속가능한 범국민운동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생의 인성함양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내면화된 생활양식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가정·기업·정부 등 각계의 핵심 주체와 국민 모두가 변화를 위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교원·학부모·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모델과 실천과제를 고민해 발굴해내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소통하면서 각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인실련은 올해 안으로 17개 시·도에 인실련 지부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세종, 충남, 강원지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들 지부를 통해 인성교육이 보다 실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련법규의 제정입니다. 마침 국회에 여야의원이 공동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계류돼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초·중·고에 대한 인성교육 실시 기준을 정하고, 학교장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시·도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학교의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체험·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교육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목표 및 학교운영의 중심에 인성교육 명시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체제 구축 노력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인성교육 실시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원연수 및 자료의 개발·보급 △지속적인 부모교육 △가정·학교·행정기관의 긴밀한 연계체제 구축 등 필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이러한 것들은 차츰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즉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에 대해 감사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오늘부터라도 칭찬, 감사, 고운 말 쓰기의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인성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실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02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2012년 11월 22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성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 ‘올바른 교육을 위한 12대 핵심정책 교육공약’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선생님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지 않으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03 2012년 9월 4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비전선포식 참석자들이 서예가 황우연 씨가 현장에서 써서 기증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휘호 앞에서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의 변화 나라 전체가 인성교육 힘 모아야 행사 첫날 진행된 ‘인성교육 활성화와 방향정립을 위한 토론회’는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의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지닌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백 원장은 학교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최근 인성교육의 동향, 외국의 인성교육 사례 등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 필요 그는 먼저 현재 우리나라 인성교육 상태는 열의는 높으나 그와 관련한 인프라와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교사들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사-학생 간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 강화 △우수 프로그램 개발 △인성교육 관련 교원연수 내실화 및 연수기회 확대 △인성교육을 위한 사회분위기 형성 등을 해결과제로 꼽았다.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는 첫째, 학교교육 전반을 통한 인성교육 실현과 인성교육을 위한 단위학교의 행·재정적 지원체제 구축을 통한 학교 여건 조성 및 문화 형성을 제시했다. 둘째는 교육과정 및 수업운영의 개선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타인배려, 학교폭력예방, 기본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중·고등학교의 경우 기본 생활습관, 타인배려, 긍정적 자아개념, 학습동기 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등 학교급별 차별화된 인성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교과 및 시간의 효율적 활용, 학생 주도적인 학교활동 지원 및 창의적 체험활동 간 연계 운영 또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의 질 제고다. 먼저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교사-학생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행·재정적 지원 확대, 교원 연수 및 자료 개발 보급·지원, 연수의 내실·구체화 등 교육청 지원 강화를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꼽았다. 백 원장은 끝으로 “지금은 상호존중과 열린 대화, 상호협력과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를 통한 인성교육 활성화 지원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은 가르치는 것 아니라 길러내는 것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이경희 서울개명초 교장은 “교사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학교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인 한국행복가정상담아카데미 대표는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인성교육 의식화 운동과 법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복 인실련 충남·세종지회 공동대표는 “인성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인성교육은 가족, 어머니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정희 사단법인 밝은청소년 이사장은 3살부터 인터넷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전문기관,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역사회 협력은 물론 범부처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다 상위 부서에서 통합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종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학교교육 전반에서 체험과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하며 “그러나 학교에만 맡겨둬선 안 되는 시점에 와 있어 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인성교육을 이야기할 때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점을 잊고 있다는 것에 개탄한다”는 한 청중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유 과장은 교육부 차원에서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학교체육 활성화가 인성함양 도움’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체육교사 인성교육 연수 의무화 이 교수는 체육활동과 인성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첫째 인성을 구성하는 요소, 둘째 인성과 신체활동의 보편적 이점과의 관계 모형, 셋째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체육활동 조건을 제시하며 체육활동과 인성함양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델을 그려내고자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실패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공교육’에서 해결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제도적 마련과 훌륭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교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제 발표의 첫 순서는 최의창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로 ‘학생 체육활동과 인성의 관계’에 주목했다. 학생(77.9%), 학부모(87%), 지도자(85.4%) 모두 정규 체육 수업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체육활동 자체가 인성을 길러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다 보면 인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체육활동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바람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체육교사, 스포츠 강사, 예비 체육교사의 인성교육 연수를 의무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종우 선유중학교 체육교사의 ‘학생 체육활동 증진을 통한 인성프로그램 실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선유중학교는 학교체육활성화 정책들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학교로 내실 있는 체육수업, 아침운동, 점심리그,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 토요스포츠데이 등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경쟁과 승리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해 건강 체력 증진은 물론 아이들의 인성함양 및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되었음을 홍보했다. 마지막 발표는 유정애 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의 ‘학생 체육활동 증진을 위한 제도적 접근’으로 보편적 체육활동 증진의 관점에서 스포츠 활동의 체험과 수행을 통한 라이프 기술 습득과 핵심 역량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학교체육에 필요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일반 학생에게 해당하는 제도적 유인책으로는 소외학생을 위한 SPORTS DREAM 방학학교 운영, 학생체육활동 성취포상제(대한체육회장상), 100대 학생체육활동증진 우수학교인증제(KOC마크인증) 등이 있으며, 학생선수에게 해당하는 제도적 지원책으로는 1학교운동부 1체육전공 대한체육회장상포츠클럽, 학교 운동부 운영학교 인증제(KOC마크인증), 여자 학생선수 체육계열 대학 입학 OT할당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교육과정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필요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김선희 목포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기존에 나와 있는 외국의 인성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 또는 개발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학교스포츠클럽, 학교 운동부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체육 단체, 연구 기관에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체육회에서 학교 스포츠클럽, 학교 운동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에서 실천해야 할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제안했다. 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부 차장은 스포츠를 등한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교의 안타까운 현실을 비판하며 세계적인 명문학교일수록 특히 스포츠 활동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와 함께한 질의응답에선 부천 상동중학교 교사가 인성교육을 위한 교사의 좋은 성품도 중요하지만 인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전 8시 서울 연서중학교(교장 박춘구) 교문 앞엔 교장, 교감 선생님과 생활지도부 교사 3명이 모여 있다. 곧이어 안전지도부 학생 10명도 노란 어깨띠를 둘러매고 등장한다. ‘연서 힐링’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모두가 반가운 아침 마중’을 위해 모인 인원으로 2011년 3월 박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훈훈한 아침 풍경이다. “아침 업무를 보통 교내 시설 확인으로 시작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교장이 할 수 있는 더 유익한 일이 있을 거 같았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아침 마중’을 떠올렸죠. 지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소통’을 시도하는 겁니다.” 기존 교문지도의 규제와 단속에서 벗어나니 효과는 놀라웠다. 2~3개월이 지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장의 얼굴을 인식하게 되었고,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한 번은 한 학생이 와서 선생님이 차별 대우하는 거 같아 속상하다고 얘기를 풀어놓더군요. 맞장구 쳐주면서도 선생님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넌지시 얘기했죠. 며칠 후 그 학생이 찾아와서는 자기가 선생님을 오해했었노라고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하더라고요.”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색을 살피며 부모처럼 따뜻한 손길로 옷을 여며주고 친구처럼 다정하고 장난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하루 10분의 기적 오전 8시 30분, 1학년 8반 학생들은 연서중에서 자체 제작한 인성교육자료집으로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를 한다. 3분 정도의 읽을거리를 이용해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전교생 참여 프로젝트’다. 황승기 교사는 “오늘 소주제는 ‘선행의 실천’으로, 선행이란 거창한 사회공헌만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 작은 친절을 베푸는 행동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짧은 글을 통해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안창원 교무부장은 “이런 시간이 수업 전 사전 준비 운동으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글 읽기 지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고 전했다. 연서중은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시켜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중 ‘독서 힐링 캠프’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희망 학생 80명을 뽑아 여름 방학 중 2박 3일로 캠프를 다녀왔다. 2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은 은평구청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돼 학생 부담은 발생하지 않았다. 각 학년이 2회씩 총 6회의 토론·논술 기초교육을 받으며 캠프에서는 독서 골든벨, 별빛 백일장, 초대 작가와의 대화, 토론 독후활동 등이 펼쳐진다. 매일 아침 좋은 글 읽기와 독서 힐링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올바른 독서 습관과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으며 문제 해결능력은 물론 의사소통 능력도 신장되었다. 땅이 어루만지고 하늘이 꿈을 키워주는 아이들 ‘텃밭 가꾸기’는 이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탄 연서중의 효자 프로그램. 환경과학부 부장 허광신 교사가 작년 생활지도부장을 맡았을 때 학교 부적응 학생들과 ‘소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 녀석들이 순순히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나설 리 없었죠. 일 끝나면 자장면을 사주겠다고 미끼를 던졌습니다. 처음엔 땀 흘려 땅을 일구고 나서 먹는 꿀맛 같은 자장면이 목적이었겠지만 나중엔 쑥쑥 자라는 상추, 배추, 무가 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차지해 버렸죠.” 농사 경험이라고는 전무했던 아이들이 그 재미를 알고 정을 붙이기 시작하자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각’은 일상인데다 ‘수업 중 이탈’은 취미, 친구들과 싸우며 벌점 120점을 차곡차곡 쌓았던 아이가 상점으로 돌아섰다. “노력의 결실로 선생님한테 인정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 거 같더군요.” 아이들은 5월에 상추를 수확해 교내 등나무 교실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고 실한 무와 배추를 뽑아 선생님한테 선물로 드렸다. 올해 3월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 10명이 부적응 학생 20명과 함께 강화도로 캠프를 다녀왔다. 캠프에 참여한 안창원 교무부장은 “교실 안의 학생과 교실 밖에서 만난 학생은 다르다. 교실에서 ‘뾰족하게’ 굴던 학생들도 밖에 나가면 한결 유해진다. 이런 학교 밖 프로그램을 통해 선생님과 쌓인 친밀감이 교실에 와서도 연결된다”며 인성교육을 할 때는 체험중심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강조했다. 연서중은 땅의 기운과 더불어 하늘의 별도 좋은 교육 도구로 사용한다. 지난해 10월 4일 학습부진학생(배우미)과 학습우수학생(이끔이) 80명이 과학과 교사 6명과 1박 2일 여정으로 다녀온 ‘함께 star가 되는 별자리 캠프’가 그것이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 진행된 이 캠프는 천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서로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우정을 쌓고 서로가 든든한 동반자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박 교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얻어 가는 것도 많다. 부모들과 이런 체험활동을 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잘 대접받으며 꿈을 키운다. 