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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자성어로 교육읽기> 유교무류(有敎無類)

‘유교무류’는 논어(論語)의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오는 말로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말이다. 그 옛날 호향(互鄕)이란 곳은 풍기가 문란하고 천한 직업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으로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이었다. 어느 날 그곳에 사는 남루한 차림의 한 아이가 ‘공자를 만나러 왔다’는 말을 듣고 제자들이 그를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공자는 그 아이를 맞아 그가 묻는 말에 친절하고 성실하게 대답해 줬다. 제자들이 공자의 이러한 태도를 보고 의아해 하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오면 그 마음만을 받아들이면 됐지, 그 사람의 과거와 행동까지 따질 것이 있느냐”며 공자는 제자들의 차별의식을 안타까워했다. 공자는 실제로 그에게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최소한도의 예의만 지키면 신분의 고하, 재산의 많고 적음과 나이를 묻지 않고 받아들였다. 신분과 계급의 차별이 엄격했던 3000년 전 공자의 이런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주변의 일부 지역에서는 자녀에게 “비싼 아파트 평수의 크기에 따라 친구와 어울리라”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특정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나 서로 간의 통행조차도 막는 곳이 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장애학생 시설을 혐오시설로 여겨 자기 지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극렬한 시위를 한다거나 새터민, 다문화 학생에 대한 정서적 차별, 성적우수자와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별적 대우 등 교육계 곳곳에서도 알게 모르게 교육적 불평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한다.

교육이란 자신의 덕과 지식을 쌓고 배려하고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의 할 일은 무엇보다 학생에 대한 고른 사랑이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일수록 더욱 보살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라 하겠다. “가르치는 대가로 비록 한 묶음의 말린 고기(乾肉)밖에 가져오지 않는다 해도 나는 어떠한 사람에게나 차별 없이 교육을 했다”고 말한 수천 년 전 공자의 사도(師道) 실천은 그래서 더욱 울림이 크다.

5월은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들어 있는 의미 있는 달이다. 여러 사정으로 퇴색된 스승의 날이지만 ‘가르치고 배움에 계층·계급, 잘 살고 못사는 구분이 없다’는 ‘유교무류(有敎無類)’의 말을 되새겨 우리 모두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을 다잡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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