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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자성어로 교육읽기> 일금일학(一琴一鶴)

가야금 하나와 학 한마리가 전 재산이라는 뜻의 ‘일금일학(一琴一鶴)’ 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관직에 나갈 때 조촐한 행장을 하고 가진 물건이 얼마 되지 않음을 나타낸 청렴결백한 생활을 이르는 말’로 중국 송나라의 조변(趙弁)이 ‘관리가 됐을 때 거문고를 들고, 학만을 대동한 채 부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그 후 그는 더 높은 관직에 올랐으나 청렴한 생활로 자신이 본보기가 돼 잘못된 기풍을 바로 잡고, 백성들을 보살피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위로했다. 백성들은 매우 기뻐했고, 부패하고 간사한 관리들도 청렴한 그의 처신에 놀라면서 순종했다고 한다.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도 ‘청렴은 관리의 본분이요. 갖가지 선행의 원천이자 모든 덕행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이 될 수 없다’며 목민관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규율로서 청렴을 강조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의미로 예부터 우리나라는 청렴을 관리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여겨 이를 실천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일부 공직자의 뇌물수수, 관피아, 정경유착, 줄대기, 불법, 탈법 등의 부정·부패 사건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그로 인해 많은 사건·사고가 유발되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공직사회가 시끄럽고 실망감과 불신이 팽배해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의 ‘2015 아시아·태평양 국가 부패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홍콩,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조사대상 16개국 중 한국이(9위, 부패지수 6.28)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교육계도 일부 몰지각한 사학의 비리 문제와 촌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자정 노력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교육당국이 비리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존경받아야 할 교원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영상물을 제작하는가 하면 촌지 고발 포상금까지 내 걸었다니, 생각하면 창피하고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내몰린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교육계가 스스로 앞장서서 청렴의 본보기가 되는 선도적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공직자 개인을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개개인의 청렴의식 제고와 자기반성, 그리고 국민의 봉사자로서 청렴을 실천하는 일이다. 밝은 미래 사회를 구현해야 할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윤리의식에 기초한 일금일학 정신이 더해져 혹여 조금이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촌지수수, 부정부패라는 말이 교육계에서부터 사라지기를 기대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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