그렇게 누군가를 대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인성교육에 한목소리 내는 교사들 연서중은 팀장인 교감을 중심으로 14명의 교사가 인성교육 실천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교무부장·생활지도부장·진로상담부장·창의인성정보부장·예술체육부장 등 각 분야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영선 교감은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의 교재인 ‘좋은 글 좋은 생각’의 제작은 물론 다양한 인성교육 실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게 TF팀의 역할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운영과 개발을 위해 모든 교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 학교는 열악한 주위 환경과 함께 생계형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다수이고, 기초 생활수급자, 조손가정, 한 부모 자녀,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거주하는 학생 등 경제적 곤란자 자녀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직한 행동양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과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학생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전 교사 감정코칭 연수(직무연수 15시간)를 의무화했다. 또 ‘2인 담임제’, ‘학년중심제’를 실시,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하게 함으로써 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사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수업비평 문화 확산에 힘 쓴다 경기도중등수업비평교육연구회의 모임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30일 수원 태장고 교실로 노트북과 유인물을 든 교사들이 하나씩 들어온다. 월례 워크숍에 모이는 연구위원은 30명 안팎으로 교실을 가득 메울 정도의 인원이다. 지금은 지역교육청으로부터 개설, 통과된 공식적 지회 4개와 자체적인 지회 4개로 총 8개의 지회를 가지고 있고, 회원도 300명이 넘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 윤갑희 회장(안산 신길고 교장)의 설명이다. “2009년 수업 개선에 뜻을 같이 한 세 명이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경기도교육청의 NTTP 교과교육연구회 출범에 발맞춰 수업혁신을 위한 경기도중등수업비평연구회를 창립한 거죠. 그게 점점 더 커져서 연구회원도 늘고 지회도 생겼어요.” 연구회가 커지면서 하는 일도 늘었다. 연구위원들은 월례 워크숍을 열어 수업보기와 비평을 하고, 수업비평과 관련된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등 역량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연구회원이나 타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함양을 위해 교과연수년 연수와 세미나, 지회와 함께하는 수업보기 등도 개최한다. “2013년도의 경우 5월 11일 성남지회, 10월 19일 군포지회에서 ‘지회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수업보기 프로그램’을 열어 수업보기 행사를 했어요.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이 행사에 각각 1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죠. 60시간 직무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1학기에는 성남과 고양에서, 2학기에는 수원, 부천에서 열었어요. 일반 수업과 관련된 유명한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거나 연구위원이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해요. 미술관 관람이나 연극을 보고 작품을 비평하는 문화시간을 갖는 등의 커리큘럼을 짜서 진행했어요.” 연구회에서 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장중심적 수업혁신 방법론 정립과 수업비평문 쓰기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수업비평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을 필요로 하면 찾아가는 연수로 현장 교사들의 수업 개선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2012년에는 단위학교로 찾아가는 연수를 21회, 2013년에는 40회를 실시해 1700여 명의 교사들에게 수업비평을 알렸다. 비평 통해 분석, 반성하며 실력 키워 그렇다면 수업비평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수업비평은 동영상 촬영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업을 공개하기로 한 교사가 본인의 수업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해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동료 교사들은 공개 영상을 보며 관찰에 들어간다. “수업비평은 일종의 ‘수업보기 방법론’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수업 공개에 대한 자발성이죠. 우리 수업문화는 폐쇄적이어서 가르치는 경험을 공유하려는 태도가 부족해요. 내 수업을 다른 교사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비평 소재로 놓고 수업을 공유하고 비평을 나눠보려는 교사의 자발성이 가장 중요해요.” 태장고 이지훈 교사가 준비해온 고등학교 1학년 문학시간의 동영상이 화면에 나오자 연구위원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학생들이 어느 순간에 배우고 어느 순간 배움에서 멀어지는지,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에 모두 대응을 하는지, 협력적인 배움이 일어나는지, 교사의 발문과 교재 수준까지 모든 요소들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이 이뤄진다. 다 같이 수업 동영상을 보며 일차적인 분석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전사 작업에 들어간다. “1시간 분량의 수업을 모두 전사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하거나 1인당 1분씩 파트를 나눠서 하고 있어요. 전사 작업을 하면 교사가 하는 말을 전체적으로 알 수 있고, 학생이 얼마나 참여했는지가 보이죠.” 굳이 힘들게 수업의 모든 말들을 다 쓸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지훈 교사는 “전사 작업을 하면 수업보기 때 못 봤던 부분을 찾을 수가 있다”며 “동영상을 볼 때와는 달리 더 자세한 수업 관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전사 작업까지 모두 마치면 연구위원들은 수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비평은 최근 열풍처럼 일고 있는 배움중심수업의 궁극적 목표와도 일맥상통하는 일이라는 것이 연구위원들의 설명이다. “수업비평은 기존의 표준화된 수업평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어요. 과거에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우수한 교사로 보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 개인차와 수준에 대한 고려 등 원하는 교사상이 바뀌고 있죠. 이런 변화에 발맞추려면 교사가 바뀌어야 해요.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수업환경은 느리게 변화되면 안 되잖아요?” 수업보기와 비평의 활동을 반복하면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고 한다. 수업에 본인 스스로의 분석과 제3자의 비평을 통한 성찰이 이뤄질 때 비로소 수업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타인의 수업 방식을 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수 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것이 좋은 수업인지, 누가 좋은 실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문성의 성장을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질 좋은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수업비평의 목적이다. 긍정적 비평 통해 동반성장 수업비평에서는 수업이 하나의 예술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학습자들의 이성과 감성이 통합된 심미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이 지식 쌓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과정이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수업비평을 하다가 감정싸움이 생기지는 않느냐는 오해를 하곤 한단다. 이런 오해는 전적으로 ‘비평’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게 장문경 교사 (시흥 월곶중)의 설명이다. “비평과 비판을 혼동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비평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같이 보는 것인데 말이죠. 게다가 저희는 수업자와 관찰자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봐요. 차갑고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비평이 주를 이루죠.” 이렇게 수업보기와 비평을 거치고 나면 교사들은 각자 깨달은 바를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수업 방식을 바꾸고, 본인의 문제점을 고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업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수업혁신은 교사의 자발성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 땅의 모든 교사가 자발성을 가지고 수업에 관한 자존감을 확고히 해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수업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모든 교사가 수업 예술가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보다 발전적으로, 전문적으로 나아가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회 회원들. 연구위원들의 노력과 수업비평이 이뤄내는 결과물들은 이미 교실현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꿈꾸는 학생, 칭찬하는 수업 “저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은 김민성입니다.” 1학년 미반의 2학기 일곱 번째 도덕수업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29일. 30여 명의 학생이 하나씩 차례로 일어나 ‘꿈출석’을 외치고 있다. 10년 후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이루는 데 중요한 미덕 세 가지와 소망을 말하는 ‘꿈출석’은 박영하 교사 수업의 특징 중 하나다. “저는 사랑과 열정으로 여러분의 꿈을 키워주고 싶은 박영하입니다”라고 마무리하자 학생들이 자연스레 손뼉을 치며 ‘칭찬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온 세상을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칭찬의 소리 맑은소리, 칭찬! 칭찬! 고운 소리, 칭찬! 칭찬! 칭찬합시다. 칭찬~.” 칭찬가는 수업이 시작한다는 것을 암시해주기 때문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매시간 시작 전에 부른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나 했더니 이번엔 ‘칭찬하기’ 시간이란다. 1번부터 돌아가며 2명의 학생이 나와서 누군가를 칭찬하는데, 이때 그 사람의 장점과 미덕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칭찬을 하면서 욕하는 사람을 못 봤어요. 칭찬을 하면 칭찬 받는 상대도 기분이 좋겠지만 하는 사람도 언어가 순화되고 그 사람을 본받으려는 현상이 일어나요. 또,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눈이 생기죠. 이런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칭찬 수업’의 핵심입니다.” 수업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학생이어야 이후 수업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 상황을 역할극으로 연기하는 ‘꿈연극’, 교과서 진도에 맞춰 선정한 ‘꿈노래’와 ‘꿈시’, ‘꿈이야기’로 이어진다. 교사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학생의 꿈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 교사는 수업 주제에 접목시켜 도입했다고 한다. 오늘은 ‘민족 통합과 한민족 공동체의 발전’이라는 주제에 맞게 북한가요를 감상했다. ‘반갑습니다’, ‘휘파람’, ‘대홍단 감자’를 듣고 학생들은 마음에 닿는 노랫말과 느낌에 대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 “북한도 통일을 원한다는 걸 알게 됐다”는 노혜림 학생과 “가사처럼 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중독성 있는 노래라 좋았다”는 이선양 학생의 대답에 박 교사는 “북한의 노래에는 지도자에 대한 찬양과 체제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며 “휘파람 노래에 ‘혁신자’라는 칭호가 등장하는 까닭은 노동생산성 향상을 촉진시키려는 의도를 가사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박 교사의 수업을 계속 듣다 보니 수업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박 교사가 한마디 툭 던지면 학생들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자신의 느낀 점이나 생각을 말하기 바쁘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질문과 발표를 할 줄 모른다’는 통설을 뒤엎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수업에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여러 가지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주고,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그의 교직철학에서 비롯됐다. “수업은 교사 혼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이 참여할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이 표현력과 자발성을 기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발표와 같은 여러 활동을 시키고 있어요. 질문이 없는 수업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과 소통하지 않는 수업도 문제가 있죠.” 물론 학생들의 발표력이 처음부터 좋지는 않았다. 수업시간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지 않고, 물어봐도 대답 없는 학생들에게 질문과 발표를 유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발표를 제도화시켰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늘 질문을 하는 학생만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학생만 대답해요. 그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그 대안으로 수행평가에 질문, 대답, 발표를 포함시켜 최소 5번 이상 하도록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점수 5점이 깎이죠.” 어떤 교사들은 질문을 강제로 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봉사활동도 제도화하면서 생긴 문제점이 있듯이 질문, 발표, 대답도 점수 때문이 아니라 학생을 어떻게 하면 수업에 참여시킬까 생각하다 만들어진 아이디어로 수업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 교사의 설명이다. 대신, 남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학생은 따로 ‘도덕 수업 카페’에 글을 올리도록 했다. 내성적인 학생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 될까 우려한 박 교사의 배려다. 이렇게 계속 발표를 습관화하다 보니 이제는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꿈을 키워주는 것이 교사의 사명 이런 박 교사도 처음부터 꿈과 끼 그리고 행복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진 않았다.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책만 읽다 나오는 초짜 교사였다. 학생들은 그에게 진도만 나간다고 해서 진돗개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저를 ‘진돗개’나 ‘나 홀로 50분’ 같은 별명을 지어 부를 땐 참 씁쓸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신문을 스크랩 하도록 했죠. 그 다음에는 미담기사나 본인의 롤 모델을 스크랩한 뒤 그 인물을 닮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체험을 쓰게 하는 선행록을 쓰게 했어요.” 학생과 소통하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고심 끝에 노래, 시, 칭찬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쓰게 했던 선행록은 작년에 개발한 꿈노트로 바뀌었다. 꿈노트란 꿈을 이루기 위한 20가지 프로젝트를 일주일에 한 번씩 수행케 하는 것인데, 행복교육에서 추구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의 취지와도 부합한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한다. 선행록과 꿈노트의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학생들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사성도 밝아졌다는 것이다. 소극적이던 학생이 박 교사가 선행록에 남긴 ‘글을 잘 쓰는구나’라는 칭찬에 힘입어 방송작가가 되기도 했다. 박 교사는 이렇듯 학생에게 교사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교사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교직이 밥벌이 수단이 아닌 하늘이 주신 천직이라는 의식이 있어야 해요. 의사는 수술을 잘 못했을 때 한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지만 교사는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그들의 영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이어야 하죠. 두 번째는 전문성이에요. 수업시간에 질문이 나오거나 의문이 제기됐을 때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는 명쾌한 논리와 지식이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학생을 사랑해야 해요. 그래야 훨씬 더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어요.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학생이 불행해져요.” 마음으로 느끼며 배우는 도덕. 그 마음이 움직여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이며, 자신의 수업이 기다려지는 설렘이 있기를 바라는 박 교사. 그의 소망처럼 오늘도 학생들은 꿈과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HoE(Hope is Education)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북부 코어는 가뭄과 기근이 일상적인 곳으로 케냐 사람들조차 사람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척박한 지역입니다. 이곳에 학교가 세워졌는데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운영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태였죠. 저는 2007년 NGO 해외 봉사단원으로 한국의 후원자와 아프리카 어린이의 1대1 결연 사업을 오픈하러 들어가게 됐고요. 아시안은 제가 유일해서 현지 렌딜렌 부족과 캐나다, 남아공 국적의 백인들 사이를 오가며 글로벌하게 지내야 했어요. 