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의 눈을 찾아라(김서준 외 5인/랜덤하우스) = 서울과학고 선·후배 사이이자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출신 등 6명의 수학고수들이 자신들의 핵심 수학 공부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집합은 누가 만들었을까? 어떻게 수식을 그래프로 그리게 됐을까? 등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질문에 대해 답변해 주는 형식이다. 수학 교과의 연관 단원표를 수록해 초,중,고 수학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면서 각 개념들이 어떻게 연결, 발전되는 지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배경 설명을 첨부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도록 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현길언/계수나무) = 제주 출신 소설가인 저자가 초등학교 시절에 겪었던 삶의 체험과 아픈 기억들에 대해 담아낸 성장소설이다. 하루 아침에 아버지와 헤어지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잃고 가축들까지 모두 잃게 된 어린 규명이. 제두 4·3 사건으로 가족이 해체돼 어머니와 단둘이만 남은 규명이는 외갓집에 얹혀 살 수 없어 소달구지에 가축을 싣고 불타 없어진 고향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잡초가 무성한 옛 집터, 그 속에서도 여전히 만발한 꽃들을 보며 힘을 얻는 규명이를 통해 고난 속에서도 변하
2010-04-27 10:15"현장교사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기 때문에 현장 교사도 그런 신뢰에 부응할 만한 인재이지 않으면 안되고, 질 높은 교원을 양성해야 하는 것이다." “오페타야, 오페타야, 오페타야! 교사의 빼어난 역량이지요.” 핀란드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어느 교장이나 같은 답을 한다. ‘오페타야’는 교사를 가리키는 핀란드어다. 세계 1위의 학력을 자랑하는 핀란드 교육의 비밀을 찾는 책들이 국내에서도 줄을 이었다. PISA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다 점차 순위가 하락해 ‘학력 저하론’이 나오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같은 핀란드 열풍이 더욱 거세다. 오죽하면 ‘핀란드 참배’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올 정도겠는가. 그럼에도 일본 고등학교 교사이자 교육 칼럼니스트인 저자 마스다 유리야는 핀란드를 찾았다. 저자는 “일본인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있던 터라 기대에 가득 차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며 “하지만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단지 정도(正道)를 실천하고 있는 것일 뿐. 그 ‘정도’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본 교육이 결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말로 깨닫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고 했다. 저자가 3년에 걸친 취재
2010-04-27 10:09자고나면 달라지는 세상. 3D에 스마트폰에…세상은 사람의 마음마저 디지털로 만들 기세입니다. 학교 안 가도 인터넷으로 충분히 공부할 날이 곧 올거라 합니다. 신주머니를 빙글빙글 돌리며 친구와 손잡고 가던 등굣길, 지각할까 무조건 뛰고 보던 골목길, 말없이 안아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날이 오는 걸까요? 정보화시대의 발전에 숨이 찬 우리 모두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디지털처럼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 가슴에 오래 기억될, 느리지만 따뜻함을 느낄수 있는 풍경을 담는 기획, ‘이야기가 있는 학교 가는 길’을 시작합니다. # 걸음을 세우는등굣길 담장벽화 고개 돌려보지만 이곳에서 아이들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역사가 70년에 이르는 초등학교가 있지만 재학생은 스무명도 되지 않습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사정이 나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대도시 한 반 꾸미기에도 벅찬 숫자가 이곳에선 전교생입니다. 아이들이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그들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데 학교 앞 개울 맞은편의 담벼락들이 울긋불긋합니다. 꽃과 나비가 보이는가 했더니 광부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그려져 있습니다. 석탄을 실어나르는 열차와 갱도 폭파장면, 땀을 닦는 모습까지. 지금은…
