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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자성어로 교육읽기> 선시어외(先始於隗)

직역하면 ‘먼저 외(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나(너)부터, 또는 말한 사람(제안자)부터 시작하고 실천에 옮기라’는 말이다.

지난 5월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는 실로 역사적인 사건(?) 하나가 있었으니 34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일이었다. 사실 얘기하자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더 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고 교육자들의 자존감을 드높인 상징적인 계기가 되었음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다. 더욱이 축사 말미에, “아무리 시대가 변화해도 스승의 역할은 바뀔 수 없다. 스승에 대한 예의와 존경심을 잃는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에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 고 전제한 뒤 “정부는 선생님들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가름했다.

짧은 내용이지만 교육자 모두는 이제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변모할지, 교육입국의 의지와 존경받는 분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부푼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현 정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다소 가라앉히는 효과는 분명 있었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서 자꾸 의구심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기우일까? ‘행여 1년에 한번 있는 기념식에서 잠깐 들려준 축사 속의 몇 마디라면 안 되는데….’

‘先始於隗’

전국시대 연나라가 제나라에 많은 영토를 빼앗기고 있을 어려운 시기에 즉위한 소왕(昭王)은, 재상 곽외(郭隗)에게 잃어버린 땅을 다시 찾는데 필요한 인재들을 모을 방법을 묻자, “옛날에 어느 왕이 천금을 가지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으나 얻지 못하던 어느 날, 잡일을 맡아 보는 신하가 천리마를 구해 오겠다고 자청하므로 왕은 그에게 천금을 주고 그 일을 맡겼나이다. 신하는 석 달이나 걸려 천리마가 있는 곳을 알고 달려갔으나 애석하게도 그가 도착하기 며칠 전에 말이 죽었다고 하옵니다. 그런데 그가 ‘죽은 말의 뼈를 오백 금이나 주고 사 오자 왕은 진노하여 ‘과인이 원하는 것은 산 천리마인데 누가 죽은 말뼈에 오백 금을 버리라고 하였느냐’며 크게 꾸짖었나이다. 그러자 그는 ‘이제 세상 사람들이 천리마라면 그 뼈조차 거금으로 산다는 것을 안 만큼 머지않아 반드시 천리마를 끌고 올 것’이라고 말했나이다. 과연 그 말대로 1년이 안 되어 천리마가 세 필이나 모였다고 하옵니다. 하오니 전하께오선 진정으로 현재를 구하신다면 먼저 신(臣) 외(隗)부터 스승의 예로 대하도록 하옵소서. 그러면 외(隗) 같은 자도 저렇듯 후대를 받는다며 신보다 어진 이가 천 리 길도 멀다 않고 스스로 모여들 것이옵니다"라고 말했다.

소왕은 곽외의 말을 옳게 여겨 그를 위해 황금대라는 궁전을 짓고 스승으로 예우했다. 이 일이 알려지자 천하의 현재들이 다투어 연나라로 모여들었는데 이들의 보필을 받은 소왕은 드디어 군사를 일으켜 제나라를 쳐부수고 숙원을 풀었다.

스승의 날이 제정된 지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스승의 존귀함과 교육자의 막중한 책무를 기대하는 축사를 하신 대통령에게 소왕(昭王)의 지혜가 반드시 실천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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