그 중 코어에서 30년을 산 백인 할머니가 계셨는데 일주일 동안 속성으로 제게 아프리카를 가르쳐주면서 특히 이 지역 사람들에게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셨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트레이닝도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선생님들은 KCSE(우리나라 수능시험에 해당) 성적도 충족하지 못 했을뿐더러 술을 마시고 수업에 빠지거나 교실 비품을 마음대로 집에 가져가는 등 제대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이 사람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마지막 희망은 ‘교육’에 있는데, 학교에 교사다운 교사가 없으니 누군가 교육자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호이 프로젝트의 주된 사업은 사범대학을 정식으로 졸업하지 않은 아프리카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진행하는 단기집중교사연수 ‘스틱(STIC·Short Term Intensive Course for school teachers)’과 현지 학생들에게 사범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하트(HEART·Higher Education for African Teachers)’다. 현지에서 한국 교사들과 코어 교사들의 소통은 잘 이루어졌나요? 처음 코어에 도착해 양국의 선생님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코어에선 교장, 교감 선생님들만 의견을 내시고 여자 선생님들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러다 2회, 3회 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적극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여선생님들이 많이 가니까 동기 부여가 된 거 같습니다. 한국 선생님의 역할은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프리카의 환경이 열악하고 선생님들도 고등학교만 졸업했다고 하니 우리가 그들을 채우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현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서 교과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보다 철학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과연 교육의 기본일까?’, ‘교육이란, 교사란 무엇인가?’, ‘교실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서 있을 것인가?’, ‘나는 미래를 바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추상적인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양국 선생님 모두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케냐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는 어느 정도 인가요? 렌딜렌 부족은 뭐든 빨리빨리 배우는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제한된 영역에서만 살려고 하고 그 지역을 벗어나는 걸 상당히 두려워했죠. 그러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면 어마어마한 문화쇼크를 경험하면서 삶의 격차를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빨리 배워서 그들을 쫓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매년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코어에 갔을 땐 초등학교 아이들이 졸업시험을 준비한다고 한 달 전부터 교실에서 합숙을 하고 있더라고요. 선생님들도 아침 7시에 출근해 11시까지 아이들 공부를 봐주고요. 그 모습이 매우 대견스러워 고기 사주면서 기운을 북돋아 줬습니다. 2009년 8월 처음 실시한 스틱은 한국 현직 교사들이 직접 연구해서 준비한 주제와 교재로 매년 8월 케냐 코어에 열흘 정도 머물면서 직접 세미나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3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하트를 통해서는 케냐 교사 3명이 사범대학을 졸업했고 3명이 대학 재학 중이다.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구호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데요. 법대랑 안 맞는 정도가 좀 심했어요. 학점은 좋았지만 늘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허한 상태였죠. 그러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를 즐겨 보자는 생각에 음악, 그림, 사진 등 고시생 신분에 맞지 않는 취미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 세상에 나에게도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 싶어 고시공부를 그만뒀습니다. 내 시나리오대로라면 새로운 길이 ‘짠!’하고 펼쳐져야 맞는데 3년 동안 취직이 안 되더라고요. 대학 간판과 영어 성적 빼고는 이력서에 적을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왜 나는 공부만 하고 살았을까? 왜 사람들과 관계가 안 되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가치관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지금 당장 취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을 바르게 살아야 5년 후, 또 10년 후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에 대대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게 되었고 국제 구호활동에 대한 생각을 키워가다 인도네시아로 단기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거죠. 책과 현실 사이엔 엄청난 괴리가 있었을 텐데요. 저도 실제 현장에서 겪어보면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우였어요. 그 자리가 원래 내 자리인양 편했거든요. 더 고민할 것 없이 한국에 돌아와 기아대책 국제부에 지원했죠. 그 당시 스물아홉 살이라 신입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나이였지만 기꺼이 뽑아주신 팀장님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라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했더니 또 다른 곳에서 기회가 찾아왔고 나를 원하는 데라면 어디든 밑바닥부터 시작해 쭉쭉 올라갈 수 있었어요.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거기에 경험이 쌓이면 다음 단계 가는 게 어렵지 않아요. 평범한 스펙으로 일관성 없는 지원을 계속하니 3년 동안 취업이 안 됐던 거였죠. 아프리카는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그렇게 원하던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많이 지쳐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한국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보고 싶었죠. 당시엔 아프리카 관련 자료들도 거의 없어서 정말 TV 속 단편적인 이미지만 보고 간 겁니다. 아프리카로 떠난다고 하면 대부분 나를 버리고 내 삶을 헌신한다는 의미겠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니 그곳에서 가득 채워오자는 마음가짐이었죠. 도착해보니 기후, 사람, 음식 모든 것이 잘 맞았어요. 마치 아프리카에 최적화된 사람처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로 힘든 줄 몰랐습니다. 정해진 체계 안에 갇혀 있는 것보다 새로운 걸 찾고 경험하는 게 적성에 맞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땅입니다. 이 인터뷰로 스틱과 하트에 관심이 생긴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선생님들이 자신의 교실을 한국만으로 국한하지 말고 내 마음이 가는 제3세계의 다른 곳도 내 교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 교실이 딱 한 번의 방문으로 많이 바뀌진 않을 겁니다. 처음 케냐에 가면 자신을 그 지역에 적응시키기 바쁘고 두 번째 가야 그곳 선생님들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세 번째는 돼야 비로소 자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개발협력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고요. 한국 교육이 훌륭하니 무작정 따라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잠재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풀(pool)이 지금보다 커져서 고경력·저경력, 초·중·고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선생님들이 섞여들면 새로운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또 현지 선생님들은 사범대학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큽니다. 하트를 통해 한 명의 선생님을 지원하면 향후 1500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Global Finals 대회 참가팀이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는 팀 도전과제(중심 도전과제+특별재능 끼워 넣기)와 즉석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팀 도전과제(Team Challenge)는 사전에 문제가 공개되는 장기과제로 팀원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우리는 5∼7명이 팀을 이뤄 약 6개월 동안 방과 후나 휴일에 집 또는 학교에서 착실히 준비해 왔다. 팀 도전과제는 대회 1년 전에 5가지 영역으로 제시되며 참가팀에서 선택해 그중 한 영역에 출전하게 된다. 참가영역은 기계공학 분야(Technical Challenge), 과학 분야(Scientific Challenge), 예술 분야(Fine Arts Challenge), 즉흥 공연분야(Improvisational Challenge), 구조공학 분야(Structure Challenge)로 나누어지며 매년 도전과제가 달라진다. 2014년도에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는 은폐된 물체를 찾아 이동시켜라!(기계공학),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라!(과학), 살아 움직이는 만화를 보여주어라!(예술), 과거인과 현대인이 대소동을 함께 대처하라!(즉흥), 장력을 견디는 구조물을 만들어라!(구조공학)이다. 열정으로 가득한 개막식과 도전과제 참가 도전과제에 참가하기 전 ‘Thompson Boling Assembly Arena’ 체육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했다. 마치 올림픽 개회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자국의 국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면서 다양한 복장과 율동을 보여주게 된다. 대회 입장시간만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약 1만 명을 수용하는 체육관에 학생들이 전부 모여 보여주는 공연과 축하파티의 규모는 학생과 교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개막식이 끝나면 다음날부터 각 영역별로 도전과제에 참가하게 된다. 똑같은 도전과제에 초·중·고교생, 대학생의 해결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로 똑같은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중에서 감동적인 순간을 보여준 한 참가팀이 있었다. 공연 도중에 이동장치의 앞바퀴가 부서지면서 부품들이 빠져 버렸다. 당황할 수도 있었던 그때 한 학생이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이동장치를 묶어 끌고 나가며 공연을 계속했다. 순발력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그 광경이 굉장히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창의력은 삶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 상황을 탈출하게 해주는 능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즉석과제 전 신체적 사고로 뇌 활동 자극 즉석과제(Instant Challenge)는 중심과제와는 달리 문제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고 대회 참가 당일 비밀공간에서 즉석으로 주어진 문제를 5~8분 동안 해결한다. 도전과제에 참가하기 약 30분 전에 미국의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건물 밖에서 단체로 춤을 추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뇌의 활동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큰 음악소리와 재미있는 율동이 이어지고 마치 우리나라의 꼬리잡기 흡사한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신체의 활동을 활발히 한 후에 즉석과제 대회 장소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뿐만 아니라 더 활발히 서로 협력하게 된다. 서로 도우며 협동심을 보여주는 버디 팀 활동 대회기간에 ‘International Ambassador’ 행사로서 미국에 거주하는 학생과 외국 학생의 자매결연을 맺어주는 ‘버디 팀(Buddy Team)’ 행사를 하게 된다. 대회 기간 중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원어민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팀과 외국팀이 서로 함께 지원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학교 팀은 미국의 ‘North Muskegon Public Middle Schools’ 팀과 버디팀이 되어 미국의 생활문화, 학교생활, 대회 참가 경험에 대한 어려움과 즐거움 등 다양한 주제로 서로 얘기를 나눴다. 다른 팀의 도전과제에 함께 참가해 구경하기도 하고 자기 팀이 도전과제를 발표하게 되면 서로 응원하고 손뼉 쳐주고 격려해주었다. 이러한 생활을 4박 5일 하게 되니 서로 급속히 가까워져서 어느새 영어라는 언어장벽을 넘어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서로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과 경험이 대부분 처음이라 마지막 헤어질 때는 다들 정말 많이 아쉬워했다. 언어장벽 넘어 세계 학생과 교류하는 핀 트레이드 행사 이 대회가 글로벌 사회 속에서 교류하는 현장임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행사가 바로 핀 트레이드(pin trade)다. 각자 자기 나라의 독특한 문화, 예를 들면 태극무늬, 한복, 콜로라도강, 안데스산맥 등이 새겨진 배지를 서로 교환하는 행사다. [PART VIEW]참가 등록 장소에서부터 벌써 건물 내외 마룻바닥에 삼삼오오 앉아 각자 가져온 배지를 서로 교환하며 어디에서 왔는가?, 어느 학교인가?, 어떤 도전과제에 참가하는가? 등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참가 후기를 보면 도전과제 참가보다 핀 트레이드를 통해 세계 각국의 학생과 교류하면서 배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들 말한다. 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세계 학생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는 경이로울 정도다. 나는 교사들에게 최소한 한 번쯤은 참가팀을 구성해 창의력올림피아드에 참가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고 경험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이 생산적으로 발전하고 그 결과물이 훌륭하게 변형되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물론 교사 자신의 창의성도 길러진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과 자질 교직의 전문성에 관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접근과 관련된 연구들은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사의 모습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할지, 학교가 사회발전에 어떠한 기능을 할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교사의 사회적 역할과 그에 따라 기대되는 역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동·서양의 공통적 고민인 듯하다. 전통적으로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학교교육의 목표로 생각하는 한국교육시스템 안에서 교사가 느끼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존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교사의 사회적 정체성에 관한 교사들 스스로의 견해 역시 사회적, 지역적 상황에 따라 다양할 수 있는데, 미국과 한국에서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예비교사들에게 듣는 답변은 참으로 상반된다. 분명 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예비교사들은 교직이 전문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한국은 ‘그런 편이다’라든가, ‘그렇다’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역량 있는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한 동·서양 교사들의 생각은 얼마나 그 사회와 문화가 교사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중국과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출신 교사들은 대부분 예비교사 시절, ‘교사론’과 같은 교사의 윤리 및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과목을 이수하게 되며, 이와 같은 과목에서는 ‘교사로서의 도덕성’,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 등 교사의 정의적 역량에 관한 요소들을 전문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언급했다. 반면에 미국의 예비 교사 및 현직 교사들은 교과목에 관련된 지식만 있으면 교사는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한국처럼 교사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필요 없고, 지식의 전달에 중점을 둔 교사관에서 파생됐다고 볼 수 있다. 최고의 자격을 갖춘 교사란? 물론 주(States)별로 다를 수 있지만 미국에서 소위 말하는 고도의 자격을 갖춘 교사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라는 사회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백인, 여성, 중산층으로 중산층 출신의 백인 여성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공존하는 다문화 이민국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계층 출신들이 괜찮은 직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 교사에 임용된 이후 퇴직 전까지 근무하는 교사의 숫자만큼, 미국 교사들은 임용 3년 안에 교직을 떠난다는 것이다. 그만큼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그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다. 일례로 내가 만난 한 예비교사 남학생은 “원래,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지만, 요즘 경제도 어렵고 해서 교직과목을 이수해 보려고 한다. 혹시나 선생님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은 대체직, 필요하면 한번 해 볼 수 있는 선택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더군다나 이 예비교사 남학생은 수업태도가 성실치 못했고,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동양인인 나에게 비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학생이 교사가 되면 교실에서 만나게 될 학생의 30%가 나와 같이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영어로 완벽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했다.