2010-04-01 15:1021세기 교육의 화두는 창의성과 개성으로 압축되는 것 같다. 시험 성적이 우수하고 똑똑한 학생보다는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상상력과 나만의 개성을 지닌 창조적이면서도 이타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들을 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적 규범이나 종교적 관점과 기존의 과학적 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교사들의 생각이 자유롭고 거침없어야 한다. 이 책은 현직 교사나 예비 교사들에게 미래의 세계에 대한 안목과 학생들의 진로 교육에 대한 안내자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어른들이 바라볼 때 학생들은 가끔 유치하고 엉뚱하다 못해 위험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더러 있지만 그들이 위험한 생각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위험한 생각들’에 있는 모든 위험한 생각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이며, 인간에 대한 사랑의 폭을 넓혀갈 수 있게 해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는 학생들에게 위험한 생각들이 없다면 미래도 없을 것이다. “지식의 끝에서 발견한 위험한 생각들”이라는 리처드 도킨스의 글 제목에서처럼 학생들
2010-01-20 13:30한국 근대 수필은 너무 경수필 위주로 발달해온 면이 있다. 글에 대한 편협한 관념 때문에, 그마저도 흔히 ‘문학적’이라 여겨온 몇 가지 형태로 굳어졌다. 응모작들을 보면서 글쓰기의 재미와 보람에 맛들인 이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통적 범주에 갇힌 ‘교과서적’ 수필이 많아서 다소 답답하였다. 사적인 체험을 어떻게든 일반적 진실과 연결시키려는 내용도 많았는데, 필자의 진솔한 태도는 느껴져도 글로서의 참신함은 아쉬웠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5편이다. 앞의 셋은 자료를 모으고 논리를 밀고나가 애초의 착상을 발전시키려 노력한 작품들이다. 그 결과 앞의 문제점들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일반적인 내용을 반복하는 데 머문 경향이 있다. 뒤의 둘은 새로운 글감을 포착하는 섬세함과 상식에 매이지 않고 사색을 전개하는 날카로움이 돋보인다. 그러나 그 중 이 경험을 겹치고 편지투를 활용하여 표현 효과를 높인 반면 은 구성이 평면적이다. 논의 끝에 앞의 계열에서 을 가작으로, 뒤의 계열에서 을 당선작으로 뽑는다. 글쓰기는 이른바 심신수양에 도움이 되지만 심신수양을 위한 방편이 아니다. 규범을 넘어섬으로써 보다 개성적이고 자유로운 세계와 만나는 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2009-12-24 11:38비눗방울 속에는/ 내 마음 들어있고/ 내 마음은 두둥실/ 비눗방울 따라가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갈대 성이 보이고/ 비눗방울 터지면/ 내 마음 허전하네. 한글을 깨치고 글로써 제가 본 풍경이나 떠오른 생각을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해 아홉 살쯤엔가 처음으로 써본 시입니다. 30년이나 지났지만 이제껏 그 시를 외울 수 있었던 건 짧기도 짧아서였겠지만 무언가를 글로 써서 간직하는 일이 스스로에게 대견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 순수한 즐거움을 참 오래도록 잊고 지내왔습니다. 어린 시절의 비눗방울 놀이만큼도 제 가슴을 울리고 흔드는 것이 없다고 변명하며 지내왔습니다. 혹은 성급하고 경직된 언어들로 채 익지 않은 상념들을 붙잡으려 헛된 노력을 하기도 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바람처럼, 공기처럼 제 마음에서 떠오르는 비눗방울들이 그저 흘러가도록, 그러다 마침내는 터져버린 비눗방울마저도 가만히 감싸 안을 수 있는 언어가 제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그저 지그시 바라보고자, 찬찬히 응시하고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품어보고자 하는 노력이 지금 제겐 소중한 일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이라 해도 좋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2009-12-24 11:37선생님, 며칠 전 학교 급식에 고추장 비빔밥이 나오던 날이었습니다. 밥먹다 말고 한 아이가 울상을 짓고 있길래 밥 먹던 숟갈을 내려놓고 그 아이에게로 갔죠. 평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아이였기에 고추장을 덜어주어야 하나 맨밥을 더 퍼 줘야 하나 하면서요. 제가 맡고 있는 1학년 교실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으니까요. 부지런한 숟가락질 소리, 몹시도 매웠는지 후울쩍 콧물을 들이마시는 소리, 조곤조곤한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비교적 뒤 쪽에 위치한 그 아이 자리로 갔습니다. “○○야, 밥 먹다 말고 왜 울상이니? 누구하고 다퉜어?” 다른 아이들이 듣지 못하도록 작은 소리로 말하려고 허리를 달싹 엎드려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아이는 여지껏 참고 있던 울음을 한꺼번에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묻지나 말 걸 제 물음은 그 아이의 한껏 부풀어 오른 울음보를 바늘로 콕 터뜨린 꼴이 되고 만 겁니다. 이미 봇물처럼 터져 버린 아이의 울음이 어찌나 구슬프고 처절하던지 저희 반 아이들은 모두 목이 메이는 점심을 꾸역꾸역 먹어야만 했습니다. 그랬거나 말거나 제 몫의 비빔밥을 한 그릇씩 뚝딱 비운 아이들은 하나 둘 집으로 가고 교실에는 어느새 그 아이와 저만이 남았습니다
