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모든 문화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의 중요성을 비유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적 통치 구조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울은 중요한 곳이고 상대적으로 지방은 덜 중요한 곳으로 인식해 왔다. 이러한 문화의 영향이 현대에도 면면히 이어져 재화는 물론이고 사람마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도시로만 몰려 현재, 대도시와 지방간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이러한 삶의 격차는 농어촌에서 두드러지며 특히 그 중에서도 도·농간 교육 격차는 매우 심각한 편이다. 이러한 도·농간의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게 된 시기를 1970년대로 잡는데 학자들의 이견은 없다. 즉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경제 개발과 도시화의 진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만 집중되면서 농어촌의 인구는 상대적으로 급감하였고,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자연히 경제적으로도 뒤쳐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제력이 뒤쳐지다지다 보니 삶의 질 또한 낮아지면서 젊은 사람들은 농어촌을 기피하게 되었고, 젊은 사람들이 농어촌을 떠남으로써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흔히 농어촌
오늘은 논술 연수를 받다가 혼자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내용이 있어 올립니다. 바로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대학교수님들이 논술을 채점할 때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라더군요. 창의력이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한발 먼저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창의력이란 것이 묘해서 하루 아침에 갑자기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 논술에 필요한 창의력을 기르려면 대략 네 가지 정도를 연습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창의력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지식 구조를 재조직하거나 변경함으로써 생성된다. 둘째, 각각의 요소인 낯선 부분들을 엮어본다. 그 부분들을 재배치하거나 재조직할 수도 있으며 형태를 바꾸어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키면 바로 창의적인 생각이 된다. 셋째, 친숙한 장면에서 어떤 관계를 낯선 장면으로 전이시키는 유추적 전이를 해본다. 넷째, 드러난 대상이나 요소들을 보다 기본적인 범주로 줄여보는 것이 ‘축소’인데 범주를 축소시키면 대상이 가지는 기능이 보다 넓은 것이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된다는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창의적인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대부분의 사
7월 24일 충청남도 16개 시·군의 중·고등학교 선생님 500여분이 이번 여름방학을 기회로 논술에 도전장을 냈다.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생각 풀어내기'란 주제를 가지고 각계의 유명한 논술강사들을 초빙, 본격적인 논술연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하루 일곱 시간씩의 강행군으로 총 11일간 실시되는 이번 논술연수는 충청남도교육청이 주관하고 있다. 연수 일정과 교육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7월 24일 : 논리적 문장쓰기 - 좋은 글은 글쓴이의 어휘력의 한계를 결코 넘어설 수 없다. 7월 25일 : 창의적인 발상 묘법 및 좋은 논술문 탐색 7월 26일 : 창의적인 논술을 쓰려면? 7월 27일 : 논술의 척도 7월 28일 : 논리적인 단락쓰기 7월 29일 : 주말에는 인터넷을 이용해 특수교육에 관한 원격강의를 실시한다 7월 31일 : 주제 확장하여 쓰기 8월 01일 : 논술의 논리적 전개 8월 02일 : 구성적 읽기와 뼈대 찾기 8월 03일 : 현장학습 8월 04일 : 연수 마지막 날로 지필평가 및 종강식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선생님들이 이렇게 여름방학도 반납한 채 논술연수에 매진하는 것은 내년부터 각 대학들이 입시전형에 통합논술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당장 발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는 글입니다. 중국 합비 일중의 왕문교(汪文嬌)란 학생이 작년에 우리 서령고를 방문하고 돌아간 뒤, 그 소감문을 합비시 신안(新安)신문에 기고하고 그 기념으로 우리에게 신문 한 부를 보내주었습니다. 읽어보니 의외로 내용이 아주 좋고 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읽으면 유익한 내용도 있는 것 같아 중국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로 번역을 해서 이곳에 싣습니다. 좀 길지만 아주 재미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수도 서울의 높은 물가 우리가 서울에 갔을 때는 주말이었고, 거리에는 사람과 자동차가 매우 많았다. 한국의 일인당 평균 소득은 중국의 10배 정도이며, 이 때문에 물가 역시 상당히 높았다. 나는 한국 친구의 도움으로 CD 이외에, 조그마한 한국 전통 공예품도 구입하였다. 그런 후 지하철을 타고 롯데월드로 향했다. 지하철 요금은 1000원, 인민폐로 약 7.8위안이었다. 차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 한 노인이 큰 소리로 무언가를 낭송하고 있었다. 나의 짝꿍 태준이가 설명하길, 설교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니 문화의 또 다른 측면이라고 생각되었다. 오후에는 롯데월