[PART VIEW] 물론 미국 예비교사 중에는 대한민국 교사들과 같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가르치는 것이 보람이 있다’, ‘부모님이 교사인데 좋은 직업이라고 권해 주셨다’ 등의 사명감도 존재한다. 누군가 얘기하듯 철저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칙이 존재하는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적은 월급과 늘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학교현장에서 소신을 갖고 남아있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방향을 바꿔 생각해 보면, 교사라는 직업이 그렇게까지 인기가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수급 문제로 연결된다. 물론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 근무하는 교사가 대부분이지만, 학교장의 권한이나 학교 사정에 의해 임의적인 임용이 가능한 미국의 임용 체제 안에서 그들이 말하는 ‘고도의 자격을 갖춘 교사’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유명한 부시 정부의 교육정책 중 하나인 NCLB(No Child Left Behind, 2001)는 테스트 지향적인 학습부진대책안이다. 부진한 학생들을 양산하지 않도록 학교와 교사에게 강력한 책임을 부여했는데, 정해진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예산을 차등 집행했다. 그 폐해는 시험을 위한 준비와 스트레스로 교사와 학생들이 시달리는 기이한 현상을 유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교육정책 관련 문건에서 논의되는 교사의 자격은 자격기준, 학위, 기본적인 교수력 및 전공 교과 관련 지식이다. 그렇다면 미국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학교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진정으로 유능한 교사라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한국의 교사들은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교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식과 더불어 인성교육 및 다양한 학생교육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떠안으면서도 늘 자기계발과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하는 만능 교육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더불어 학교교육과 교사에 관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책망과 질타가 아닌, 함께 격려하고 고민하며 새롭게 바꾸어 가려는 노력이 교육의 안팎에서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의 교육은 결코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김지영 :: 광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5년 여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ESOL/Bilingual Education, Literacy Education, 교사 교육 및 교육 정책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 화성시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독서토론, 진로, 프로젝트 교육관련 학술연구 및 교사연구모임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현장과 사회 변화의 괴리 대학교육에서 팀 프로젝트가 많아지는 것은 대학 졸업 후 기업과 사회에서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기업은 과거 ‘부장-과장-대리-사원’의 수직적인 위계구조보다 ‘팀장-팀원’의 수평적인 업무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팀 단위 업무가 늘어나고 성과 또한 팀 단위로 차등 지급되는 추세다. 개인적 역량이 아무리 훌륭해도 팀워크를 통해 성과를 지속할 수 없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팀워크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수능점수 향상을 위한 국·영·수 위주의 수업과 자율학습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획일적이면서 일방적인 수업, 반복학습은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수업을 따라오는 소수 중·상위학생을 제외한 다수의 아이들을 소외시킨다. 사토마나부의 말대로 아이들이 배움으로부터 도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시경쟁체제와 획일적인 고교수업 방식은 이미 수인(受忍) 한도를 넘어버렸다. 청소년의 자살충동 원인은 2012년 통계청의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성적 및 진학문제(39.2%)’, ‘가정불화(16.9%)’, ‘경제적 어려움(16.7%)’, ‘외로움·고독(12.5%)’으로 나타났다. 성적 및 진학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0%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제 4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움의 즐거움이 사라진 공간에 죽음과 소외가 채워지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통한 진로교육 팀 프로젝트는 2~4명 단위의 소그룹을 조직해 목표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교사에 의한 일방적인 수업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내용의 분량이 많고 정해진 정답을 골라야만 하는 교과 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모든 수업을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학생차원에서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좋은 시간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이다. 상대적인 점수로 평가하는 부담을 내려놓고,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기본 취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획일적인 목표 수준에 맞추기보다 다양한 특성을 발현하도록 도울 수 있다. 보통 3년간 매주 한 시간씩 진행되는 진로활동 시간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적절한 체계를 설정하여 진행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몇몇 학교에서는 과원교사에 의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시간, 친구들과 함께 공동 작업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적격이다. 학교 여건상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적절한 장소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진로활동실(커리어존)이 설치돼 있다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도서관 또는 컴퓨터실 등의 공간을 활용해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 진로 중심으로 모인 팀 프로젝트 수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은 끊임없는 의미 부여다. ‘이 활동을 통해 자신과 친구의 진로에 대해 마음껏 알아보자’, ‘이 활동을 통해 비록 점수가 매겨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의 관심사와 깊이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선생님은 여러분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관찰해 기록해두고 생활기록부에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긴다’라며 거의 매시간 상기시키며 독려한다. 다른 반의 좋은 사례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선배들이 해보았던 프로젝트를 비교해주기도 한다. ‘TED’,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팟캐스트’, ‘열정 100℃’, ‘지식채널e’ 등의 콘텐츠를 통해 팀 단위 협업으로 세상을 의미 있게 변화시킨 사례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팀 프로젝트에 대한 의미가 생겨나기 시작하면 비로소 팀을 구성한다. 팀은 자율적으로 조직하되 진로 계열을 우선해서 편성하도록 한다. 보건·간호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끼리, 체육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끼리, 미용·패션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끼리 등 다양한 모둠이 생겨난다. 평소 교과 수업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던 아이들이 진로를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 진로 계열이 정해지지 않은 아이들은 좋아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또는 읽고 싶은 책을 중심으로 모이도록 한다. 본교에는 그렇게 학급당 10개 정도씩 한 학년에 총 100여 개의 팀이 조직되었다. 어떤 팀은 아무 생각 없이 친한 친구끼리 모인 경우도 있었지만, 그동안 별생각 없이 같이 노는 데만 열중했던 관계에서 ‘진로’라는 고민을 중심으로 생산적인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팀 구성을 해놓고 나면 교실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그동안 성적에 의한 수직적인 서열에서 진로 계열별 다양한 특성이 비로소 보인다. 진로의식 수준이 높은 학생이 있고, 진로탐색을 막 시작하는 학생이 보인다. 이러한 교실 상황을 통해 교사는 효과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학생들에게서 놀라운 생명력을 발견하다 팀 구성과 더불어 매시간 활동보고서를 통해 피드백을 하는 수업 생태계를 구축해 놓으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에게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놀라운 생명력이 발산되기 시작한다. 평소 교과 수업 시간에 엎드려만 있던 아이였는데 음악을 좋아하는 팀을 구성하니 직접 작사, 작곡을 해서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아이가 나타났다. 학습 스터디를 하는 어떤 아이는 진로시간 이외에 매일 방과 후에 진로활동실에 모여 요일별로 과목을 정해서 과제를 수행해 나갔다. 교과 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친구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산업공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끼리 학교 정문 앞 신호등 설치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리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끼리 본교 학생들의 스트레스 유형과 기대수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고, 사회복지를 희망하는 학생과 독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 학생이 만나 독일과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를 비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100여 개의 프로젝트에서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진로탐색, 진로심화, 학습심화 등의 큰 카테고리 속에 독특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활동이 만들어졌다. 물론 어려움도 많이 있었다. 프로젝트 주제를 끊임없이 수정·보완해야 했으며, 매시간 팀 미팅을 통해 진행 상황을 점검해야 했다. 팀원 간 불화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중재하기도 하고, 소외된 아이를 찾아 이러저러한 말로 상담하기도 했다. 팀 활동보고서를 읽고 피드백을 하고 생활기록부의 팀별·개인별 기록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며 문장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극복하며 먼저 교사 스스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본을 보이고 있다고 여기며 지속했다. 아이들 또한 어려움을 이기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담아 아이들은 학년말에 자기소개서로 글을 옮기고 교사는 생활기록부에 글을 옮기면 된다. 삶과 배움의 통합[PART VIEW]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가? 미래를 반영하지 못하는 교육은 삶과 괴리된 배움만 가져올 뿐이다. 삶과 배움을 연결하는 통로로 진로교육이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어쩌면 진로교육이기 때문에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학급에서 진로 희망을 표현하고 친구를 찾아 공동 작업을 해보며 상호작용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교과학습에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그야말로 학습공동체로서의 교실은 살아나게 될 것이다. 2014년 새로운 해에 우리는 어떤 교실을 만들어 볼 것인가? 수업의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그래 괜찮을 수도 있겠다’라며 도전하는 교사가 많아지면 좋겠다. 생활기록부 진로활동 기록 사례 ◎ 진로 수업에서 진로 계열이 비슷한 3명의 친구와 함께 진로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해 ‘한국과 독일의 사회복지정책 비교와 제안’이라는 주제로 7개월간 자료수집과 분석을 함(2013년 4월 2일~2013년 10월 25일). 특히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핵심 정보를 논문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통해 심층적으로 탐구했으며 도표와 그래프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하는 뛰어난 역량을 보임. 정책제안을 정리해 한국청소년참여대회에 출품하는 등 에너지가 많은 학생임. 여러 정보 중에서 꼭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 팀 활동에 공헌하는 자료수집의 달인다운 모습을 보임. ◎ 진로 수업에서 2명의 친구와 함께 진로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해 ‘자연계열 선호직업과 유망직업’이라는 주제로 7개월간 자료수집과 분석을 함(2013년 4월 2일~2013년 10월 25일).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원, 통계청 등 다양한 자료 중에서 친구들이 관심 가질 만한 직종으로 선별해 일목요연한 자료를 생산하고 발표함. 다른 프로젝트 그룹에서 팀원 간 불화로 어려움을 겪은 친구를 팀원으로 받아들여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줌. 성실하고 따뜻한 인품으로 친화력이 돋보이는 학생임.
이것이 인간인가 | 프리모 레비 저 |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 아우슈비츠 생존자, 유태계 이탈리아인 화학자 우리는 아우슈비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치 정권의 유대인 학살, 대규모 살인을 위한 가스실, 줄무늬 죄수복을 입은 유대인.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던 아우슈비츠는 사실이 아닌 개념이다. 저자가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 아우슈비츠의 진실, 그리고 처참한 환경에 대한 인간의 적응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저자는 말한다. “이것이 인간인가.” 이것은 질문일까 감탄사일까? 저자 프리모 레비는 유태계 이탈리아인으로 화학자이다. 그가 실제 화학공장의 관리자로 종사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웠다. 화학자이며, 문인이고,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유태계 이탈리아인 20명 중의 1인. 평균 생존기간이 3개월인 아우슈비츠에서 그는 11개월을 살아남았다. 저자의 프로필만으로도 호기심을 가질만하다.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짐승과 같은 생활을 버텼다면 인간과 세상을 증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의 존재를 담담하게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11개월의 아우슈비츠 생존 기록이다. 아비규환의 지옥, 그리고 인간 레비는 이탈리아에서 파시즘 저항운동을 하다가 포로로 잡힌다. 그리고 유대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독일SS에 의해 아우슈비츠로 끌려가게 된다. 그는 한번 타면 결코 되돌아올 수 없다고 알려진 아우슈비츠행 수송열차에 탔다. 유대인으로 빽빽하게 들어찬 열차는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로 간다. 그리고 열차에는 ‘내’가 타고 있다. 이렇게 지옥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소문으로 아우슈비츠행 열차에 대해 들었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일이 되기 전에는 허상이다. 상상 속의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타고 있다. 기차에서 내리면 사람들은 가스실로 끌려가는 사람과 노동을 위해 노역장으로 끌려갈 사람으로 구분된다. 부부도 엄마와 아이도 의미가 없다. 오직 그들의 판단에 따라 그리고 기분에 따라 결정된다. 가스실로 가는 사람은 바로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앞에는 죽음과 같은 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넋이 나간 눈으로 입을 헤벌리고 두 팔을 힘없이 떨어뜨린 채, 고통이 중단된 것에 대한 일시적이고 허구적인 황홀감에 빠져 있다.” 혹한 속에 굶주린 몸으로 80kg의 침목을 옮기고 난 직후의 상태다. 육체적 한계상황까지의 노동을 한 후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마치 심한 고문을 당한 후 묘사되는 환각 상황과 같다. 육체적 한계에 처한 인간에게 실존의 문제를 요구할 수 있을까? 수용소에서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추위를 이겨내고, 굶주림을 벗어나야 한다. 저마다의 고통이고, 저마다의 죽음이다. “해 질 녘 작업 종료를 알리는 아이어아벤트(종업)의 사이렌이 울린다. 우리 모두 적어도 몇 시간은 배가 부를 것이므로 싸움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 기분이 좋다… 몇 시간 동안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들 식으로 불행할 수 있다.” 동료 중 누군가가 민간인들의 죽을 훔쳐와 배불리 먹게 된 상황이다. 배가 부르다는 것만으로 모두가 행복해진다. 김훈의 소설에는 밥에 관한 내용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배고픔의 상황은 인간의 실존을 해체한다. 짐승과 같아지는 것이다. 배가 불러야만 인간의 방식으로 불행해질 수 있다. 배가 고프면 짐승이 되는 것이다. 육체를 가진 인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참혹함 속에서의 인간다움 지옥과 같은 고통 속에서 레비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본인은 운이 좋았다고 짧게 말한다. 하지만 운과 함께 이런 삶의 자세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생을 얼마쯤 살다 보면 완벽한 행복이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것과 정반대되는 측면을 깊이 생각해보는 사람은 드물다. 즉 완벽한 불행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인간의 존엄은 오히려 극한 상황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명이 제거된 상황에서도 인간일 수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이다. 레비는 40년 후 68세에 자살한다. 그는 왜 자살을 했을까?
