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양

<사자성어로 교육읽기> 촌철살인(寸鐵殺人)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옛날과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는 해도 사람 사는 데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면이 여전히 많다. 시대가 바뀌고 과학의 첨단을 걸어도 고사성어, 특히 사자성어가 생명력을 갖는 이유다. ‘촌철살인’의 사자성어를 통해 우리 교육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모색한다.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전문근 시인(전 서울아현초 교장), 신용배 전 경기 장파초 교장, 송영일 대전가오고 수석교사, 이창헌 서울인헌고 교사가 현안을 네 글자로 풀이한다. <편집자 주>

대입 시즌이 한창인 요즘 캠브리지대 웹사이트에 소개된 글귀를 통해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할 바를 고민하게 됐다.

‘우리는 뉴턴을 잘 아는 학생이 아니라 뉴턴처럼 생각할 학생을 원한다.’

우리 대입 현실에서 꼭 실현돼야 할 학생 선발 원칙이자 교육 방향으로 명심해야 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문장이다.

알맹이 없는 백 마디의 말보다 촌철살인 단 한 마디가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법.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데 귀신같은 능력을 보이는 촌철살인의 말은 인생의 깊이와 넓이를 살찌우고 주옥같은 대화나 어록으로 남겨져 전해지곤 한다.

寸鐵殺人에서 ‘寸(촌)’은 보통 성인 남자의 손가락 한 개의 마디를 말하며, ‘鐵(철)’이란 ‘쇠로 만든 무기’를 뜻한다. 손가락 한 개의 마디도 못 되는 무기로 살인을 할 수 있으니,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의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중국 남송시대 나대경이 집으로 찾아온 손님과 나눈 얘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무기를 한 수레 가득 싣고 온다고 해서 살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게는 오직 촌철만으로 당장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여기서 살인은 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마음속에 있는 세속적인 생각을 완전히 쫓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오직 한 가지만 깊이 생각해서 번쩍하고 깨우치는 순간 모든 쓸모없는 생각이 달아나게 된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서희 장군이 거란족을 한 방에 굴복시킨 담판의 경우나, 임진왜란 때 절체절명의 한계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이라는 한 마디로 병사들의 사기를 올려 전세를 뒤집는 상황을 보면 촌철살인과 같은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올해 수능에서도 반복된 복수답안 문제, 변별력 논란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갈팡질팡하지만, 여기저기서 땜질처방의 방안만 중구난방이다. 똑 부러진 ‘촌철살인’의 입시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