2009-12-24 11:35최종 논의 대상으로 남은 작품은 , ,,등 4편이었다. 당선작을 가려내기 위해 다시 흠이 많은 것부터 밀어내기로 하였는데 두 심사위원의 의견이 비슷하였다. 은 석수장이 인도인 샴과 꿈을 이루지 못한 석수장이 할아버지를 내세워 불상이 완성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인 딸을 가진 인도인 샴을 끌어들였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고 이미 익숙해진 이야기에 머물고 말았다. 불교의 나라 인도 이야기로 시선을 확대했더라면 더 새로운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은 가장 동화적인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다. 그러나 주독자인 어린이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다. 항아리에 모신 ‘부처님의 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더라면 훨씬 빛나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는 특수한 아이 ‘지호’ 때문에 벌어진 일을 제재로 하고 있다. ‘성질이 나면 무엇이든 내리치는’ 지호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은 개연성을 지니고 있으나 동화로서의 향기는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은 할머니와 아들 그리고 손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짧은 글 속에 잘 표현한 작품이다. 많은 습작기를 거친 듯 깔끔한 문장이 돋보였고 다른 두 편의 작품 수준도 골라서 쉽게 당선작으로 정할 수 있었다. 쉬지 않고 정진해…
2009-12-24 11:13우리 집 아이들은 할머니 집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도시 속에 있는 할머니 집이지만 들어서는 순간 마당에 펼쳐진 각종 플라스틱 그릇, 세숫대야에 심어진 고추, 상추 등 여러 채소를 보면서 신기해합니다. 만져보고, 직접 캐보기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릴 적 시골 할머니의 텃밭이 생각났습니다. 그런 텃밭을 할머니는 도시 속에 옥상, 베란다, 작은 화단에 가꾸고 계신 것입니다. 신기하게만 채소를 들여다보는 아이들을 위해 할머니의 고마움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그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긴 터널을 뚫고 온 느낌입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내가 쓴 동화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동화는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이야기 끈이 풀리지 않을 때는 꼬박 밤을 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이 좋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쓴 동화에 혼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 울고, 웃으며 동화를 써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당을 텃밭으로 가꾸어 저에게 소재를 안겨준 할머니에게 오늘의 영광을 돌립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써서 기대에 보답
2009-12-24 11:11안개가 자욱한 숲 속입니다. 어둠에서 깨어난 나무들이 이슬을 머금고 있습니다. “왕을 배신하는 신하는 있어도 백성을 버리는 왕은 없는 것이여.” 할머니의 목소리가 꿈결처럼 이어집니다. 바위 뒤로 할머니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할머니!” 나는 할머니에게로 다가가려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공을 걷는 듯 발은 제자리를 맴돕니다. “은하야! 은하야!” 은비 언니가 흔들어 나를 깨웠습니다. 아직 방문에 어둠자락이 묻어 있습니다. “찾았다. 할머니는 지금 산골짜기에 작은 왕국을 세우고 계시는 거야.” “너 요즘 드라마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니야?” 머리를 빗던 은비 언니가 쿡쿡 비웃었습니다. 할머니의 왕국이 무너지기 전에 왕을 배신한 첫 번째 신하가 바로 언니였습니다. 시골에 있는 할머니 집은 하나의 작은 왕국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할머니는 왕처럼 살았습니다.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쌀을 나누어 주고 병든 사람에게는 약도 사다 주었습니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할머니를 사람들은 왕처럼 받들었습니다. 마을 사람 누구도 왕의 말을 거역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왕의 창고는 곡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과일들이 단지를 꽉 채웠습니다. 그것들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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