[초등학교] 케이크 도둑 데청 킹 지음 | 거인 몇 가지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까? 글자가 전혀 없이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책이다. 그래서 제목을 보고 케이크만 따라가며 책을 보았다. 강아지 부부가 케이크를 훔쳐 가는 쥐를 쫓아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나에게 말한다. “뱀이 아기돼지를 잡아먹으려고 해요.” 무슨 엉뚱한 이야기인가? 다시 자세히 그림책을 보니 그림책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소풍을 나온 아기돼지를 잡아먹으려는 뱀의 이야기, 모자를 훔쳐서 장난치는 원숭이 이야기 등. 모두 몇 가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그림책 속에 몇 가지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라. 당신에게 놀라움을 줄 것이다. 세 가지 질문 레프 톨스토이 지음 | 김연수 옮김 | 달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는 법!’ 톨스토이의 글은 이미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번역자가 소설가 김연수라는 사실이다. 그는 편안한 글로 책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아이와 함께 천천히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으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 어른들은 모두 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에게서 답을 찾아보자. [중학교]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지음 | 김민지 일러스트 | 인디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읽은 어린왕자는 환상소설이었다. 대학교 때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좋은 내용을 담은 쉬운 소설이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40살에 다시 만난 어린왕자는 가르침과 부끄러움을 준다.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다. 어떤 아이는 ‘길들임’을, 또 다른 아이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말한다. 나는 갈증을 없애주는 물약의 ‘53분’을 좋아한다. 모두 바쁘게 살아간다. 무엇을 위한 효율이고, 무엇을 위한 노력인가? 천천히 샘으로 걸어가자.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이용재 지음 | 멘토프레스 학생들의 눈높이 맞춘 건축학개론 학생들과 함께 현장학습, 수학여행을 간다. 그리고 많은 건축물을 만난다. 그러나 나도, 학생들도 아는 것이 없다. 건축물들은 저마다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저자는 건축에 대한 전문성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건축학을 전공했고 건축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했지만, 현재 직업은 택시 운전이라고 한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과 글솜씨가 책에 잘 나타난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고등학교] 이중나선 제임스 D. 왓슨 지음 | 최돈찬 옮김 | 궁리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라! 노벨상 수상자인 저자가 자신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과정을 서술한 책이다. 과학 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생명의 신비를 밝힌 DNA의 이중나선을 밝힌 논문이 겨우 1페이지에 불과한 것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본인이 직접 실험한 것도 아니고 다른 연구자들의 실험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나온 것이라면? 미국과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자와 연구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학자의 삶을 꿈꾸는 학생에게 추천한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알츠하이머’ 연쇄살인범의 마지막 살인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장편소설. 책을 읽고 나서 결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책을 잘못 읽은 것이다. 저자의 의도와 숨겨 놓은 장치를 놓쳐 버린 것이다. 다시 읽어야 한다. 그러나 훌륭한 독자라면 충분히 수고를 감당할 것이다. ‘살인자’는 사실이다. ‘기억’은 사실일까? 내가 살아온 시간의 기억이 나를 존재하게 한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온전한 사실일까? 좋은 글은 사람에게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남긴다.
19禁에도 적극적인 마녀들 JTBC의 ‘마녀사냥’은 처음부터 19금 토크를 지향했던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15세 시청자 연애상담 토크쇼로 시작했지만 아슬아슬한 수위의 토크들이 ‘먹히기’ 시작하자 아예 19금을 내걸고 수위를 높였다. 형식적으로 보면 시청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일종의 조언을 해주는 전형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의 형태를 가져왔지만 그 내용은 실로 지금껏 방송에서는 좀체 다루지 않았던 과감한 소재들이 쏟아져 나온다. 예를 들어 한 여자 주인공의 사연은, 남자친구의 ‘환상적인 스킨십’에 빠져버렸는데 그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누려 할 때 그의 아버지가 보내는 통금문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담고 있다. 이런 사연이 나오면 여지없이 MC들의 이른바 섹드립(섹스+애드립)이 이어진다. “환상적인 스킨십이 도대체 뭐야?”하고 묻기도 하고 이상한 손동작을 해 보이면서 상상력을 은근히 자극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수위 높은 토크에도 불구하고 여기 참여하는 여성들은 전혀 불쾌함이나 혹은 불편함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석에서 벌어지는 이원 생방송은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과 스튜디오를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코너. 이 코너에 나온 여성들은 서슴없이 남자 친구와의 스킨십 이야기를 내놓으면서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는다. 이것은 ‘그린라이트를 꺼줘’라는 프로그램 속의 코너에 등장하는 여성 출연자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남자는 허벅지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한 여성 출연자에게 성시경의 허벅지를 만져보라고 권하자 거리낌 없이 만지는 장면이 나올 정도. 아예 내놓고 19금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솔직하고 과감한 여성들의 참여(?)가 가능해졌다. 이 프로그램은 이들을 ‘마녀’라 부른다. 흔히들 부정적으로 보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은 것. 과거 19금하면 어딘지 음습하고 어두운 성희롱에 가까운 것들을 떠올렸을 게다. 하지만 ‘마녀사냥’이 보여주는 것처럼 지금의 19금은 오히려 당당해진 성 의식을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불쾌감이 아닌 ‘아는 사람들은 아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정말? 드라마에서 19금의 대명사라고 하면 소재로는 ‘불륜’이 으뜸이다. 물론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이 15세를 내걸면서도 심지어 주말 가족 드라마에서조차 ‘불륜’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이 소재의 자극성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불륜’이 갖는 선정적인 무게는 분명히 있다. 즉 지상파 드라마, 예를 들면 ‘왕가네 식구들’ 같은 데 등장하는 불륜은 말 그대로 예전 방식의 ‘사랑과 전쟁’류의 범죄 같은 불륜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JTBC의 ‘네 이웃의 아내’ 같은 경우는 약간 다르다. 불륜과 연애 감정의 아슬아슬한 선 위에서 공감과 불쾌감 사이의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네 이웃의 아내’는 제목처럼 대놓고 옆집 여자(혹은 남자)와의 미묘한 관계를 보여주는데, 흥미로운 건 이 관계가 크로스 연애처럼 그려진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극의 수위도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불륜 설정에 대한 지적보다는 위기의 중년부부들이 겪는 19금 소재의 이야기들에 대한 공감이 더 많다. 예를 들어 너무 익숙해져버려 성관계가 어려워진 부부의 이야기라든가, 사회생활에서 겪게 되는 심지어 성희롱에 가까운 접대문화, 그곳에 살아남기 위해 간 쓸개 다 빼놓고 충성하는 직장인의 비애, 또 주부라는 이유로 괜히 무시당하며 사는 여성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즉 이 드라마는 이웃의 아내(남편)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공감의 차원에서 시작해 점점 연애 감정으로 이어져간다. 결국 불륜의 수위를 넘는 지점에서 가족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이 드라마는 19금 소재를 다루지만 그저 자극을 위한 자극이 아니라 중년들(어른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신동엽의 ‘섹드립’과 유희열의 ‘감성변태’가 만났을 때 [PART VIEW] 최근 19금 트렌드가 생기면서 갑자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인물이 있다. 그들이 바로 신동엽과 유희열이다. 본래 섹드립의 대가라고 불리던 신동엽은 지상파 예능에서도 ‘아는 사람만 알아듣는’ 19금 농담의 진수를 보여주곤 했다. 그런 그에게 맞춤형의 예능 프로그램이 생겼으니 그게 바로 tvN의 ‘SNL 코리아’. 물론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19금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바로 이 점은 1975년부터 제작된 원조 ‘Saturday Night Live’만의 색깔, 즉 성적 농담과 정치 풍자를 뒤섞은 독특한 맛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SNL 코리아’ 신동엽 편이 19금을 달고 나와 대중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면서 시즌 2는 아예 19금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동엽을 고정 크루(crew)로 세운 것은 본격적인 19금 코미디를 하겠다는 프로그램의 의지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클라라와 유희열이 참여했다. 클라라의 투입은 물론 연기적인 측면보다는 섹시함을 더하겠다는 의도가 강하지만 유희열은 조금 다르다. ‘SNL 코리아’의 ‘위캔드 업데이트’라는 코너는 정치·시사 풍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희열이 이 코너를 맡으면서 색깔이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스스로 ‘감성변태’라 일컫는 것처럼 유희열은 풍자 코드 그 자체보다는 느물느물한 특유의 성적 농담으로 코너의 웃음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신동엽과 유희열이 투입되면서 19금 수위는 높아졌지만 ‘SNL 코리아’의 정치 풍자는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항간에는 외압설 같은 음모론을 제기한다. 사실여부는 알 수 없지만 풍자가 주는 비판정신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19禁, 선정성 아닌 성인들의 공감 콘텐츠 되려면 지금껏 19금 콘텐츠 하면 어딘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것은 마치 노골적인 자극을 위한 성적인 콘텐츠 정도를 말하는 것처럼 여겨지곤 했으니 말이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19금을 그런 차원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에게 19금은 아마도 대중들의 눈을 가리는 ‘문화산업’처럼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즉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로서의 19금이 반드시 나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늘 아이들의 눈높이를 강요받으며 살아온 성인들이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누리는 것이 과연 잘못이냐는 것이다. 왜 성인들의 공감은 음성적이어야만 한단 말인가. 오히려 이러한 음성적인 시각이 19금을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들었던 건 아닐까. 중장년들이 문화 소비의 중요한 계층으로 등장하면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들 또한 필요해졌다. 물론 19금이 자극으로만 흐르게 되면 선정성에 빠지게 되지만, 성인들의 공감대를 목적으로 한다면 꽤 괜찮은 문화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제아무리 공감을 주는 콘텐츠도 균형을 잃는 순간 공감대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면역체계 약화 시 대상포진 위험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척추신경이나 뇌신경 주위에 무증상으로 남아 있다가 면역체계가 약해지는 틈을 노려 활동을 재개하면서 발병한다. 보통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 고령자, 에이즈 환자, 장기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등의 경우에 발병률이 높다. 그러나 이런 조건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과로 등으로 신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되면 누구든지 발병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 띠를 두른듯한 물집 형태의 증상 주요 증상은 통증과 발진, 수포를 들 수 있다. 전구증상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유사해서 전신 피로 혹은 근육통, 오한을 느끼게 된다. 통증이 발생하고 보통 일주일 안에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과 물집이 생긴다. 발병하는 부분이 신경의 분포를 따라 띠처럼 발생하기 때문에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고 한다. 주로 가슴 부위의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에 잘 생기지만 신경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얼굴, 팔, 다리 등) 발생할 수 있다. 특징적으로 몸의 좌·우측 중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가렵거나 아프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이 1~3일간 지속된 이후에 붉은 발진이 일어나게 되고 열이 나거나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포는 2~3주간 지속되다가 농포나 가피가 형성되고 점차 사라지게 된다. 포진 후 만성적 신경통 우려 대상포진은 대부분 자연히 치료되고 상처가 감염돼 덧나지 않으면 흉터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포진 후 신경통이 남는 경우에는 무척 괴롭기 때문에 진단이 된 후에 대상포진 치료 약물을 복용해 ‘포진 후 신경통’ 발병을 감소시켜야 한다. 포진 후 신경통은 고령일수록, 통증이 심할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 중에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통증이 심한 편이다. 일반적인 진통제로도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병변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자극적이지 않은 소독약으로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도 고려 대상포진이 얼굴에 생기는 경우 시력이나 청력 등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엔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돼 병원에서 실제로 처방하고 있으니 대상포진을 예방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고려해볼 만하겠다.