2006년 서산시 중·고등학생 독서논술토론대회가 오늘 충남서부평생학습관 대강당에서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정해진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논술을 썼고, 오후에는 각자 팀을 이루어 읽은 책에 대한 토론을 펼쳤답니다. 서산시 소재 각 중·고등학교에서 말과 글을 가장 잘 하고 잘 쓴다는 학생들이 뽑혀온 자리이니 만치 그 열기가 대단하더군요. 저는 중학교팀 A반의 독서토론회 과정을 심사했는데 하나같이 말을 어쩜 그렇게 잘 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말하는 방식과 수준이 웬만한 어른 뺨치게 잘하더군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적당한 제스처(gesture)와 차분한 말투는 가히 전문가 급 수준이었습니다. 남녀 중학생 모두 16명이 한 방에서 토론을 벌였는데, 말은 역시 여학생들이 잘했습니다. 우리팀의 경우 1위부터 5위까지 순위에 든 학생이 모두 여학생들이었으니까요. 논거를 들이대며 조리 있게 설명하는 여학생들 앞에서 남학생들은 더듬거리다가 번번이 말문이 막히기 일쑤였습니다. 긴장도 남학생들이 훨씬 많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성들과 말싸움하는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바보'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 여학생들의 언어 감각은 역시 탁월했습니다. 개중에는 들리지도
오늘은 수업을 2교시까지만 하고 방학식을 하기 위해 전교생이 체육관에 모였습니다. 3월 새학기를 시작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방학이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새삼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0대 시절에는 세월의 흐름에 무감각했었는데 이제 40대 교사가 되고 보니 세월의 빠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아이들은 학년을 가릴 것 없이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입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보충수업에 들어갈 텐데도 그저 좋은가 봅니다. 비록 찰나의 방학이지만 그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이 재미있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읽고싶었던 책도 읽으며 말이죠. 올 방학은 선생님들도 무척 바쁘신 것 같더군요. 많은 선생님들이 어학 연수를 비롯해 각종 연수를 받으러 떠나십니다. 리포터 또한 7월 24일부터 8월 5일까지 공주로 논술 교육을 받으러 떠납니다. 연수가 시작되면 십중팔구 각종 과제물 제출로 정신 없이 바빠질 겁니다. 그래, 연수기간 동안 기사를 자주 올리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혹여 그렇더라도 변심한 것이 아니니 절대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전 언제나 일편단심 민들레, 한국교육신문을 사랑한답니다.
오늘은 모처럼 산에 올랐습니다. 서산시에 소탐산이란 아담한 산이 있는데 등산로가 아주 좋답니다. 왕복 두 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한 짧은 거리인 데다가, 경사도 또한 완만하여 주로 여성분들이 이용하는 곳이죠. 평탄한 등산로에는 주로 다복솔이 깔려 있어 폭신폭신하고 길섶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사시사철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곤 합니다.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이용하는 사람도 적어 사색할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해소에 이용하면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오늘은 거의 한 달만에 소탐산에 올랐더니 등산로 곳곳에 거미줄이 어찌나 많이 쳐져 있던지 고생 좀 했습니다. 그동안 장마철이라 등산객 출입이 아예 없었던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쓰러진 고사목 하며 비바람에 떨어진 수많은 생낙엽들이 태풍이 지나간 흔적임을 알려주고 있었더군요. 전 우비도 입지 않고 운동복만 입은 채 그대로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등산로에 접어들자 갑자기 비가 그치더군요. 이상하다싶어 위를 올려다보니 소나무와 밤나무, 아까시나무 등이 서로 어우러져 아치형 터널을 만들어 비를 막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빗소리만 요란하지 정작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는 신비스러운 현상이 연출되더군요.
학교 도서관에서 '독서캠프'를 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듣고 처음에는 무척 당황이 되더군요. 독서캠프는 난생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경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토요일 오후 네 시. 지락 독서동아리 회원들이 음식이며 이불보따리를 잔뜩 짊어지고 하나둘씩 학습지원센터에 모여들었습니다. 아이들 얼굴 또한 교사인 저와 마찬가지로 호기심과 걱정이 교차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네 시 반쯤 되자 우리 지락 동아리회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네 분의 선생님들은 우선 아이들을 송파수련관으로 안내를 한뒤 배구경기를 시켰습니다. 목적은 간단하게 몸을 풀게 하는 동시에 평소 어렵게만 느꼈던 선생님들과의 운동 경기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게 하자는 숨은 의도가 있었습니다. 배구경기를 마치자 어느새 저녁 여섯 시가 되었더군요. 아이들에게 저녁을 먹여야 했습니다. 우선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지원센터 옆 잔디밭에 펼쳐놓게 하고 요리를 하도록 했습니다. 평소 엄마가 해 주던 음식만 받아먹던 아이들인지라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더군요. 그런데 개중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아이들이 있어 그 아이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오늘 2006학년도 2학기와 2007학년도 1학기 우리 서령고 학생회를 이끌어갈 학생회장 선거가 송파수련관에서 있었습니다. 학생부장의 사회로 모두 세 팀이 출마하여 열띤 선거전을 치른 결과 이건영 후보가 학생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러닝메이트로는 조정원, 박상호 군으로 이들은 앞으로 이건영 학생회장을 도와 1년 동안 우리 학생회 살림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이건영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생기 있고 활기찬 학교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출마의 변을 말한 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낭송하다가 갑자기 원고를 찢어버리며 "이렇게 지루한 학교를 원하십니까?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이 진정 이렇게 지루한 학교였습니까?"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더군요. 기호 2번 국중석 군은 연설 도중 호주머니에서 먹물을 꺼내어 머리에 부은 다음, 머리칼로 붓을 만들어 공약플래카드에 서명을 하며 실천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기호 1번 이동현 군은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기적인 반별 체육대회 등으로 말끔히 씻겠다고 주장해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호 1번과 2번의 맹렬한 추격을 물리치고 이번에 학생회장에 당선된 이건영 군은 세 가지의 공약을 제시했습
오늘 점심을 먹고 교정을 산책하다가 나무 밑에 탐스럽게 핀 도라지꽃 한 무더기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5교시에 아이들에게 '도라지타령'을 가르쳐야 되는데 잘 됐다 싶어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보라색이 선명한 아름다운 도라지꽃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권택명 님의 '도라지꽃'이란 시가 생각나 가슴이 울렁입니다. 도라지꽃 오를수록 늘 저만치 달아나는 산 계곡을 쓸어 내리는 바람소리처럼 어린 날 기억 속에 살아 수줍은 듯 눈을 가리고 서던 못난이 냉가슴 키 낮은 소나무들 사이사이 더욱 키를 낮추어 숨어 있곤 하던 보랏빛 연정 몰래몰래 감추어 두었던 새벽 이슬 한 방울 그리고 신선한 바람 한 줄기씩 희디흰 뿌리로 내려 초근목피 허기진 민초들을 달래주던 꽃 아직도 저녁마다 산허리에 뜨곤 하는 오각 별빛 현대인 못지 않게 우리 조상 님들도 도라지와 도라지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답니다. 도라지를 소재로 한 노래 중 대표적인 것이 '도라지타령'입니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철철 넘치누나.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어여라난다 지화자 좋다 저기 저 산밑에 도라지가 한들한들 요염하게 생긴 처자가 대바구니를 옆에 끼고 앵두 같은 입술
2006학년도 2학기와 2007학년도 1학기를 이끌어갈 차기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전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답니다. 모두 세 팀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 유세에 들어갔습니다. 30~40명씩 한 팀을 이뤄 유세전을 펼치는 소리로 교정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더군요.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구호소리와 노랫소리, 음악소리, 함성소리, 인사소리 등등.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전이 시작되면 교정은 일순 화색이 돕니다. 아이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 땀 냄새 등이 싱싱한 젊음과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죠. 우리학교 학생회장 선거전은 전통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편입니다.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가 조성돼 일부 학생들은 선거 때만 되면 학교에 오는 게 재미있다고까지 얘기할 정도니까요. 투표가 실시되는 이번 주 토요일까지 후보자들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개그와 랩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공략합니다. 주로 1, 2학년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 학생들은 벌써 후보들 나름대로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작성한 홍보 포스터를 학교 곳곳에 붙였더군요. 오다가다 포스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학생회장후보들은 러닝메이트와 함께 쉬는