교권침해 행위는 교원, 학생 모두에게 피해 포문을 연 당사자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으로 10월 1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5년간 학교현장에서 1만 9844건의 교권침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2009년 11건에서 2012년 128건으로 10배 급증했으며, 학생에 의한 폭행은 2009년 31건에서 2012년 132건으로 3배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의 잦은 교권침해사건은 교원들의 교육력을 저하시켜 결국 전체 학생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관석 의원도 이와 유사한 보도자료(10월 14일)를 통해 “교권침해행위가 급증하면서 교사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도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교권침해 현황자료를 근거로 교권보호대책 마련 촉구에 가세했다. 특히 이학재 의원은 2009년 명퇴교원이 2922명에서 2012년도에는 4743명에 달하는 등 끝없는 교권추락으로 학교현장을 떠나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교권보호는 교사만이 아닌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임을 강조했다. 학교폭력 관련한 단위학교 업무 폭증 서상기 의원은 다른 교문위 의원과는 달리 색다른 감사 지적으로 교권 문제에 접근했다.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에 의거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폭대위)’를 개최해 가·피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고 있으나 조치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들이 빈번해 학교와 교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2012년도 폭대위 조치에 대한 재심 청구 현황’ 자료를 근거로, 피해학생의 재심 청구는 251건, 가해학생의 재심 청구는 309건으로 총 560건의 재심 청구가 있음을 지적하고, ‘폭대위’ 전문성 부족과 단위학교의 조정 역할의 한계를 지적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단위학교에서 사실관계 조사, 조정, 결정(가·피해자 조치사항) 등 다양하고 만능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학교의 조사와 역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재심을 청구하는 경우로 인해 단위학교 업무 폭증은 물론 실효성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교사는 경찰 수사관은 물론 검사, 판사까지 되어 그야말로 전지전능(全知全能)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현실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 교권보호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 필요 이처럼 여야 의원 공히 교권추락, 교권침해건수 증가 등 우려의 목소리와 교육부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도 정작 국회에 발의되어있는 교권보호관련 법안 처리에는 의지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발의법안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포함해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5개가 올려있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정부 대책 마련 촉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법안 처리를 기대해본다.
Q. 2014년 2월 말 명예퇴직 예정자입니다. 성과상여금 전반에 대한 사항을 알고 싶습니다. A.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의 2에 의하면 공무원 중 근무성적, 업무실적 등이 우수한 사람에게 예산의 범위 내에서 성과상여급을 지급하며, 공·사립학교 교원은 ‘개인성과급’과 ‘학교성과급’으로 이원화해 지급합니다. 다만, 유치원·특수학교 교원 및 교육전문직은 개인성과급(100%)으로 일원화해 지급합니다. 지급 대상자로는 지급기준일(2014. 2. 28)을 기준으로 해당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며, 지급기준일에 퇴직한 공무원은 지급기준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지급대상에 포함됩니다. 지급기준일 현재, 파견 중인 자와 휴직, 기타사유로 직무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자도 포함해서 지급기준일 현재 승진임용 후 2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승진 전 계급의 지급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급 제외 대상자로는 성과상여금 평가 대상기간(2013. 3. 1~2014. 2. 28) 중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인 자 또는 평가 대상기간 중 징계처분(불문경고 제외)을 받은 자(처분 일자 기준), 연도 중 퇴직자(2013. 3. 1~2014. 2. 27), 기간제 교원(별도 지침 시행), 성과상여금을 부당 수령하게 하거나 부당 수령한 자입니다. 또한, 소속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관별 실정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별도의 성과상여금 지급 제외 대상 기준을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과상여금 지급 금액은 근무기간에 비례해 일할 지급합니다. 문의_ 한국교총 교권강화국(02-570-5615)
동영상 광고 만들기 우리가 흔히 말하는 UCC는 ‘User Created Contents’의 약자로 이용자들이 글, 사진,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놓은 콘텐츠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인터넷 확산과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엄청난 양과 수준 높은 UCC들이 제작되고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 MP3,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우리는 쉽게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됐고, 무비메이커나 포토스케이프 같이 무료로 보급된 간단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쉽고 간단하게 영상이나 사진을 편집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1) 주제 정하기 : 교과에서 주제를 선정해 수업을 진행한다. 주제를 자유롭게 설정해 줘도 좋지만 한정된 주제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학생들이 결과물에 대해 서로 평가하는데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형식 정하기 : 동영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영화 만들기, 뉴스 만들기, 자기소개하기, 영상편지 쓰기, 학급동영상 만들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 중에서 어떤 주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또한 동영상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미리 생각하는 것이 좋다. 동영상 구성은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전개하는 시간의 순방향 방식이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시간의 진행을 섞어 놓는 시간의 역방향 방식,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서로 연관해 구성하는 방식, 인물이나 사건을 강조하기 위해 장면들에서 일부러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을 배제했다가 마지막에 드러내는 의도적 소외 방식이 있다. 이중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엮는 방식은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높여주고 입체적인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며, 의도적 소외 방식은 교훈적 내용을 다루거나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내용에 효과적이다. 3) 스토리 정하기 : UCC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영상효과도 웅장한 음악도 아닌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법으로 정할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 장비와 편집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스토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면 그것은 좋은 UCC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메시지를 재미있는 스토리로 만드는 것이 좋은 UCC를 만드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좋은 UCC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스토리보드를 활용해 보자. 스토리보드는 메시지를 스토리로 만들 때 우리에게 시각적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보드는 제작자가 의도하는 전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상 오류도 쉽게 점검할 수 있도록 한다. 4) 미디어 정하기 : UCC를 제작할 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그것들은 사용법이 매우 복잡하고 우리가 쉽게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우리 손에 익숙한 장비를 활용하는 편이 좋다. 어두워서 촬영이 어려우면 밝은 곳으로 배경을 바꾸면 되고 멀리 있어서 뭔지 모를 때는 좀 더 가까이 가서 촬영하면 된다. 환경과 장비를 탓하기보단 조금 더 발품을 팔아 좋은 화면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더 필요하다. 5) 촬영하기 : 자신의 손에 익숙한 다양한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UCC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구해야 한다. 사진과 음악, 효과음, 동영상 등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생각하고 고민해 촬영해야 한다. 촬영은 실제 카메라를 들고 찍는 행동으로 카메라 각도나 방향에 따라 내용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촬영의 기본적 내용을 살펴보자. 줌인과 달리(배경이 바뀌지 않음) - 줌인/줌아웃(당겨 찍기/밀어 찍기)은 카메라 자체에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인물의 감정이나 클로즈업 활용 시 사용한다. - 달리(가면서 찍기)는 카메라가 직접 다가가는 것으로 배경이 잘리지 않고 안정적인 화면이 진행(레일사용)된다. 6) 편집하기 : 완성된 스토리보드를 토대로 아이무비, 비디오메이커, 비디오 에디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동영상을 제작한다.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기-승-전-결 순으로, 영상은 일반적으로 전체 그림-중간그림-큰 그림-중간그림-전체그림 순으로 진행하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이 된다. 7) 평가하기 : 동영상을 제작하고 난 후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꼭 갖는다. 어떤 점이 좋았는지, 메시지의 전달은 명확한지,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지 등과 같은 평가를 통해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광고 업그레이드 하기 [PART VIEW] 광고 카피를 통한 다양한 수사기법을 익혀서 표현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시와 광고를 비교하면서 보면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학생들의 언어 표현 수준을 높일 수 있다. 1) 비유해 나타내기 : 원관념을 보조관념으로 전이시키는 과정으로 말의 직관적 의미에 더불어 생각을 더할 때 이용한다. ‘초코파이는 정(情)입니다’란 광고 문구에서도 은유가 사용됐다. ‘초코파이→둥근 모양→보름달→정월대보름→가족의 모임→따스함→情’의 의미로 전이가 이뤄진 것이다. 이런 비유들이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으나 익숙해지면 보다 쉽게 기억되고 깊은 인상을 주며, 밋밋한 내용을 한결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같은 은유는 원관념을 보조관념으로 전이시키는 과정으로 말의 직관적 의미와 더불어 생각을 더할 때 이용한다. 2) 반대로 나타내기 : 반어와 역설과 같이 모순된 내용을 활용한 표현은 말을 듣거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더욱 강한 느낌을 전달한다. 그래서 많은 내용이 포함된 설명조의 이야기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진실을 함축해 표현하면 자신의 의도를 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3) 재미있게 나타내기 :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나타내기는 일반적인 언어 규범에서 벗어나 익살스러움과 재치를 통해서 독자들의 주의를 끄는 표현의 한 방법이다. ‘2009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수상한 한 에어컨 광고를 보면 ‘에어컨 新바람’이란 카피를 사용했다. 흔히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신바람이 난다’라고 이야기하는데 해당 광고에서는 ‘新+바람’을 연결해 ‘에어컨의 새로운 바람’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우리말에 있는 동음이의적인 현상을 이용해 재미있게 표현한 문구는 우리 기억에 좀 더 오랫동안 남게 되는 특징이 있다. 언어유희와 재치는 다른 의미를 간접적으로 암시하기 위해 소리나 단어구조의 변화를 이용해 동음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말이나 문자를 소재로 한 말장난을 의미한다. 보쌈집 전화번호 광고를 ‘5300=보쌈빵빵’으로 광고한 것이나, 서울도시철도를 주제로 사랑이 담긴 에세이를 공모하면서 ‘愛Say’란 문구를 활용한 것도 동음이의어, 유사 음운, 도치, 발음의 유사성을 통한 언어유희의 한 방법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이용하면 재미있으면서도 기억에 남는 언어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창작자 권리를 지키는 저작권 교육 대부분의 학교에서 UCC 제작교육이나 광고 만들기 수업을 할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어떻게 동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했느냐 하는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한다. 물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면 좋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창작자에 대한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저작권에 대한 교육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창작품을 함부로 가져와서 사용하고 인터넷에 게시하기까지 한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켜주는 저작권과 같은 리터러시(literacy) 교육도 언제나 함께 진행돼야 한다. 특히 CCL의 개념은 교사들이 알고 있으면 더욱 유용하다.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은 쉽게 말해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공표할 때 ‘비영리’ 혹은 ‘저작권 명시’ 등 이용 허락에 관한 일정 조건을 밝혀 해당 조건 내에서 이용자가 자유롭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사용을 장려하자는 것이 CCL의 근본 목적이다. 전통적인 저작권이 저작권자의 절대적인 허락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개념인데 반해 CCL은 저작권자가 부여한 일정 조건만 따르면 누구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유’를 표방한 UCC 시대에 가장 적절한 저작권 해결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바른 역사 인식은 정체성 높여 ‘역사가 중요하다’는 말은 재론이 필요 없는 명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역사가 존재한다. 그 어떤 것도 통시적인 역사의 과정 없이 이루어진 것은 없으며 우리는 역사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에드워드 카(E.H. Carr)가 말한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의 정의는 역사의 생명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다. 