"사형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뉘우치지 않는 흉악범을 단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현재로선 사형제도뿐이기 때문입니다." "전 사형제도를 반대합니다. 사형이란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또 하나의 살인이란 생각입니다. 차라리 사형보다는 무기징역을 선고해서 오래도록 고통받으며 살게 하는 것이 사형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란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 '윤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자를 세 명이나 죽였는데 살려둬야 된다는 뜻입니까?"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 비록 윤수가 살인이라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의 성장 과정을 보면 이해되는 측면도 있어요.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아무에게도 보호받지 못하고 짐승처럼 살아온 한 청년에게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윤수의 행위는 일말의 동정이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위 장면은 무슨 대학교 학술 세미나 장면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 우리학교 도서실에서 있었던 '학부모독서토론회'의 한 장면이랍니다. 어머님들이 책을 읽으면 세 가지의 이점(利點)이 있어요. 첫째, 교양미가 생겨 외모가 더욱 예뻐지십니다. 둘째, 정서적으로 안정되기
오늘 우리학교 송파수련관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문석호 님의 초청 특강이 있었습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까운 내용들이 몇 개 있어 올립니다.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약 한 시간 여 동안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문석호 의원은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영어와 국제적 감각의 중요성을 역설하더군요. 특히 브릭스(BRICs)를 예로 들며, 지금 급속한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의 신흥경제 4개국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 신흥 4개국 중에서도 인도 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있으면서 전 국민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아, 세계 각국에서 5000여 개에 이르는 다국적기업의 콜센터를 설치했다는 겁니다. 이런 기업들이 입주함으로써 인도는 20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네요. 앞으로도 인도는 영어를 무기로 각종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장래에 분명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서, 1인당 GNP가 아직도 세계 200여 개국 중에서 46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모
리포터는 요즘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란 소설에 푹 빠져 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까까머리 중학생 때 처음 읽었는데 그때는 글쎄 누군가를 사모하는 마음이 아무려면 이 정도일까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요즘 다시 정독하고 있는데 정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작이네요. 누군가를 지극히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벙어리 삼룡이'의 심정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소치(所致)입니다. 그러고 보면 작가 나도향 님은 분명 누군가를 지독히 사랑해본 경험이 있을 거란 예감이 듭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을 이렇게 끔찍할 정도로 자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겠습니까. 리포터가 읽고 감탄한 그 부분을 아래에 인용해 보겠습니다. 주인 색시를 생각하면 공중에 떠있는 달보다도 더 곱고 별들보다도 더 깨끗하였다. 주인 색시를 생각하면 달님이 보이고 별이 보이었다. 삼라만상을 씻어내는 은빛보다도 더 흰 달이나 별의 광채보다도 그의 마음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듯하였다. 마치 달이나 별이 땅에 떨어져 주인 새아씨가 된 것도 같고, 주인 새아씨가 하늘에 올라가면 달이 되고 별이 될 것 같았다. 어떻습니까? 정말 기막히게 세밀한 심리 묘사란 것을
아침 일찍 아이들을 태우고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문화원으로 향했습니다. 예산문화원은 작년에도 갔던 곳이라 올해에는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엔 초행길이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산문화원이 두 곳이나 있는지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일어난 대혼란이었습니다. 오늘 출장은 여행가는 가벼운 기분으로 떠났습니다. 정말 오늘 하루만큼은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직 칠월의 자연만 감상하며 즐겁게 가기로 어제 저녁부터 단단히 결심한 터였습니다. 그동안 예산(禮山)을 가다보면 덕산(德山)고개의 경치가 젤로 볼만했었는데, 오늘 보니 새로운 길을 내느라 산 능선을 그만 다 파헤쳐 버려 경치가 예전만 못하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볼만했습니다. 덕산 고갯길을 지나다 보면 잎이 무성하면서도 진한 자주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가 바로 '자귀나무'였습니다. 예전엔 시골에서 주로 소의 먹이로 이용했는데 요즘엔 꽃이 아름다워 가끔 정원수로 심는 바로 그 나무랍니다. 자귀꽃을 보니 문득 자주색을 좋아했던 소나기의 주인공 황초시네 증손녀가 생각나서 위험을 무릅쓰고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자연상태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못하네요. 사진을 첨부했으니