최근 역사는 단순히 우리 과거에 대해 알고 배우는 문제를 넘어 국제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 등만 보더라도 역사는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유효한 문제로 대두된다. 국가 간 이익이 상충하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더욱 중요하다. 한 국가의 경쟁력은 과학기술, 경제력, 군사력 등 다양한 척도로 평가될 수 있지만 문화와 역사적 인식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근간이 된다. 그러나 국경이 무너지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역사의 중요성은 간과될 우려가 있다. 또 자신만의 역사를 고수하고 다른 이에게 관철하려는 태도는 분쟁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말도 되지 않는 역사 왜곡과 극우적인 역사 인식 행태는 국가 간 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국가의 위신을 실추시킴을 우리는 이웃 일본을 통해 매일 확인하고 있다.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가 아닌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이 없으면 그 민족의 미래는 없다’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역사 교육, 범교과적 접근 필요 이처럼 중요한 역사는 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 역사교과에 국한해 그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모든 교과, 비교과 영역에서 범교과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해 8월 본지에서 다루었던 한국사 교육의 해법에 관한 특집 내용과 교육부의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을 되짚어 보며 그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다. 고교 이수단위의 확대 교육부는 2014학년도부터 한국사 이수단위를 5단위에서 6단위로 늘려 2학기에 걸쳐 운영하기로 했다. 이수단위를 늘린 것은 타당한 움직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를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먼저, 가르칠 수 있는 교사의 확보가 필요하다. 당연히 역사 교사의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초등교사와 타 교과 교사들도 연수과정을 거쳐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중등 교사 임용 시 한국사자격 획득을 의무화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생각된다. 하지만 높은 임용 경쟁률과 현재로도 지나치게 많은 학습량을 감안한다면 교대·사대생들에게 한국사 자격을 획득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자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 체계적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교과 간 융합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교육과정에 한국사에 대한 강좌 편성과 이수의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수능 필수 교과목 편성 2017학년도 대입에서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로 지정됐다. 우리 교육 현실에서 수능이 가진 절대성 때문에 한국사 교육의 강화 방안으로 수능 필수 교과목 지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간 다른 사회 교과목에 비해 많은 학습 범위와 학습 부담으로 인해 선택의 비중이 적었던 것이 현실인데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됨으로써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을 간과한 대증적인 처방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사실 한국사가 수능에서 선택이 적었던 가장 큰 이유는 특정 대학에서만 필수 선택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최상위 대학이 한국사를 필수 요건으로 설정하다 보니 상위권 학생들이 국사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려워지게 됐다. 국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학생도 이러한 점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선택을 피하는 데서 선택 최하위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시험에 나오니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역사 교육 자체가 갖고 있는 본질적 의미에 비해 수단만을 강조한 것이다. 수능에 급하게 도입하기보다는 다른 교과목과의 난이도, 학습자가 체감하는 학습량의 부담, 내용 정제 등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 관한 문제 모 출판사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문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 교육의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인식 문제부터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역사는 필연적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역사가의 사관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으로 일어난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떤 관점에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어 기술하는지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사관의 차이는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전제다. 다양한 사관에 따라 기술된 역사를 폭넓게 수용하고 수용자 자신의 관점에서 재개념화하는 노력은 분명 큰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자신의 주관을 갖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편중된 사관의 교과서 기술은 가급적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 위주로 다른 교과와 융합해, 흥미를 갖고 탐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교과서의 내용이 개발되고 제시되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념적 문제로 혹은 정치적 문제로 확대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하며 어디까지나 학생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왜 매체와 토론, 논술인가? [PART VIEW] 앞서 밝혔듯이 역사교육은 역사 전공 교사에 의해 역사 시간에만 이루어질 수 없는 범교과적 차원의 대상이다. 전문적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개별 교과에서 갖고 있는 교수-학습적 장점을 적절히 적용한다면 학생들의 역사적 인식을 높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매체와 토론, 논술인가? 매체 : 최신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고, 공유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역사적 지식은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2013년 11월 인천 소재 중·고등학교 3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3%의 학생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익숙한 매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사극이나 영화에 나온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으니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체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활용의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매체를 활용한 논술 지도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영상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 역사 콘텐츠의 경우 흥미 중심으로 흐를 우려가 크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맥락을 고려해야 하지만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이러한 점을 간과하기 쉽다. 특히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왜곡의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검증 절차 없이 방영되는 경우 무비판적으로, 배경지식 없이 그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매체를 역사 교육에 활용할 경우 그 자체만 텍스트로 삼는 것이 아니라 동기 유발의 차원에서 활용해 이와 관련된 객관적인 내용을 정교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토론 : 역사적 사건은 당대에 치열한 쟁점 속에서 선택된 것이다. 쟁점이 없었다면 역사는 변화 없이 같은 모습으로 이어졌을 것이고 어떤 발전도 없이 정체된 모습으로 남게 됐을 것이다. 쟁점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히고 상대 의견의 문제점을 타당하게 지적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폭을 확대하고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토론은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바꿀 수 없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만일’이라는 가정을 설정하고 토론하는 활동이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역사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목적은 내용을 더욱 폭넓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있다. 토론하기 위해서는 쟁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자신의 입장뿐 아니라 상대 입장을 경청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사안에 대해 입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토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공감하면서도 실제 적용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다인수 학급과 학습 진도에 대한 부담,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다. 그러나 토론에 대한 연습과 학습 내용에 대한 구성을 체계화한다면 어렵지 않게 적용할 수 있다. 교사는 쟁점에 따라 각각의 입장을 정확히 나눠주고 학습 내용을 미리 알려준다.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은 배심원(토론을 통해 어느 측이 우수한지 판결)과 기자(진행되는 내용을 정리)의 역할을 나누어 수업에서 소외되는 인원이 없도록 한다. 전체 학습 내용을 토론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역사적 사실 중에서 쟁점이 도출될 수 있으며, 학생들이 깊이 있게 알아야 할 내용에 대해 토론 형태의 수업을 준비한다면 수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논술 : ‘논술’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 교사나 학생들 모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항 출제에서부터 채점, 지도, 첨삭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이며 특히 대학 입시에서 활용되는 전형이다 보니 학생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논술을 표현의 한 방법, 논리를 강조한 쓰기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부담도 줄어들고 활용 영역도 넓힐 수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형태로 문항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알아야 할 핵심적인 역사 내용을 제시하고, 그것을 요약함으로써 1차적인 이해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한다. 쟁점이 될 수 있는 다른 자료를 제시문으로 함께 제시해 둘을 비교·대조하게 하는 과정들을 거치면 학생들은 내용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문제 상황을 가정해 나름의 대안을 밝히는 형태의 문항을 제시하면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이 제출한 논술문 첨삭을 할 때 문법적인 오류나 구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잘 표현된 부분에 대한 칭찬 위주로 첨삭해야 한다. 문항 출제에 대한 부담이 어렵다면 교사 간 협력을 통해 함께 출제하고 예시답안을 만들어보는 동아리 형태로 운영해 보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논술은 표현인 동시에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해와 표현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루어질 때 이해가 심화될 수 있고, 표현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대상에 접근해야 하는 역사 문제에 논술은 적합한 지도 방법이다.
웃음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뇌교육 연수를 통해 웃음이 어떻게 두뇌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됐고, 특히 웃음을 통한 뇌활용 원리를 접하면서 교사인 나부터 큰 변화를 체감했다. 뇌교육에서는 ‘웃을 일이 있을 때만 웃는 것이 아니라 웃고 나면 행복해진다’는 원리를 근간으로 웃음을 선택, 체험하게 한다. 피곤하고 지칠 때,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무기력해질 때 ‘씨익~’ 입꼬리를 올리는 미소 짓기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과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웃음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웃음은 건강에도 좋고 아이들의 마음도 밝게 한다. 특히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자극해 두뇌를 활성화해준다. 또 편도의 부정적 감정에너지를 정화시켜줘 마음을 편안하고 밝게 함으로써 긍정적 사고와 원활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웃음을 통해 밝은 학급, 밝은 학교 분위기를 만들고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여유와 긍정의 힘을 길러줄 수 있다. 뇌의 부정적 기억을 정화하는 웃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다. 우리 기억에는 사실적 기억과 감정적 기억이 있는데 자라를 본 것은 사실적 기억이지만 놀란 감정은 그 기억에 결합돼 감정적 기억이 된다. 이러한 감정 기억은 우리 뇌의 ‘편도’에 저장되었다가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그 감정이 재생된다. 그래서 자라와 비슷한 솥뚜껑만 보아도 예전에 놀랐던 그 감정이 재생되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사건들을 겪게 되고 수많은 감정적 기억들이 뇌에 저장되어 있다. 분노, 슬픔, 두려움, 불안, 외로움 등 이런 감정들은 살면서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 재생되게 된다. 따라서 감정은 내가 아니고 뇌에서 일어나는 정보작용일 뿐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자꾸 떠올리고 거기에 마음이 머물러 있으면 계속 부정적 감정이 재생된다. 웃음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신체적 운동법이자 호흡법이지만 아이들의 마음도 밝게 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특히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그냥 웃다 보면 긍정적인 감정이 창조되고 여유 있는 마음도 갖게 된다. 웃음버튼 누르기, 웃음폭탄 터뜨리기 등 웃을 만한 상황이 아니어도 그냥 웃는 게임과 같은 방법을 통해 쉽게 감정을 전환하고 조절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평소에 부정적인 감정의 상태에 놓이게 될 때마다 웃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숙제를 통해 감정을 다루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즉, 웃음은 선택이다. 웃고 나면 웃을 일이 생긴다. ‘웃음 체험수업’으로 웃음꽃 피는 교실 만들기 · 웃음효과에 관한 비디오 보기 : TV에 보도됐던 웃음 수업 동영상과 ‘하하 호호 낄낄’ 등 웃음효과에 대한 비디오로 학생들에게 웃음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 준다. · 웃음과 관련된 재미있는 게임 하며 웃기 :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짝 게임, 박수게임, 협동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많이 웃을 수 있게 한다. · 얼굴 디스코 추기 : 우리 몸의 650여 개 근육 가운데 웃을 때 230여 개 근육이 움직인다는 것과 웃음의 운동효과 등의 정보를 주고, 최고의 뇌운동임을 알게 한다. 신 나는 음악에 맞춰 얼굴을 마구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웃기’를 한다. · 웃음버튼 누르기 : 웃음버튼 누르기란 자신의 얼굴 중 한 부위를 버튼으로 정하고 그 곳을 누르기만 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웃음을 터뜨리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함께 보고 10초간 웃음버튼 누르기를 하며 웃음을 길게 지속시키는 연습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는 적극적인 의미의 웃기를 도입한다. · 팀별 웃기 대회 : 스스로 웃기도 하고 서로 웃겨줄 수도 있는 팀을 구성해 재미있는 수행과제가 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고, 전체가 축제처럼 서로 돕고 즐기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게 한다. 그러면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즐거울 수 있도록 도와줘 학급 분위기 전체가 더욱 밝아질 수 있다. · 화나고 힘들 때 웃기 체험 : 우리의 뇌는 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도록 내면적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체험하고 싶지 않은 감정적 상황에서 릴리스의 방법으로 웃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다툼의 장면을 많이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힘도 길러질 수 있다. 웃는 생활문화 만들기 · 알림장 쓰는 시간에 요일별로 웃기 : 요일별로 웃음과 관련된 날로 정하고 칠판에 요일별로 웃는 법을 붙여놓는다. 그리고 알림장을 쓸 때마다 함께 웃는다. 예를 들면 월요일-원래부터 웃는 날, 화요일-화사하게 웃는 날, 수요일-수수하게 웃는 날, 목요일-목숨 걸고 웃는 날, 금요일-금방 웃고 또 웃는 날, 토요일-토실토실 웃는 날 등이다. · 웃음라인 : 교실 출입문 앞바닥에 테이프로 웃음라인을 표시한다. 그리고 라인을 넘을 때마다 웃게 한다. · 날마다 웃기 실천 : 가정과 학교에서 날마다 웃기를 실천할 수 있는 표를 나눠준다. 10초씩 날마다 웃기를 실천하도록 하고, 교실 뒷면에 웃음그래프를 붙여 각자 웃음미션을 수행한 것이 그래프로 나타나도록 스티커를 붙여 생활 속에 실천동기를 강화해 나간다. · 웃는 얼굴로 교실환경 꾸미기 : 즐거운 생활 시간을 이용해 친구의 웃는 얼굴을 살펴보고 재미난 표정을 그려 칠판 앞에 붙인다. 창가 쪽에는 사진 전시 줄을 걸어 학급활동 중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사진을 걸어 놓는다. 웃음 이벤트로 재미와 동기부여 · 웃음왕 선발대회 :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도 적극적으로 웃음을 창조하는 한 방법으로 그냥 웃음 폭탄을 터뜨리듯이 크고 신 나게 웃는 아이들을 뽑아 상을 주는 웃음왕 선발대회를 연다. · 웃음사진 콘테스트 : 학급의 모든 학생과 담임교사가 참여해 교내에서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웃는 모습이 담긴 다양한 사진을 찍는다. 이때는 학급 특성 및 개성을 살려 밝고 환하게 다양한 장면을 찍도록 한다. 사진 촬영을 하면서 급우 간, 사제간이 사랑과 화합으로 하나 돼 행복한 학급 생활문화를 창조하는 과정을 담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기준을 제시해 교내 축제 때 학교전체의 이벤트로 웃음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평화웃음상, 행복웃음상, 건강웃음상을 학년별·개인별로 시상한다. 웃음으로 달라진 교실[PART VIEW] 웃음은 아이들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 위와 같은 웃음 프로그램을 꾸준히 써 보니 반 분위기가 밝고 따뜻해지면서 평소에 부정적인 태도나 말을 표현하는 아이들이 밝게 바뀌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게 될 때, 예를 들면 심한 짜증이나 분노와 같은 폭발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 그냥 웃기만 하면 아이들은 쉽게 감정이 전환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조절 문제로 친구관계가 좋지 않았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친해지는 효과를 보았다. 웃음은 밝은 에너지를 창조하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상하고 어색하게 여겼으나 점차 의미를 이해하고 잘 웃어지지 않는 이유가 자신에게 있음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였다. 처음에는 잘 웃지 못하던 학생들도 여럿이 또는 다른 친구들이 웃으니까 쉽게 웃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뇌 속에 스스로 웃을 수 있는 회로를 형성함으로써 밝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학년 초에 쉽게 화내고 다투던 아이들이 웃음 연습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는 힘을 기르고 상생의 생활태도를 터득하게 됐고 1학기가 지나면서 거의 싸움이 사라졌다. 또한 웃음을 통해 학급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서로 하나가 되어 사랑하는 마음도 기를 수 있었다. 이렇게 웃음프로그램을 하나의 교육문화로 만들고 꾸준히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서 학교가 밝아지고 학교폭력예방에도 효과가 있었다. 웃음을 교육활동에 적용할 때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기화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많이 웃는 것 같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웃는 웃음에는 아이들이 많이 어색해한다. 따라서 처음 시도할 때의 어색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다려주는 마음과 ‘반드시 좋은 효과가 있다’는 교사의 신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웃는 시간을 적절하게 제시해 목표의식을 갖게 하고, 웃는 방법도 다양하게 해서 웃음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놀이 수단으로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주는 것이 좋다. 가장 환하게 웃는 사람을 뽑는다거나 옆 사람까지 저절로 웃을 수 있도록 만드는 파워웃음 등약간의 경쟁을 유발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대한민국 모든 학교에서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즐겁고 행복한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뇌를 믿고서 지금 웃음버튼을 누르고 호탕하게 웃어보자. 활짝 웃는 교사와 학생들로 가득한 학교의 모습을 그리면서……. “웃음버튼, 준비! 발사! 우하하하!!!”
BUND에 가다 헬라브룬 동물원, 바텐메어(Wattenmeer) 국립공원에 이어 우리는 BUND international에 방문했다. BUND(Bund fur Umwelt und Naturschutz Deutschland, Bund for the future and nature of Germany)는 1975년에 설립된 국제환경기구(Friends of the Earth)의 독일 지역 파트너이며 기후 변화 및 반핵과 같은 문제를 다루는 NGO다. 이들은 실천적인 환경보호를 위해 환경 정책에 대한 여러 과제를 수행한다. 더불어 재생 가능한 에너지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식품과 사료의 생산을 금지해야 함을 알리는 활동에 큰 비중을 두며, 일상생활 속에서 유독한 화학물질의 양을 감소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대안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나아가 미래 생태학적인 질문에 대한 통합 정책의 개발을 위해서는 교통 정책, 경관 정책, 화학 물질 정책 등과 같이 분야별로 보다 효과적인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환경관련 시민운동과 자연보존, 환경보호 활동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을 위한 실천하는 환경운동가 섹션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BUND에서는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노력, 기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실천의 필요성과 열대 우림 보호 등의 중요성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이 있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 4만여 명의 회원이 지역별 환경 회의, 어린이 환경의 날과 같은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BUND 헤드쿼터 관계자로부터 2012년에 진행된 유전자 조작 식품 반대 운동에 관한 내용을 인상 깊게 들었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그들의 캠페인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유전자 조작 식품을 반대하는 슬로건이 적힌 ‘GENTECHNIK? NEIN DANKE!(변화를 위한 유전자 조작 기술? 사양합니다!)’ 플래카드를 구입해 BUND 활동 자금을 기부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 반대 캠페인에 관해 인터뷰하는 모습. 유전자 조작 식품 반대 캠페인 플래카드. 유럽살쾡이 보호활동 등 환경 소통 프로젝트 운영 BUND는 자연보전을 위해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생물 다양성의 보전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는 최근 진행된 사업 중 가장 대표적이었던 ‘유럽살쾡이를 위한 안전망 구축(A Safety net for the European wildcat)’에 대한 활동 설명을 듣고 관련 자료를 받아왔다. BUND는 독일의 바이에른(Bavaria) 숲에 사는 살쾡이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서식지인 숲을 보호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도로 개통으로 인해 나뉘는 살쾡이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생태통로(green bridge)’를 만들어서 숲과 숲을 이어주는 길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살쾡이의 서식지 이동경로 지도(wildcat network routing map)’로 만들어 사람들이 알기 쉽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했다. 이는 1984년 단순한 생태통로 사업에서 시작했으나 유럽살쾡이의 보호활동으로 확대됐고 비단 살쾡이뿐만 아니라 독일의 숲에 서식하는 모든 동물을 보호하자는 운동으로 확대됐다. 2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public fun run’을 통해 이 활동을 기념하기도 한 유럽에서 환경과 소통하는 가장 큰 프로젝트로 기록되었다. 이 밖에도 BUND에서는 자전거 전용 도로 확장 및 물 재생에 관한 아이디어를 개발해 시민에게 알리고 대중교통, 에너지 절약 대책, 폐기물 대책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변화를 위해 캠페인도 진행했다. 더불어 지역별 BUND 그룹은 환경박람회를 개최해 중고품 수리 날짜, 유기 농업에 대한 일정을 공유하고 야생 생태체험을 위한 가이드 투어, 교육 여행 등의 이벤트로 마련했다. 이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BUND 홈페이지(http://www.bund.ne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브로슈어에 소개된 BUND 친환경 먹을거리 운동. BUND의 환경교육 모습. (출처:http://www.bund.net/) 회비와 기부금, 친환경상품 판매수익금으로 단체 운영 환경 파괴는 국경을 초월한다. 1989년 이후 BUND는 다른 환경보호단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간의 자연에 대한 착취와 환경파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지금은 미국,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스페인, 덴마크, 폴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여러 나라와 자연 보호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세계적인 환경 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BUND에서는 자회사 등을 운영하며 48만여 명의 회원과 지원자의 기부금, 회비가 운영비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 활동비 전액을 기부금이나 친환경상품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BUND 헤드쿼터의 스태프인 클라라의 친절한 안내로 에어하우스를 견학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BUND 샵에서 판매하는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장난감 및 티셔츠 등 친환경적 삶을 살기 위한 물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일반학급 환경교육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PART VIEW] 이전에 소개한 BUND에서 실시되는 다양한 환경운동 및 캠페인 활동을 바탕으로 일반학급에서 운영할 수 있는 환경교육 실행 내용에 대한 계획 예시안은 다음과 같다. 일반학급 운영 실행 내용 및 계획 구분 활동주제 소요 시간 활동 내용 3G적용 Think Green Live Green Love Green 지역 사회 연계 현장 학습 1 애들아 아마존에서 놀자 4시간 (1일) ? 대상 : oo초등학교 1학년 2개 학급 ? 탐구내용 - 계절 풀꽃 관찰하기 - 생태 놀이 - 자연물을 이용한 미술활동 - 현장학습 장소 쓰레기 줍기 ○ ○ ○ 지역 사회 연계 현장 학습 2 정수장 과정 체험 프로그램 6시간 (1일) ? 대상 : oo초등학교 6학년 1학급 ? 장소 : 까치울 정수장 ? 탐구내용 - 정수장(물 박물관) 견학 - 팔당 취수장 및 한강 물 환경 연구소 알기 -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과정 알기 - 물 보호 그림 그리기 ○ ○ ○ 학급운영 프로그램 유전자 조작 반대 2시간 ? 유전자 조작의 의미 알기 ? 유전자 조작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알기 ? BUND의 캠페인 살펴보기 ? 유전자 조작과 생물 종 보호를 주제로 글쓰기 ○ ○ ○ 비고 · 지역사회에서 운영하는 환경관련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 유도 · 배우고 알게 된 것을 남들과 나눌 수 있도록 지도 환경교육의 주제를 ‘행동하는 환경운동가’로 설정하고 지역사회 연계 현장학습과 학급운영 프로그램으로 구분한다. 현장학습의 테마를 ‘애들아 아마존에서 놀자!’와 ‘정수장 과정 체험’으로 정해 각각 계절 풀꽃 관찰하기, 생태놀이, 자연물을 이용한 미술활동, 현장학습 장소 쓰레기 줍기 등의 활동과 정수장(물 박물관) 견학, 팔당 취수장 및 한강 물 환경 연구소 알기, 물을 깨끗이 하기 위한 과정 알기, 물 보호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학급운영 프로그램에서는 ‘유전자 조작 식품 반대’를 테마로 유전자 조작의 의미 알기, 유전자 조작 식품(GMO)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알기, BUND의 캠페인 살펴보기, 유전자 조작과 생물 종 보호를 주제로 글쓰기 등의 활동을 실시한다. 브로슈어에 소개된 BUND 친환경 먹을거리 운동. 유전자 조작과 생태계 보호를 주제로 글쓰기를 하고 있는 모습. 행동하는 학생 환경운동가 양성 기반 마련 국제적인 단체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베를린의 BUND 헤드쿼터를 방문한 후, 다양하고 실천적인 환경보호 캠페인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환경문제는 국경을 초월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며 환경보호 운동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참여 유도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 교사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생활 속에서 자연보호를 실천하고 작은 정성을 모아 지속적으로 환경보전에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행동하는 학생 환경운동가 양성의 기반이 되는 지속가능한 환경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즐겁고 신 나는 환경교육,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환경교육,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환경교육을 위해 오늘도 작은 걸음을 힘차게 내디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